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노믹스 – 수잔 기넬리우스 지음, 윤성호 옮김/미래의창 |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소설, 해리포터. 누구나 책을 잡으면 손을 뗄 수 없다고 하는, 소설 중 가장 많이 번역되고 팔린 베스트셀러. 그러나 해리포터는 1권의 도입부를 넘어서는 것이 고비다. 내 주변에도 여러 사람이 도입부를 넘기지 못하고 포기한 사람들이 있었다. 스토리노믹스의 저자처럼 주변에 열성팬이 있었다면 필자도 해리포터 전권을 다 읽어봣을텐데..
해리포터 스토리
이번에 읽은 책 스토리 노믹스는 ‘해러포터 보고서’라 불리는게 맞지 않나 싶다. 상상력이 만드는 거대한 부의 세상 이라고 부제를 붙이기는 했지만, 그보다는 해리포터 연대기가 더 어울릴 것 같은 책이다. 해리포터가 어떻게 시작이 되었고, 그 확산 과정이 어떠했는지 다양한 자료(?)들을 동원해서 보여주는게 이 책의 전부다.
가난했던 미혼모가 남자친구를 만나러가던 기차 속에서 소설 전체 내용을 떠올렸고 아이 양육과 생활고 속에서도 끊기있게 도전해 결국 성공했다. 역대 수많은 기록들을 경신했으며 아직도 그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절제
책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뭘까? 막연히 ‘절제의 미덕’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해리포터 1권이 발매된 이후 전세계적으로 해리포터 열풍이 불었다. 말그대로 대박이 난 것이다. 보통 이런 대박이면, 각종 관련 제품들 및 컨텐츠들이 쏟아지기 마련이지만 해리포터를 만들었던 사람들은 ‘절제’했다.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않고, 계속해서 황금을 낳을 수 있게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절제’ 실천했다. 그덕에 너무 많아서 지루해지거나 식상해지는 위험을 지나쳤나 보다. (사실 성공의 여부에 대해서 직접 확인해본바는 없다. 이 책에 따르면, 그런듯하다.)
반복, 반복
그러나 그 스토리를 담기에는 책 분량이 너무 많았다. 책을 읽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테다.
책을 쓴 의도는 나름 마케팅 쪽의 사례 분석으로 쓰고 싶었던 것 같은데, 딱히 세례 ‘분석’이라고 할만한 내용이 없다. 그저 있었던 사실과 통계자료만 나열할뿐 구체적인 ‘살펴봄’이 없다. 그러다보니 모자라는 책 분량을 약간의 표현을 달리해서 ‘잘해서 성공했다’는 말로 채운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도대체 해리포터가 많이 팔린 통계 자료가 책 전체에서 몇번이나 나오는건가?
처음 한두번은 놀아운 숫자에 신기하게 쳐다봤지만 갈수록 ‘또야?’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차라리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하는 SERI 에세이 정도 두께의 짧고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책을 쓰는게 더 낫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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