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올해의 책 Best 12

By | 2008년 12월 29일

2008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대학생 시절부터 1주일 책 1권을 목표로 소박(?)하게 살아왔는데, 올해도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매해 항상 연말이 되고 보면 몇 권이 빈다;; 올해, 지금까지 읽은 책은 모두 44권. 현재 읽고 있는 책을 연말내에 읽는다면 총 45권의 책을 읽게 되나보다.


권수로 말하면 그리 많아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읽으려면 그리 녹녹치 않은 양이긴 하다. 그래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아무튼, 올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읽었던 책들 중 기억에 남는 책들을 정리해 본다. Best .. 라고 타이틀을 붙이기는 했지만, 사실 어떤 책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교훈(?)을 남겨주는 만큼, 매달 읽었던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 1권씩 뽑아서 총 12권을 뽑아 봤다. 순서는 책을 읽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정리했다. 랭킹이 아니다! ^_^;


1월 –  2008.01. 격동의 시대 : 신세계로의 모험 by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준위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자서전이다. 몸담고 있는 일과 밀접한(?) 연관이 된 인물이라 항상 언론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왔었는데, 그런 베일 속에 가렸던 인물의 알지못했던 이야기들을 알 수 있게 해준 책이다.


얼마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및 최근의 경제 사태에 대한 책임 논란이 일기도 했었지만, 이 자서전을 읽다보면 그가 왜 경제 대통령으로 불렸는지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것 같다.


2월 – Advancing Futures 다가오는 미래 by 제임스 데이터 (2008.02.)

책 내용이 아주 흥미진진하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이 주제에 관심이 많았었고, 그다지 읽어볼만한 책이 없었던 찰라에 ‘미래학계의 대부’로 불리는 제임스 데이터가 나서서 만든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총 29편의 논문? 에세이?를 모은 것으로 제임스 데이터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래학 전문가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받은 답이나 그와 관련된 글들을 정리한 책이다. 혹시 다 읽기 거북스럽다면 초반부에 제임스 데이터가 쓴 글이라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미래학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책.


3월 –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by 유정식 (2008.03)

저자의 블로그를 애독하고 있다. 미래학에 대한 고민, 전망,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속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시나리오 플래닝’이 떠올랐는데, 이 책의 저자가 그 분야의 전문가시다. 인문 계열이 아닌 자연 과학 계열 출신이시다 보니, 자연스레 두 분야에 대한 창의적 접근이 가능했던게 아닌가 싶다. 너무 쉽게 받아들여지던 경영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을 뒤집어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다만, 후반부의 내용이 좀 아쉬웠던 책. 어찌 리뷰를 쓰다보니 후반부의 아쉬움이 너무 커서 그부분이 강조가 되어버렸던데, 저자분이 그 리뷰를 보셨던 듯. 개인적으로 좀 죄송했다는.. ^_^;


4월 –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by 버락 오바마 (2008.04)

이제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되어버렸지만, 책을 읽을 당시만해도 힐러리와 치열하게 민주당 대선 후보 경합을 벌였었다. 이전에 그의 연설을 듣고 호감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그가 이런 정도까지 사고(?)를 칠꺼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통령은 한 나라의 대통령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대선 후보 가능성이 있는 그에 대해 알고 싶어 책을 선택했었다.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오바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그저 내가 얼마나 ‘잘난 길’을 걸었왔느냐는 이야기보다는 그의 솔직한 면모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이제 내년이면 미국 대통령이 될터인데, 아직도 오바마에 대해 신문이 이야기해주는 단편적인 사실만 알고 있다면, 이 자서전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5월 – 가난없는 세상을 위하여 by 무하마드 유누스 (2008.05)

방글라데시에서 시작된 한 은행이 노벨 평화상을 받으면서 전세계 이목을 짐중시켰었다. 그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을 시작했던 은행가 무하마드 유누스가 자서전 형태로 쓴 글이다. 머지않은 훗날, 우리의 자녀들이 ‘가난’을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무하마드 유누스.


개인적으로 사회 책임을 다하는 공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주변의 도움없이 스스로 생존 가능한 이 ‘제 4의 섹터’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실제 성공사례에 속하는 무하마드 유누스의 이야기가 너무 유익했었다.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목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는 사람들이라면, 사회를 위해 뭔가 NGO나 기타 다른 형태로 일들을 해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참고 : 가난한 사람들을 위 한 은행가 by 무하마드 유누스 (2008.06)

6월 – 위대한 가치투자자, 캐피탈 그룹 by 찰스 D. 엘리스 (2008.06)

나름 ‘가치투자’를 한다는 사람들의 입에 주로 회자되는 인물이나 기업을 이야기해보라면.. 워렌버펫, 벤자민 그레이엄, 필립피셔, 피터 린치, 버크셔 해서웨이 정도가 되지 싶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가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다.


한때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들의 주요 주주로써 맹위를 떨쳤던 캐피탈 그룹. 이름조차 생소한 회사지만 전세계 뮤추얼 펀드를 좌지우지 하는 거물이다. 국내 언론에서 한두번 기사화 되었던 것을 제외하면 정보가 거의 없어서 도대체 어떤 회사인지 궁금했었는데, 이 책이 캐피탈 그룹의 역사와 내부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책을 보면, 왜 투자자들이 이 회사를 모를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어떻게 장기간 가치투자를 통해 성과를 올려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7월 – 마지막 강의 by 랜디포시 (2008.07)

이제는 고인이 되신 랜디포시 교수님. 암투병으로 카네기 맬론 대학 강단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열었던 강의가 인터넷을 타고 전세계로 퍼졌었다. 수많은 이들을 울리기도 했고, 용기를 얻게 해주었던 이 명강의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다.


사실 다른 이들을 위해서 한 강의라기 보다, 이제 막 태어나 자라고 있는 자신의 자녀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기록남기기 위해서 이 강의를 했다던 랜디포시 교수님. 강의만 들어서는 다 들을 수 없었던 교수님의 세세한 이야기가 이 책에 잘 담겨 있다.

참고 : Last Lecture: Achieving Your Childhood Dreams by Randy Pausch

8월 – 아름다운 부자 척 피니 by 코너 오클리어리 (2008.08.)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고 했던가? 실제로 그렇게 삶을 산 사람이 있었다. DFS의 오너였던 척 피니가 그 주인공이다. 면세점이라는 산업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등극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척 피니.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주어졌던 부를 자기가 죽기전에 사회에 대부분 환원하려고 했다.


대다수 경영 서적들이 ‘나 어떻게 성공했다’라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이 책은 ‘성공, 그 이후’까지 다룬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9월 – 마인드 세트 by 존 나이스비트 (2008.09)

2월에 읽었던 제임스 데이터의 책이 미래학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주었다면, 이 마인드세트는 실질적인 접근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던져준 책이다. 단순히 세상이 이렇게 바뀔 것이라는 이야기보다 그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어떻게 준비하고 봐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던진 책이다.


참고로 이 책의 저자 존 나이스비트는 40여년전 미국의 미래에 대해 고민할때 접근했던 그때처럼 현재 중국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현지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조만간 출판물들을 찍어낼 예정이다.


10월 – 경제를 읽는 기술 by 조지프 엘리스 (2008.10)

아, 치열한 접전이었다. 사실 이 책이외에 신장섭 교수닙의 ‘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 by 신장섭 (2008.10))’라는 책도 유익했으나, 이 책의 서평이 알라딘 Thanks to Blogger 주간 리뷰에 선정되었던 탓에, 이 책을 선정했다. ^_^;


9월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하고 미국의 5대 투자은행들이 뿔불히 흐터지는 한편, AIG가 휘청거리면서 전세계 경제가 엄청난 쇼크를 입었었다. 당시 경제에 대한 고민 속에서 이와 관련된 책들을 들췄었는데, 이 두 권의 책이 참 큰 도움이 되었었다.


11월 – 경제 저격수의 고백 by 존 퍼킨스 (2008.11)

11월달은 음모론과 소설이 판(?)을 쳤던 시점이다. 화폐전쟁(화폐전쟁 by 쑹훙빙 (2008.11))도 그랬지만 이 경제 저격수의 고백은 눈에 보이는 것, 들리는 것을 다 믿을 없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해준 책들이다. 특히, 비슷한 일에 종사했던 탓에 다른 사람들은 그냥 지나가는 음모론이라고 할지 몰랐지만, 적어도 필자만큼은 이 책들이 거짓말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웠었다.


세상을 좀 삐딱한 관점에서 보고 싶다면 읽어보기 바란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나오는 것 처럼, 우리가 기대하고 바라는 ‘매트릭스’와 실제 세상은 엄연히 차이가 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12월 – 블랙스완(The Black Swan) by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2008.12)

복잡계 이론, 네트워크 과학의 역사를 잇는 책이다. 최근 경기 침체에 대한 하나의 예언서처럼 이야기들을 하지만, 사실 알고보면 복잡계 이론에 대한 책이지 않나 싶다. 올해 들어 Small World(Small World by 던컨 와츠 (2008. 04.))나 Smart World(스마트 월드(Smart World) by 리처드 오글 (2008.10)) 등 여러권의 책들을 읽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세상의 ‘불확실성’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해하기 위해서 실제 그렇지 않은 사실을 왜곡하곤 한다. 그러고서는 당당하게 ‘과학적’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정당화한다. 세상은 표준정규분포 곡선을 따르지 않으며, 의외로 ‘극단적인’ 현상이 빈번하게 우리 주변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알려준 책.


에필로그


서평을 처음 쓰기 시작했던 이유는, 기억력이 나빠서였다. 책을 읽을때는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났지만, 몇 일만 지나도 도통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하다못해 내가 그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라도 구분하려고 서평을 쓰기 시작했었다. 그것이 어느덧 5년간 260여개의 서평으로 쌓이게 되었다.


이 글을 쓰면서 올해 읽었던 서평을 들을 다시 읽어 볼 수 있었는데, 역시 이렇게 남겨둔 그리 길지않은 서평이라도 책 내용을 떠올리고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데는 아주 좋은 도구가 되는 것 같다.


내년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보고, 서평도 남기는 한해가 되었으면.. 덧붙여서 내년에 이 블로그에 100여개 이상의 서평이 올라갔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다.

18 thoughts on “2008년, 올해의 책 Best 12

  1. 쭌's

    추천도서로 꼭 기억하고 있다가 읽어봐야겠습니다.. 서평쓰시는분들 정말 대단하거 같아요..

    p.s 서평을 쓰는 연습을 하면 책의 내용을 좀 더 기억할수 있을까요? 당췌 읽고나면 먼이야기를 하는지 모를때가 만타는.. ㅜ.ㅜ;;

    1. man

      책을 좋아하고 자주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시작이 반이라고 일단 쓰시면 자연스래 되는 것 같습니다. 쭌’s 님도 2009년 서평쓰기에 도전해보심이.. ^_^a

      그리고 서평을 쓰게되면, 아무래도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한번 전체 내용을 살펴보게 됩니다. (복습효과?) 또한 시간이 지나도 요점정리(?)된걸 다시 볼 수 있기에 중요했던 내용을 다시 떠올리기 좋은 것 같더라구요. ^_^

  2. lee

    서평을 깔끔하게 쓸 수 있다는게 참 대단한거죠. 특히 직장인이 ~저도 예전에 읽은거라도 막상 쓰려니 엄두가 안나네요. 그나저나 맨 분부대로 블로그 만들었으니 이제 책임지시죠… 저 공부안하고 하루종일 애드센스랑 블로그질만 했음… 9개월전에 말씀하신걸 이제야 이행하긴 한다만 ㅋ 한번 빠진이상… 저도 이제 블로거..
    많은 컨설팅 부탁..요즘 뭐하시나요? 잠잠하시길래..

  3. 민재영

    충만씨…잘 지내시죠….
    처가집에서 우연찮게 충만씨 블로거를 찾게되서 이렇게 글 남깁니다. ^^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헤어져서 좀 그랬는데…
    암튼 기축년 새해 복 듬뿍 받으시고 조만감 함 뭉쳐요. ^^
    참 서평 잘 읽고 갑니다. 서평을 워낙 잘 쓰셔서 12권의 책을 다 읽은 듯한 기분에 든든하네요.^^

    1. man

      한 이틀 속세(?)와 연을 끊고 살았더니, 제 블로그도 어색하네요. ^_^; 그냥 너무 제대로 인사하고 헤어지면 정말 다시는 안 볼것처럼 느껴질텐데, 금방 다시 만날것처럼 인사하고 헤어져서 오히려 마음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네요.

      네, 상황봐서 놀러가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4. tirano

    미국 안 놀러오냐? 서른된거 축하한다. 형님에게 안부 전화도 없는 예의없는 녀석아.
    지금의 너를 키운건 8할이 나였단 사실을 명심하고..ㅋㅋㅋㅋ
    암튼 새해 복 많이 받아라! 그리고 뒤늦었지만 생일 축하^^

    1. man

      댓글 하나에 새해인사와 생일축하 메세지, 그리고 은근한 존재감(?)까지 들어내시다니.. 역시 형은 경제적(?) 인간이시군요. 미국 가는 비행기편 구해주시면 가는거 고려해보겠습니다. ㅋㅋ

      날씨 추울텐데, 감기조심하세요 ^^

    1. man

      오..오..냐;;; 근데, Nick은 누군고? 이름 밝히기 뭣하면 비밀댓글로라도 남겨봐. 누군지 모르겠네. 이메일도 없고, 블로그나 웹사이트 주소도 없고.. 보통 이런 댓글은 스팸으로 의심받는데..ㅋㅋ

  5. 유정식

    제 책을 선정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개정판이 나올 기회가 있다면(아마 요원할 듯 ^^) 더 깊은 내용을 다룰까 합니다만, 출판사에 내줄지는…
    2009년 힘차게 출발하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1. man

      들러주시니 제가 더 영광입니다. 신간 출간일이 내일이시네요. 따로 만드신 시나리오 플래닝 블로그를 보고나니, 신간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잘 보겠습니다. ^^

      앞으로도 좋은 정보, 좋은 사진 기대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1. man

      새로운 회사에 적응하느라 제대로 업데이트도 못하는데, 그래도 꾸준히 들러주시는 독자분들에게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구정이 다가오니 그리 많이 늦지는 않은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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