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전쟁 – 니 꼬라지를 알라 ..

회사 직원들이 다큐멘터리 보는 것을 참 ‘좋아라~’들 한다. 필자도 관심있는 주제들에 대해서는 다큐멘터리 보는 걸 좋아하긴 하는데, 아무래도 멀티미디어로 전달되는 만큼 제작자의 의도가 너무 부각된다. 그래서 가급적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서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오늘 회사에서 약간 일찍 퇴근하고 집에 와서 다큐멘터리 하나를 틀었다. SBS 스페셜의 ‘인재전쟁’이었는데, 지나간 ‘죽도록 공부하기’가 떠오르기도 하는 다큐멘터리였다. 2부작으로 구성이 되어있었는데 참 많은 사람, 많은 기업/단체들이 등장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요즘 우리나라 경기와 겹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니 꼬라지를 알라


이 다큐멘터리의 주제라고 생각한다. 얼핏 즐기면서 일하는 이야기도 나오긴 했다. 남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봤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빠듯한 일정속에서도 철저한 자기관리의 모습도 나왔다. 하지만, 이 다큐에서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세지는 ‘니 꼬라지를 알라’였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즐기면서 일한다는 이야기만해도, 내가 뭘 즐길줄 아는지를 알아야 그 일을 할게 아닌가?


다큐멘터리에도 나왔듯이, 한 심리학 교수님께서 당신이 코메디언이 되시려고 했다면 정말 엄청난 좌절과 마음 고생을 했을꺼라고, 그러나 당신께서는 공부하고 남을 가르치는게 좋았다고 말씀하셨던 것 처럼 자기 스스로를 알고 길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입사직후 팀장님께서 물어보셨다. ‘뭐 잘하나요? 그냥 열심히 하겠습니다 또는 추상적으로 이런거 저런거 말고 구체적으로 잘하는게 뭔지 말해봐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어쩌면 모든 회사에서 인재를 찾으면서 던지는 질문인 동시에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만이 그 분야에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참 우리내 사회는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할 여유나 기회 조차 주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입사 면접 자리에서 ‘열정’, ‘정직’, ‘근면’, ‘성실’이라는 용어가 참 식상해 보인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자기의 강점이 어디인지 모르기에 어쩔 수 없이 이런 컨텐츠들을 끌어다 쓰는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방향 설정이다. 왜, 다큐멘터리 내에도 나오지 않았는가. 그다지 신뢰가 가는 조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참고를 하자면, 자기가 가야할 길을 알고, 그 즐기는 일을 했던 사람과 그렇지 않은 단지 근무환경과 연봉이 좋은 회사를 찾아갔던 사람들을 비교했을때 시작 비중은 1:4 정도 였지만 정작 20년이 지난뒤 100만 장자 대열에 진입한 사람 비중은 99:1이 되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조급하지 말고,,


덧붙여서, 조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세지도 이 다큐멘터리에 담겨져 있다.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먹고사는 문제가 정말 중요하다. 그러다보니 이제 자기 삶을 책임져야할 나이가 되면, 취직에 대해서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100여개 기업에 지원을 했음에도 제대로된 면접 몇번 못보고 고생만 했다면, 그 마음이 오죽 다급할까?


주변에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학교 선배 중 한 명이 120여개 기업으로 기억한다, 그 수많은 기업에 입사 지원서를 제출했고, 그 중 10여개 업체에서 면접을 봤었다. 그리고 그 모두에서 낙방한채 시간을 보내다 결국 국내에서 가장 큰 S전자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또 다른 사람도 있다. 도대체 어떻게 저런 학점이 나오나 싶을 정도로 공부를 끝내주게 잘하는 친구가 있었다. 학교에서는 뭐든 참 잘했던 친군데, 졸업을하고 2년여동안 마음 고생을 했었다. 취업이 안된탓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결국 국내 굴지 기업의 핵심 분야에서 일 잘~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자면, 감히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성공한 모습만을 보여줘서 그냥 저렇게 좀 특이하고 당당하게 살면 성공하나보다라고 생각들하기 쉬운데, 사실 그 이면에 감춰진 인내의 시간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테다. 그들이 그런 자리에 가기까지 걸린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데.. 그 기간동안 그 사람들도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구직자들처럼 앞이 안보이는 막막한 상황에 있었다는 점을 한번쯤 생각하면서 이 다큐를 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왜, 다큐멘터리 중간에 등장한 성공한 광고회사 CEO만 봐도 일단 기회가 될만한 일을 하는데까지 걸린 시간이 6년이었다. 만약, 자기가 가야할 길을 정확하게 찾았다면 제대로 찾아서 설정했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노력할 필요가 있지않나 싶다.



P.S. 대학교 저학년생들에게 ..


참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다들 외국의 우수한 교육제도나 뭐 뛰어난 인재들에 대해서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외국은 상위 1%가 그런 우수한 인재라면 우리나라는 상위 20~30%가 그런 가능성을 갖춘 우수한 인재들이 널려있는 나라다. 피터드러커도 우리나라의 성장 가능성으로 ‘교육받은 인재’를 들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삶에서 참 중요한 부분을 놓쳐서 이런 귀중한 자원들이 잘못된 자리에서 낭비된다는게 참 안타깝다.


딱히 어디 유명하고 좋은 회사에서 큰 일을 하는 것이 ‘인재’의 정의는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들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분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몰라서 또는 조급함에 엉뚱한 길을 가는 것을 보자면 아쉬움 가득이다.


그러니 부디 아직은 졸업을 목전에 둔 선배들보다는 여유(?)가 많은 대학교 저학년 시절에 ‘나는 누구이며, 왜 살고, 무엇을 해야하는지/하면서 살 것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들을 했으면 좋겠다. 그 어떤 경력보다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방향 설정이 삶에서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편견 – 기업 실적은 왜 연간이어야만 하나?

요즘 새로 출근하는 직장에 적응(?)하느라 눈코 뜰새없다. 때마침 필자가 소속된 팀의 팀장님도 이번에 입사하신터라 팀 전체가 서로 적응하느라 바쁘다. 특히, 새로오신 팀장님께서 ‘기본기’에 올인 하시는 분위기라 회사가 아닌 어디 학교 도서관으로 매일 출근하는 느낌이다. 머리 속에 아주 기본적이고 당연한 이야기들을 새삼스럽게 쏟아넣다가 문득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편견, 또는 고정관념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너무 생각없이 ‘사실’들을 받아들이곤 한다. 어떻게 보면 참 할일없어서 별 쓰잘데기없는 생각을 다한다고 할 수 있지만, 일전에도 기록했듯이.. ‘당연함’과 이별하지 않으면 ‘직관’이나 ‘통찰’은 기대하기 어렵다.


문득, 기업들의 실적은 왜 연간으로 발표되어지고, 다들 그걸 기준으로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말인고 하니, 기업이 돈을 벌기위해서는 투자를 한다. 그리고 이후 그 투자 자본보다 많은 수익을 걷어들이는 것이 기업 활동이다. 그런데, 기업이 1월에 투자해서 12월에 수익을 다 거둔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적게는 몇년, 길게는 몇십년을 놓고 투자를 하는데, 우리는 한 기업의 실적을 ‘간편하게’ 1년단위로 끊어서 생각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라. 어떤 기업이 장기적인 목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그렇다면 이 회사는 단기적으로 실적이 나쁠 수 밖에 없다. 물론 기업 회계상 투자 비용을 분산해서 적용하긴 하겠지만 그에 따른 부수적인 비용들때문에 어떻게든 투자를 하는 시점에서 기업들이 상태가 좀 나쁘게 보여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투자가 끝나고 수확하는 시점이 되면, 비록 장부상으로는 아직도 투자비용 일부가 지출되는 것처럼 기록이 되지만 실제로는 이미 투자는 끝났고 그동안 투자했던 것들을 거둬들이면서 해당 기업의 실적이 극도로 좋게 보이게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 기업을 평가함에 있어서 마냥 1년의 실적이 좋은지 나쁜지로 평가를 해버리는 것은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경우라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해당 기업의 투자 사이클에 맞춰 이해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나?


무조건 전년대비 실적이 좋으면 사업을 잘한거고 전년대비 실적이 줄어들면 잘못했다는 건 사람들의 고정관념에서 나온 비교이지 않나 싶다. 만약 굳이 비교를 하겠다면, 해당 기업의 투자 사이클을 감안해서 이전 투자 사이클의 같은 시기와 비교를 하든지.. 물론 그게 그렇게 명확하게 들어나는 경우도 드물테니 쉽지 않겠지만..


당연함과의 이별 ..


투자쪽에 관심이 많다보니, 이야기 중심이 투자와 관련해서 흘러버렸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생활속에서 너무 쉽게 받아들이는 ‘당연함’, 또는 ‘고정관념’, ‘편견’에 대해 의문을 가져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학창시절 한 교수님께서 ‘카더라 증후군’이라는 말을 가르쳐주셨다. 적어도 ‘지식인’이라 불려야 되는 대학생이 자기가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남들이 하는 이야기 또는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에 빠져서 ‘… 카더라’라고 이야기하는 건 정말 부끄러운 것이라고 말이다.


따지고 들어가보면 그게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고, 이것을 발견하는 사람이 결국 사람들이 감탄하거나 미처 생각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하루를 생활하면서 끊임없이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과 싸워보길 바란다…
파이팅!

부동산 대공황 by 존 루비노 (2009.01)







부동산 대공황9점
존 루비노 지음, 이은주 옮김/국일증권경제연구소

지난 12월 중순쯤 한국일보 경제부 기자이신 펄(http://pariscom.info)님의 블로그에 들렸다가, 이 책에 특별기고 글을 쓰신 기념(?)으로 책 몇권을 받으셔서 선착순 몇 명의 블로그 구독자들에게 쏘신다기에 신청했다가 받은 책이다.


예언서?


사실,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 관련 책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이런 책들보면 자연스럽게 필터링이 되는데.. 이 책은 4~5년전에 최근의 상황을 예측했었다는 설명이 붙어있어 묘한 호기심을 유발 시켰다.


아니나 다를까, 책을 읽으면서 흠짓 흠짓 놀랐다. 마치 최근 일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쓴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시 한번 밝히지만 이 책은 2003년에 쓰여진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빅이슈 중 하나였던 페니매(연방저당공사, Fannie Mae), 프레디맥(연방주택금융저당공사, Freddie Mac)에 대한 공매도 추천이 나오고 금에 투자하라느니, 부채를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라는 조언들이 등장한다. 이런건 요즘 경제 신문 보면 많이 나오는 내용인데..


참고로, 이 책을 읽고 이 의견에 공감해서 페니매와 프레디맥을 공매도 했다면, 2~3년간 마음 고생이 심했겠지만 결국에는 때부자가 되었을테다. 이 책이 쓰여진 시점에 프레디맥 주가는 약 60~70달러. 고점이라고 해도 72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9년 1월 5일 기준 프레디맥 주가는 82센트다. 거의 1/100 토막이다. 페니매도 별반 차이없다. 2003년말 약 70~80달러 수준에 놀았으나 1월 5일 기준 82센트다.


이 정도면 거의 예언서라고 해도되지 않을까?


무리한 유동성 ..


최근 읽었던 책들과도 내용이 살짝 겹쳤다. 블랙스완도 그렇고 화폐전쟁도 그렇고. 이 책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부분이 페니매와 프레디맥의 유동성 불리기 장면이었다. 얼핏 신문에서 봤던 것 같다. 정말 페니매와 프레디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사실상 파산이나 마찬가지 상태였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이 회사의 채권은 여전히 최상위 신용등급 평가를 받고 있었다.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만든 회사이니 절대 망할리 없다는, 망하더라도 미국 정부와 의회가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에 따라 사실상 미국의 국채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접 받았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 두 회사는 마음놓고 채권을 발행했고, 이 자금들이 주택시장으로 고스란히 흘러들었다. 특히, 융자를 상환할 수 있는 사람들을 넘어서서 집이 없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 자금들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부동산 시장이 버블에 들어갔다는게 저자의 분석이다.


뿐만아니라, 자산유동화 증권을 통한 유동성 공급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 자산 유동화 증권이 무조건 나쁘다는게 아니라, 원래 좋은 애들을 모아서 하나로 만든거면 문제될게 없지만 문제는 좋지 않은 아이들을 섞어서 만들어 놓고는 정작 좋은 것 처럼 포장만 바꿔서 새로운 파생상품을 만들었다는게 문제였다.


너무 평이(?)한 책 ..


지난 2007년 중반, 한 헤지펀드 회사가 이슈가 되었었다. 대다수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었으나 오히려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해서 매도 포지션을 취한 탓에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였다는게 기사의 요지였다.


만약 이 책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터지기 직전즘이나 그 어간에 한국에 소개되었다면 제법 이슈가 되었을테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마치 ‘경제 신문’을 읽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평이(?)한 서적이 되어버렸다. 저자가 2003년 기록했던 내용들이 현실에 ‘고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틀 ..


책을 덮으면서, ‘틀’에 대해 잠시 생각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당시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시장 흐름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졌다. 사기만 하면 집값이 오르던 시절, 몇 사람만 모이면 부동산 이야기가 오가고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수 밖에 없는 너무 ‘당연한’ 이유가 팽배하던 시절, 저자는 자신만의 ‘틀’을 가지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봤다.


블랙스완(블랙스완(The Black Swan) by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2008.12))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역시 시대를 내다보는 통찰력/직관력은 ‘당연함’과의 전쟁이 불가피한가 보다. 지난해 4월쯤에도 글을 남겼었지만, (당연함과의 이별 ..) 어쩌면 지금 모든 사람들이 바라보는 엉뚱한 곳을 나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별 의심없이 나 또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지 않나라는 생각이다.



현재 발생한 금융위기, 특히 그 모태가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아니 미국의 부동산 시장 붕괴에 대해서 좀더 세밀하게 살펴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참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책 후반부의 투자 전략을 ‘1년 전에만 실행했었어도..’라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먼 훗날 이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때 참고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P.S. 책을 받고 저자의 이름을 보고 살짝 놀랬었다는. 미국의 투자은행 파산을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와 이름이 헷갈렸었다. ^_^;

P.S.2 국일증권경제연구소가 은근히 좋은 책들을 많이 출간하는 것 같다. 이쪽에서 출간되는 책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전라도 장성/고창, 세심원(洗心院)을 다녀오다..

세심원(洗心院). 한자 그대로 뜻을 풀이하자면 마음을 씻는 곳이다. ^^; 연말/연초를 맞아 잠시 복잡한 도심을 떠나 아는 사람도 없고, 통화권조차 이탈되어버리는 이곳 전라남도 장성/고창 세심원(洗心院)을 다녀왔다.


세심원(洗心院)


50대 중반쯤 되셨다. 원래 장성군 민원 공무원으로 근무하시다가 일찍 퇴직하신 한 분이, 축력산 자락에 그동안 소장해오던 미술 작품을 모아 미술관을 여시고 전라남도 장성과 고창 중간에 ‘세심원(洗心院)’이라는 쉼터를 여셨다.


도를 닦는 곳이 아니다. 그저 사람들이 온갖 소음과 정신없음에서 잠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배려해둔 곳이라고 해야하나? 적어도 한국에 이런 곳이 하나는 있어야 되지 않겠냐는 마음으로 만드셨다는데.. 오는 사람마다않고 가는 사람 잡지않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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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곡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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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이전 세심원 (새로 지은 집들로 가던 길 중간에..)


미리 전화드리고 예약만 하면 잠자는 것도 공짜요 먹는 것도 공짜.. 였었다. ^_^; 아니 여전히 세실원(洗心院)은 그런것 같은데, 12월초쯤 100년을 내다보고 참 좋은 집을 몇 채 지으셨다. 거기서 지내려면 돈을 내야한다는..


아무튼, 집주인분의 지인분들과 여기저기서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참 많은 곳. 그럼에도 시끄럽지 않고, 조용히 차마시면서 쉬다 올 수 있는 정말 좋은 곳이었다.


회사를 옮기면서 정말 짧은 휴가를 얻었다. 그나마도 다른 일들로 며칠 까먹고 딱 2일이 남았었다. 복잡한 도심에 있기도 싫었고, 연말 좀 유명한 휴향지는 사람들로 미어터질테니 그런 곳도 싫었다. 기도원도 떠올려봤지만 새해 원단 금식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고 집회도 많을터라 사람들 사이에 떠밀릴 것 같았다.


그러다 우연찮게 세심원으로 오게 되었다.


(아, 굳이 주소지를 장성과 고창으로 표시한건, 이전 세심원은 장성군에 위치하고 있지만 새로 지은 집들은 고창군에 위치하고 있다는. 언덕을 경계로 군이 갈리는데 그 지점에 위치한 탓에 그렇단다. 거리상으로는 고창에서 가는게 더 가까운듯. 뭐 장성 터미널이나 고창터미널 두군데다 세심원 근처까지 시내버스가 다닌다. 하루에 딱 3대긴 하지만. 자세한 여행 정보는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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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원 가는 길


아름다운 곳 ..


바로 옆에 축령산 휴양림이 위치했다는 것만해도 주변 자연경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터다. 세심원 아래에는 영화 ‘내 마음속의 풍금’, ‘만남의 광장’을 찍었던 영화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그 아래 영화마을보다는 정말 세심원이 자리잡은 산 언덕이 정말 명당이었다.


마침 내가 찾아가던 그 전날 전라도 지역에 눈이 왔었다. 그리고 하루 자는 사이 폭설이 쏟아지면서 온 사방이 눈천지가 되었다. 정말 스위스이외의 지역에서 이만큼 눈속에 파묻혀있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나름 남부 지방이라 눈이 없을 것 같았는데, 서해안 바람이 산자락을 타고 넘는 탓에 은근히 겨울에 눈이 많은가 보다.


어쨓든 주변에 수많은 편백 나무와 눈이 어우러져서 정말 장관이 펼쳐졌다. 그저 서서 바라보면 그게 풍경 사진이었다. 나름 사진기로 그 장관을 담아보려했으나 역시 사진기로 담을 수 있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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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지은 세심원(?), 아니면 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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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겸 아지트, 차마시는 곳,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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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뵈는 손님들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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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올려보고 찍은 사진(고창쪽에서 오는 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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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문수사 쪽에서 올라오면 저 멀리 뵈는 세심원 새 집들..


좋은 사람들 ..


세심원에서 새로 집을 지은지도 모른채, 이전 세심원만 알고 그곳을 찾았다. 장성군에 위치한 세심원은 집이 좀 작은 편인데, 이번에 머물렀던 새 집들은 제법 규모가 컸다.


31일 점심때가 지나서 도착했는데, 우리보다 먼저와 있는 일행들이 있었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요리 솜씨가 일품인데다 뛰어난 영어실력, 박식하고 빠르게 뭔가를 배우는 재능있는 청년 한분과 장편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하던 한 영화 연출가, 그리고 주인집 아들까지 3명이 손님들을 맞고 있었다.


다들 오래 알던 사이들도 아니고 몇 주 혹은 며칠 같은 곳에 머무는 것 뿐이었는데, 쉽게 친해졌던 것 같다. 딱히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다기 보다 그저 자기 관심있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하고, 밥도 해먹고 설겆이도 하고 눈도 치우러 다니고, 불도 피우고, 청소도 하면서 그냥 은근히 친해진 것 같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조용한 곳에서 참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머물렀던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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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안에 있는 묘한 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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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건물, 햇살이 쏟아지는 오후 ..


건강한 ..


새로 지은 집은, 집주인 되시는 분께서 100년을 내다보고 지으신 것이라고 했다. 들어간 나무만해도 어마어마하거니와 제대로 집을 짓기 위해서 강원도에서 전문가 분들을 모셔오기도 하고, 거의 인간 문화재 수준의 장인들에게 집에서 쓸 그릇이며 다양한 집안 소품들을 주문하셔서 만드신 걸작이었다.


뭐니 뭐니해도 최고의 작품은 손님들이 쉬는 ‘집’. 황토와 나무로 지은 집인데, 나름 초등학교 1학년까지 완벽한 농촌 생활을 했었기에 그때 머물던 것과 유사한 수준의 집을 만날 수 있었다. 물론 난방은 편백 나무를 아궁이에 넣고 불을 집혀서 구들장을 데우는 방식이다.


구들장은 황토에 옥, 맥반석, 그리고 500년되 기와라고 하시던데 뭐 그런 것들을 포함한 몸에 좋다며 찜질방에 등장하는 애들을 다 모인 것 같았다.


역시, 한옥집답게 문풍지가 발린 나무 문이 있었다. 이런 집에서 생활해본 사람들은 안다. 바닥은 따뜻하지만 코는 쌀랑한 바람이 느껴지는 분위기. 그렇다고 춥냐고? 절대 아니다. 바닥에 이불하나가 모자라 2겹으로 깔고 자야할만큼 뜨거웠다.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허리를 지지는’ 일이 가능한 곳이었다.


그런 좋은 곳에서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머리가 개운한 느낌이다. 아직 지은지 한달밖에 안되서 적어도 3년은 관리를 해야지 집이 어느 정도 형태가 잡히고 자리를 잡을거라고 그러시던데..


내가 머물던 동안, 찜질방처럼 이곳을 찾으신 분들도 있었다.


더불어서 음식이 정말 대박이었다. 머무는 동안 동치미, 깻잎무침(?), 배추김치/깍두기, 그리고 씨레기국이 정해진 메뉴였다. 이 음식들은 집주인 되시는 분께서 모조리 손수 담으신 것이며 음식의 원재료들은 주변에서 완벽 자연식으로 재배를 하셨거나 정말 국내에서 손꼽히는 곳에서 공수하신 것들이다.


같은 메뉴였다고 질리지 않았냐고 물어본다면~ No! Never! 정말 최고였다. 이렇게 자연식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어본건 강원도 예수원이후 처음이었던 것 같다.


또한, ‘차(茶)’가 예술이다. ‘달마농법(?)’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보통 김매기라고 하나? 작물을 키우면 김매기를 하지만 오히려 이런 잡초덕에 여러가지 이로운 작용도 많다면 잡초들을 버려두었다가 나중에 작물에서 열매나 최종 산물만 채취하는 방식이라는데.. 말그대로 차 씨를 뿌리고 크는 그대로 나뒀다가 나중에 차잎만 따로 모으는 방식이란다.


이게 쉬워보이지만 나중에 수확할때 일일이 손으로 하나씩 다야하는 탓에 노동력이 상당히 많이 투입된다고. 대신 다른 차들과는 또 다른 차 맞을 느낄 수 있었다. 상상들 해보시라. 황토와 통나무로 지어진 집에서, 편백 나무를 장작으로 난로를 피우고 거기서 고구마를 굽는다. 그리고 옆에서 데워진 물을 가지고 차를 마신는, 정말 최고의 웰빙 디저트이자 여가활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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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같이 차마시다가..


생각하는 주간 ..


MS(Microsoft, 마이크로 소프트)의 수장이었던 빌 게이츠는 1년에 1주일을 비워서 아무와도 연락을 않고 책과 함께 씨름하며 향후 MS의 미래에 대해, 새로운 제품들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중요한 결정들이 이 시간들을 통해 정해졌다고 한다.


공부를 할때, 무조건 머리속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머리속에 집어넣었으면 머리가 그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들 한다. 그렇지않고 무작정 넣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고.


삶을 살다보면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간다. 밭을 갈면서 허리한번 펼 시간이 없는거다. 그렇게 정신없이 땅만 보고 밭을 갈면 밭이 엉망이 된다. 한번씩 허리를 펴고 얼마나 했는지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필자에게는 이번 2일이 그런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하루에 3번밖에 버스가 들어가지 않고, 서울에서 3시간 넘게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다 걸어서 20~30분을 걸어야 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통화권마저 이탈된 곳에서 쉴 수 있었다는게 지난 2년 반의 회사 생활 및 삶을 정리하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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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원 앞마당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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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러 고창으로 내려오는 길에..(인터넷에선 본 사진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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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다음날, 유난히 하늘이 맑다..


참고.  세심원(洗心院)을 가시려면..


혹시나 세심원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다녀오면서 얻었던 정보들을 공개해봅니다. 부디 도움이 되었으면~ ^^


1. 교통


버스로 가신다면,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센터럴씨티)에서 장성 또는 고창가는 버스를 타시면 됩니다. 대략 3시간~3시간 30분정도 걸립니다. 아니면 서울역에서 장성으로 가는 KTX나 새마을호 같은 열차를 타셔도 됩니다. 그러나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면 기차가 별 매리트가 없습니다.


장성까지 우등 고속버스비가 \22,200원. 고창가는 일반 고속버스비는 \14,300원인 반면 KTX는 시간은 2시간 30분이지만 가격이 \36,300원이고 4시간 걸리는 무궁화호가 그나마 \20,200원으로 저렴한 편.


어떻게든 목적지에 도착했다면, 장성에서는 터미널에서 금곡 영화마을 가는 버스를 타서 종점인 금곡 영화마을까지 오면 되고, 고창에서는 역시 터미널에서 문수사 가는 버스를 타고 문수사 가기 직전 칠성마을에서 내리면 된다.


장성 금곡 영화마을에서 내리면, 지도가 있다. 거기 보면 저~ 산 언덕 꼭대기쯤에 세심원이 있다고 적혀있으니 따라서 올라가면 되는거고, 고창 칠성마을에서 내렸다면 버스가 왔던 그 2차선을 따라 쭉가면 산길, 비포장도로가 나오면서 산으로 여러분을 안내할테다. 쭉~ 따라 올라가다보면 언덕 꼭대기쯤에서 새로 지은 세심원 건물이 등장한다.


2. 비용


사실 민감한 부분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기존 세심원은 예약만 한다면 얼마든지 와서 먹고 쉬다갈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새로지은 집들에 대해서는 유지 관리를 위해서 ‘유료 정책’을 도입하셨다고 한다.


해서, 1박에 2인은 15만원, 3인은 20만원. 4인 이상의 팀은 아예 사절! 괜시리 밀어붙여서 온다면 아래 민박집으로 쫓아보내시는 것 같았다. 조용히 와서 쉬다가는 곳인 만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오면 소란스러워진다는 집주인 어른의 철학과 5채 밖에 안되는 숙소 탓에 생긴 규칙인 듯.


사실 시설만 보자면 다른 좋은 팬션들과 비슷한 가격임에도 서비스나 누릴 수 있는 것들은 열악하다. 화장실도 문풍지로 문이 되어있어서 동성간에 방을 쓰더라도 약간 민망한감이 없잔아 있고, 뭐 치약이나 비누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갖춰졌지만 수건같은 것은 챙겨와야 하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는 집이다.


그러나, 어쩌면 제대로 이런 옛날 집들을 지으려면, 그리고 그런곳에서 지내려면 이정도 불편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벼가 어떻게 자라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벼’에 관한 것들을 아주 잘 정리해둔 ‘박물관/전시회’를 다녀오는게 부모 입장에서는 편할지 모르지만 좀 귀찮고 힘들더라도 논이 있는 곳에 찾아가서 직접보고, 더 나아가서는 힘이 들지만 모내기를 해보거나 추수를 해보는게 더 제대로 ‘벼’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연한 불편함이지 않나 싶다.


어쨓든, 비용에 대해서는 네고같은 것도 없으니 목적을 잘 생각하셔서 판다하시길. 특히, 아래에도 언급을 하겠지만 여기서는 음주가무는 금지되며 담배도 못핀다. 등산하다 구경하신다고 들르신분들도 좀 시끄럽거나 너무 정신사납게 돌아다니시면 퇴출당하시는 곳인 만큼, 잠시 세상과 연을 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곳이지 싶다.


3. 주의사항


위에서 살짝 언급했다. 휴대폰에 따라 다르기는 했지만, 필자 휴대폰은 집안에서 안터졌다. 좀 걸어나와서 돌아다니다 보면 간간히 터질정도. 그러니 세상과 소통이 필요하신 분들은 피하시는게 좋다. 더불어서, 인터넷? 될리가 없다! ^_^;


고성방가, 음주가무는 당연히 사절이다. 물론 가벼운 곡주 정도는 용납된다. 집주인의 철학이 소주나 양주 같은 술은 일단 먹으면 끝장을 보는데다 마시고 나면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 한다며 대단히 싫어라 하셨다. 대신 곡주는 가볍게 마시는 정도라면 사람들 사이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시라 음주에 대해서 약간 단속을 하셨다.


그리고 산속에 지어진 나무집이라 ‘불’에 관해서 조심스러우셨다. 집주변에서 담배도 사절. 특히, 예전에 찾아왔던 한 일행이 꽁초 버리는 장면이 목격되어 된통 혼났다는 후문이.


가볍게 입을 옷과 수건, 기타 꼭 필요한 것들을 챙겨오는 센스가 필요하다. 새로 지은 집은 ‘유료’로 운영된다고 나름 순간 온수기에, 면도기, 비누, 치약이 있기는 했지만 ‘수건’은 없었다.


아, 풍경이 예술인 만큼 사진기를 챙기시라~!


또 뭐가 있더라? 혹시 다녀오신 분들이나 아시는 분들을 댓글로 관련 사항을 남겨주시길. ^_^

200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

200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가 아니라 벌써 새해 첫날이 어두워졌네요. 한 이틀 속세와 연을 끊고 전라남도 한 산골짜기에 틀어박혀있었더니, 통화권 이탈로 아무와 연락도 되지 않고 그저 조용하게 새해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덕분에 새해 인사가 조금(?) 늦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

특히, 올해 30세가 되시는 1980년, 원숭이띠 여러분들께 심심찮은 위로와 진심어린 축하를 전합니다. ^_^

우선, 위로는, 역시 20대와 30대는 느낌부터가 다릅니다. 주변에서 아저씨, 아줌마라는 호칭이 언듯 언듯 들려오기도 하고. 이전에는 그나마 ‘선배’나 ‘형’, ‘오빠, ‘누나’, ‘언니’라고 불러주는 아그들이 이제는 같이 안놀아주는 시점이 온거죠. 게다가 나이는 30세이지만 막상 현재 위치를 돌이켜보면 참 나잇감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뜨끔;;) 그렇기에 원치않던 30대가 된 것에 대한 심심찮은 위로를 전합니다.

반면, 30대가 되었다는 것은 이제 삶에 대한 방황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자기가 가야할 길을 달려갈때가 왔다는 점에서 축하를 드리는 바입니다. 20대의 질풍노도 시기를 통해서 삶에 대해서 많이들 고민하셨을 겁니다. 물론 가장 큰 걱정은 ‘무엇을 해서 먹고 사나..’ 였겠지만, 그 와중에는 ‘나는 무엇을 위해 태어났나’, ‘내가 사는 이유’에 대한 고민을 하셨던 분들도 많으셨을 겁니다.

그렇게 열심히 고민하셨던 결과를 이제 아낌없이 세상에서 펼쳐볼 수 있는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공자는 30세를 ‘이립(而立)’이라고 표현했고, 예수님은 30세에 공생애 삶을 시작하셨습니다. 30세가 된 여러분이 이제 독립해서 뜻을 이룰 수 있는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나, 맨날 연습경기만 하다 이제 실전경기에 들어서는 만큼 기대가 오히려 더 큰 것 같습니다.

먼저 삶을 사셨던 인생 선배분들이 그러시듯, 20대와 달리 30대는 제대로 시간이 빨리가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부디, 다들 세우신 뜻들을 다 이루시길..

Happy New Year~ ^^

2008년, 올해의 책 Best 12

2008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대학생 시절부터 1주일 책 1권을 목표로 소박(?)하게 살아왔는데, 올해도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매해 항상 연말이 되고 보면 몇 권이 빈다;; 올해, 지금까지 읽은 책은 모두 44권. 현재 읽고 있는 책을 연말내에 읽는다면 총 45권의 책을 읽게 되나보다.


권수로 말하면 그리 많아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읽으려면 그리 녹녹치 않은 양이긴 하다. 그래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아무튼, 올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읽었던 책들 중 기억에 남는 책들을 정리해 본다. Best .. 라고 타이틀을 붙이기는 했지만, 사실 어떤 책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교훈(?)을 남겨주는 만큼, 매달 읽었던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 1권씩 뽑아서 총 12권을 뽑아 봤다. 순서는 책을 읽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정리했다. 랭킹이 아니다! ^_^;


1월 –  2008.01. 격동의 시대 : 신세계로의 모험 by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준위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자서전이다. 몸담고 있는 일과 밀접한(?) 연관이 된 인물이라 항상 언론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왔었는데, 그런 베일 속에 가렸던 인물의 알지못했던 이야기들을 알 수 있게 해준 책이다.


얼마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및 최근의 경제 사태에 대한 책임 논란이 일기도 했었지만, 이 자서전을 읽다보면 그가 왜 경제 대통령으로 불렸는지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것 같다.


2월 – Advancing Futures 다가오는 미래 by 제임스 데이터 (2008.02.)

책 내용이 아주 흥미진진하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이 주제에 관심이 많았었고, 그다지 읽어볼만한 책이 없었던 찰라에 ‘미래학계의 대부’로 불리는 제임스 데이터가 나서서 만든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총 29편의 논문? 에세이?를 모은 것으로 제임스 데이터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래학 전문가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받은 답이나 그와 관련된 글들을 정리한 책이다. 혹시 다 읽기 거북스럽다면 초반부에 제임스 데이터가 쓴 글이라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미래학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책.


3월 –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by 유정식 (2008.03)

저자의 블로그를 애독하고 있다. 미래학에 대한 고민, 전망,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속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시나리오 플래닝’이 떠올랐는데, 이 책의 저자가 그 분야의 전문가시다. 인문 계열이 아닌 자연 과학 계열 출신이시다 보니, 자연스레 두 분야에 대한 창의적 접근이 가능했던게 아닌가 싶다. 너무 쉽게 받아들여지던 경영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을 뒤집어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다만, 후반부의 내용이 좀 아쉬웠던 책. 어찌 리뷰를 쓰다보니 후반부의 아쉬움이 너무 커서 그부분이 강조가 되어버렸던데, 저자분이 그 리뷰를 보셨던 듯. 개인적으로 좀 죄송했다는.. ^_^;


4월 –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by 버락 오바마 (2008.04)

이제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되어버렸지만, 책을 읽을 당시만해도 힐러리와 치열하게 민주당 대선 후보 경합을 벌였었다. 이전에 그의 연설을 듣고 호감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그가 이런 정도까지 사고(?)를 칠꺼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통령은 한 나라의 대통령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대선 후보 가능성이 있는 그에 대해 알고 싶어 책을 선택했었다.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오바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그저 내가 얼마나 ‘잘난 길’을 걸었왔느냐는 이야기보다는 그의 솔직한 면모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이제 내년이면 미국 대통령이 될터인데, 아직도 오바마에 대해 신문이 이야기해주는 단편적인 사실만 알고 있다면, 이 자서전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5월 – 가난없는 세상을 위하여 by 무하마드 유누스 (2008.05)

방글라데시에서 시작된 한 은행이 노벨 평화상을 받으면서 전세계 이목을 짐중시켰었다. 그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을 시작했던 은행가 무하마드 유누스가 자서전 형태로 쓴 글이다. 머지않은 훗날, 우리의 자녀들이 ‘가난’을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무하마드 유누스.


개인적으로 사회 책임을 다하는 공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주변의 도움없이 스스로 생존 가능한 이 ‘제 4의 섹터’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실제 성공사례에 속하는 무하마드 유누스의 이야기가 너무 유익했었다.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목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는 사람들이라면, 사회를 위해 뭔가 NGO나 기타 다른 형태로 일들을 해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참고 : 가난한 사람들을 위 한 은행가 by 무하마드 유누스 (2008.06)

6월 – 위대한 가치투자자, 캐피탈 그룹 by 찰스 D. 엘리스 (2008.06)

나름 ‘가치투자’를 한다는 사람들의 입에 주로 회자되는 인물이나 기업을 이야기해보라면.. 워렌버펫, 벤자민 그레이엄, 필립피셔, 피터 린치, 버크셔 해서웨이 정도가 되지 싶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가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다.


한때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들의 주요 주주로써 맹위를 떨쳤던 캐피탈 그룹. 이름조차 생소한 회사지만 전세계 뮤추얼 펀드를 좌지우지 하는 거물이다. 국내 언론에서 한두번 기사화 되었던 것을 제외하면 정보가 거의 없어서 도대체 어떤 회사인지 궁금했었는데, 이 책이 캐피탈 그룹의 역사와 내부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책을 보면, 왜 투자자들이 이 회사를 모를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어떻게 장기간 가치투자를 통해 성과를 올려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7월 – 마지막 강의 by 랜디포시 (2008.07)

이제는 고인이 되신 랜디포시 교수님. 암투병으로 카네기 맬론 대학 강단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열었던 강의가 인터넷을 타고 전세계로 퍼졌었다. 수많은 이들을 울리기도 했고, 용기를 얻게 해주었던 이 명강의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다.


사실 다른 이들을 위해서 한 강의라기 보다, 이제 막 태어나 자라고 있는 자신의 자녀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기록남기기 위해서 이 강의를 했다던 랜디포시 교수님. 강의만 들어서는 다 들을 수 없었던 교수님의 세세한 이야기가 이 책에 잘 담겨 있다.

참고 : Last Lecture: Achieving Your Childhood Dreams by Randy Pausch

8월 – 아름다운 부자 척 피니 by 코너 오클리어리 (2008.08.)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고 했던가? 실제로 그렇게 삶을 산 사람이 있었다. DFS의 오너였던 척 피니가 그 주인공이다. 면세점이라는 산업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등극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척 피니.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주어졌던 부를 자기가 죽기전에 사회에 대부분 환원하려고 했다.


대다수 경영 서적들이 ‘나 어떻게 성공했다’라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이 책은 ‘성공, 그 이후’까지 다룬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9월 – 마인드 세트 by 존 나이스비트 (2008.09)

2월에 읽었던 제임스 데이터의 책이 미래학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주었다면, 이 마인드세트는 실질적인 접근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던져준 책이다. 단순히 세상이 이렇게 바뀔 것이라는 이야기보다 그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어떻게 준비하고 봐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던진 책이다.


참고로 이 책의 저자 존 나이스비트는 40여년전 미국의 미래에 대해 고민할때 접근했던 그때처럼 현재 중국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현지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조만간 출판물들을 찍어낼 예정이다.


10월 – 경제를 읽는 기술 by 조지프 엘리스 (2008.10)

아, 치열한 접전이었다. 사실 이 책이외에 신장섭 교수닙의 ‘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 by 신장섭 (2008.10))’라는 책도 유익했으나, 이 책의 서평이 알라딘 Thanks to Blogger 주간 리뷰에 선정되었던 탓에, 이 책을 선정했다. ^_^;


9월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하고 미국의 5대 투자은행들이 뿔불히 흐터지는 한편, AIG가 휘청거리면서 전세계 경제가 엄청난 쇼크를 입었었다. 당시 경제에 대한 고민 속에서 이와 관련된 책들을 들췄었는데, 이 두 권의 책이 참 큰 도움이 되었었다.


11월 – 경제 저격수의 고백 by 존 퍼킨스 (2008.11)

11월달은 음모론과 소설이 판(?)을 쳤던 시점이다. 화폐전쟁(화폐전쟁 by 쑹훙빙 (2008.11))도 그랬지만 이 경제 저격수의 고백은 눈에 보이는 것, 들리는 것을 다 믿을 없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해준 책들이다. 특히, 비슷한 일에 종사했던 탓에 다른 사람들은 그냥 지나가는 음모론이라고 할지 몰랐지만, 적어도 필자만큼은 이 책들이 거짓말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웠었다.


세상을 좀 삐딱한 관점에서 보고 싶다면 읽어보기 바란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나오는 것 처럼, 우리가 기대하고 바라는 ‘매트릭스’와 실제 세상은 엄연히 차이가 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12월 – 블랙스완(The Black Swan) by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2008.12)

복잡계 이론, 네트워크 과학의 역사를 잇는 책이다. 최근 경기 침체에 대한 하나의 예언서처럼 이야기들을 하지만, 사실 알고보면 복잡계 이론에 대한 책이지 않나 싶다. 올해 들어 Small World(Small World by 던컨 와츠 (2008. 04.))나 Smart World(스마트 월드(Smart World) by 리처드 오글 (2008.10)) 등 여러권의 책들을 읽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세상의 ‘불확실성’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해하기 위해서 실제 그렇지 않은 사실을 왜곡하곤 한다. 그러고서는 당당하게 ‘과학적’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정당화한다. 세상은 표준정규분포 곡선을 따르지 않으며, 의외로 ‘극단적인’ 현상이 빈번하게 우리 주변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알려준 책.


에필로그


서평을 처음 쓰기 시작했던 이유는, 기억력이 나빠서였다. 책을 읽을때는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났지만, 몇 일만 지나도 도통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하다못해 내가 그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라도 구분하려고 서평을 쓰기 시작했었다. 그것이 어느덧 5년간 260여개의 서평으로 쌓이게 되었다.


이 글을 쓰면서 올해 읽었던 서평을 들을 다시 읽어 볼 수 있었는데, 역시 이렇게 남겨둔 그리 길지않은 서평이라도 책 내용을 떠올리고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데는 아주 좋은 도구가 되는 것 같다.


내년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보고, 서평도 남기는 한해가 되었으면.. 덧붙여서 내년에 이 블로그에 100여개 이상의 서평이 올라갔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다.

꿀벌과 게릴라 by 게리 해멀(2008.12)







꿀벌과 게릴라10점
게리 해멀 지음, 이동현 옮김/세종서적


1시간 강의료가 1억인 사람. 피터드러커, 마이클포터, 톰 피터스 등 쟁쟁한 경영학계의 Guru들을 제치고 WSJ가 선정한 세계 경영 대가 20인 중 1위를 차지한 인물. 혹시 누군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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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해멀(by 조선일보)

정답은 게리 해멀(Gary Hamel)


혹시 들어본 사람이 있다면 대단하다. 사실 1~2년 전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일하는 친구가 게리 해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필자가 경영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누군데???’ .. 라고 대답했었다는;;


핵심 역량(Core Competence)


그를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한번쯤은 ‘핵심 역량(Core Competence)’라는 말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제는 일반 명사가 되어버린, 경영계에서는 너무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용어가 되어버린 이 단어를 만든 사람이, 바라 ‘게리 해멀’이다.


꿀벌과 게릴라? Leading the Revolution?


책 제목을 보면 살짝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영문 제목과 너무 딴판이라 그런게 아닌가 싶은데. 역자의 의도는 꿀벌처럼 일하는 사람이 아닌 게릴라처럼 활동하는 혁명가를 염두에 두고 제목을 정한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너무 의역이 과하지 않았나 싶은데 .. 왠지 꿀벌이라고 하면 어린 시절에 봤던 애니메이션이 먼저 떠올라 책이 가벼워 보인다. (개인적인 느낌이다.)


엔론, 월드컴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썼던 책이기에 잔뜩 기대를 하고 책을 들었다. 하지만, 이내 실망과 함께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이 책에서, 저자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참고한 대표적인 사례가 ‘엔론’과 ‘월드컴’이다. 미국을, 아니 전세계를 떠들썩 하게 만들며 엄청난 사기 행각으로, 부정회계로 결국 파산해버린 역사 속의 기업.


이런 기업을 예로 들고 있는 책을 과연 읽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안들수가 없었다. 하지만, 필자가 책을 잡으면 2가지 원칙은 꼭 지키려고 한다. 하나는 재미가 없고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도 일단 마지막장까지 책장을 넘긴다는 것과 읽기 시작한 책은 단기간에 읽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마지막까지 참고 읽었다.


IBM ..


중간쯤에 본격적인 사례가 나왔다. IBM. 메인프레임 기업이었던 IBM은 이제 컨설팅, 솔루션 기업으로 변해 성장하고 있다. 마치 인텔이 메모리를 버리고 CPU를 선택했듯이, 엄청난 전략적 결단으로 기업이 다시 성장곡선을 그렸다는 점에서 아주 높게 평가받는 일인데..


이와 관련되어 소수의 ‘게릴라’들이 공룡 조직 IBM에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고성장 시장으로 유인해 빠져들게 만드는지에 대한 사례가 책에 등장한다. 이 사례를 읽으면서,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사례들과 후반부에 정말 저자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정리되는 것을 보면서, ‘역시 ..’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Case ..


사실 엔론이나 월드컴은 내부의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기 전까지 아무도 그 사실을 알 수 없었다. 대신 당시 기업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비지니스 모델로 사업을 하고 있었고 ‘공식적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던 것으로 나타났기에, 저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극단적인 기업’의 사례로 충분히 대표성을 가진다고 본듯 싶다.


어쩌면 가볍게 참고만 했으면 괜찮았을텐데 책 중간 중간 등장시키면서 과다하게 활용한탓에 책 전체의 신뢰감에 타격을 주기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좀더 현실감있게 전달시키고 싶었다는 의도정도로만 이해하면 되지 싶다.


검은 백조 (Black Swan)


이 책의 저자도 ‘검은 백조(Black Swan, 블랙스완(The Black Swan) by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2008.12))’을 신봉한다. 콕 찝어서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중간 중간 그런 관점을 내비췬다. 미래를 전망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며, 그나마 시나리오를 그리는 것 조차 기존 체계 유지를 위한 위험 회피 수단일 뿐 그것을 넘어선 ‘극단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극단적인 검은 백조를 기존 비지니스 모델을 우습게 생각하는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 어쩌면 현재 경기장에서 기준이 되는 게임의 룰을 뒤집어 없는 새로운 게임 룰로 정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쨓든 저자는 독자들에게 검은 백조가 되라고, 게릴라가 되라고 주문하고 있다.


For Clever People


이 책 후반부에는 어떻게 구체적으로 조직내에서 게릴라가 될지에 대해 충분히 상세한 지침서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읽어보면 그렇게 충격적인 것은 없다. 단지 너무 정리가 잘되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먹을 뿐이다. 혹시나, 회사내에서 고위층이 이 책을 읽는다면, 별 감흥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조직내에서 그래도 깨어있는 중간 관리자나 그 이하 직급의 사람들이 읽는다면 마음에 용기를 잔뜩 불어넣어 줄테다.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하버드 비지니스리뷰에 실렸던 ‘Leading Clever people’라는 글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게릴라들이 바로 ‘Clever people’들이다. 참고 : Leading Clever People .. (HBR))


반란 시작법


구체적으로 게릴라로써 반란을 시작하는 방법은 ..


1. 관점을 정립하라
2. 선언서를 만들어라(manifesto)
3. 연합을 만들어라
4. 표적을 설정하고 행동을 선택하라
5. 흡수하고 중립시켜라
6. 통역해줄 사람을 찾아라
7. 작게 승리하고 초기에 승리하고 자주 승리하라
8. 고립시키고 침투시키고 통합하라


회사의 틀에 익숙해져버리면 기존 비지니스 모델에서 절대 탈피할 수 없다. 그래서 외부자 관점으로,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며 어디를 가든 먼저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혼자서는 못한다. 그저 1명이라도 충분하니 내 아이디어에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아군이 필요하다. 목표가 설정되면 액션을 해야하는데, 무작정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이고도 효율적으로 일을 벌려야 한다.


특히나, 아무도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는 것이기에 처음부터 너무 크고 원대한 꿈을 단번에 이루려고 하면 중간에 지쳐버린다. 그보다는 뜻은 크게 품었지만 시작은 작고 단순한 것부터 해야한다. 아무리 용기를 가지고 시작했다고 해도,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때까지는 작은 승리가 많이 필요하다.


반란 설계 규칙


시작은그렇게 하는데, 그 반란이 가지는 속성이라고 해야하나? 반란을 떠올릴때 주의사항이 있다.


1. 상식을 벗어난 목표
2. 탄력적인 사업정의
3. 비지니스가 아닌 이유
4. 새로운 목소리
5. 개방된 아이디어 시장
6. 개방된 자본시장
7. 개방된 인재시장
8. 위험도가 낮은 실험
9. 세포단위 조직
10. 개인의 부 축적


어쩌면 위에서 말한 반란 시작법에서 관점을 정립하라는 부분에 대한 조언이지 않나 싶다.


살짝 이야기를 풀어보면, 상식에 벗어난 목표라는 건.. 혹시 들어봤는지 모르겠다. 100M를 8초에 뛰는 법을 생각하라고 하면 다들 보다 나은 체계적인 근육 단련 방법 및 최적의 신체조건 등 참 어렵고도 힘든 해결책들을 떠올리게 될테다.


그러나 100M를 5초에 뛰는 법을 생각하라고 하면, 모든 것이 뒤집힌다. 아무리 사람이 체력적으로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해도, 5초대에 100M를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때 신발에 부스터를 다는 것 같은 기존에 생각할 수 없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된다.


혁신적인 방법들은 이렇게 기존틀을 벗어나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방법에 효율성을 높여서 달성가능한 목표는 혁신의 목표로는 부적합하다는 이야기.


또한 비지니스가 아닌 이유라는 건, 반역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이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고 일을 벌려야 하는 것이기에 단순한 실리 차원에서 뛰어들기에는 큰 부담이 따른다. 그보다는 나 개인 차원이 아닌 ‘대의’를 위한 희생이라는 숭고한 정신을 가지고 뛰어든다면, 실패하더라도 자기합리화 할 수 있는 ‘면죄부’가 주어지게 된다. 그덕에 100% 자신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새로 책 쓰셨다는데 ..


뭐 이 책 하나로 저자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좀 어렵지 싶다. 기대에서 실망으로 그리고 다시 기대로 올라서기는 했는데, 아직은 부족하다. 최근에 새로운 책을 쓰셨다는데 그 책을 구해서 한번 읽어보고 예전에 하버드 비지니스리뷰에 ‘Strategic Intent’라는 글을 남기셨다는데 그것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혹시,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이 2000년에 씌여졌다는 것과 ‘엔론’, ‘월드컴’이 등장하더라도 가상 기업이려니 생각하고 책 전체 내용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지 말고 읽으라고 권해주고 싶다~!

P.S 게리 해멀 관련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들 ..

[Weekly BIZ] ■ 1시간 강연에 1억… 게리 해멀은 누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1/21/2008112100692.html

[Weekly BIZ] ‘혁신 DNA’를 심어라 환부는 깊게 도려내라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1/21/2008112100684.html

메리 크리스마스 ~

회사 그만두기 D-1일. 오늘 마지막으로 회사 출근을 했더랍니다. 마치 이제껏 해보지 못했던 크리스마스 휴가를 받은 기분이네요. 회사에 갔더니, 점심을 사주기도 하시고, 음료수며, 책이며, 목도리며, 이런 저런 선물과 함께 크리스마스 카드겸(?) 굿바이 카드도 많이 받았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느꼈었지만, 참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는게 얼마나 좋은 건지.. 고마운 마음 한가득입니다.


그리고 문득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 떠오르네요.


좋은 사람들덕에, 재미있는 일덕에 마치 ‘소풍’을 다녀온 듯한 기분입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것 같은.. 거기서 참 아름답고 재밌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싶네요. ^_^


….


크리스마스 이브에 회사 마지막 날까지 겹치는 바람에 살짝 센치해집니다..
안쓰던 경어체로 글도 쓰고.. ^^;


다른 구독자분들이나 방문자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휴일이라 설래는 것도 크지만 왠지 고마운 사람들이 간간히 떠오르는때가 아닌가 싶네요.


쌀랑한 날씨에, 눈이 아닌 비가 살짝 내립니다.
감기들 조심하시고..


Merry X-mas~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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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때 떠나라..

이제 지금 직장을 떠나기 D-2일. 어제부로 내 발목을 잡던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 보고를 마무리했다. 이제는 완료 보고서만 마무리하면 대략 내가 해야할 중요한 일은 마무리가 되나보다. 몇 가지 더 정리해야 할 일이 있지만 사실상 일이 마무리 되어가는 느낌이다.


증가율 둔화세 ..


S자 커브 곡선을 그리게 되면 초반에는 증가율이 둔화세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율이 급경사를 이루게 된다. 그리고 그래프가 정점에 다다르면 점점 증가율은 둔화세를 보인다. 즉, 계속 늘어나고 성장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곧 증가율은 사실상 ‘0’에 수렴하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고점’을 노린다. 투자를 해도 바닥에서 사서 상투에서 팔고 싶어하고, 뭘 하나 최고가 되고 싶어하고, 언제나 인기 절정에 머물고 싶어한다. 하지만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었으니..


주식을 한다면,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야 하고.. 인기 있는 사람이고 싶으면 박수칠때 떠나야 한다는 것.


히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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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

2002년 한국 축구를 월드컵 4강으로 보낸데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테다. 월드컵이 열리기 불과 몇 주 전까지만해도 온갖 비난과 걱정, 우려가 쏟아졌지만 결국 그는 한국을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16강이 아닌 4강에 올려놓는 기적을 연출했다.


국내 광고는 물론 여기저기서 강연이면 그를 향한 구애가 끊임없이 이어졌을테다. 그리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계속 맡아달라는 애절한 요청이 이어졌을테다. 하지만 그는 그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그토록 고생하고 욕들어 먹으면서 이록했던 ‘최고의 자리’를 미련없이 내어놓고 홀연히 떠나버린다.


정말 그는 말로만 듣던 ‘박수칠때 떠나라’는 이야기를 몸소 실천한 것이다.


과도한 욕심


모든 문제의 시작은 과도한 욕심에서 비롯된다. 좀 거칠게 이야기하자면, 사람들이 자기 분수를 모르는 탓에 무리를 하다보니 결국 자기가 그토록 고대하던 ‘정점’에 서자마자 급속히 바닥을 향해 추락해버리곤 한다.


히딩크 감독을 보라. 사실 그는 뛰어난 ‘구조조정’ 전문가다. 히딩크의 마법이라고 부르지 않던가? 그거 맡은 팀은 언제나 월드컵 같은 큰 경기에서 이전에 볼 수 없던 기대이상의 성과를 보이곤 한다. 하지만, 그가 맡았던 팀들 치고 ‘절대강자’로 등극한 팀은 없었다. 왜일까?


사실 그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발생한 병목현상, 또는 잘못된 무언가로 인해 그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팀을 알아볼 줄 아는 ‘안목’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그가 팀을 맡게 되면 집중적으로 그 부분을 수정하고 갈고 닦아서 숨겨진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그 팀을 더 좋은 팀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그가 가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가장 경쟁력 있는 능력은 ‘숨겨진 재능’을 순간 발현시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에 있었다. 그러다 보니 더 남아서 팀을 맡을 경우, 그는 자신의 최고 강점을 너머서 이제 남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그걸 알았기에, 그는 미련없이 그 팀들을 떠나 다른 팀으로 자리를 옮겨 간게 아닐까?


박수칠때 떠나라 ..


내가 머물렀던 곳. 사실 난 이곳이 너무 편하다. 비록 3년차 밖에 되지 않지만, 감히 조직에서 나름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로 급부상했고, 회사가 급성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는 바다. 윗선에 계신분들과도 왠만큼 신뢰(?) 관계가 형성된터라 큰 사고를 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나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기도 하다.


작은 기업인 만큼 후생복지가 대기업들에 비해 좀 모자라다곤 하지만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나 조직에 대한 스트레스, 또 기타 다른 비용들을 감안한다면 여기에 머무는 것이 그닥 나에게 손해가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난 안다. 회사를 나가겠다고 사장님께 말씀드릴때 사장님께서 붙잡으셨다. 그러실때, 2 가지에 대해 말씀을 드렸었다. 하나는 ‘I have a dream ..’ 내가 꿈꾸는 또 다른 일이 있었기에, 회사가 가야할 길과 내길이 갈림길에 선 지금, 내가 이 곳을 떠나야할 시점이라고.. 두번째는 이제 회사가 가는 길에서는 내 능력이 아니라 좀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앞에 나서서 일을 해야할 시점이라고 말이다.


난 내 재능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서서 20%의 자원을 집중해 80%짜리 아웃풋을 만들어내는데 있다는 것을 잘안다. 더 좋게 말하자면, 많은 정보가 산재해 있고 뭔가 정리가 필요한 곳에서 그것들을 잘 정리하고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는 일을 참 잘한다.


그러나 난 80%짜리 작품을 100%를 만들기 위해서 치밀하게 한 분야를 뚫고 지나가는 것에는 약하다. 워낙 방대한 관심사, 전체를 조망하는 부분에 대한 재능이 오히려 이런 부분에서는 큰 약점으로 작용했다. 그랬기에 난 혼자서만은 뭔가를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어떤 일을 할때 초기 뛰어들어 티핑 포인트를 넘어설때쯤까지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그렇기에 변곡점에 선 회사에서 내가 더 남는다고 해도 지금보다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낼 자신이 없다. 더 나아가서는 이제 일을 하게 되면 내가 즐기는 ‘놀이’가 아닌 정말 ‘월급’을 받기 위한 일이 될 것 같아서 두렵다.


도전하는 삶 ..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을 쓰셨던 조안 리라는 분이 호텔에 입사해 바닥부터 올라가기 시작해 정점인 총 지배인까지 올라갔을때, 이제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는 그 시점에, 그녀는 미련없이 사표를 던지고 자기만의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한 곳에 머무는 ‘안정’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만약 내가 가야할 길, 그 목표지점, 흔히 말하는 ‘Mission Complete’를 하게 되면 나도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다. 하지만, 아직은 갈길이 멀다. 더군다나, 어렴풋하지만 내가 남들에 비해서 조금 유리한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가 어딘지를 찾았기에.. 마지막 ‘5%’의 영광까지 다 보려고 욕심을 부리면서 이 자리에 남아있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난 다시 ‘나의 길’을 찾아서.. 여행을 떠난다.


에필로그 ..


스스로 ‘박수칠때 떠난다’는 표현을 쓰다보니 지금 회사가 마치 이제 끝까지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쇠공처럼 표현이 된 것 같은데, 사실 그렇지는 않다. 가능성이 많은 회사이고 충분히 앞으로도 신화같은 일들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업이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내 재능이 필요한게 아니라,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할 시점인 것이다. 내가 내 삶의 목표를 위해 다음 단계로 나가야 하듯 말이다.


그래서, 서로 Win-Win 한다는 생각에 좋은 마음으로 회사를 나올 수 있게 되지 않나 싶다. 적어도 내가 알기에 이 회사에서 이렇게 서로 웃으면서 좋은 모습 남기고 나오는 건 정말 몇 안되는 케이스 중 하나지 않나 싶다.


비록 난 떠나가지만 내가 머물렀던 조직인 만큼 더 좋은 소식들이 많이 들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_^

어느 눈 오는 생일날~

현재 머물고 있는 직장 떠나기 D-3 일전. 다른 직장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내가 일복이 많은건지, 아니면 회사가 작어서 그런건지 어쩌면 왠만큼 인수인계 끝내고 이제 짐정리하고 그래야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은데, 난 여전히 회사 프로젝트 하느라 지방으로 출장을 싸돌아다닌다.

더군다나, 오늘은 내 생일. ㅜㅜ 그럼에도 난 대전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그것도 프로젝트 관련 최종 PT라고 마치고 저녁이라고 먹자는데, 생일이라고 기다리는 사람 있다고 나올 수 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 가벼운(?) 저녁 식사였음에도 서울을 도착하는 거의 10시가 되어버렸다.

살짝 마음이 상해 있었는데,, 그런데..

KTX에서 내리는데 살짝 눈발이 날리는게 아닌가? ^_^
아, 이걸 또 이렇게 만회 하시네.. 싶었다.

사실 어제 저녁, 여자친구가 오늘 출장가는 관계로 저녁에 몇시 올지 몰라서, 밤 12시 땡 하자 마자 내가 사는 원룸창가로 예쁜 케익에 촛불을 꽃아들고, 찾아왔었다…

아마 20살때 생일로 기억한다. 처음 사귀고 몇 개월 안되던때였는데, 같은 고향 친구고 사는 집이 가까웠었다. 그래도 당시에는 부모님이 계시다보니 저녁늦게 집밖에 나오는게 어려웠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나왔는지, 밤 12시쯤에 날 불러내서 깜짝 생일 파티를 해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언 10년이 지났나보다. 30살을 목전에 둔 마지막 스물아홉 생일을 또 이렇게 챙겨준다. 그러고보면 여자친구에게 사랑의 빚을 참 많이 진다. 얼핏 옆에서 보면, 날 잡아먹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만큼 강해보이지만 나에게 만큼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인데,, 이런 걸 보면 참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지 싶다.

블로그에, 그것도 X-mas를 목전에 두고 이런 염장 포스팅은 안하고 싶었는데, 때마친 내리는 눈덕에 아니 쓸수가 없었다는.. 욱.. 하더라도 참으시길.

그리고, 오늘 생일 축하해주신 분들께는 블로그를 통해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손가락이 부러진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천적으로 사람들에게 연락하는 것에 둔감한 성격탓에 남이 나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어찌 사는지 알지도 못하고 지낼텐데, 그런 날 버리지(?)않고 끈덕지게 연락해주는 사람들.. 언제나 고마운 마음 가득이지만, 그 마음 일일이 전하지 못하는 것,, 이 글을 통해 전해본다. 이런거 보면 나도 경상도 남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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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가 사다준 케익, 책상 상태가 많이 지저분하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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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밤, 가로등, 사진 실력이 딸려서 그런가 좀 으스스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