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in one, 네이버~!

By | 2009년 8월 12일

오, 네이버가 ‘Google Way’를 표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하게 구글이 빅브라더로 굴림한다면, 적어도 한국에서는 네이버가 빅브라더가 되겠다는 심산인가보다. 삐딱하게 보려면 그렇고 좋게 보자면, 신뢰가 떨어지는 인터넷 세상이 네이버로 인해 환~해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해야하나?

PIMs

MS 아웃룩 같은 일정관리, 주소록, 연락처 관리 같은 다이어리 서비스를 PIMs라고 한다. 이제까지 MS가 이 시장을 꽉지고 있었는데,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점차 사람들은 한 PC에 한정된 아웃록보다 여기저기서 쓸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PIMs 서비스를 갈망하고 있었다. 구글도 Calendar를 중심점으로 이런저런 서비스를 하고 있고, 다음도 Calendar를 기반으로 PIMs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와중에 네이버도 뛰어들었다. 사실, 뛰어들기는 아주 오래전에 뛰어들었다. 필자가 기억하는 것만해도 플랜훗이라고 나름 아웃룩 대항마 형태의 PIMs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이거 만들던 회사를 인수했던가??) 결국 얼마안가서 포기했고, 그 이후에도 여러가지 형태로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의 실패를 거듭했었다.

그러던 찰라, 최근 이메일 서비스 개편을 핑계로 본격적으로 PIMs 시장 점령에 나섰다.

All in one, 네이버~!

혹시 네이버 이메이르 쓰고 있다면, 이메일 접속을 했을때 뭔가 달라진 것을 느끼지 못했는가? 잘 살펴보면 이메일 화면에서 상단에 못보던 메뉴가 여럿 생겼을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이는가? 메일 옆에 캘린더, 그 옆에 가계부, 그리고 N드라이브에, 포토앨범까지 등장했다. 캘린더야 다음과 별반 차이점을 찾을 수 없을만큼 비슷하다. 어차피 크게 차이날게 있었겠는가. 그보다는 개인적으로 ‘가계부’와 ‘N드라이브’가 눈에 크게 들어왔다.

이미 네이버 금융쪽에서 계좌 통합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나름 가계부 서비스를 저울질했던 것 같다. ‘신용’사회가 되면서 돈 계산이 여간복잡해진게 아니다. 예전에는 현금이 오가면서 한 두번 생각하면 돈의 흐름이 파악이 되었지만 이제는 할부에 신용카드 결제 시점이 다르고 온갖 자금들이 얽히고 섥혀서 한 사람의 가계부도 왠만한 회사의 장부 못지않게 복잡해졌다. 귀찮다고 그냥 무턱대고 쓰다가는 꼼짝없이 매달 영수증 처리하는 신세를 벗어날 수 없는게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좀 생각있는 사람들은 쓸만한 가계부를 찾아 나서는데, 보통 주거래 은행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아니면 일정 금액 비용을 지불하고 유료로 쓰는게 대부분일테다. 실력이 되나면 엑셀로 만들어 쓰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이 가계부는 참 매력적이다.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조만간 계좌통합 서비스가 시작되고 나면 굳이 유료 서비스나 다른 곳에서 가계부를 쓸 매리트가 사라지게 된다. 자주 들르는 네이버에서 메일과 일정관리, 게다가 가계부까지 쓸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네이버는 거기에 좀더 욕심을 냈다. 인터넷 발달로 데이터를 손에 들고 다닐 필요성이 사라졌다. 언제 어디서나 웹에 접속해서 다운받을 수 있는 걸 굳이 메모리 스틱에 넣어다니는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혹시나 메모리 스틱 잊어먹고 와서 택시타고 집에 다녀온 경험이 있다면 더더욱. N 드라이브. 그렇다. 웹하드다. 그걸 좀더 세련된 이름으로 가져다 붙인 것. (사실 구글에서 G드라이브 라는 서비스를 시작할 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네이버에서 먼저 선수치고 나올지는 몰랐다;;)

시너지 ..

요즘 네이버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이미 네이버는 이런 서비스들에 진출해서 여러번 실패를 맛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전하고 있으니, 인디언 기우제처럼 올때까지 한다면 언젠가 성공하지 않겠는가? 정말 무서운 것은 이 서비스들이 최소한의 성공만 이룬다면 그 다음부터는 개별적인 서비스의 성공 차원이 아니라 네이버 전체가 엄청난 시너지를 형성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앞서, 네이버 체크아웃에서도 이야기를 했었지만 네이버가 우리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건 마음이 착해서가 아니다. 물론보다 네이버 혼자 잘먹고 잘살겠다는건 아니고 서로 필요한게 있으니 주고 받자는 것. 네이버가 원하는 것은 우리의 관심이다. 우리가 어디에 관심이있는지가 궁금한거고 최대한 네이버에게 관심을 가지도록 만드는게 네이버의 목적이다.

그래서, 체크아웃을 통해서 사람들의 결제 정보를 확보하거나 가계부를 통해 소비 내역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메일에 들어온 이메일을 보면서 관심 분야를 추정하는 것이고, N 드라이브에 포함된 정보들을 분석해 내 생각을 읽으려 할 것이다. 소설 피드(피드 feed by M.T. 앤더슨)에서처럼 처음에는 그것이 사람들의 완강한 거부반응을 불러오겠지만 어느순간엔가 적응하고 받아들이게 되면 더없이 편한 삶이 가능하기에, 또 적응해 갈 것이다.

모든 정보를 네이버를 통해 ..

네이버가 또 어떤 서비스를 통해 비어있는 조각들을 맞춰갈지 나름 기대가 된다. 점차 사람들이 블로그나 다른 매체들을 통해 네이버를 벗어난 인터넷 왕국을 건설하려 하는데, 네이버가 블로그 스피어 성장을 보고 놀라 이런 시장들에 대해 다양한 대비책들을 쏟아내는듯한 인상이다. 모든 정보가 네이버를 통해 흐르도록 한다는 점에서 전략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네이버가 모든 것을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약간 느슨하게 범위를 풀었다. 굳이 네이버 안에 갇히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핵심적인 정보가 네이버 안으로만 흘러들 수 있다면 외부로 트래픽이 유출되는 것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나보다.

어차피 가진 정보를 활용하면, 아무리 벗어나려해도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게 되나?

네이버의 굳히기가 성공할지, 아니면 또 다시 실패로 돌아가면서 구글이나 다음에게 기회가 돌아갈지.. 누가 승기를 잡든 세상은 점차 가야할 한 점을 향해 달려가는 듯한 느낌이다.

P.S. 다음에도 Calendar(http://calendar.daum.net/) 서비스가 있고, 구글(http://calendar.google.com/)에도 있다. 한번쯤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4 thoughts on “All in one, 네이버~!

    1. man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끌다싶이하는 구글로써는 선택권이 없지 싶습니다. 그게 지금 네이버의 N드라이브처럼 구현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어떤 형태가 될지는 두고봐야지 알겠죠. 어쩌면, DropBox 같은거 인수해서 한방에 해결할런지도 모르겠네요. ^^a

  1. Pingback: 숲속얘기의 조용한 카페

  2. Pingback: 숲속얘기의 조용한 카페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