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의 탄생 – 배리 네일버프, 애비너시 딕시트 지음, 이건식 옮김, 김영세 감수/쌤앤파커스 |
‘전략’이라는 말에 매혹되어 책을 뽑아 들었다. ‘리스크(Risk)’를 떠올리며 비슷한 스타일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좀 다른 스타일이었다. 이 책은 흔히 말하는 ‘게임 이론’의 입문서 성격이 강했다.
게임이론(Game Theory)
최근 노벨 경제학상은 대부분 게임 이론 관련된 사람들이 받던데, 절대보다는 상대주의를 따르는 시대상이 반영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쨓든 게임이론이라는 건 게임에서 어떻게 이길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이론이다. 그게 무슨 학문으로 논할 거리가 되냐 싶을텐데.. 들여다보면 정말 가관이 아닐 수 없다.;;
가위 바위 보 게임을 생각해보자면, 내가 ‘가위’를 내면 상대방이 ‘보’를 냈을때만 이길 수 있다. 즉, 게임에서 이기려면 상대가 뭘 낼지에 대해 머리 터지도록 고민을 해야된다. 그렇다고 답이 딱 떨어지게 나오는 것도 아니다. (책 속에도 나온다. 전세계 가위바위보 챔피언 전에서 연속해서 상위권에 랭크된 사람은 없었다고.)
그런데도 왜 이런 걸 해야되냐고 묻는다면, 공부해 보시라는 메아리가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뷰티플 마인드라는 영화로 유명해진 존 내쉬는 최상의 선택은 아니지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렸을때, ‘아름다운 균형’이 갖춰진다고 말했다. 거의 A4지 2 장짜리 논문이라던데, 이걸로 노벨 경제학상 받았다. (중고 자동차 시장을 예로 들어 정보의 비대칭성에 관해 언급했던 조지 애컬로프도 몇 장 안되는 논문으로 노벨 경제학상 받았다. 기왕 이야기한김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몇 장 안되는 논문이었다. 자고로 양보단 질이다.;;)
미래학처럼 게임이론도 비슷한 효용을 제공한다. 미래학이 미래를 100% 맞추지 못하지만, 대안적 미래를 제시함으로써 어느 정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해주는 것 처럼 무작정 게임에 뛰어들어서 대판 깨지는 것보다 잘 고민해서 최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차선은 되는 수준의 결과를 얻기 위해 게임이론이 존재한다. Minimax(추정되는 최대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라는 용어만 봐도 대충 감이 잡힐 듯 싶다.
전략이 필요한 10가지 이유
전략을 제대로 알기위한 10가지 기본 룰이라는데, 그것보다는 전략이 왜 필요한지 몇가지 사례로 보여준게 아닌가 싶다. 이런 비슷한 고민을 한다면, 그때 필요한게 전략이고 게임이론이라는 것.
1. 전략적 어프로치 – 경쟁 상대가 있는 상황에서의 의사결정
2. 전략적 포기 – 패배를 택함으로써 승리를 취하는 방법론
3. 전략적 배치 – ‘핫 핸드’는 운이 아닌 전략의 결과
4. 전략적 모방의 딜레마 – 1등을 선점할 것인가, 2등으로 때를 기다릴 것인가
5. 전략적 고집 –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포기할 수 없다
6. 전략적 협상 – 내 것을 잃는 것보다 더 큰 것도 있다
7. 집단행동 전략 –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8. 혼합전략 – 상대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플레이를 혼합하라
9. 전략의 무기력화 – 정보를 선점한 자와 내기하지 마라
10. 전략의 피곤함 – 도가 지나친 전략은 없느니만 못하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
리뷰를 쓰는 중에 6.2 지방선거가 끝나버렸다. 쩝. 이 책을 읽으면서 지방선거를 지켜보니 이것도 참 거대하고도 복잡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름 몇 가지 생각나는게 있어서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역시 글이라는건 생각났을때 바로 써야하는 법이다.)
이번 선거에서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결과가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의 압승이라는 여론조사의 결과와 달리 실제 선거는 개표가 끝날때까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의 승부였다. 그냥 여론조사가 잘못된 표본집단 선택으로 실패했다고 볼 수 도 있지만 좀더 생각해보면 이것도 누군가의 작품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만약 여당쪽에서 의도를 가졌다면, 확실한 표 차이로 상대방의 기를 꺾겠다는 의도가 있었을테고 반대로 야당이 의도한바가 있었다면, 상대가 방심하도록 유도한 뒤 회심의 일격을 날릴 계획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보수 세력들에 비해 젊은 유권자들이 많아 날씨가 좋으면 놀러갈 공산이 높지만, 위기감을 조성해 이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들이려는 노력의 일환인지도 모른다. 위 10가지 리스트 중 4번째 ‘1등을 선점할 것인가, 2등으로 때를 기다릴 것인가’라는 말이 맞아떨어지는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과연, 게임이론 석학들은 이 선거를 어떻게 지켜봤을까? 이런 선거 결과에 대한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었을까?
…
왠지 미래학과 게임이론이 묘하게 연결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책 몇권 더 읽어보면 정리가 되겠지.. 게임이론에 대한 입문서를 찾는다면, 강추!
요즘 블로그에 글 안올리신다 했어요, 안그래도….
http://www.verycd.com/topics/2819856/
요즘 우연하게 Open Yale Courses 시리즈를 우연하게 접하고, 거기에 푹 빠져 살아요, 파일 올리는 사람들이 중문자막까지 첨부해주는 친절함.
그중 게임이론도 있길래 링크 걸어놔요
나중에 혹 필요하시면 얘기하세요.
와우~! 잘 볼께. 땡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