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 feed by M.T. 앤더슨(2009.08)

By | 2009년 8월 6일







피드 feed8점
M. T. 앤더슨 지음, 조현업 옮김/지양사

한동안 왠 대머리 총각(?)의 뒷머리에 ‘feed 피드’라고 쓰여진 약간은 섬뜩해보이는 책 표지를 자주 접하게 되었다. 인터넷 서점을 가도 그렇고 그냥 웹사이트나 블로글들을 다니다가도 많이 본 듯 싶다. 처음에는 무슨 과학 관련된 서적인가 했었는데, 소설책이었다.


피드


우리 눈앞에 보이는 컴퓨터가 사람의 머리 속으로 들어왔다. 이름은 피드. 모르는 내용이 있다면 곧바로 알려주기도 하고, 메신저 기능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과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물론 전화도 필요없다. 피드가 켜져있다면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어도 채팅(?)이 가능하다. 물건은 사고 싶은 걸 골라서 신용으로 결제하면 끝이다.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사이트에서 살수도 있다.


피드가 맡은 역할이 단순히 보조용 컴퓨터가 아니라는 것은, ‘맬’이라는 가상의 환각제 복용에서 드러난다. 피드로 온라인 접속해서 환각제를 다운로드 받으면 마치 실제 환각제를 복용한 듯한 효과가 나타난다. 즉, 두뇌가 가지는 기능 전반에 피드가 관여된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


처음 책을 펴고 조금 당황스러웠다. 무난한 SF 공상 소설을 기대했건만 이건 철학 소설도 아닌 것이, 갑작스럽게 이야기가 시작되어 급작스럽게 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소설 내용 자체보다는 머지않은 미래의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면 오히려 이해가 더 쉬울 것 같다.


지금도 인터넷 상에서는 검색 광고나 관심 광고처럼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양식을 파악해서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 거래야 뭐 일상화 된거고..


아직 두뇌의 신진대사 기능에 대해서는 컴퓨터가 침범하지 못한 영역이지만, 그것도 생각을 통해 마우스를 움직이고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컴퓨터가 등장하는 것을 보았을때 그리 먼 미래는 아닐 것 같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


피드를 가진 사람은 공부하기가 참 편하다. 굳이 암기하지 않아도 피드가 알려주니 걱정이 없다. 없는 사람이라면 주구장창 외우고 또 외워야 하겠지만. 물건을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에서 가격 비교를 해서 사겠지만, 피드를 가진 사람만큼 싸게 사기는 힘들테다. 특히 일정 수준이상 사람들이 피드를 가지게 되면, 나머지 없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대화에서 소외되고, 곧 경제활동에서도 도태되고 말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태어나면서 피드를 장착한 부유한 집 아이와 뒤늦게 서야 겨우 피드를 달게된 가난한 아이의 만남을 통해서 그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마치 요한 계시록에 언급된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정도다. 정말 이게 현실이 되려나보다 ..



좀 밝은 소설을 읽고 싶었는데, 우울한 내용에 아침 출근길 발걸음이 무척이나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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