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사람들은 ‘사업’, 아니 ‘CEO’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민국 직장인 중에 누가 ‘CEO’ 자리를 탐내보지 않은 적이 있겠는가? 깨끗한 정장에 서류를 집어 던지며 ‘다시 해와~!’를 꿈꾸는 사람도 있을테고, 늦게 출근해서 신문보다가 바둑두다가 골프치러 가는 삶을 상상하는 이들도 있을테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같이 벌어서 ..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옛말은 괜히 나온게 아니다. 돈을 잘 써야 한다는 의미 뿐만 아니라 돈은 ‘개같이’ 해야 벌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좀 많이 비하된건 있지만 월급을 받든, 사업을 하든 그만큼 돈버는 일이 쉽지 않다는 뜻을 담고 있다.
주변에 벤처 사업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한때 국내외 언론으로 대서특필되었고 국내 유수 기업의 사업제휴 또는 사업체 인수 제안을 받으셨고 해외 기업들도 기술력을 탐내하던 촉망받는 기업이다. 어디까지나 겉으로 보기에 그렇다는 것. 막상 CEO로써 감내하시는 일들을 살펴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겉과 속이 다른 ..

개팔자 상팔자라던데..
금융권에서 정보제공처로 절대 강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블룸버그’. 현재 뉴욕 시장인 마이클 블룸버그가 처음 블룸버그를 창립하고 첫 고객을 맞게 되었다.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진 메릴린치였는데, 거기서 블룸버그 단말기를 주문했다. 당연히 다 된다고 호언 장담을 했지만 사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문을 받은 것이었다.
막상 납품 당일이 되었는데, 그날 아침까지도 정상작동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가는 택시 속에서도 끊임없이 작업을 했고 떨리는 마음으로 메릴린치 사람들 앞에서 시연을 했을때 정상적으로 돌아갔단다. 만약 이게 작동이 안됐으면? 그렇다 이건 사기가 된다. 비지니스계의 전설이신 고 정주영 회장님의 선박 수주도 사실 배를 만들어 납품했으니 성공한 사업이 되었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사기가 되는게 현실이다.
즉, 비지니스라는건 마케팅이라고 대변되는 사탕발린 호언 장담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냥 직장생활하는, 보통 사람들이라면 훗날 져야할 책임이나 부담감에 섣부르게 입에 담지도 못할 말들을, 사업가들은 흘러넘치는 자신감으로 내뱉는다. 아니 그들은 굳게 믿고 있는거다. 꿈은 이뤄진다고.
그리고 시시각각 닥쳐오는 두려움, 외로움, 그 온갖 고생을 다 겪어 가면서 결국 자신이 했던 말을 지켜내는 것, 그것이 사업이다. 그 과정이 정말 옛 속담대로 ‘개같은 고생’이 아닐까나? 물론 이런 고생없이 편하게 돈 벌어 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건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 대다수 사업가들은, 그리 편하게 돈을 벌 팔자들이 아닌가보다.
문득, 지난번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셨던 안철수 교수님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업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으로 뽑으셨던게 돌아서면 닥쳐오는 ‘직원 월급날’이라고 하시지 않았던가?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라..
다시 한번 잘 되뇌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