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work marketing(네트워크 마케팅), 소비자 파워

By | 2008년 5월 15일

Network marketing 에 대해서 좀 살펴보자.

한국에서는 다단계로 참 유명(?)한 것 같다. 사실 network marketing 은 다단계와는 좀 틀리다. 다단계는 하부의 돈이 상부로 가면서 돈을 버는 구조이지만 network marketing 의 핵심은 ‘소비자 집단망’을 만드는데 있다.

대표적인 network marketing 기업인 암웨이를 보라. 암웨이도 물론 포인트 누적을 통해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그 중심 생각은 소비자들이 자기들 조직에 소속되어 계속 머물게 하는데 있다. 여기에 암웨이는  ‘세제’를 활용했다. 다른 건 다 버리고 오로지 세제 하나만큼은 전세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만한 제품을 암웨이에서만 팔고 있다. 그 어느 소비자에게든 꼭 필요한 제품이기에 이 제품을 위해서 암웨이에 등록을 하는 사람도 있다. 즉, 이 ‘세제’를 매개로 암웨이는 기본적인 조직망을 유지하고 있다.


유통의 구조

그것은 ‘유통’의 구조와 그 특징을 가만히 드려다보면 쉽게 유추해 낼 수 있다. 잠깐 그림을 보자.



급하게 그려서 좀 대충이지만, 그래도 참고 보자. ^_^;

그림에서 원의 크기는 그 개체들이 가진 파워를 말한다. 생산자가 가장 크고 소비자쪽으로 가면 갈 수록 그 크기는 작아진다. 즉, 개체가 가진 힘은 생산자 쪽이 월등히 크다. 그래서 과거 우리 나라의 유통 구조에서는 생산자가 왕이었다. 가격은 자기들이 정했다. 소비자 가격까지 결정해서 유통 구조의 이익 마진까지 자기들이 결정해 줄 정도로 절대 권력을 누렸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생산자는 그 힘을 잃어 가기 시작했다. 개체의 개별적인 파워에서는 생산자 쪽으로 갈 수록 강해지지만, 전체 총 합의 파워는 소비자쪽으로 갈 수록 그 파워가 강해진다. ;

그렇다. 생산자가 개체로 있는 동안 중간 유통 구조가 하나의 집단을 이루면서 힘을 합쳐버렸다. 대표적인게 대형 할인마트. 도매상과 소매상을 합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보다 월등히 큰 파워를 가져버렸다. 그랬기에 예전에 떵떵거리던 생산자에게 이제 대형 할인마트가 큰소리를 친다. 공급가는 얼마에 맞춰서 만들어 오라고.

주위를 둘러보라. 이마트에 물건을 공급하는 순간 중소기업은 기사회생한다. 좀더 크게 이야기 하자면 디지니사가 월마트에 자기들 비디오를 공급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동일한 상황이다. 제 아무리 큰 생산자라 할지라도 합체한 중간 유통업자들의 크기를 혼자서 뛰어넘을 수 없다. 생산자도 합체를 하면 되겠지만, 경제 시스템에서는 이를 담합, 카르텔 등의 이름을 붙여서 절대 쉽게 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하고 있다. 반면 유통구조는 어쩌면 도매, 소매 시장에 상당 부분을 독식하고 있음에도 제재를 가하지 못한다.

소비자가 왕!

자,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될까? 지금 중간 유통업체인 이마트가 믿고 큰소리치는 이유는 뭘까? 아직 자기들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나타나지 않았으니깐 그렇지 않겠는가? 이미 생산자 쪽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전혀없다. 하지만 소비자 쪽으로 보면 아직 그 여지는 많이 남아있다.

만약 소비자 집단이 하나로 합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제 아무리 이마트가 싸게 물건을 판다할지라도 소비자들이 일치단결하여 안 사버리면 끝이다. 소비자가 없는 이마트에 굳이 생산자가 물건을 공급할 필요성을 느낄까? 그 순간  중간 유통업체의 파워는 상실하고 만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사실상 힘은 소비자가 가지고 있다. 단지 개별적인 소비자는 그 힘이 너무 작아서 어떻게 하지 못하는데, 유통의 중간에 있던 도,소매상이 소비자의 힘을 잠시 위임받아 호가호위 하다가 보다 소비자 가까이서 많은 소비자들의 힘을 위임 받는 유통업체가 등장하면서 유통시장에서 그들의 자리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대형 할인마트도 할인마트와 소비자 사이에 좀더 소비자 가까이에서 좀더 많은 소비자들의 힘을 한데 모은 유통업체, 또는 기업, 또는 조직이 등장한다면 이 알 수 없는 조직에 의해 밀려나고 말 것이다.

Network Marketing

나는 그 가능성으로 network marketing 을 제시한다.

앞에서도 잠시 소개했지만, network marketing 은 시작부터 소비자들의 힘을 위임 받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이 파워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 파워를 위임받으려고 난리일까?

단적으로 보자면, 대기업과 가격 협상력을 보면 된다. 국내외에 제법 잘 나가는 기업들이 제품들은 network marketing 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물론 이름은 좀 다르지만 그렇게 큰 차이가 없는 제품을 제법 싼 가격에 말이다. 공식적으로는 대기업들에게 광고 대신 자기들 network 에 광고비만큼 할인해서 물건을 공급하라고 협상을 한다곤 하지만 광고비만큼만 싸게 공급하겠는가? 이게 가장 대표적인 소비자 파워다.  

현재로써는 이보다 더 소비자 집단의 파워를 가진 조직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건을 파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소비자의 힘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니 더 말해서 무엇을 하겠는가. 좋은 제품으로 조직을 유지하든, 이익 구조로 조직을 유지하든, 어떻게든 적정 비용으로 조직 유지만 가능하다면 이 집단은 엄청난 유통채널로 변신하게 된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암웨이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network marketing 전문 기업이 없어보인다. 이름은 network marketing 이지만 대체로 다들 다단계 형식이 강한편이라 별 영향력이 없어보인다.


여기서 잠깐! 굳이 다단계와 network marketing 을 구분하자면, network marketing 은 돈을 벌기보다는 저렴하게 좋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사업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익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망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좀더 똑똑하고 유익한 소비가 가능하다는 정도?

하지만, 강한 잠재력을 가진 국내 기업은 몇 개가 있는 것 같다. 대표적인 곳이 SK. 제일 처음부터 SK 라는 기업을 주목했던 이유는 이 기업이 예전의 ‘유공’이었기 때문도, ‘서울 이동통신’을 가져갔기 때문도 아니었다. 단지 SK 가지고 있는 거대한 네트워크(망) 때문이었다.

SK telecom (TTL 등..), SK communicationz (Nate, Cyworld), OK cashbag, enClean.. 등.. 한국 국민이라면 적어도 한 번 이상은 SK 네트워크에 걸려있으리라. 정말 잘 짜여진 구조로 물샐틈없이 다들 그 망에서 못 벗어나게 참 잘 만들어놨다.

시간이 가면서 SK 는 자기들이 직접 생산하고 제조하지 않게 될 것이다. 점점 이 망을 유지하는데 집중하면서 이 망을 활용해서 막강한 파워를 누리게 될 것이다. 자신들의 고객, 소비자들을 대변해서 말이다. 다른 대기업들이 휘청거릴때도 SK 는 기본 이상은 하리라는 예상은 바로 이 네트워크 때문에 가능한 발상이다.

이제 이야기를 마무리 해보자.

유통은 경제 활동에 있어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을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롯데칠성의 강점으로 꼽는 것이 전국 방방곳곳에 깔려있는 유통망이다. 진로 소주가 일본에서 성공한 이유로는 일본의 소매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유통망을 잡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익히 들어아는 이야기다.

그런 유통도 계속 변해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아무도 몰랐기에 생산자가 그 파워를 마음껏 누렸으나, 점점 눈치 빠른 사람들에 의해 소비자에 가까워지는 기업, 조직들이 등장하면서 파워는 점차 소비자들 곁으로 오고 있다.

이제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네트워크, 망이 발달하면서 유통업체, 조직들이 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가까운 거리까지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관건은 누가 더 가까이서 좀더 많은 소비자들의 힘을 위임받는가이다. 정말 소비자의 파워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눈치채고 미리 움직이는 조직들은 그 파워를 점점 더해갈 것이며, 결국 모든 유통구조를 장악하게 될 것이다.

P.S. 여담이지만, 문득 요한 계시록의 한 장면을 떠올려본다. 동물의 숫자 666을 새기지 않은 사람은 물건을 사고 팔지도 아무 거래도 하지 못한다는 예언을 들어보았는가? 그 예언을 그대로 해석하고 666 이라는 숫자나 손에 무언가를 새기는 것에 대해서 다들 두려워하지만..

어쩌면 그 동물의 숫자는 network marketing 조직에 일원이라는 표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조직에 속하지 않는 사람은 조직 내에 있는 물건을 살 수 없다. 모든 유통 구조가 network marketing 조직으로 귀결된다면 일반 유통을 통해 거래되는 물건은 없어질 것이며 조직을 통해서만 물건이 거래될텐데, 그 조직에 속하지 못한다면 결국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되고 만다.

어떤 것이 그 예언으로 성취되어 올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시대의 흐름상 사람이 중심이 되고 돈이 중심이 되는 세상에서 그것을 목적으로 하고 절대시하며 섬기는 조직에 속하지 말라는 의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어렴풋이 해본다.

5 thoughts on “Network marketing(네트워크 마케팅), 소비자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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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n

      아핫, ^_^; HBR 내용 정리하시는거나 다양한 주제 언급하시는 글들 잘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리겠습니다.

      P.s. 그나저나 월,수,금요일 맞춰서 꾸준히 업데이트 하시는 그거 하나만으로도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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