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머물고 있는 직장 떠나기 D-3 일전. 다른 직장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내가 일복이 많은건지, 아니면 회사가 작어서 그런건지 어쩌면 왠만큼 인수인계 끝내고 이제 짐정리하고 그래야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은데, 난 여전히 회사 프로젝트 하느라 지방으로 출장을 싸돌아다닌다.
더군다나, 오늘은 내 생일. ㅜㅜ 그럼에도 난 대전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그것도 프로젝트 관련 최종 PT라고 마치고 저녁이라고 먹자는데, 생일이라고 기다리는 사람 있다고 나올 수 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 가벼운(?) 저녁 식사였음에도 서울을 도착하는 거의 10시가 되어버렸다.
살짝 마음이 상해 있었는데,, 그런데..
KTX에서 내리는데 살짝 눈발이 날리는게 아닌가? ^_^
아, 이걸 또 이렇게 만회 하시네.. 싶었다.
사실 어제 저녁, 여자친구가 오늘 출장가는 관계로 저녁에 몇시 올지 몰라서, 밤 12시 땡 하자 마자 내가 사는 원룸창가로 예쁜 케익에 촛불을 꽃아들고, 찾아왔었다…
아마 20살때 생일로 기억한다. 처음 사귀고 몇 개월 안되던때였는데, 같은 고향 친구고 사는 집이 가까웠었다. 그래도 당시에는 부모님이 계시다보니 저녁늦게 집밖에 나오는게 어려웠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나왔는지, 밤 12시쯤에 날 불러내서 깜짝 생일 파티를 해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언 10년이 지났나보다. 30살을 목전에 둔 마지막 스물아홉 생일을 또 이렇게 챙겨준다. 그러고보면 여자친구에게 사랑의 빚을 참 많이 진다. 얼핏 옆에서 보면, 날 잡아먹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만큼 강해보이지만 나에게 만큼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인데,, 이런 걸 보면 참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지 싶다.
블로그에, 그것도 X-mas를 목전에 두고 이런 염장 포스팅은 안하고 싶었는데, 때마친 내리는 눈덕에 아니 쓸수가 없었다는.. 욱.. 하더라도 참으시길.
그리고, 오늘 생일 축하해주신 분들께는 블로그를 통해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손가락이 부러진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천적으로 사람들에게 연락하는 것에 둔감한 성격탓에 남이 나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어찌 사는지 알지도 못하고 지낼텐데, 그런 날 버리지(?)않고 끈덕지게 연락해주는 사람들.. 언제나 고마운 마음 가득이지만, 그 마음 일일이 전하지 못하는 것,, 이 글을 통해 전해본다. 이런거 보면 나도 경상도 남자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