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 by 마이클 모부신(2010.04)

By | 2010년 4월 26일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4점
마이클 모부신 지음, 김정주 옮김/청림출판

도대체 누구의 잘못이란 말인가? 마이클 모부신의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를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화두


책 제목에 확~ 끌렸다. 경제학이 합리적 인간을 바탕으로 세워졌지만 인간은 절대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 시작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걸로 시작하지만 결론, 맨 마지막 결정은 지극히 감정적으로, 비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게 인간이다. 어쩌면 로보트나 컴퓨터와 인간의 대표적 차이점 사례로 활용해도 되지 않나 싶은데..


책 제목이 던져준 화두만은 최고였던 것 같다.


용두사미


하지만, 책에 대한 기대감은 이내 엄청난 실망감으로 다가왔다. 도대체 누구의 잘못이란 말인가? 번역한 역자의 잘못인가? 아니면 원 저자의 잘못인가? 그것도 아니면 글을 읽고 있는 필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가? 어찌나 답답하던지.. 글을 읽는내내 도대체 흐름을 종잡을수가 없었다. 중간 중간 등장한 다양한 사례들이 짧은 재미를 제공하긴 했지만, 그마저도 어떤 사례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고, 용어도 추상적으로 다가와서 감을 잡기힘든 경우도 있었다.


책 제목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컷던 탓인지.. 책을 덮고 리뷰를 쓰는 지금까지, 아쉬움으로 남는다. 거의 2주를 할애해서 잘 읽어보려했는데..


똑똑한 사람들 ..


책 제목이 던진 질문처럼 똑똑하다고 불리는 사람들이 그렇게 똑똑하게만 결정하는건 아닌 듯 싶다.


책 속의 사례처럼, 누구나 자신이 평균이상이라고 생각하지 평균이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예를들어, 주식투자를 하게되면 자신이 평균이상의 실력을 가졌기때문에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바탕으로 투자를 감행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투자에 대해서는 평균이하이거나 평균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


또 개인적으로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모래사장에서 주은 시계를 보면서 이 시계가 수백만년 동안 깊은 바닷속 암초에서 철 성분이 조금씩 보이고 또 보인 성분들이 어떤 건 톱니바퀴로 어떤건 분침, 어떤건 시침, 초침으로 모양을 갖추더니 약 서기 1000년쯤부터 한 곳으로 모이기 시작해 1990년쯤 시계 모양으로 합체를 끝냈고, 바다 어딘가를 헤매다 2010년 어느 날 이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내 손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다. 아니, 전문가들에게 그렇게 될 수 있는 확률에 대해서 물어보면 도대체 어느 정도 숫자를 보여줄지 궁금할 지경이다.


그러나, 의외로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자연현상에 대해 똑똑한 사람들은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했다는 이야기를 놓고 생각해보자면, 폭발 이전에 존재하던 근원 물질이나 폭발의 과정, 그 세기/강도 등 지금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정밀한 법칙으로 무장한 이런 우주가 생겨나기 위해서는 수십억만 가지, 아니 그 이상의 변수가 정확하게 일치해야 한다. 마치 원숭이에게 키보드를 안겨주고 타자를 치게했을때, 한 번만에 ‘원숭이’라고 입력하는 경우와 같다고 할까? (“ㅇㅜㅓㄴㅅㅜㅇㅇㅣ” 된소리없이 딱 9타면 된다. 100개가 넘는 키는 좀 심해보이니깐, 친절을 베풀어서 글자가 아닌 키들은 다 제거한 키보드를 쓴다고 할때, 1/26 의 9 제곱이다. 대략 5.4조 번 중 한 번 정도의 확률이라고..)



세상 살기 참 쉽지않다. 그저 듣기에 그럴싸해보인다고 다 맞는게 아닌 세상이니 말이다. 은행금리는 1년 6~7%라 그러면 ‘우와~’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10%면 초대박 울트라 수퍼 상품으로 인식이 되는데, 주식투자는 ‘하루 1% 수익’이라 그러면 왠지 초라해보이고 투자하면 손해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참고로 하루 1% 수익이라면 연간 1,200% 수익으로 4년간 투자를 꾸준히 해주면 2만 1천배의 수익률을 구경할 수 있으며 눈 딱 감고 10년만 투자해주면 636억 배, 즉 초기 투자금이 만원이라면 삼성전자 6개를 통째로 살 수 있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믿거나 말거나.)


모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모든 것을 근원부터 의심해서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한 세상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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