All in one, 네이버~!

오, 네이버가 ‘Google Way’를 표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하게 구글이 빅브라더로 굴림한다면, 적어도 한국에서는 네이버가 빅브라더가 되겠다는 심산인가보다. 삐딱하게 보려면 그렇고 좋게 보자면, 신뢰가 떨어지는 인터넷 세상이 네이버로 인해 환~해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해야하나?

PIMs

MS 아웃룩 같은 일정관리, 주소록, 연락처 관리 같은 다이어리 서비스를 PIMs라고 한다. 이제까지 MS가 이 시장을 꽉지고 있었는데,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점차 사람들은 한 PC에 한정된 아웃록보다 여기저기서 쓸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PIMs 서비스를 갈망하고 있었다. 구글도 Calendar를 중심점으로 이런저런 서비스를 하고 있고, 다음도 Calendar를 기반으로 PIMs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와중에 네이버도 뛰어들었다. 사실, 뛰어들기는 아주 오래전에 뛰어들었다. 필자가 기억하는 것만해도 플랜훗이라고 나름 아웃룩 대항마 형태의 PIMs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이거 만들던 회사를 인수했던가??) 결국 얼마안가서 포기했고, 그 이후에도 여러가지 형태로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의 실패를 거듭했었다.

그러던 찰라, 최근 이메일 서비스 개편을 핑계로 본격적으로 PIMs 시장 점령에 나섰다.

All in one, 네이버~!

혹시 네이버 이메이르 쓰고 있다면, 이메일 접속을 했을때 뭔가 달라진 것을 느끼지 못했는가? 잘 살펴보면 이메일 화면에서 상단에 못보던 메뉴가 여럿 생겼을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이는가? 메일 옆에 캘린더, 그 옆에 가계부, 그리고 N드라이브에, 포토앨범까지 등장했다. 캘린더야 다음과 별반 차이점을 찾을 수 없을만큼 비슷하다. 어차피 크게 차이날게 있었겠는가. 그보다는 개인적으로 ‘가계부’와 ‘N드라이브’가 눈에 크게 들어왔다.

이미 네이버 금융쪽에서 계좌 통합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나름 가계부 서비스를 저울질했던 것 같다. ‘신용’사회가 되면서 돈 계산이 여간복잡해진게 아니다. 예전에는 현금이 오가면서 한 두번 생각하면 돈의 흐름이 파악이 되었지만 이제는 할부에 신용카드 결제 시점이 다르고 온갖 자금들이 얽히고 섥혀서 한 사람의 가계부도 왠만한 회사의 장부 못지않게 복잡해졌다. 귀찮다고 그냥 무턱대고 쓰다가는 꼼짝없이 매달 영수증 처리하는 신세를 벗어날 수 없는게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좀 생각있는 사람들은 쓸만한 가계부를 찾아 나서는데, 보통 주거래 은행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아니면 일정 금액 비용을 지불하고 유료로 쓰는게 대부분일테다. 실력이 되나면 엑셀로 만들어 쓰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이 가계부는 참 매력적이다.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조만간 계좌통합 서비스가 시작되고 나면 굳이 유료 서비스나 다른 곳에서 가계부를 쓸 매리트가 사라지게 된다. 자주 들르는 네이버에서 메일과 일정관리, 게다가 가계부까지 쓸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네이버는 거기에 좀더 욕심을 냈다. 인터넷 발달로 데이터를 손에 들고 다닐 필요성이 사라졌다. 언제 어디서나 웹에 접속해서 다운받을 수 있는 걸 굳이 메모리 스틱에 넣어다니는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혹시나 메모리 스틱 잊어먹고 와서 택시타고 집에 다녀온 경험이 있다면 더더욱. N 드라이브. 그렇다. 웹하드다. 그걸 좀더 세련된 이름으로 가져다 붙인 것. (사실 구글에서 G드라이브 라는 서비스를 시작할 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네이버에서 먼저 선수치고 나올지는 몰랐다;;)

시너지 ..

요즘 네이버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이미 네이버는 이런 서비스들에 진출해서 여러번 실패를 맛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전하고 있으니, 인디언 기우제처럼 올때까지 한다면 언젠가 성공하지 않겠는가? 정말 무서운 것은 이 서비스들이 최소한의 성공만 이룬다면 그 다음부터는 개별적인 서비스의 성공 차원이 아니라 네이버 전체가 엄청난 시너지를 형성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앞서, 네이버 체크아웃에서도 이야기를 했었지만 네이버가 우리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건 마음이 착해서가 아니다. 물론보다 네이버 혼자 잘먹고 잘살겠다는건 아니고 서로 필요한게 있으니 주고 받자는 것. 네이버가 원하는 것은 우리의 관심이다. 우리가 어디에 관심이있는지가 궁금한거고 최대한 네이버에게 관심을 가지도록 만드는게 네이버의 목적이다.

그래서, 체크아웃을 통해서 사람들의 결제 정보를 확보하거나 가계부를 통해 소비 내역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메일에 들어온 이메일을 보면서 관심 분야를 추정하는 것이고, N 드라이브에 포함된 정보들을 분석해 내 생각을 읽으려 할 것이다. 소설 피드(피드 feed by M.T. 앤더슨)에서처럼 처음에는 그것이 사람들의 완강한 거부반응을 불러오겠지만 어느순간엔가 적응하고 받아들이게 되면 더없이 편한 삶이 가능하기에, 또 적응해 갈 것이다.

모든 정보를 네이버를 통해 ..

네이버가 또 어떤 서비스를 통해 비어있는 조각들을 맞춰갈지 나름 기대가 된다. 점차 사람들이 블로그나 다른 매체들을 통해 네이버를 벗어난 인터넷 왕국을 건설하려 하는데, 네이버가 블로그 스피어 성장을 보고 놀라 이런 시장들에 대해 다양한 대비책들을 쏟아내는듯한 인상이다. 모든 정보가 네이버를 통해 흐르도록 한다는 점에서 전략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네이버가 모든 것을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약간 느슨하게 범위를 풀었다. 굳이 네이버 안에 갇히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핵심적인 정보가 네이버 안으로만 흘러들 수 있다면 외부로 트래픽이 유출되는 것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나보다.

어차피 가진 정보를 활용하면, 아무리 벗어나려해도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게 되나?

네이버의 굳히기가 성공할지, 아니면 또 다시 실패로 돌아가면서 구글이나 다음에게 기회가 돌아갈지.. 누가 승기를 잡든 세상은 점차 가야할 한 점을 향해 달려가는 듯한 느낌이다.

P.S. 다음에도 Calendar(http://calendar.daum.net/) 서비스가 있고, 구글(http://calendar.google.com/)에도 있다. 한번쯤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신용/신뢰가 핵심 경쟁력, 네이버 체크아웃

우연찮게 네이버에 들렸다가 대문에 걸린 재미있는 서비스를 발견했다. 체크아웃( https://checkout.naver.com/customer/useMethod.nhn?p1=01 ), 처음에 이름만 보고 구글의 체크아웃 서비스를 생각했다. (구글의 체크아웃은 이베이의 페이팔과 경쟁관계로 온라인 결제시스템, 우리로치면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서비스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체크아웃과는 약간의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네이버스럽게 모든 길은 네이버로 연결시켜놓고 한국형 체크아웃 서비스를 표방했다.

네이버 체크아웃

사용자 삽입 이미지서비스를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결제시스템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상품의 배송 및 반품까지 관여한다. 즉, 애시당초 믿을 수 없는 쇼핑몰은 입점조차 시키지 않으니 마음놓고 이름없는 쇼핑몰에서 쇼핑하라는 이야기. 다른 오픈마켓들에 비해 특이하고 좋은 상품을 좀더 저렴하게 파는 틈새 시장의 중소형 쇼핑몰들에게는 더없는 찬스다.

생각을 해보면, 온라인 상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믿을 수 있는가’이다. 아무리 싸고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이라 할지라도 상대편이 내 신용카드 정보를 노리는 사기꾼일지도 모르고, 제품을 보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불안감에 어쩔수없이 좀더 비싸더라도, 맘에 들지않더라도 이름있는 곳, 이미 수차례 검증을 걸친 안전한 곳에 쇼핑을 하려하지 않겠는가? 페이팔이 글로벌하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수많은 온라인 쇼핑몰들에게 결제에 대한 안전성, 신뢰감을 줄 수 있었던 탓이었다.

네이버, 그 이름을 팝니다

네이버의 체크아웃을 살펴보면 놀랍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네이버가 체크아웃을 시작하게 되면 딱히 추가로 지불해야할 비용이 없다. 기존 지식쇼핑같은 인프라가 있으니 체크아웃 파트너 쇼핑몰만 잘 관리해주면 끝이다. 그렇다. 네이버의 체크아웃이 내건 최고의 상품 경쟁력은 ‘네이버’라는 이름에서 오는 신뢰, 그 신용이었다.

특히, 기존 결제시스템 시장이나 오픈마켓 시장은 이미 각 시장별 강자가 있는 상황이라 무작정 도전장을 던지기 부담스러운데 이 둘 사이의 틈새를 교묘히 노렸다는 점에서 탁월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또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 관계를 통해서 발생하는 그 엄청난 매출의 수익을 챙길 수 있겠지만 혹여 큰 수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그보다 더 가치있는 고객들의 결제 정보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굳이 회원가입을 할필요도 없이 네이버에만 가입하면 모든 쇼핑몰을 자유롭게 방문해서 물건을 살수있다. 이 쇼핑몰에서 하나 저 쇼핑몰에서 하나, 나머지는 또 다른 쇼핑몰에서 사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결제는 네이버 체크아웃 하나면 땡이다. 마치 거대한 네이버 쇼핑몰, 아니 네이버 백화점이 탄생하는 것이다.

천재일우의 기회

또한 네이버가 이 서비스를 들고나온 시점이 절묘했다. 해필, 그 잘나가던 지마켓에서 가짜 상품이 진품으로 팔리는 ‘신용 깎아 먹는 사태’가 발생하고, 110% 보상을 내걸었던 11번가에서 오픈 마켓의 헛점을 활용해 결제대금을 들고 튄 사건까지, 이제 중소형 쇼핑몰 뿐만 아니라 대형 쇼핑몰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거리는 시점에 ‘네이버 한번 믿어봐’를 외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시점이 있을까?
네이버의 요즘 행보, 좀 눈여겨 봐야겠다.

내 잡념이 현실속 사업으로?

공상, 또는 잡념은 내 또 하나의 취미생활이다. 초등학교 시절, 독수리 오형제가 타고 다니던 비행선의 설계도를 그리겠다며 몇 일간을 연습장에 도면 그리던 때도 있었고, 강남 지하철역을 지나치면서 나도 클립을 고안해 보겠다고 지하철에서 멍~ 때린 적도 많았다.

하지만, 항상 아이디어를 현실에 옮기는 부분에서 문제가 터졌다. 특허청에서 온라인 특허출원의 길을 열어놨지만 어렵기는 매한가지. 설사 특허를 출원하다쳐도 이걸 어떻게 사업화 할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 내 아이디어가 특출나서 특허만 내면 대박날 것 같지만 그렇게 사업화 되는 경우도 흔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 매번 멍~ 때리면서 생각만 하는 수 밖에..

그러던 어느날, RSS 피드를 구독하던 한 블로그에서 재미있는 공모전 개최소식을 접했다. 아이디어 박물관이라고, 주로 신기한 제품이나 특허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하는 블로그로 생각했었는데, 지금보니 팀블로그 아니면 하나의 회사 블로그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쨓든 이 아이디어 박물관에서 8월 한달간 여러분 머리속에 갇힌 아이디어를 특허 출원은 물론 사업화 까지 시켜준다는게 이 공모전의 골자다.

원스탑 서비스

사실, 아이디어는 남들 모르게 나 혼자 뭔가 해야한다는 생각에 최대한 비밀스럽게 다루는데 그보다는 남들에게 어느 정도 공개하고 검증을 받아보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다. 왜냐, 잘 알고보면 이미 있는 아이디어이거나 사업화 하기에는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머리속에 뭔가 아이디어가 있다면 지체없이 공모전 신청서를 작성해서 날려보도록 하자. 아이디어에 대한 비밀은 물론, 괜찮은 아이디어는 사업화 시키고 매출의 5%를 로얄티로 지급하겠는데.. 그렇다 순이익의 5%도 아니고 매출의 5%란다.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자세한건 http://www.ideakeyword.com/1945 참조.

나도 머리 속에 쟁여놨던 아이디어들을 한번 끄집어 내봐야겠다. ^_^

피드 feed by M.T. 앤더슨(2009.08)







피드 feed8점
M. T. 앤더슨 지음, 조현업 옮김/지양사

한동안 왠 대머리 총각(?)의 뒷머리에 ‘feed 피드’라고 쓰여진 약간은 섬뜩해보이는 책 표지를 자주 접하게 되었다. 인터넷 서점을 가도 그렇고 그냥 웹사이트나 블로글들을 다니다가도 많이 본 듯 싶다. 처음에는 무슨 과학 관련된 서적인가 했었는데, 소설책이었다.


피드


우리 눈앞에 보이는 컴퓨터가 사람의 머리 속으로 들어왔다. 이름은 피드. 모르는 내용이 있다면 곧바로 알려주기도 하고, 메신저 기능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과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물론 전화도 필요없다. 피드가 켜져있다면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어도 채팅(?)이 가능하다. 물건은 사고 싶은 걸 골라서 신용으로 결제하면 끝이다.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사이트에서 살수도 있다.


피드가 맡은 역할이 단순히 보조용 컴퓨터가 아니라는 것은, ‘맬’이라는 가상의 환각제 복용에서 드러난다. 피드로 온라인 접속해서 환각제를 다운로드 받으면 마치 실제 환각제를 복용한 듯한 효과가 나타난다. 즉, 두뇌가 가지는 기능 전반에 피드가 관여된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


처음 책을 펴고 조금 당황스러웠다. 무난한 SF 공상 소설을 기대했건만 이건 철학 소설도 아닌 것이, 갑작스럽게 이야기가 시작되어 급작스럽게 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소설 내용 자체보다는 머지않은 미래의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면 오히려 이해가 더 쉬울 것 같다.


지금도 인터넷 상에서는 검색 광고나 관심 광고처럼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양식을 파악해서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 거래야 뭐 일상화 된거고..


아직 두뇌의 신진대사 기능에 대해서는 컴퓨터가 침범하지 못한 영역이지만, 그것도 생각을 통해 마우스를 움직이고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컴퓨터가 등장하는 것을 보았을때 그리 먼 미래는 아닐 것 같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


피드를 가진 사람은 공부하기가 참 편하다. 굳이 암기하지 않아도 피드가 알려주니 걱정이 없다. 없는 사람이라면 주구장창 외우고 또 외워야 하겠지만. 물건을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에서 가격 비교를 해서 사겠지만, 피드를 가진 사람만큼 싸게 사기는 힘들테다. 특히 일정 수준이상 사람들이 피드를 가지게 되면, 나머지 없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대화에서 소외되고, 곧 경제활동에서도 도태되고 말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태어나면서 피드를 장착한 부유한 집 아이와 뒤늦게 서야 겨우 피드를 달게된 가난한 아이의 만남을 통해서 그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마치 요한 계시록에 언급된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정도다. 정말 이게 현실이 되려나보다 ..



좀 밝은 소설을 읽고 싶었는데, 우울한 내용에 아침 출근길 발걸음이 무척이나 무거웠다.




냉대받는 5만원, 그리고 익숙함 ..

회사를 마치고 급하게 갈 곳이 있어 저녁도 먹지 못한채 지하철역으로 내달렸다. 그래도 뭐라도 먹어야지라는 생각에, 지하철 편의점에 들렀다. 스낵 하나를 사고 지갑을 열었더니, 최근 발행된 5만원권 한장이 있었다. 값 지불을 위해 5만원 신권을 내밀었더니..


“잔돈 없어요. 오늘 아침에도 누가 5만원권 내밀던데.. 예의없..” …


아니, 5만원권은 돈 아닌가? 물건사고 돈 냈는데 예의없다는 이야기를 들을줄은 몰랐다. 그러나, 이런 일이 여기서만 있었던게 아니다. 막상 가지고 다니기 편해서 5만원권을 찾기는 했지만 여간해서는 쓸수가(?) 없다. 돈다발 큰거 가지고 갈때 부피줄이는거면 몰라도 실생활에서 쓰기에는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그러면서 누가, 도대체 왜 이 불편한 5만원 신권을 만들었나 싶었다. 쓰지도 않을껄 괜히 만들어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나 싶었다. 이 이들을 진행한 사람들은 이 정도도 생각 안해보고 일을 시작했을까? 그러지는 않았을테다.

그보다 아직 익숙하지 않음에는 오는 불편함을 너무 과장해서 받아들이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누구나 변화는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가 좋사오니..’ 그냥 머물고 싶은게 사람의 심리이자 본성인데, 그걸 거스르려니 힘든 것 뿐이다. 이 변화에 적응하는 시기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상의 편안함이 다가올테다.


비단 이번 5만원권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일들이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테다.


익숙함의 승리


개인적으로 몇몇 사건들을 보면서, ‘아, 우리나라는 초반만 버티면 뭐든 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10여년전쯤 우리나라 금융계에 빅뱅이 불어닥쳤다. ‘금융실명제’라는 제도가 시행되었던 것이다. 당시 어린 나이탓에 기억나는거라고는 이 일들을 진행하던 핵심 맴버들이 몇달이나 여관에 갇혀 지냈다더라는 에피소드 뿐이지만, 분명 당시 이 변화에 반대하는 엄청난 논란이 있었을테다.


들어나지 않은 검은 자본이 문제긴 하지만, 한 나라의 경제에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고 만약 무리해서 금융실명제를 시행한다면 나라 경제가 흔들릴지 모른다. 특히, 선진국들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제도를 이제 막 커가는 나라가 시행한다는건 무리다 라는. 그러나 그런 반응에도 제도는 시행되었고,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또 이런일도 있었다. 국민의 약물 오남용을 막겠다던 의약분업은 의사들이 대규모 파업을 강행하는 등 굉장한 사회 이슈가 되었었다. 전문직종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인상이 강하긴 했지만 어쨌든 이 일로 엄청난 문제가 생기고 변화가 생길 것 같았는데, 지금보면 참 별일없이 지나갔다.


최근에는 한미FTA로 한국 전체가 시끄러웠었다.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민감한 문제인데, 결과적으로는 별일없이 지나간다. 한 미국 언론의 말처럼 촛불시위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은 절대 미국산 소고기는 먹지 않을 것처럼 보였지만, 앞으로 이전의 수입량보다 더 많이 먹게 될 것이라는게 현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서울의 택시요금 인상은 어떤가? 대다수 공공요금 인상이 그런게 아닌가 싶다. 인상 직후에는 상당히 시끄럽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다시는 택시탈일이 없을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엔가 예전처럼 택시를 타고 있는 나를 발견했던 것 처럼 익숙함이 승리하게 되는 것 같다.


냄비 속 개구리 ..


우리는 다들 냄비 속의 개구리다. 처음 물이 따끈해질때, 살짝 놀라서 발악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온도가 적응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유유히 수영을 즐긴다. 옳고 그름의 문제를 벗어나 이것이 사회 현상의 흐름이 아닌가 싶다. 특히,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좀더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같고. (그래서 냄비 근성이라 그러나?)


익숙함이라는 것, 참 무서운 것이다.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를 보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대학로를 들러 뮤지컬 한편을 봤다. ‘총각네 야채가게’. 경영학 수업 시간에 더 많이 들어봤을법한, 유명한 창업 성공사례. 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었다.


선남선녀


그렇게 길지 않은 필자의 뮤지컬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뮤지컬이 이전에 보던 뮤지컬과 무엇이 차이가 있냐고 물어본다면, 망설임없이 ‘생긴거’라고 대답할 것 같다. 그렇다. 이뮤지컬 등장인물들, 대다수가 한 인물한다. TV 드라마 주인공들이라 그래도 믿을법한다. 소극장이다보니 상당히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 특히 남자배우들이 조각이었다는;;


중간에 잠옷 바람으로 남녀배우가 나오는 씬이 있는데, 여기서 남자배우가 상의를 탈의한다. 생긴것도 그렇더니 몸매까지 좋다. 거의 여성 관객들이 정신을 못차리는듯 해 보였다.


창업 스토리


광고 기획사를 다니던 한 청년이 한 오징어 장수를 만나 장사의 기술을 배우고 그걸 기반으로 야채가게를 통해 자신의 꿈인 ‘유기농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려는데, 야채가게 총각들이 알고보면 다들 남들 모르는 고민들이 있었다는. 남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직장이나 경력을 갖췄음에도 남들처럼 사는게 아니라, 자기가 직접 힘들여 찾아가는 꿈을 쫓는 모습이 부러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쉬운 스토리..


뮤지컬을 재미있게 보기는 했는데,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제일 먼저 스토리.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스토리를 풀어가려다 보니 중요한 사건들이 대부분 너무 가볍게 다뤄지는 경향이 강했다. 주인공의 러브스토리도 집중하기에는 너무 분량이 짧았고, 각 등장인물들의 고민들도 호스트바를 다니는 한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채 감정이입을 하기도 전에 갈등이 고조되고 해소가 되는 분위기.


그래서, 초반 관객들의 분위기를 잡았던 퀴즈라던지, 잘생기고 예쁜 외모, 떡벌어진 어깨, 균형잡힌 몸매, 익살스러운 연기에도 불구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도가 감소했다.


음향 ..


음향시설도 좀 아쉬웠다. 배우들의 발음 문제는 아닌거 같고, 처음에 배우들의 대사를 알아듣는게 상당히 힘들었다. 우리나라 말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외국어 듣는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노래 할때를 대비해서 그렇게 해뒀나?



창작 뮤지컬로 색다른 묘미가 있기는 했지만, 자리에서 일어설때 아쉬움이 남았던 뮤지컬. 모든 것을 다 추구하기보다 이 뮤지컬만의 특색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했더라면 어땧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연말까지 공연을 하는 듯 했고, 연장 공연으로 티켓 할인도 한다니 주말에 뭘할지 고민스러운 사람들이라면 한번 대학로에 들러 머리를 식혀보라고 권하고 싶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

보통 사람들은 ‘사업’, 아니 ‘CEO’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민국 직장인 중에 누가 ‘CEO’ 자리를 탐내보지 않은 적이 있겠는가? 깨끗한 정장에 서류를 집어 던지며 ‘다시 해와~!’를 꿈꾸는 사람도 있을테고, 늦게 출근해서 신문보다가 바둑두다가 골프치러 가는 삶을 상상하는 이들도 있을테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같이 벌어서 ..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옛말은 괜히 나온게 아니다. 돈을 잘 써야 한다는 의미 뿐만 아니라 돈은 ‘개같이’ 해야 벌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좀 많이 비하된건 있지만 월급을 받든, 사업을 하든 그만큼 돈버는 일이 쉽지 않다는 뜻을 담고 있다.


주변에 벤처 사업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한때 국내외 언론으로 대서특필되었고 국내 유수 기업의 사업제휴 또는 사업체 인수 제안을 받으셨고 해외 기업들도 기술력을 탐내하던 촉망받는 기업이다. 어디까지나 겉으로 보기에 그렇다는 것. 막상 CEO로써 감내하시는 일들을 살펴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겉과 속이 다른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개팔자 상팔자라던데..

겉으로 보기에 그럴싸해보이는 사업. 사무실에서 깔끔한 정장을 입고 PT를 통해서 사업을 따내고, 서명을 하면서 악수하는 장면. 그런게 사업이지 않겠냐고 생각들 하겠지만 사실 그게 아닌거다. 사실 개인적으로 사업은 ‘사기’와 종이 한장 차이라 생각한다.


금융권에서 정보제공처로 절대 강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블룸버그’. 현재 뉴욕 시장인 마이클 블룸버그가 처음 블룸버그를 창립하고 첫 고객을 맞게 되었다.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진 메릴린치였는데, 거기서 블룸버그 단말기를 주문했다. 당연히 다 된다고 호언 장담을 했지만 사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문을 받은 것이었다.


막상 납품 당일이 되었는데, 그날 아침까지도 정상작동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가는 택시 속에서도 끊임없이 작업을 했고 떨리는 마음으로 메릴린치 사람들 앞에서 시연을 했을때 정상적으로 돌아갔단다. 만약 이게 작동이 안됐으면? 그렇다 이건 사기가 된다. 비지니스계의 전설이신 고 정주영 회장님의 선박 수주도 사실 배를 만들어 납품했으니 성공한 사업이 되었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사기가 되는게 현실이다.

즉, 비지니스라는건 마케팅이라고 대변되는 사탕발린 호언 장담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냥 직장생활하는, 보통 사람들이라면 훗날 져야할 책임이나 부담감에 섣부르게 입에 담지도 못할 말들을, 사업가들은 흘러넘치는 자신감으로 내뱉는다. 아니 그들은 굳게 믿고 있는거다. 꿈은 이뤄진다고.


그리고 시시각각 닥쳐오는 두려움, 외로움, 그 온갖 고생을 다 겪어 가면서 결국 자신이 했던 말을 지켜내는 것, 그것이 사업이다. 그 과정이 정말 옛 속담대로 ‘개같은 고생’이 아닐까나? 물론 이런 고생없이 편하게 돈 벌어 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건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 대다수 사업가들은, 그리 편하게 돈을 벌 팔자들이 아닌가보다.


문득, 지난번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셨던 안철수 교수님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업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으로 뽑으셨던게 돌아서면 닥쳐오는 ‘직원 월급날’이라고 하시지 않았던가?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라..
다시 한번 잘 되뇌어 봐야겠다..

스토리 노믹스 by 수잔 기넬리우스(2009.07)







스토리노믹스6점
수잔 기넬리우스 지음, 윤성호 옮김/미래의창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소설, 해리포터. 누구나 책을 잡으면 손을 뗄 수 없다고 하는, 소설 중 가장 많이 번역되고 팔린 베스트셀러. 그러나 해리포터는 1권의 도입부를 넘어서는 것이 고비다. 내 주변에도 여러 사람이 도입부를 넘기지 못하고 포기한 사람들이 있었다. 스토리노믹스의 저자처럼 주변에 열성팬이 있었다면 필자도 해리포터 전권을 다 읽어봣을텐데..


해리포터 스토리


이번에 읽은 책 스토리 노믹스는 ‘해러포터 보고서’라 불리는게 맞지 않나 싶다. 상상력이 만드는 거대한 부의 세상 이라고 부제를 붙이기는 했지만, 그보다는  해리포터 연대기가 더 어울릴 것 같은 책이다. 해리포터가 어떻게 시작이 되었고, 그 확산 과정이 어떠했는지 다양한 자료(?)들을 동원해서 보여주는게 이 책의 전부다.


가난했던 미혼모가 남자친구를 만나러가던 기차 속에서 소설 전체 내용을 떠올렸고 아이 양육과 생활고 속에서도 끊기있게 도전해 결국 성공했다. 역대 수많은 기록들을 경신했으며 아직도 그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절제


책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뭘까? 막연히 ‘절제의 미덕’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해리포터 1권이 발매된 이후 전세계적으로 해리포터 열풍이 불었다. 말그대로 대박이 난 것이다. 보통 이런 대박이면, 각종 관련 제품들 및 컨텐츠들이 쏟아지기 마련이지만 해리포터를 만들었던 사람들은 ‘절제’했다.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않고, 계속해서 황금을 낳을 수 있게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절제’ 실천했다. 그덕에 너무 많아서 지루해지거나 식상해지는 위험을 지나쳤나 보다. (사실 성공의 여부에 대해서 직접 확인해본바는 없다. 이 책에 따르면, 그런듯하다.)


반복, 반복


그러나 그 스토리를 담기에는 책 분량이 너무 많았다. 책을 읽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테다.


책을 쓴 의도는 나름 마케팅 쪽의 사례 분석으로 쓰고 싶었던 것 같은데, 딱히 세례 ‘분석’이라고 할만한 내용이 없다. 그저 있었던 사실과 통계자료만 나열할뿐 구체적인 ‘살펴봄’이 없다. 그러다보니 모자라는 책 분량을 약간의 표현을 달리해서 ‘잘해서 성공했다’는 말로 채운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도대체 해리포터가 많이 팔린 통계 자료가 책 전체에서 몇번이나 나오는건가?
처음 한두번은 놀아운 숫자에 신기하게 쳐다봤지만 갈수록 ‘또야?’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차라리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하는 SERI 에세이 정도 두께의 짧고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책을 쓰는게 더 낫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해본다.

비 오는날 듣는 일본 애니 OST (피아노 Ver.)

Thanks God it’s Friday~! 

직장인으로써 맞는 주말, 금요일은 정말 색다르다. 이루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유로움. 그래서 다들 일찍 일찍 퇴근하는데, 오늘 갑작스래 비가 많이 온다. 아침 출근할때 날씨가 좀 꾸무럭거리기는 했지만 그래봐야 지하로 다닐꺼 뭐 많이만 안오면 된다는 생각에 우산도 없이 나왔다.

그런데, 이거 왠걸 퇴근할때 보니 비가 제법 쏟아진다. 며칠전 폭우 내릴때, 30분 차이로 쏟아지던 비가 그치는 걸 본적이 있는지라, 회사를 나서는게 계속 망설여진다. 아직 못다읽은 책도 있는데, 기왕 이렇게 된거 커피 한잔 뽑아들고 전망 좋은(?) 회사에서 청승맞게 음악을 듣고 있다.

근 한달째 이 앨범만 듣고 있는 것 같다. ‘피아노로 듣는 일본 애니메이션 테마’라는 앨범인데, 주옥같은 일본 애니메이션 OST를 온리 피아노로 연주했다. 비오는날 혼자 청승떨면서 듣기에는 그지없이 좋은 앨범이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원령공주>, <마녀배달부 키키>, <초속 5Cm>, <시간을 달리는 소녀> 등 음악이 유명했던 애니메이션은 다 모였다.



CD 자켓 (출처: Yes24)

피아노로 듣는 일본애니메이션 테마
일본을 대표하는 불후의 애니메이션 테마 모음집(2CD)

엠넷 앨범소개 ..
http://music.mnet.com/ArtistAlbum/AlbumInfo.asp?AlbumID=176432

그나저나 비는 언제 그칠래나.. 에혀..

P.S. 일본 사람들, OST 음악 하나 만큼은 정말 잘만든다는 생각도 해본다.

디지털기기, 이젠 큰게 좋아~!

얼마전 뉴스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했다. S전자의 한 휴대폰 광고였는데, 다른 휴대폰에 비해 화면이 크다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휴대폰은 ‘작은 것이 곧 아름다움’이었다. 광고에도 이 휴대폰이 얼마나 얇은지, 얼마나 작은지에 대해 강조했다. 담배갑보다 작은 사이즈를 자랑하기도 하고 손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라는 둥. 그랬던 휴대폰 크기가 이제는
‘큰 것이 아름답다’라는 걸로 바뀌었다.


iPod Flea


그러보니 애플 iPod의 패러디 였던 ‘iPod Flea’가 떠오른다. 애플이 초기 iPod 을 발표한 이후 iPod 미니, 셔플 같은 작아지는 모델들을 발표하자 인터넷에서는 급기야 눈에 보일락 말락한 크기의 iPod이 있다는 영상이 떠돌아 다녔다. 이름도 Flea(벼룩)로 이걸 작동 시키려면 핀셋과 송곳 같은게 있어야 한다는 설명과 함께..;;




유저 프랜들리


기술이 발달하면서 여느 기업이나 자신이 가진 기술력을 뽐내고 싶어한다. 메모리의 집적 능력을 몇 배 늘렸다는 둥 마이크로프로세스 연산 능력을 엄청나게 향상 시켰다는 둥 나름 자신들의 업적을 자랑하곤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쓰는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을때 비로소 가치를 가지게 된다.


애시당초 필자는 디지털 기기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휴대폰으로 전화만 할게 아니라면, 진정 TV를 휴대폰으로 볼꺼 같으면 누가 작은 화면으로 보고 싶겠는가? 자막에 눈에 보일락 말락한걸 누가 보겠는가? 아주 크면 들고다니기 불편하겠지만 그래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크기에서 화면은 최대한 크게 가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킨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킨들DX (출처: 아마존)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DMB TV를 보는 사람들 못지 않게, 휴대폰으로 책이나 문서를 읽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볼때마다 안쓰럽다. 도대체 저 작은 화면으로 글이 읽혀지기나 할까? 라는 생각에. 우리나라에서는 조용하지만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제작한 킨들이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킨들은 전자책 리더기인데, 무선 인터넷을 통해 전자책을 구매해서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장비다. 그냥 작은 판대기인데, 거기 화면에 책 내용이 뜬다. 물론 신문도.


아무튼, 이 킨들 최신 버젼인 킨들DX 광고를 보면 기존 킨들보다 화면이 더 커졌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가지고 다니기 편리하게 더 작게 만들었습니다가 아닌, 기존 책 사이즈의 화면 대신 얇은 두께로 책보다 가볍습니다를 강조하는게 아닐까나.


앞으로도 디지털 기기들의 화면은 커지게 될 것이다. 점점 고화질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좁아터진 화면으로 디지털 컨텐츠를 소화하는데는 무리가 있을테니깐. 그렇다고 무작정 커진다고 보기도 힘들다. 들고다니귀 힘들테니깐.


사람에 집중하라


그렇다면 얼마나 커질까? 글쎄 그건 제품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킨들처럼 기존에 들고다니던 무겁던 책의 두께를 대신해준다면, 책 사이즈만하더라도 불편하지 않을테다. 그렇다고 무작정 커지는 것도 대책없다.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커지고 작아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 즉 사람이 쓰기에 편리한가 편리하지 않는가? 를 따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화면은 커져야 하기때문에 디지털기기가 무작정 작아지는건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지만, 만약 기기가 작아져도 화면이 커질 수 있다면 이때는 작아짐의 미학을 따라야 할테다.


어떻게? 홀로그램이라는 녀석이 있지 않던가.


사람들에게 MS Office를 내 컴퓨터에 깔아서 실행하는 것과 웹브라우져를 통해 Google Docs를 통해 워드나 엑셀 작업을 하는 것은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MS가 잔뜩 긴장하고 2010년에 Office 무료 온라인 버전을 선보이겠다고 황급히 나서는 것도 구글의 크롬OS 발표나 여러 공격적인 행보에서 위기감을 느낀탓이다.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제공하려고 하는 구글에게서 두려움을 느낀탓이다.


요즘의 IT, 디지털 시장의 변해가는 트랜드, 지각 변동을 보면서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세상이 변해가도 결국 모든 것의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 같다. 현상적으로 변해가는 상황들을 정확히 찝어서 언급하기는 힘들어도, 이런 근본 원리때문에 큰 변화의 트랜드는 읽어낼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