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과 게릴라 by 게리 해멀(2008.12)

By | 2008년 12월 24일







꿀벌과 게릴라10점
게리 해멀 지음, 이동현 옮김/세종서적


1시간 강의료가 1억인 사람. 피터드러커, 마이클포터, 톰 피터스 등 쟁쟁한 경영학계의 Guru들을 제치고 WSJ가 선정한 세계 경영 대가 20인 중 1위를 차지한 인물. 혹시 누군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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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해멀(by 조선일보)

정답은 게리 해멀(Gary Hamel)


혹시 들어본 사람이 있다면 대단하다. 사실 1~2년 전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일하는 친구가 게리 해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필자가 경영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누군데???’ .. 라고 대답했었다는;;


핵심 역량(Core Competence)


그를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한번쯤은 ‘핵심 역량(Core Competence)’라는 말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제는 일반 명사가 되어버린, 경영계에서는 너무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용어가 되어버린 이 단어를 만든 사람이, 바라 ‘게리 해멀’이다.


꿀벌과 게릴라? Leading the Revolution?


책 제목을 보면 살짝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영문 제목과 너무 딴판이라 그런게 아닌가 싶은데. 역자의 의도는 꿀벌처럼 일하는 사람이 아닌 게릴라처럼 활동하는 혁명가를 염두에 두고 제목을 정한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너무 의역이 과하지 않았나 싶은데 .. 왠지 꿀벌이라고 하면 어린 시절에 봤던 애니메이션이 먼저 떠올라 책이 가벼워 보인다. (개인적인 느낌이다.)


엔론, 월드컴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썼던 책이기에 잔뜩 기대를 하고 책을 들었다. 하지만, 이내 실망과 함께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이 책에서, 저자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참고한 대표적인 사례가 ‘엔론’과 ‘월드컴’이다. 미국을, 아니 전세계를 떠들썩 하게 만들며 엄청난 사기 행각으로, 부정회계로 결국 파산해버린 역사 속의 기업.


이런 기업을 예로 들고 있는 책을 과연 읽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안들수가 없었다. 하지만, 필자가 책을 잡으면 2가지 원칙은 꼭 지키려고 한다. 하나는 재미가 없고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도 일단 마지막장까지 책장을 넘긴다는 것과 읽기 시작한 책은 단기간에 읽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마지막까지 참고 읽었다.


IBM ..


중간쯤에 본격적인 사례가 나왔다. IBM. 메인프레임 기업이었던 IBM은 이제 컨설팅, 솔루션 기업으로 변해 성장하고 있다. 마치 인텔이 메모리를 버리고 CPU를 선택했듯이, 엄청난 전략적 결단으로 기업이 다시 성장곡선을 그렸다는 점에서 아주 높게 평가받는 일인데..


이와 관련되어 소수의 ‘게릴라’들이 공룡 조직 IBM에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고성장 시장으로 유인해 빠져들게 만드는지에 대한 사례가 책에 등장한다. 이 사례를 읽으면서,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사례들과 후반부에 정말 저자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정리되는 것을 보면서, ‘역시 ..’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Case ..


사실 엔론이나 월드컴은 내부의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기 전까지 아무도 그 사실을 알 수 없었다. 대신 당시 기업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비지니스 모델로 사업을 하고 있었고 ‘공식적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던 것으로 나타났기에, 저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극단적인 기업’의 사례로 충분히 대표성을 가진다고 본듯 싶다.


어쩌면 가볍게 참고만 했으면 괜찮았을텐데 책 중간 중간 등장시키면서 과다하게 활용한탓에 책 전체의 신뢰감에 타격을 주기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좀더 현실감있게 전달시키고 싶었다는 의도정도로만 이해하면 되지 싶다.


검은 백조 (Black Swan)


이 책의 저자도 ‘검은 백조(Black Swan, 블랙스완(The Black Swan) by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2008.12))’을 신봉한다. 콕 찝어서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중간 중간 그런 관점을 내비췬다. 미래를 전망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며, 그나마 시나리오를 그리는 것 조차 기존 체계 유지를 위한 위험 회피 수단일 뿐 그것을 넘어선 ‘극단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극단적인 검은 백조를 기존 비지니스 모델을 우습게 생각하는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 어쩌면 현재 경기장에서 기준이 되는 게임의 룰을 뒤집어 없는 새로운 게임 룰로 정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쨓든 저자는 독자들에게 검은 백조가 되라고, 게릴라가 되라고 주문하고 있다.


For Clever People


이 책 후반부에는 어떻게 구체적으로 조직내에서 게릴라가 될지에 대해 충분히 상세한 지침서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읽어보면 그렇게 충격적인 것은 없다. 단지 너무 정리가 잘되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먹을 뿐이다. 혹시나, 회사내에서 고위층이 이 책을 읽는다면, 별 감흥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조직내에서 그래도 깨어있는 중간 관리자나 그 이하 직급의 사람들이 읽는다면 마음에 용기를 잔뜩 불어넣어 줄테다.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하버드 비지니스리뷰에 실렸던 ‘Leading Clever people’라는 글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게릴라들이 바로 ‘Clever people’들이다. 참고 : Leading Clever People .. (HBR))


반란 시작법


구체적으로 게릴라로써 반란을 시작하는 방법은 ..


1. 관점을 정립하라
2. 선언서를 만들어라(manifesto)
3. 연합을 만들어라
4. 표적을 설정하고 행동을 선택하라
5. 흡수하고 중립시켜라
6. 통역해줄 사람을 찾아라
7. 작게 승리하고 초기에 승리하고 자주 승리하라
8. 고립시키고 침투시키고 통합하라


회사의 틀에 익숙해져버리면 기존 비지니스 모델에서 절대 탈피할 수 없다. 그래서 외부자 관점으로,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며 어디를 가든 먼저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혼자서는 못한다. 그저 1명이라도 충분하니 내 아이디어에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아군이 필요하다. 목표가 설정되면 액션을 해야하는데, 무작정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이고도 효율적으로 일을 벌려야 한다.


특히나, 아무도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는 것이기에 처음부터 너무 크고 원대한 꿈을 단번에 이루려고 하면 중간에 지쳐버린다. 그보다는 뜻은 크게 품었지만 시작은 작고 단순한 것부터 해야한다. 아무리 용기를 가지고 시작했다고 해도,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때까지는 작은 승리가 많이 필요하다.


반란 설계 규칙


시작은그렇게 하는데, 그 반란이 가지는 속성이라고 해야하나? 반란을 떠올릴때 주의사항이 있다.


1. 상식을 벗어난 목표
2. 탄력적인 사업정의
3. 비지니스가 아닌 이유
4. 새로운 목소리
5. 개방된 아이디어 시장
6. 개방된 자본시장
7. 개방된 인재시장
8. 위험도가 낮은 실험
9. 세포단위 조직
10. 개인의 부 축적


어쩌면 위에서 말한 반란 시작법에서 관점을 정립하라는 부분에 대한 조언이지 않나 싶다.


살짝 이야기를 풀어보면, 상식에 벗어난 목표라는 건.. 혹시 들어봤는지 모르겠다. 100M를 8초에 뛰는 법을 생각하라고 하면 다들 보다 나은 체계적인 근육 단련 방법 및 최적의 신체조건 등 참 어렵고도 힘든 해결책들을 떠올리게 될테다.


그러나 100M를 5초에 뛰는 법을 생각하라고 하면, 모든 것이 뒤집힌다. 아무리 사람이 체력적으로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해도, 5초대에 100M를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때 신발에 부스터를 다는 것 같은 기존에 생각할 수 없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된다.


혁신적인 방법들은 이렇게 기존틀을 벗어나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방법에 효율성을 높여서 달성가능한 목표는 혁신의 목표로는 부적합하다는 이야기.


또한 비지니스가 아닌 이유라는 건, 반역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이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고 일을 벌려야 하는 것이기에 단순한 실리 차원에서 뛰어들기에는 큰 부담이 따른다. 그보다는 나 개인 차원이 아닌 ‘대의’를 위한 희생이라는 숭고한 정신을 가지고 뛰어든다면, 실패하더라도 자기합리화 할 수 있는 ‘면죄부’가 주어지게 된다. 그덕에 100% 자신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새로 책 쓰셨다는데 ..


뭐 이 책 하나로 저자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좀 어렵지 싶다. 기대에서 실망으로 그리고 다시 기대로 올라서기는 했는데, 아직은 부족하다. 최근에 새로운 책을 쓰셨다는데 그 책을 구해서 한번 읽어보고 예전에 하버드 비지니스리뷰에 ‘Strategic Intent’라는 글을 남기셨다는데 그것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혹시,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이 2000년에 씌여졌다는 것과 ‘엔론’, ‘월드컴’이 등장하더라도 가상 기업이려니 생각하고 책 전체 내용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지 말고 읽으라고 권해주고 싶다~!

P.S 게리 해멀 관련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들 ..

[Weekly BIZ] ■ 1시간 강연에 1억… 게리 해멀은 누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1/21/2008112100692.html

[Weekly BIZ] ‘혁신 DNA’를 심어라 환부는 깊게 도려내라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1/21/20081121006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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