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지식의 힘 by 신현규(2010.06)







주식투자 지식의 힘8점
신현규 지음/청림출판


이번엔 주식투자다. 매일 경제에서 금융에 관한 주요 꼭지들을 가지고 ‘지식의 힘’ 시리즈 책들을 발간 중인데, 가장 최근에 주식투자에 관한 주제로 신간이 나왔다. 학창시절 경제나 주식투자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는 저자는 본인이 가졌던 의문들을 맨 바닥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풀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란다.


20/80 법칙


20대 80 법칙으로도 불리는 파레토 법칙은 여러가지 통찰력을 안겨준다. 개인적으로 정보나 지식을 전달할때도 이 법칙이 여지없이 적용된다고 확신하는데, 정보를 전달 받는 사람이 해당 주제에 대해 80% 가량 이해하고 있고 나머지 20%가 새로운 정보일때 가장 이해력이 높다는 것 말이다.


대중이 80%를 넘어 90% 이상 알고있는 내용을 전달하게 되면 시시하게 느끼게 되고 80%보다 못한 70%, 60% 이해를 하고 있는 내용을 전달하게 되면 잘 못알아듣고 이해가 되지 않아 졸리기만 해진다는 것. 왜, 학교 수업시간에 예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 아니겠는가.


여하튼, 책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책도 독자들이 책 내용의 80%는 알고 있는거고 나머지 20%가 새로운 정보로 채워졌을때 가장 이상적인 효과를 가져오지 않나 싶다. 그런면에서 이 책, 파레토 법칙을 참 잘 따른 것 같다.


읽기 쉬운 참고서


이미 주식투자에 관한 책들은 시중에 많이 나왔다. 그러니 그런 투자에 대한 세세한 안내서는 다른 책들을 통해서 충분히 익혔다고 전제를 하는 것 같다. 대신, 요즘 이슈가 된다든지, 투자와 연관은 되어있지만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던 주제들에 대해서 하나씩 설명을 달았다. 그래서 교과서는 아니고 참고서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개인적으로 기존 회계방식과 새롭게 적용될 국제 회계표준인 IFRS를 객관식과 주관식으로 비유한 것은 정말 탁월한 비유라고 생각한다. 2011년부터 차차 우리나라 회계기준이 기존과는 다른 IFRS 방식으로 바뀐다고 다들 떠들고 있고, 그덕분에 알짜배기 자회사가 있거나 자산 많은 기업들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사들이 등장하지만 IFRS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쉬운 설명을 제공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 책 설명대로 IFRS의 등장은 객관식으로 출제되던 문제가 주관식으로 바뀌는 것과 같다고 보면된다. 즉,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가 그렇게 크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제는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가 극명하게 벌어지게 된다. 연필 돌려서 맞출수 있는 시대는 끝나간다고 본다. 분명 엄청난 손실로 자본잠식을 입어야 했던 조선사들이 다른 기업들과는 좀 다른 회계방식으로 그 위기를 모면했던 것처럼, 이제 이 기업과 저 기업을 비교하려고 하면 온갖 주석과 보충 설명자료들을 바탕으로 서로 동등한 조건으로 바꿔줘야 하는 시대가 닥쳐온 것이다.


전문가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와 비전문가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더 확실하게 차이날 것 같은데.. 주식투자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사전에 충분히 준비를 해둘 필요가 있지 싶다.


..

기존에 주식투자에 관한 책들을 좀 읽어봤고, 나름 투자도 해봤던 사람이라면 자신이 얼마나 기본 지식을 잘 알고있는지 테스트해 볼 수 있고, 모르면 챙겨볼 수 있는 참고서~!

CEO의 위기경영 by 대럴 릭비(2010.06)







CEO의 위기 경영8점
대럴 릭비 지음, 정지택 옮김/청림출판


컨설팅 기업에서 일해 볼까하는 생각을 했었던적이 있었다. 그냥 특정 경영기법을 무슨 공식 대입하듯 메뉴얼대로 기업에 적용시키던 그런 컨설팅이 아니라 한의사처럼(필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한의사다. 마치 허준 같은..) 기업의 현재 건강 상태와 닥쳐온 상황을 근원부터 분석해서 궁극적으로 기업의 건강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에 집중하는 진정한 컨설팅 말이다. 그때부터 이런 저런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에 관심을 가지고 책들을 봤던 것 같다.


하지만, 매번 맥킨지나 BCG 이외에는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책을 잘 안써서 그런지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의 이야기들을 책으로 만나보기 힘들었었는데, 오랜만에 베인 엔 컴퍼니에서 출간한 책을 만났다.


베인 앤 컴퍼니


사실, 롱테일 경제학이라는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거의 접해보지 못했던 기업이었다. 롱테일 경제학이라는 책을 국내에 번역해서 들여오고, 그 책의 한국 적용판을 만들었던 분이 베인 엔 컴퍼니 파트너 출신이시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때부터 왠지 모르게 이 컨설팅 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보다.


고객사를 보다 가치있게 해준다는 명확해 보이는 비전을 가진 컨설팅 기업으로, 메인 화면에 S&P500 지수와 자신들의 고객사의 주가추이를 비교해 놓은 그래프가 인상적이다. 단순해보이지만 이만큼 효과적이고 강렬하게 자기 PR하는 것도 쉽지 않지 싶다.


위기 = 위험과 기회


마침 금융위기가 발생한 상황이라, 책의 주제를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경영을 해야하는지, 아니 위기 상황에서 회사를 이끌때 주의해야할 점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요약해 놓은 지침서같은 책이다. 대단한 것들을 기대했다면 실망했을지도 모르지만.. 위기가 닥쳐왔을때 복잡하고도 방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막상 뭘해야할지 감잡기가 더 어렵지 않나 싶다. 되려 이렇게 단순화 시켜둔게 더 도움이 될런지도..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서는 다 한번씩 언급했다. 기본적인 현재 상태를 살펴보고 제대로 전략을 짰는지, 조직 구성은 괜찮은지, 비용관리는 잘 되는지, 현금흐름은 문제없는지, 가격 결정은 제대로 한건지 만약 위기 속에서도 왠만큼 회사가 정비되어 있다면, 그렇다면 이제 공격적으로 매출을 증대시킬 방안, 또는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만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이야기.


위기라는게 위험과 기회의 준말이지 않던가. 모두에게 위험한 시기임에는 틀림없지만 반대로 모두가 어렵기 때문에 조금만 상황이 나아도 좋은 기회를 손쉽게 잡을 수 있는 찬스이기도 하다. 예를들어, 똑같이 돈을 벌던 두 회사가 위기를 당해 타격을 입었다. 이때, 한 회사는 나름 위기에 대한 방비가 되어 있었던 반면 다른 회사는 무방비 상태로 당했다. 매출이 급감하고 한 회사는 수익이 1/4로 한 회사는 1/2으로 줄었다고 할때, 다시 호황기가 찾아오면 두 회사의 이익 차이가 2배 차이가 날까? 아니다. 상대적으로 투자여력이 더 큰 회사가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다면 결과는 10:1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를 보라. 모두가 위기를 겪고 있을때, 미리 확보했던 현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 순식간에 경쟁자들을 따돌리지 않았던가?


아니면, 개인적으로는 두산, 한화와 롯데, GS를 비교하고 싶다. 2000년대 전세계 호황기에 이 네 회사의 행보는 전혀 달랐다. 두산과 한화는 호황기에 공격적인 사세 확장을 추진했다. 반면, 롯데와 GS는 투자를 시도하긴 했지만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최대한 유지하려 했다. 대표적인게, 대한통운이나 대우조선해양을 두고 붙었던 M&A 경쟁에서 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POSCO와 손을 잡았던 GS는 입찰 마감일날 돌연 POSCO와 연합을 포기한다. 먼저 입찰가를 제출하고 나중에 GS와 협상하려 했던 POSCO는 자격미달로 인수전에서 패하고, 결국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하게 된다.


GS가 결별을 선언했던 이유는 POSCO가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인수가를 쓰려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수익성이나 수주잔고를 감안하면, 그리고 한화나 현대중공업이 공격적으로 경쟁에 나섰던 탓에 POSCO로써는 마음이 조급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GS입장에서는 아무리 좋은 인수건이라도 적절한 가격이 아니면 소용없다는, M&A 세계에서 자주 벌어지는 승자의 저주를 너무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결국 돌이켜 생각해보면, GS의 판단은 옳았다. (최근 주요주주인 워렌 버핏의 반대로 POSCO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단다..)


롯데도 마찬가지. 호황기때 풍부한 현금으로 매번 M&A건이 있을때마다 주요 인수자로 회자되곤 했지만 매번 고배를 마셨다. 너무 싼 가격만 써냈던 탓에.. 그랬던 롯데가 2008년 금융위기가 발발하고 그 뒤로 무섭게 M&A를 추진했다. 국내외를 안가리고 거의 싹쓸이 하다싶이. 결과는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이 책의 이야기처럼 이 위기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향후 엄청난 차이를 불러오지 않을까 싶다.


유비무환


호황이 있으면 불황도 있기 마련이다. 영원한 호황도 영원한 불황도 없다. 그저 사이클로 매번 반복될 뿐이다. 하지만, 똑같은 역사가 수도없이 반복되는 걸 보면 사람들의 망각하는 기술도 가히 극강의 경지에 다다른게 아닌가 싶다.


이번 금융위기를 겪은 기업들이라면, 다시 한번 위기 경영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할테다. IMF를 겪으면서 기업의 현금흐름 관리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면,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단순히 위기를 살아남아야 하는 문제로 인식할게 아니라 더 높이 비상할 수 있는 기회로 사는 지혜를 배웠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전략의 탄생 by 애비너시 딕시트/배리 네일버프 (2010.05)







전략의 탄생8점
배리 네일버프, 애비너시 딕시트 지음, 이건식 옮김, 김영세 감수/쌤앤파커스


‘전략’이라는 말에 매혹되어 책을 뽑아 들었다. ‘리스크(Risk)’를 떠올리며 비슷한 스타일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좀 다른 스타일이었다. 이 책은 흔히 말하는 ‘게임 이론’의 입문서 성격이 강했다.


게임이론(Game Theory)


최근 노벨 경제학상은 대부분 게임 이론 관련된 사람들이 받던데, 절대보다는 상대주의를 따르는 시대상이 반영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쨓든 게임이론이라는 건 게임에서 어떻게 이길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이론이다. 그게 무슨 학문으로 논할 거리가 되냐 싶을텐데.. 들여다보면 정말 가관이 아닐 수 없다.;;


가위 바위 보 게임을 생각해보자면, 내가 ‘가위’를 내면 상대방이 ‘보’를 냈을때만 이길 수 있다. 즉, 게임에서 이기려면 상대가 뭘 낼지에 대해 머리 터지도록 고민을 해야된다. 그렇다고 답이 딱 떨어지게 나오는 것도 아니다. (책 속에도 나온다. 전세계 가위바위보 챔피언 전에서 연속해서 상위권에 랭크된 사람은 없었다고.)


그런데도 왜 이런 걸 해야되냐고 묻는다면, 공부해 보시라는 메아리가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뷰티플 마인드라는 영화로 유명해진 존 내쉬는 최상의 선택은 아니지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렸을때, ‘아름다운 균형’이 갖춰진다고 말했다. 거의 A4지 2 장짜리 논문이라던데, 이걸로 노벨 경제학상 받았다. (중고 자동차 시장을 예로 들어 정보의 비대칭성에 관해 언급했던 조지 애컬로프도 몇 장 안되는 논문으로 노벨 경제학상 받았다. 기왕 이야기한김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몇 장 안되는 논문이었다. 자고로 양보단 질이다.;;)


미래학처럼 게임이론도 비슷한 효용을 제공한다. 미래학이 미래를 100% 맞추지 못하지만, 대안적 미래를 제시함으로써 어느 정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해주는 것 처럼 무작정 게임에 뛰어들어서 대판 깨지는 것보다 잘 고민해서 최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차선은 되는 수준의 결과를 얻기 위해 게임이론이 존재한다. Minimax(추정되는 최대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라는 용어만 봐도 대충 감이 잡힐 듯 싶다.


전략이 필요한 10가지 이유


전략을 제대로 알기위한 10가지 기본 룰이라는데, 그것보다는 전략이 왜 필요한지 몇가지 사례로 보여준게 아닌가 싶다. 이런 비슷한 고민을 한다면, 그때 필요한게 전략이고 게임이론이라는 것.


1. 전략적 어프로치 – 경쟁 상대가 있는 상황에서의 의사결정
2. 전략적 포기 – 패배를 택함으로써 승리를 취하는 방법론
3. 전략적 배치 – ‘핫 핸드’는 운이 아닌 전략의 결과
4. 전략적 모방의 딜레마 – 1등을 선점할 것인가, 2등으로 때를 기다릴 것인가
5. 전략적 고집 –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포기할 수 없다
6. 전략적 협상 – 내 것을 잃는 것보다 더 큰 것도 있다
7. 집단행동 전략 –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8. 혼합전략 – 상대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플레이를 혼합하라
9. 전략의 무기력화 – 정보를 선점한 자와 내기하지 마라
10. 전략의 피곤함 – 도가 지나친 전략은 없느니만 못하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

리뷰를 쓰는 중에 6.2 지방선거가 끝나버렸다. 쩝. 이 책을 읽으면서 지방선거를 지켜보니 이것도 참 거대하고도 복잡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름 몇 가지 생각나는게 있어서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역시 글이라는건 생각났을때 바로 써야하는 법이다.)

이번 선거에서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결과가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의 압승이라는 여론조사의 결과와 달리 실제 선거는 개표가 끝날때까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의 승부였다. 그냥 여론조사가 잘못된 표본집단 선택으로 실패했다고 볼 수 도 있지만 좀더 생각해보면 이것도 누군가의 작품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만약 여당쪽에서 의도를 가졌다면, 확실한 표 차이로 상대방의 기를 꺾겠다는 의도가 있었을테고 반대로 야당이 의도한바가 있었다면, 상대가 방심하도록 유도한 뒤 회심의 일격을 날릴 계획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보수 세력들에 비해 젊은 유권자들이 많아 날씨가 좋으면 놀러갈 공산이 높지만, 위기감을 조성해 이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들이려는 노력의 일환인지도 모른다. 위 10가지 리스트 중 4번째 ‘1등을 선점할 것인가, 2등으로 때를 기다릴 것인가’라는 말이 맞아떨어지는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과연, 게임이론 석학들은 이 선거를 어떻게 지켜봤을까? 이런 선거 결과에 대한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었을까?



왠지 미래학과 게임이론이 묘하게 연결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책 몇권 더 읽어보면 정리가 되겠지.. 게임이론에 대한 입문서를 찾는다면, 강추!

필살기 by 구본형 (2010.05)







구본형의 필살기 10점
구본형 지음/다산라이프


중저음의 매력적인 보이스, 차분한 말투, 맛깔스러운 글 솜씨…. 구본형 소장님이 그저 부러울 뿐이다. 회사 서고에서 신간으로 도착한 ‘필살기’,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구본형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한때 IBM에서 근무하시다 책 쓰고 강의/세미나, 그리고 구본형 변화 연구소를 운영하시는 우리나라 대표 1인 기업가. 이전에도 홀로서기해서 혼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계셨지만, 1인 기업가라는 길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직접 실천에 옮긴 경우는 공병호 박사님과 저자 두 분이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러고 보니, 공병호 박사님과 유사한 점도 있고 좀 다른 점도 있는 듯. 매년 여러권의 책을 작정하고 쓰시는 것 하며, 자기계발 분야에서 유명 강사로 활동하고 계신 것도 유사점이다. 하지만, 아이들이나 청소년에 관심 많으신 공병호 박사님에 비해 구변형 소장님은 직장인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이신다. 자기계발에 대해서도 공병호 박사님은 실용 위주라고 해야하나? 좀더 객관적인 사실 전달 중심으로 보이는 반면, 저자는 동양 고전을 활용하는 등 좀더 인문학적인 접근을 즐긴다는게 차이점인 듯.


그러고보니 공병호 박사님도 2006년에 ’10년 법칙’이라는 책을 쓰셨었다. 이 책에서 권장하는 필살기 만드는 거나 10년만 한 분야에 매달리면 대가가 된다는 이야기는 같은 이야기.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전혀 다르니, 읽어보면 스타일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두 분다 1인 기업가로 홀로서는 법에 대해 쓴 공병호 박사님의 ‘2006.04. 1인 기업가로 홀로서기 by 공병호‘와 저자의 ‘2006.02.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by 구본형‘을 같이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 싶다.)


6+2 시간 법칙


피터 드러커는 3년마다 새로운 분야 하나씩을 익혔다고 한다. 자신이 정리한 경영학은 기본이고, 법학, 철학, 역사는 물론 전혀 생뚱맞은 일본화 같은 분야에도 조예가 깊었던 것은 바로 이 3년 법칙 때문이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 법칙을 지켜왔고 수많은 분야를 섭렵할 수 있었다. (그 덕에 통섭 관점으로 넓게 세상을 볼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눈코뜰새없이 바쁘게 책써야하고, 강의해야하고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피터 드러커도 3년이면 한 분야에 정통했다는데, 우리네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이 책에서 좀 빡세게 3년이면 필살기 하나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하루 2시간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다. 밤이 좋은 사람도 있고 아침이 좋은 사람도 있고. 언제가 되었든 하루 2시간을 비워서, 한 분야에 집중하는거다. 하루 2시간이 별거냐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매일 꾸준히 한다는게 절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3년만 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할테다. 보통 한 직장에 3년 이상 머물테니, 그렇게 한 군데서 하나씩 필살기 쌓아서 뭐 1인 기업을 하든, 더 좋은 위치에서 일을 하든 쓰는건 나중 문제고.. (실제로 저자의 ‘구본현 변화연구소’ 연구원들이 이 법칙을 통해 자기가 관심을 가졌던 분야의 지식을 축적하고 능력을 쌓아서 책을 쓰는 등 실질적인 아웃풋을 남기기도 했다.)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희소한 자원이다. 누구에게나 동등하고 주어지고 동등하게 흘러가버린다. 그러기에 과거도 아니고 다가올 미래도 아니고 지금 현재를 얼마나 충실히 잘 활용하는가가 미래에 엄청난 차이를 불러 올 수 있다. 이미 많이 지나서 늦었다고 생각하던 그 시점이 가장 빠르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나도 하루 아침 2시간을 비워서 그동안 미뤄왔던 일들을 하나씩 정리해봐야겠다.

혼돈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by 도널드 설(2010.05)







혼돈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8점
도널드 설 지음, 안세민 옮김/청림출판


최근 크루즈 산업에 부쩍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크루즈 선박 건조가 아닌 크루즈 여행업으로다가. 이제까지는 해외로 나가야 크루즈여행을 즐길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국내에 해외 유명 크루즈선이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했고, 의외로 이쪽 사업이 독과점적이라는데 흥미가 있었다. 때마침 읽고 시작했던 이 책에서 크루즈 산업을 예로 들었다.


타이밍의 미학


전세계 크루즈 산업은 현재 2개 회사가 양분하고 있다. 1등이 카니발, 2등이 로얄 캐리비안(참고로 우리나라에 노선을 개설하는 회사는 로얄 캐리비안). 원래는 로얄 캐리비안이 1등이었지만, 1980~90년대를 지나면서 순식간에 순위가 뒤바뀌었단다.


1970~80년대 오일쇼크 같은 악재를 겪으면서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때, 로얄 캐리비안은 기존 크루즈선을 두동강내서 가운데를 늘리는 방식으로 승선 인원을 늘렸지만 후발주자였던 카니발에 그때 당시 대규모 자금을 끌어다가 신규 선박을 수주했단다. 항상 그렇듯이 경기가 어려울때, 그런 투자를 하게 되면 호황기보다 여러가지 면에서 유리하게 발주할 수 있었고 때마침 ‘사랑의 유람선(?)’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카니발의 신규투자는 대박으로 돌아왔단다.


기업공개도 그랬다. 정말 적절한 타이밍에 카니발은 증시에 입성했고 자금을 몽창 끌어모았다. 그리고 그 자금으로 신규 투자를 감행한 반면, 로얄 캐리비안은 기회를 놓치면서 카니발이 시장의 선두주자로 급성장 했다는 것. 최근의 자료만 접하다보면 마치 카니발이 아주 오래전부터 크루즈 산업을 이끌어왔던 것처럼 느껴질텐데, 알고보면 그게 아니었다는.


결국 결론은 기업의 적절한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 타이밍의 미학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조금 빨라도 곤란하고 너무 늦어도 곤란한, 적절한 타이밍이 필요하다는 것. 말은 쉬운데, 실제로 그걸 행동에 옮기려면..;;


언듯 국내 기업들을 가지고 사례를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급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을 보고 90년대 중반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던 기업들이 IMF를 맞으면서 도산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그때 증설했던 생산 설비덕에 2000년대 호황기에 엄청난 득을 보았었다. 타이밍을 잘못 계산하면 한보철강처럼 망하지만, 적절한 투자시점을 잡으면 삼성처럼 성공한다는..


사례집


경영은 실용학문. 마치 자연과학에서나 등장할 법한 절대불변의 법칙이 존재할 수 없는 영역이다. 기저에 흐르는 기본 원칙, 철학은 있지만 무조건 들어맞는 공식은 없다. 그래서, 이론을 배우기보다 다양한 사례를 접하면서 어렴풋이 자신이 이해하는 경영의 기본 원칙, 철학을 찾는게 가장 좋은 학습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때 교재로는 ‘사례집’이 최고다. 이 책은 하나의 거대한 사례집이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낚아채고,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운, 게다가 두려움없이 민첩하게 움직여 성공한 수많은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많은 사례를 언급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전체를 아우르는 그림을 그리기가 힘들었다.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야기가 쭉~ 연결된다기보다 개별 사례로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너무 강했던 것 같다. 지하철에서 중간 중간 끊어읽기에는 좋았지만, 다 읽고 하나의 생각으로 정리하려니 너무 막막했던 것 같다.

강남에서 만난 삶 속의 여유..

8일밖에 없다는 올해 연휴 중 하나인 어린이날을 앞두고 와이프와 퇴근길에 강남에 들러 저녁을 먹고왔다. 일식이지만 그리 비싸지 않게 (얼추 6~7천원 수준이었던듯) 저녁을 먹고 맥도날드에 들러서 초콜릿 코팅이 된 아이스크림을 들고 버스를 타기위해 강남대로를 걸었다.

강남역 7번 출구 근처에 왔을때쯤, 유쾌한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어디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인가 했었는데, 이거 왠걸, 길거리에 5명의 외국인들이 밴드 공연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이런 장면은 뉴욕 길거리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한국에서 이런 장면을 보게 될지는 정말 몰랐다.

처음에 그냥 지나쳐가던 사람들이 어느덧 모이기 시작하더니 약간의 무리를 이룬다. 정말 좋아하는 가수 공연이 아니고서는 박수나 호응에 인색하다 생각했었는데, 곡이 끝날때마다 박수와 휘파람 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또 이런 공연을 할때 보면 앞에 드럼 가방 같은 곳에 돈을 걷고 있었는데, 의외로 많은 이들이 약간의 성의를 표시하고 지나가는게 아닌가.

별 것 아닐 수 도 있는 장면들이었지만, 삭막하게만 느껴지던 강남대로가 그 순간만큼은 참 아늑해보였고 여유로와 보였다. 자신들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비싼 악기나 시끄러운 소리로 연주를 하는게 아니라 그저 연주하는 사람이 즐겁고 듣는 사람이 즐거운,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인터넷 기사를 보다보니 약 40억짜리 바이올린으로 뉴욕에서 길거리 공연을 해봤었다는 연주자 이야기가 얼핏 보이던데, 굳이 그런 비싼 악기가 아니라 평범한 악기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게 음악의 힘인 것 같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공연을 길거리에서 자주 만나 볼 수 있게 되는걸까? 기대해볼일이다.

드럼라인과 애프터스쿨 ..

오랜만에 TV 음악 방송을 봤다. 요즘엔 누가 나오나 싶어 죽~ 살펴보고 있었는데, 중간에 익숙지 않는 장면이 나왔다. 웬 음악방송에 ‘드럼라인’? 늘씬한 아가씨들이 나와서는 놀라운 솜씨로 드럼을 두들기고 있었다. 이거 뭔가 싶어 한동안 넋을 놓고 보다보니.. ‘애프터스쿨’이란다. 이미 모티브를 영화 ‘드럼라인’에서 얻었다고 밝힌거 같던데, 예전에 느꼈던 그 감동이 다시 밀려오는듯 했다.

전문적으로 드럼을 배웠던 것도 아닐텐데, 바쁜 시간 쪼개서 그렇게 연습한게 놀랍기도 했고 공연도 훌륭했던듯. 덕분에 유투브 뒤져서 ‘드럼라인’의 하이라이트, 파이널 배틀을 다시 봤다는. ^_^ 혹시 드럼라인이라는 영화를 안본 사람이 있다면 강력 추천한다. 애프터스쿨의 ‘Let’s Do It’ 안보신 분들도.. 한번 보심이.. ^_^

드럼라인 배틀
http://www.youtube.com/watch?gl=KR&v=dY_iejvXnt4

앱 스토어 비켜, HTML5가 달려온다..

모두가 앱스토어에 열광하고 있는 가운데, 요즘 ‘HTML5’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고 있겠지만, 소수의 사람들은 또다시 큰 변화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고 있다.


HTML5


HTML이라는 건 웹사이트를 만드는데 필요한 프로그램 언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지금 보고있는 이 블로그의 형태도 뜯어보면 HTML로 작성이 되어있다. (마우스 오른쪽 클릭 > 소스보기를 선택하면 HTML 코드를 구경할 수 있다.) 보통 프로그램 언어라고 하면 특정 기업에서 개발을 하고 퍼뜨린게 대부분인데, HTML은 국제 표준으로써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은채 독자적으로 태어나 성장하고 있다.


http://ko.wikipedia.org/wiki/HTML5


표준 ..


HTML은 국제 표준이다. 그렇다고 강제 규정이 아니니 각자 자유롭게 웹 표준을 쓰곤 한다.


대표적인게 우리나라에서만 통한다는 MS의 다양한 웹 표준들이다. 오직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되는 방식들을 고안해 유통시키는 바람에, 우리나라 웹사이트는 익스플로러만 벗어나면 그냥 먹통이다. 디자인이 깨지는건 예사고 중요한 기능들이 작동하지 않아 웹 서핑을 못 할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그냥 표준만 잘 따르면, 모두에게 큰 불편을 주지 않았을텐데.. 물론 괜시리 그렇게 표준을 벗어난건 아니다. 인터넷 인프라 발전으로 다양한 기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데 반해 웹 표준은 너무 뒤쳐져 있었던 탓에 개별적인 기능들이 난무한 것도 없잖아 있다.

HTML5는 그렇게 엇나가는 웹 환경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려 하고 있다. 나름 플랫폼 표준을 추진한다고 할까? 예를들어 어도비 플래시 같은게 참 좋긴하지만 플레이어가 설치안된 기기들은 사용이 불가능하다. 애플같이 끝까지 버티면 대책이 없는거다. 그렇다고 플래시같은 기능을 안쓰기에는 요즘처럼 좋은 웹환경이 아쉽다. 그런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PC를 넘어 모바일기기까지 인터넷을 쓰는 모든 기기들에 동일하게 쓸 수 있는 표준이 되고자 하는게 HTML5가 추구하는바가 아닐까 싶다.


앱 스토어와 HTML5


이런 HTML5는 사실상 앱스토어를 위협하는 가장 큰 경쟁자다. 크게 보자면 Apps 시장을 더 키우는거지만 앱스토어 측면에서는 제일 부담스러운 녀석이 아닐 수 없다.

다시 애플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애플이 어도비 플래시에 저렇게 목숨거는 이유가 어디있을까? 프로그램 하나 깔면 어때서 그렇단말인가. 사용자들의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는 애플이, 스티브 잡스가 저렇게 경기를 하면서 거부할 일은 아닐텐데. 구글 보이스를 거부할때도 저러지는 않았다. 애플이 플래시를 두려워하는건 플래시가 장착되면 자신들이 어렵게 구축한 아이튠즈/앱스토어가 순식간에 무너지기 때문이다.

무슨말인고 하니, 현재 애플 아이폰에 프로그램을 설치하려면 무조건 앱스토어를 거쳐야만 한다. 내 PC에 프로그램을 설치하려고 하는데, 그 프로그램은 오직 MS 홈페이지에서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고 말해주는거와 같다. 그런데, 플래시가 되면 굳이 내 PC에 프로그램을 설치할 이유가 없다. 그저 평상시 웹서핑을 하듯이 웹브라우저로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특정 소프트웨어를 쓸 수 있다. 예를들어, 애플에서 게임을 하려면 지금은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다운 받아야 하지만 플래시가 되면 플래시 게임은 그냥 사파리 켜서 웹사이트 접속하고 하면 된다. 요즘 인기몰이 하는 웹삼국지 같은 게임들은 플래시만 설치되어있으면 기기를 따지지않고 작동이 가능한 것 처럼 말이다. (테스트 해보라. PDA는 물론, 플래시가 설치된 스마트폰에서도 작동이 될테다. 하지만 화면이 좀 에러긴 할듯;;)

누가 플래시 게임을 하겠냐고, 요즘처럼 화면이 화려하고 재미있는 게임이 많은데.. 퀄리티 달려서 못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테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 영상을 보자.

http://code.google.com/p/quake2-gwt-port/


이건 플래시는 아니고 지금 웹 표준으로 잡고 있는 HTML5에서 지원되는 기능이다. 퀘이크2 라고 제법 유명한 FPS 게임인데, 요걸 웹상에서 구현한거다. 설명을 읽어보니 현재 수준에서 멀티플레이까지 가능하단다. 즉, 현재 피망, 한게임, 넥슨 같은 곳에서 서비스 중인 FPS 게임을 따로 설치파일 없이 게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그래픽에서 조금만 더 발전한다면..)

이렇게 되면 굳이 앱스토어에 들러서 프로그램을 다운받기보다 지금처럼 웹서핑을 통해서 그런 웹사이트를 찾아가면 그만인 시대가 오는거다. 앱스토어의 필요성, 중요성이 사라진다고 밖에 볼 수 없지않나?

앱스토어는 특정 OS를 쓰는 스마트폰만 대상으로 하지만 HTML5 표준을 따르며 제작된 웹사이트같은 앱스는 하나만 개발하면 커스트마이징 없이 다양한 기기에 동시적용도 가능하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앱스토어에 공급되는 가격보다 더 싸게 앱스를 구할 수 있을테다. 그렇게 보면 구글은 정말 무서운 회사다. 결국 또 사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돈 안받고 가장 빠르게 찾아줄 수 있는 서비스가 핵심이 될테다.

트랜드 ..

한 시대를 풍미하는 트랜드는 매번 주류 트랜드가 다수의 사람에게 파다하게 퍼지던 그 시점에서 발현되고 그뒤로 수많은 기회를 통해 사람들에게 트랜드를 알리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편협한 시각이 그 트랜드를 무시하게 되고, 결국 다시 그 트랜드가 주류로 터질때쯤 관심을 가지게 되는 역사가 반복된다.

과연 이 HTML5가 핵심 이슈로 자리잡게 되는, 그 파괴력을 발휘하는 시점은 언제가 될까? 현재로써는 2012년 표준 권고안이 발표된다고 했고, 2020년이 되어야 공식 표준안이 채택될꺼라는 이야기가 들리긴 한다. 하지만, 구글이 이미 유투브에서 플래시가 아닌 HTML5로 구현된 플레이어로 영상을 볼 수 있는 서비스(http://www.youtube.com/html5 베타테스트 신청하면 다음부터 유투브 플레이어가 플래시가 아닌 HTML5로 구현된 웹페이지로 바뀐다)를 시작했고, 아이폰에서도 멀티미디어 중심의 세상에서 이 환경을 계속 무시할 수 없을테니 조만간 수면위로 부상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여하튼, 앱스토어에 모두가 눈이 팔려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HTML5 이슈화는 그냥 흘려서는 안될 이슈라는 생각!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 by 마이클 모부신(2010.04)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4점
마이클 모부신 지음, 김정주 옮김/청림출판

도대체 누구의 잘못이란 말인가? 마이클 모부신의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를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화두


책 제목에 확~ 끌렸다. 경제학이 합리적 인간을 바탕으로 세워졌지만 인간은 절대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 시작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걸로 시작하지만 결론, 맨 마지막 결정은 지극히 감정적으로, 비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게 인간이다. 어쩌면 로보트나 컴퓨터와 인간의 대표적 차이점 사례로 활용해도 되지 않나 싶은데..


책 제목이 던져준 화두만은 최고였던 것 같다.


용두사미


하지만, 책에 대한 기대감은 이내 엄청난 실망감으로 다가왔다. 도대체 누구의 잘못이란 말인가? 번역한 역자의 잘못인가? 아니면 원 저자의 잘못인가? 그것도 아니면 글을 읽고 있는 필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가? 어찌나 답답하던지.. 글을 읽는내내 도대체 흐름을 종잡을수가 없었다. 중간 중간 등장한 다양한 사례들이 짧은 재미를 제공하긴 했지만, 그마저도 어떤 사례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고, 용어도 추상적으로 다가와서 감을 잡기힘든 경우도 있었다.


책 제목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컷던 탓인지.. 책을 덮고 리뷰를 쓰는 지금까지, 아쉬움으로 남는다. 거의 2주를 할애해서 잘 읽어보려했는데..


똑똑한 사람들 ..


책 제목이 던진 질문처럼 똑똑하다고 불리는 사람들이 그렇게 똑똑하게만 결정하는건 아닌 듯 싶다.


책 속의 사례처럼, 누구나 자신이 평균이상이라고 생각하지 평균이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예를들어, 주식투자를 하게되면 자신이 평균이상의 실력을 가졌기때문에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바탕으로 투자를 감행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투자에 대해서는 평균이하이거나 평균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


또 개인적으로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모래사장에서 주은 시계를 보면서 이 시계가 수백만년 동안 깊은 바닷속 암초에서 철 성분이 조금씩 보이고 또 보인 성분들이 어떤 건 톱니바퀴로 어떤건 분침, 어떤건 시침, 초침으로 모양을 갖추더니 약 서기 1000년쯤부터 한 곳으로 모이기 시작해 1990년쯤 시계 모양으로 합체를 끝냈고, 바다 어딘가를 헤매다 2010년 어느 날 이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내 손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다. 아니, 전문가들에게 그렇게 될 수 있는 확률에 대해서 물어보면 도대체 어느 정도 숫자를 보여줄지 궁금할 지경이다.


그러나, 의외로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자연현상에 대해 똑똑한 사람들은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했다는 이야기를 놓고 생각해보자면, 폭발 이전에 존재하던 근원 물질이나 폭발의 과정, 그 세기/강도 등 지금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정밀한 법칙으로 무장한 이런 우주가 생겨나기 위해서는 수십억만 가지, 아니 그 이상의 변수가 정확하게 일치해야 한다. 마치 원숭이에게 키보드를 안겨주고 타자를 치게했을때, 한 번만에 ‘원숭이’라고 입력하는 경우와 같다고 할까? (“ㅇㅜㅓㄴㅅㅜㅇㅇㅣ” 된소리없이 딱 9타면 된다. 100개가 넘는 키는 좀 심해보이니깐, 친절을 베풀어서 글자가 아닌 키들은 다 제거한 키보드를 쓴다고 할때, 1/26 의 9 제곱이다. 대략 5.4조 번 중 한 번 정도의 확률이라고..)



세상 살기 참 쉽지않다. 그저 듣기에 그럴싸해보인다고 다 맞는게 아닌 세상이니 말이다. 은행금리는 1년 6~7%라 그러면 ‘우와~’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10%면 초대박 울트라 수퍼 상품으로 인식이 되는데, 주식투자는 ‘하루 1% 수익’이라 그러면 왠지 초라해보이고 투자하면 손해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참고로 하루 1% 수익이라면 연간 1,200% 수익으로 4년간 투자를 꾸준히 해주면 2만 1천배의 수익률을 구경할 수 있으며 눈 딱 감고 10년만 투자해주면 636억 배, 즉 초기 투자금이 만원이라면 삼성전자 6개를 통째로 살 수 있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믿거나 말거나.)


모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모든 것을 근원부터 의심해서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한 세상인듯 싶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 by 김연아 (2010.04)







김연아의 7분 드라마8점
김연아 지음/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김연아의 7분 드라마. 국민 여동생 김연아 선수, 그녀가 쓴 자서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하고,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자신의 이야기가 많이 담긴 책.


아는 만큼 보인다 ..


매번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가슴 혹시나 넘어지지 않을까 가슴 조마조마했던 것 같다. 그저 넘어지지 않고 잘 착지만 하면 나머지는 그냥 되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다보니 그건 빙산의 일각이고 우리가 보기에는 잘 했던거 같애도 속도가 느려진다든지, 돌아야되는 바퀴수를 못채우는 경우 등 실수없이 클린 연기를 한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로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역시 아는 것 만큼 보인다. 아무리 주위에서 많이 줏어듣고 관심을 가졌다고 하지만 프로 선수인 김연아 선수의 머리 속에 지나가는 생각들에 비하면 주변에서 보는 사람들이 아는 것 빙산의 일각 수준인 듯 싶다.


꾸준함 ..


아마추어는 내가 하고 싶을때, 하고 싶은 만큼만하면 되지만 프로는 내가 하고 싶든 하고 싶지 않든 언제나 꾸준히 실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세계 정상에 오른 김연아 선수도 그랬다.


겸손하게, 발레리나 강수진씨의 발에 비해 너무 깨끗한 자기 발을 보면 그다지 열심히 안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피겨를 시작한 이후 쉴틈없이 달려온 그녀다. ‘ㅋㅋㅋ’ 거리면서 쓴, 미니홈피에 짧게 남긴 글 같은 이 에세이 속에서도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꾸준히 달려온 그 성실함을 엿볼 수 있었다.


팀 ..


김연아 선수를 둘러싼 팀도 참 멋있어 보였다. 히딩크 감독이후 외국인 코치로써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 그 외에도 안무를 짜주고, 건강을 담당해주는 사람들이 김연아 선수의 옆을 지키고 있었다. 뛰어난 실력, 능력도 중요하지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는 것도 엄청난 경쟁력이라는 걸 보여준 좋은 사례같다.


때론 ..


책을 보면서, 경기가 시작되고 음악이 시작되기 전 그 극한의 긴장감이 두렵기는 했지만 일단 음악이 시작되면 그때부터는 주위나 주변은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저 훈련으로 단련된 몸이 가는데로 그저 두는게 전부였다. 그리고, 때론 첫 점프를 실패해서 당황하기도 하지만, 예상치못한 변수들로 경기 중간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그 순간 ‘이미 발생한 걸 어쩌겠냐’고 실수를 실수로 받아넘기고 다음 연기에 바로 집중하는 모습이 뇌리에 남았다.


세상을 살다보면, 경기에서 하는 실수처럼 잘못된 결정이나 행동으로 쓰러지거나 넘어질 수 있다. 그리고 내심 그 실수가 맘에 걸려 ‘그때 그러지 않았으며..’, ‘그때 이랬다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후회를 하곤한다. 하지만, 그렇게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것은 좋은 대처방법은 아닌 것 같다.


삶이나 게임이나,, 이미 지나간 과거를 되돌릴 방법은 없다. 그 상황에서 최선은 이전에 발생한 실수를 인정하고 남아있는 미래에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알면서도 몸과 맘이 잘 따라주지 않겠지만.. 김연아 선수가 경기에서 그러듯, 실제 생활에서도 그러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