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by 앨리스 슈뢰더(2009.11)







스노볼 1 10점
앨리스 슈뢰더 지음, 이경식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 백과사전에 준하는 두께의 책이었음에도 기어코 읽어보겠다고 아침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이 책을 뽑아(?) 들었다. 때아닌 아침운동을 겸해서 말이다. 그리고 한달여만에 다 읽었다. 1권만. 사실 2권은 두께가 그다지 두껍지 않아(?, 1권에 비해서.;;) 별다른 내용이 없을꺼라 생각했다. 하지만, 1권은 아직 1980년대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워렌 버펫


가치투자자의 대명사. 빌 게이츠에 이어 세계 2위 부자. 모 치킨집 할아버지를 떠올리게하는 인자한 인상의 정직하고 선한 기업가, 존경받는 기업가의 대명사. 그린스펀이 전방에서 미국 경제 대통령 역할을 했다면, 버펫은 직접 나서지 않고 다스리는 장막속 대통령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은 그 워렌 버펫의 좀더 세세한 삶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은 어땧는지, 실제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이런 저런 일들이 일어났던 당시 상황은 어떠했는지, 버펫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전에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많은 새로운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혹여나 아직 이 책을 읽지않고 다른 스토리들을 통해 버펫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착각’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나름 워렌 버펫을 알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아는 것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돈벌레


이 책을 쓴 저자와 버펫은 제법 돈독한 사이였다고 한다. 그랬으니 자기 자서전을 부탁했겠지. 그러나 책을 쓰고 난 뒤로 두 사람 사이가 소원해졌단다. 책을 읽어보면 충분히 이해할만한 상황이다.


책에도 등장하지만 버펫은 남들에게 나쁜 사람으로 비치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한다. 또한 사람들의 평판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평상시 아는 버펫에 대한 이미지는 이런 성격이 만들어낸 허상이지 않나 싶다. 다 틀린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확한 것도 아니니..) 그런 그를 ‘돈벌레’, ‘돈 버는 것이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으로 표현했으니.. 소송 안당한게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랬다. 어린 시절 ‘1000달러를 버는 100가지 방법’인가? 하는 책을 보고 감격해는 모습이나, 대학교에 들어갈때 이미 남부럽지 않을만큼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 아내가 돈 쓰는 것에 대해서 사랑하는 마음에 막지는 못했지만 그 돈이 향후 얼마나 큰 돈이 될 수 있는 ‘자본’인지에 대해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는 것 등 돈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했다.


그렇다고 남들에게 보여주려고, 뭔가 누리기 위해서 돈을 벌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가진 재산은 전부 주식이었고 매번 투자할 자금이 모자라 했던 모습에서 버펫이 얼마나 돈 버는 것을 좋아하고 즐겼는지 알 수 있다. 그저 돈 버는 것 자체에서 희열을 느꼈던 사람이었다.


사업가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재능, 관심이 있게 마련인데 버펫은 ‘돈벌이’ 놀이에 관심이 많았고 재능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워렌 버펫이 주식투자해서 대박이 난 것으로 착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버펫이 가졌던 ‘돈벌이’ 재능을 한 쪽 면에서만 보고 내린 성급한 판단이다. 오히려 그는 고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님이나 기타 한 시대를 풍비했던 사업가들과 비교하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아는지 모르지만, 버펫은 11살때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어린시절부터 자기만의 사업을 영위해왔다. 도매(?)로 껌을 한통사서 소매로 하나씩 나눠 팔아서 돈을 벌었는가 하면 일개 신문 배달부로 시작해서 대학교 들어갈때쯤에는 자기밑에 수십명의 배달부를 둔 신문배달업을 하기도 했다. (그가 사업을 생각하는 극진한 마음은 사춘기 시절 탈선에 길에 빠졌던 버펫을 협박했던 아버지 하워드의 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때 했던 협박은 ‘내일부터 신문배달 못하게 한다’는 것.;;)


그뿐인가? 골프장에서 골프공을 줍는 것을 시작으로 한 업자에게 중고 골프공을 공급받아 파는 일도 했었고, 장의차를 사서 렌트하는 사업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이발소에 핀볼기계를 설치해서 돈을 벌기도 했다. 이 모든 사업을 20살이 되기전에 했었다는 것, 그리고 이 사업을 통해서 현재 가치로는 억단위가 넘을만큼 돈을 벌었다는 사실.


투자가


게임이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사람도 있고 안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시뮬레이션이라는 것, 미리 간접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의 학습효과를 확신하는 편이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중 ‘캐피탈리즘’이라는 녀석이 있다.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잘 만들어진 게임인데, 말 그대로 나에게 주어진 초기 창업자금을 바탕으로 사업을 일으켜서 성공하는게 목적인 게임이다.


이 게임을 해보면, 처음 시작할때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같은 유통업에서 시작을 하든, 농장을 지어서 농사나 낙농업을 시작하든, 작은 공장을 지어서 제조업을 시작하든, 부동산을 매입해서 임대업을 하든, 결국 돈이 일정수준이상을 넘어서면 돈을 추가로 벌 수 있는 곳은 ‘자본시장’ 밖에 없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사업을 하는 동안 ‘자본배분’이 가지는 중요함 등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게임이다.


워렌 버펫은 게임이 아니라 실제 현장 경험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배웠다. 매번 새로운 회사를 창업하는 것보다 분별/판단 능력이 된다면 사업이 잘될 회사의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돈벌이’ 놀이를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 단순히 우리가 쉽게 말하는 주식투자 개념으로 이 종목사서 몇 % 수익 올리고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서 또 몇 % 올린다는 접근이 아니라, 사업가로써 이 회사 지분을 인수해서 이익을 취하다가 기회가 되면 아예 최대주주 수준까지 지분을 인수해버린다. 그리고 이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활용해서 또 괜찮아보이는 회사 지분을 인수하고 뭐 이런식이다.


어떻게 보면 주식투자보다는 기업 M&A를 통한 사업 확장이라는게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이런 사실은 버펫과 멍거가 증권거래위원회 조사 당시 제출했던 지분 관계 도표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치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복잡한 지분관계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스노볼 ..


투자에 대한 가르침을 기대했다기보다 내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쳤던 한 인물의 알려지지 않은 삶은 궁금했었다. 스스로 밝히지 않았기에 매번 추측과 온갖 소문이 난무하다보니 마치 신화속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았기에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정말 그런 인물일까?


1권을 덮으면서, 구름속에 있었던 워렌버펫이 한 스테이크집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은 옆집 아저씨로 변했다. 병적으로 돈 버는 일에 매달리는 이 사람이 조금은 안쓰러워보이기도 한다. 또, 자기가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린 나이에 발견했고 자기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문득 나를 돌아보게 된다. 버펫의 행보를 보면서 감탄했고, 조금이라도 닮아보고 싶어하는 사람으로써 내가 이 사람의 삶처럼 살게된다면 난 어떻게 할까?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탁월함(Excellence)의 추구는 참 짜릿해보이지만 평생을 함께하기로 한 동반자와의 관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가족들을 보자면 과연 그 삶을 살고 싶을지…

결혼, 그리고 워렌버펫 ..

2009년 11월.. 결혼식을 끝내고 신혼여행을 다녀온지도 거의 한달이 되어간다. 솔로로 혼자 살던때와 달리 누군가와 함께산다는건 주변을 새롭게 재정의하는 일을 필요로 한다. 시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인듯 싶다. 이전에는 블로깅 하고 싶을때 블로그에 글을 올렸지만, 이제는 함께하는 시간을 생각해야하니.. 알뜰하게 시간을 관리하지 않으면 글 쓰는 것도 쉽지 않다.

게다가 지난 한달간 읽어야 할 책들을 10여권이 쌓여갔지만 정작, 한 권의 책, 아니 한 사람에게 사로잡혀 다른 책들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했다. 워렌 버펫. 투자의 세계에 발을 내딛은 사람이라면 한번 이상은 접해보았을, 이 거인의 삶을 훔쳐보느라 근 한달을 다 소비했다. 그덕에 회사 책상에도, 집의 책꽂이에도 책이 가득하다. 이렇게까지 쌓아두지는 않는데..;;

회사에서도 새롭게 서재를 꾸미면서 매혹적인 책들이 날 유혹하고 있다. 제법 유명한 책들이었지만 아쉽게 절판되었든 책들이, 외부로 판매되는건 아니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책들이 보란듯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회사일도 해야하고, 결혼 생활도 잘 기초를 다져야하고, 개인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일들도 잘 준비해야한다.

마음이 무겁지만 조급하지는 않다. 대학교를 졸업할때는 나이 30이 되면 세상 일에서 은퇴해야만 할 것 같았는데, 막상 이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난 여기 있다. 오히려 지금이 시작하는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2009년도 끝자락을 향해 달려가는 11월 어느 주일날 저녁,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보며…

한국, 밖으로 뛰어야 산다 by 조환익 (2009.10)







한국, 밖으로 뛰어야 산다10점
조환익 지음/청림출판


누군가의 험담을 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남을 칭찬하는 것은 그리 녹녹치 않은 일이다. 특히, 우리 경제를 두고 좋은 이야기 하기는 여간해서는 못할일이다. 다들 어렵다는 이야기, 경기가 나쁘다는 이야기만하지 좋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감히 우리 경제가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 책, 참 유달라 보였다.


굳이 삐딱하게 보자면, KOTRA도 엄연히 정부관련 기관에 속하니.. 관료로써 그럴수도 있지 않겠냐고 볼 수 도 있다. 하지만, 은근히 책을 읽다보면 젊은 사람들의 심장을 뛰게하는 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우리 경제?


책을 처음 넘길때는 반감이 많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요즘 우리 기업들 실적이 사상최대라고 떠들고 경제지표가 기대 이상이라는 말들을 많이하는데 그런 결과는 겉으로 보이는 것 뿐만아니라 좀더 깊이있게 살펴봐야한다. 이런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유래없는 실적을 기록한 것은 환율 효과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특히, 전세계인들이 가격에 민감해진 시점에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건 상당한 이점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서 몇몇 경쟁사들이 알아서 망해주고, 시장에서 퇴출되어주는 바람에 경쟁이 좀 줄어든 것도 사실이고..


기업 내부적으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서 이런 유래없는 실적을 올렸다기보다 다분히 외부에서 많이 도와준 결과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물론 우리 기업들 중 IMF이후 꾸준히 기술력을 쌓고 위기에 대비해온 건실한 기업들도 많다. 하지만 그걸 국가 전체로 끌어가는 것은 그다지 자연스럽지 못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긍정의 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덮으면서, 저자가 던지는 메세지에 나도 모르게 심장이 살짝 쿵쾅거린 것은 ‘긍정의 힘’이 아닐까? 어느 TV CF에서도 나왔었지만 우리 국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저력있는 사람들이다. 다들 우리나라가 이래서야 되겠냐고 하지만 세계를 둘러보면 이렇게 교육잘받은 인재가 흘러넘치는 나라가 없다. 책에도 나왔지만, 한 김치 수출업체가 해외에서 현지 바이어를 만나기 전에 샘플 김치가 익어버릴 것을 우려해 현지 KOTRA 직원에서 김치 보관을 맡겼는데 다음날 김치만 가지고 온게 아니라 김치가 들어있는 냉장고를 통째로 가져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협상 잘하시라는 이야기를 하고 사라지는 이런 민족이 어디있겠는가?


모든 것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이게, 시계 톱니바퀴 돌아가듯 움직이는게 세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우리의 인지 한계를 벗어난 그 무언가가 세상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경제학에서도 계량적인 걸로 아무리 설명하려해도 불가능한게 있다. 그래서 ‘야성적 충동’이라는 말이 학계에서 쓰이고 있는거다. 사람들이 가지는 마음 속의 자신감, 그것이 전체 경제 사이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건데, 그런 입장에서 저자의 이야기는 머리로 따지기보다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Boys be ambitious


아마 저자가 이 나라 젊은이들에게 던지고 싶은 한마디가 아닌가 싶다.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지고 밖으로 뛰어라. 충분한 가능성을 가진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도전하라.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그뿐..

퍼플오션전략 by 인현진(2009.10)







퍼플오션전략4점
인현진 지음/아름다운사람들

블루오션, 레드오션, 이제는 퍼플오션? 블루와 레드를 섞은게 퍼플이니, 앞에 두가지 개념을 섞었다는건가? 성시경 팬크럽이 퍼플오션이라던데;; 안타깝게도 책을 덮으면서도 퍼플오션에 대해서 정확한 개념을 잡기 어려웠다.


재창조? 원소스멀티유즈


어차피 이 책은 퍼플오션에 대한 사례집에 가까움으로 퍼플오션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한게 아닌가 싶다. 여기저기 검색 결과 퍼플오션에 대한 정의는 “일상의 평범한 문제와 현상을 낯설게 보고 재정의하는 과정을 통해 재창조를 만들어내는 것”이란다.


명확한 의미전달이 어려워 좀 설명들을 봤더니 ‘원소스멀티유즈’가 퍼플오션이란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컨텐츠를 다른 분야에도 차용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는게 핵심이라는데.. 뭔가 좀 뒤죽박죽인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례집


이 책에서는 총 9개 기업이 등장한다. 일반에게 많이 알려진 구글, 루이비통, 맨유를 비롯해 좀 낫선 래플스 메디컬 그룹이나 움프쿠아 은행 같은 기업들도 있다. 경영학이라는게 원래 학문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 현실에 활용하기 위한 실용학문이다보니 이런 사례집이 왠만한 이론서보다 더 나은 경우가 많다.


부담없이 쭉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내용도 많지 않고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단지 책장을 넘기면서 안타까웠던, 그리고 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던 점은 구글에 대한 잘못된 언급들. PageRank를 PageLink로 표현했다든지, Gmail을 Hotmail로 써놓은 부분은 저자가 해당 기업에 대한 큰 그림을 파악했지만 세부적으로 어떤 기업인지는 잘 모르는게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게했다..



이금룡의 고수는 확신으로 승부한다 by 이금룡(2009.10)







이금룡의 고수는 확신으로 승부한다10점
이금룡 지음/물푸레(창현)

1999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하루 100명이던가? 아무튼 여러명에게 10만원 상품권을 살포하던 이벤트가 있었다. 신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였는데, 자기가 가입하면 한장, 그리고 주변 지인들을 소개해서 추천인 등록이 되면 또 한 장의 추첨권을 주고 당첨되면 10만원의 상품권을 받았다. 의외로 당첨률이 높아서 필자도 한장 받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면 정말 탁월한 마케팅이 아닐 수 없었다.

탁월한 옥션 전략 ..

옥션은 중고 상품을 거래하는 쇼핑몰로 국내에서 그닥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 블루오션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당연히 판매자도 없고, 구매자도 없는 상황. 어떻게든 시장을 키워야 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광고를 하기보다 해당 쇼핑몰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을 구매자들에게 대량 살포한 옥션. 상품권을 받아든 사람들로써는 현금화 할 길도없으니 거기서 물건을 살 수 밖에 없었다. 사려는 사람들이 돈을 들고 기다리는데, 판매자들이 그냥 보고 지나칠리가 없다.

당시 필자가 샀던 상품들은 지금 생각해보면 살만한 것들이 아니었다. 경품으로 따라오던 시디 몇장에 오래된 책 몇권을 샀었는데, 그냥 내 돈 주고 사라고했으면 못샀을 제품들을 써야하는 돈으로 막 샀던 것 같다. 이렇게 사람들이 물건을 사주니 판매자들이 몰려들고, 물건이 늘어나니 사려는 사람들이 다시 늘어나는 네트워크 효과를 불러왔다. TV 광고비보다 적은 비용을 아주 효율적이고도 알차게 잘 활용한 케이스였다.

고수 CEO, 이금룡

이번에 읽은 이 책의 저자가 바로 이 옥션을 이끌던 이금룡 사장님이셨다. 삼성물산에서 TESCO, 홈플러스와 삼성몰을 맡으셨고, 옥션으로 이적, 그리고 이니시스에서 넷피아, 이제는 코글로닷컴의 회장까지 온/오프라인 유통 분야에서 굵직굵직한 일들을 하셨던 베테랑 CEO.

나이에 걸맞지 않는 파격적이 행보가 인상적인 분이다. 비록 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이니시스에서 ‘온캣’을 오픈했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전자 결제 시스템 회사가 쇼핑몰이라니. 뭔가 맞지 않는듯 하면서도 옥션과 G마켓을 인수한 이베이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페이팔이라는 점을 감안해보면 이니시스와 오픈마켓플레이스는 시너지효과가 엄청날 수 있다는 점을 쉽게 유추해볼 수 있는데, 작은 회사에서 시도하기에는 버거운 도전이었음에도 무섭게 일을 추진하신 것 같았다.

그런 경험들을 모아서 총 9 가지 CEO가 기억해야할 중요한 요점을 책으로 정리했다. 쉽게 쓰여진탓에 금방 읽을 수 있지만 가벼이 넘길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불황이 닥쳐왔을때 생존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구조조정이나 비용절감을 외치며 생존에만 집중하는 회사는 되려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언급이라든지, 기업 비전에 대한 중요성, 리더는 곧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역할이라는 언급 등 실제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번 벽에 붙여놓고 참고해야하는 내용들이 아닌가 싶다.

뉴스는 공짜만 / e북도 구글천하 / 다니엘 핑크 강의

1. 공짜 뉴스만 찾아요.. (http://www.businessinsider.com/chart-of-the-day-people-wont-pay-for-news-online-2009-9?utm_source=Triggermail&utm_medium=email&utm_campaign=SAI%20Chart%209%2F25%2F09)

혹시나 내가 쓰던 공짜 뉴스 사이트에서 앞으로는 돈 내야 뉴스를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한다면? 사람들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다른 뉴스 사이트를 찾아나설테다. 실제 설문조사 결과도 그렇게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언론들이 더이상 공짜가 아닌 유료 기반의 뉴스를 해보겠다 그랬던 거 같은데.. 상식을 넘어서는건가?

2. e북도 구글천하? = 당연하지.. (http://it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443556&g_menu=020600)

일전에 썼던, ‘우화로 알아보는 수익모델 : 버팔로 스토리 ..‘ 처럼 e북 시장도 결국 구글이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기사. 아마존에서 킨들을 들고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e북 시대가 막을 열었다. 국내에서도 여기저기서 난리도 아니던데, 거기서 다양한 기기들이 개발되고 어마어마한 회사들이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결국 돈을 버는 것은 e북의 핵심 기술인 e-ink 개발 업체 (아니면 대체 기술로 언급되는 e-paper?)랑 컨텐츠 보유량이 압도적인 업체가 시장을 다 먹는거다. 지금은 아마존이 일등이지만,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컨텐츠 확보가 시장의 승패를 가를텐데,, 누가 이기려나?

3. 다니엘 핑크 TED 강의 .. (http://www.ted.com/talks/dan_pink_on_motivation.html)

하이컨셉(http://health20.kr/)님 블로그 들렀다가 다니엘 핑크의 강의가 TED에 올라왔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TED는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줄임말로 이 분야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나누자는 차원에서 시작된 비영리 단체? 운동?이다. TED 웹사이트 (http://www.ted.com/)에 가면 어마어마한 강의들을 볼 수 있다. 이 사이트는 담에 제대로 한번 리뷰하기로 하고..;;

다니엘 핑크는 1인 기업(프리에이전트)의 시대를 전망했고, 하이컨셉 & 하이터치라는 감성 중심의 트랜드를 전망하기도 한 미래학자? 경영학자? 뭐 여하튼 그런 사람이다. (새로운 미래가 온다 by 다니엘 핑크(2009.03))


복리형 저축보험, 과연 ..

왠만해서는 전화나 문자로 오는 금융상품 소개는 무시하는 편인데, 비과세에 금융권 최고 금리 복리 상품이라는 이야기에 귀가 팔랑 거렸다. 복리라는게 크지 않은 금리 차이에도 나중에 엄청난 결과 차이를 보이는 녀석이라, 완전 혹해서 열심히 상담을 받았다. 그러나,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복리형 저축보험

필자가 소개받았던 상품은, 대략 5%가 넘는 금리에 비과세라고 했다. 나중에 연금으로 생각하고 넣어도 좋을꺼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원체 의심이 많은지라 이것 저것 좀 꼬치꼬치 캐물어보고 직접 계산도 해봤다. 확인차 상담원과 통화를 하면서 필자가 계산한 금액이 맞냐고 물었더니, 어랏? 차이가 제법 난다. 계산 실수인가 하여 다시 계산해봤지만 내 계산이 맞는데.. 다시 물어봤다. 뭐냐고. 그에 대한 상담원의 설명을 듣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보험에는 사업비라는 것이 있다. 보험 구조상 FP들이 보험을 판매하고 나면 그에 대한 수당이 지급되는데, 만약 중간에 가입자가 해약을 해버리면 이 수당이 회사에게는 ‘억울한 손실’이 되고 마는탓에 이걸 가입자의 보험금에서 비용으로 처리해서 가져간다. 그 외에 부수적인 것 까지 포함해서 ‘사업비’라는 명목으로 비용을 가져가는데, 이런 저런 질문 가운데 나온 상담원의 답변으로는 대략 3년 정도(더 길수도 있는 것 같았다) 지나야 사업비용 나간거 회복하고 그제서야 원금에서 복리로 수익이 쌓이기 시작한단다.

Snow Ball

혹, 읽어봤는지 모르겠다. 워렌 버펫의 자서전으로 알려진 ‘SnowBall’이라는 책. 필자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워렌 버펫을 조금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제목을 보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을테다. 눈덩이를 뜻하는 Snow Ball은 워렌 버펫이 주장하는 장기투자의 핵심인 복리 효과를 설명하는 도구다.

언덕에서 눈덩이를 굴릴때, 눈덩이가 최대한 커지게 하는 방법은 최대한 길고 완만한 경사의 언덕을 찾아서 그 꼭대기에서부터 작은 눈덩이를 굴리면 된다. (물론 시작부터 산만한 눈덩이를 만들 수 있다면 굳이 언덕이 길 필요는 없다) 워렌 버펫이 처음 주식을 알았던 11살 이전의 삶은 헛살았다고 표현할만큼 그는 눈덩이를 일찍 굴리는 것에 집착했다. 복리 마술 때문이었다. 복리라는게 처음에는 별거 아니지만 나중에는 1~2년에 수익률이 몇 십, 몇 백, 몇 천 퍼센트 차이가 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위 복리 상품을 직접 계산을 해보면, 매년 1,000만원씩 20년동안 5% 복리로 투자를 하게되면 20년뒤에 받게되는 금액은 원금 2억을 포함한 3억 4,720만원 정도이다. 하지만, 초기 3년 동안 아무 이자없이 원금 1,000만원만 들어가고 4년차부터 5%의 이자가 복리로 붙어가는 걸로 계산을 해보면 최종 원리금은 3억 15만원 정도. 그런데, 그냥 20년동안 단리로 1,000만원씩 투자해도 최종 원리금 3억 50만원을 받을 수 있으니 .. 왜 굳이 20년 복리 저축형 상품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과세 부분에서 우위에 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그런 부분은 좀 건전한 저축은행의 예금 상품을 통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갈수록 세상이 복잡해진다. 자세히 모르면, 잘 따져보지 않으면 어느 순간 혹~ 해서 그럴싸한 이야기에 넘어갈지 모른다. 더 많은 걸 아는 것도 좋지만, 내가 정확히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알고 구분해 둘 필요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과연, 구글은 한국에서 마이너인가?

순수한 질문이다. 스스로에게 또는 한 IT 하시는 분들에게 여쭤보고 싶다. 과연, 구글은 한국에서 마이너인가? 전세계 구글의 시장 점유율을 펼쳐놓고 보면 가관이다. 유럽쪽은 9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5%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구글이 진출한 나라 중 꼴찌가 아닌가 싶다. 뭐 국내에서 발표되는 자료를 봐도 네이버 독주인 국내에서 구글은 매번 밑에서 고생하는 ‘외국 친구’일 뿐이다.

그런데, 문득 구글을 요리조리 살피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구글 차이나를 보면 실제 검색 트래픽 기준의 시장 점유율보다 매출 시장 점유율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 바꿔 말하자면, 들어오는 사람은 적지만 그걸 매출로 연결시키는 재주가 뛰어났든 아니면 광고 단가가 비싸든, 그것도 아니면 또 다른 ‘돈 주머니’를 차고 있다는 것.

곰곰히 생각해보면, 구글은 구글 검색을 통해 발생한 광고 수익 말고 소위 구글 네트워크 웹사이트들을 통한 수익이 또 있다. 국내만해도 왠만한 블로그에는 죄다 구글 애드센스 붙어있고, 다음에도 구글 애드센스가 붙는다. 일부 언론사는 물론이고.. 구글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구글은 열심히 수익을 만들어 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의 검색 트래픽만 놓고 한국에서 구글이 마이너라고 말하는게 맞을까 싶다. 어쩌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시장 점유율의 몇배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안타깝게도 구글이 한국에 법인을 세운가 이니라서, 근거가 될만한 자료하나 구할 수 없는게 안타깝기는 하지만..

어쨓든, 구글을 단순히 구글.co.kr 트래픽만으로 평가내리는건 아닌듯 싶다.

P.S. 중국도 이야기를 들어보니 중국 트래픽으로 잡히는건 구글.cn 으로 접속한거고 구글.com으로 접속한건 제외되었다는 소문이 있다. 과연 구글의 진정한 모습은 얼마나 클까?

이명헌의 경영스쿨 / 골프 6세대 / 휴대폰 인터넷전화 / 생체전지 / HBR oct 09

1. 이명헌의 경영스쿨 (http://www.emh.co.kr/index.pl)

고급의 컨텐츠를 회사가 아닌 개인이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대표적인 예가 아닌가 싶다. 애플 맥이나 프로그래밍 언어 Perl, 또는 구글은 물론 왠만한 MBA 저리가라 할 정도의 경제/경영 컨텐츠로 무장된 곳이다. 기억에 남는 건 버핏의 투자 방식에 대한 글과 구글 페이지랭크에 대한 글. 정말 대박이었다.

2. 골프 6세대, 오~ 탐나도다.. (http://www.kimsujung.com/657)

세상에 이런 차가 있었단 말인가? 사람들이 왜 그렇게 골프를 외쳐대는지 잘 몰랐었다. 하지만 6세대 골프를 보자니 그럴만하다는 판단. 일단, 눈으로 보기전에는 못 믿었다. 자동 평형 주차라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말이 안된다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핸들이 자동으로 돌아가면서 차가 주차된다? 게다가 연비를 봤던가? 17km/L 수준이다. 차값이 좀 비싼게 흠이지만, 클린엔진 적용인지 배기가스 배출량도 적고 .. 차량 소음 줄이는 무슨 코팅도 했다던데 디젤 차량이 승차감까지 좋으면.. 오~ 탐나도다..

3. 휴대폰, 니들 이제 끝났어.. (http://redhawkblog.tistory.com/469)

예전에 글에 썼던 이야기(휴대폰도 인터넷 전화 시대?). 실제로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스마트폰에 대해 사람들은 무시했지만, 그 여파는 휴대폰 업체 전체의 지각 변동을 불러올 것이다. 휴대폰 요금 책정하는 방식이 바뀔 것이고(요즘 선전하는 인터넷 전화기를 보라. 같은 통신사 가입자끼리 통화료는 무료다~), 전화번호도 바뀐다. 지금처럼 숫자 기준이 아니라 이메일 또는 아이디가 식별자가 될터다. skype 통화는 가입자 아이디로 한다. 그 외에도 엄청난 변화들이 기다리고 있다. ㅋㅋ
 
4. 생체전지 .. Matrix .. (http://scentkisti.tistory.com/entry/%EB%B0%A9%EC%A0%84%EB%90%98%EC%A7%80-%EC%95%8A%EB%8A%94-%EC%83%9D%EC%B2%B4%EB%B0%B0%ED%84%B0%EB%A6%AC-%EB%82%A9%EC%8B%9C%EC%98%A4)

옛날 나치가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벌이던 실험 중 사람의 몸에서 인을 추출해 비누나 초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거기서 좀더 발전해서 이제 조만간 사람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가 될 것 같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처럼. 사람 몸속의 포도당을 효소로 산화시키면서 발전을 하는 나노 발전소가 한창 개발중에 있단다. 물론 심장에 충격을 줘서 박동을 돕는 기기같은 경우 생체전지가 생기면 여러모로 유용해질테다. 하지만,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이제 사람을 ‘인간’이 아닌 ‘건전지’로 바라보는 집단이 등장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정말 말세가 다가오나보다..

5. HBR Oct 09 (http://blogs.harvardbusiness.org/hbr/hbreditors/2009/09/hbr_issue_highlights_october_2.html)

하버드비지니스리뷰 10월호 예고편(?). 이번엔 주제가 Risk 인가보다.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구글러의 편지 by 김태원(2009.09)


다니는 회사 근처 구 도서관에서 이 지역 주민이 아니라도 책을 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명함만 있으면, 한번에 2권은 빌려준다는. 특히, 직장인들을 위해 밤 10시까지 도서관을 운영한다고 했다. 도서관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도서관에 비치된 책을 넘겨받아 빌려볼 수 도 있고, 여러모로 쓸모가 많을 것 같아 잠시 들렀다. 그리고 몇 칸 안되는 서고(장서)에 들러 책들을 훝어보던 중, 낡은(?) 책 한권이 눈에 뛰었다.

젊은 구글러 ..

책이 상당히 낡아 보여서, 오랜 된 책인줄 알았다. 평상시 좋아핬던 기업, ‘구글’ 이라는 단어가 보여서 책을 뽑았는데 많이 들어보았던 책이었다. 국내에서 정직원으로 학부생을 잘 안 뽑는다는 구글에 단박에 입사한 사람으로 많이 알려졌고, 인재 관련된 다큐멘터리는 물론 강연에도 자주 등장하는 ‘김태원’씨의 책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빌려다 읽었길래, 2007년 6월 출간인 책이 10년은 더된걸로 보이니..

주말에 쉬는 동안 읽을 생각을 책을 뽑아 들었다. 일단 저자 약력이 첫장 왼편에 보이는데..
제길.. 동갑이다. ㅠㅠ 1년 재수한 00학번이라고.. 역시, 여기저기 고수들 천지다.

경험

책장은 생각대로 역시 쉽게 쉽게 넘어갔다. 마케팅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책이 다 그렇듯이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아니면 워낙 뛰어난 스토리텔러라서 그럴지도 모르고. 주된 내용은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한 회고로 이뤄져있다. 대학교부터 구글입사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군더더기 없는 말투, 그러나 힘이 넘치는 목소리로 읊어주고 있다.

혹자들은 수차례 공모전에 입상한 저자의 노하우를 엿보려고 이 책을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에 관한 이야기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은 ‘경험’이었다. 신문 기자 경험이라든지, 기업 인턴 경험, 입사 지원 경험 등 끊임없이 쏟아지는 경험들 말이다. 특히, 책 후반부에 나타난 필자의 유년기 및 청소년 시절 경험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시골 마을 꼬마에서 한국 상위 x%들의 청담동 청소년으로 버라이어티한 삶을 경험했던 저자. 그랬다. .

같은 일을 하더라도 목적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얻는 것은 다르다. 어떤 목적이냐에 따라서도 다르고. 이 책의 저자는 자신 꿈의 선명한 한장의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 같은 토크쇼 진행자가 되고 싶은데 이걸 위해서 수많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 그걸 위해서 기자 생활을 하면서 세상을 경험하고 공모전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접했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부터 노점상은 물론 사회 부요층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경험을 쌓았다. 아, SES 유진과,  지금으로 따지면 소녀시대나 2NE1 멤버와 캠퍼스에서 점심을 먹었던 경험도 있다.

이런 경험들 속에서 저자는 사람들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 그 호기심을 채워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취업을 위해 치열하게 스펙을 준히바는 모습이 아니라, 그런건 하다보니 부차적으로 따라온 것일 뿐이었다.

(혹,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않은, 이제 준비중은 젊은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누구이며 왜/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보기 바란다. 그저 좋은 회사, 연봉 많은 회사, 많이 알려진, 남들에게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 현재 생활의 목표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열정
 
또한 저자는 열정으로 똘똘뭉친 사람이었다. 젊음의 상징이라는 열정. 대다수 젊은이들이 이 열정을 스펙 쌓기에 투자하는 반면, 저자는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위해 아낌없이 ‘열정’을 쏟아부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경험들도 있지만, 그냥 무시하거나 지나쳐도 될만한 경험들을 나서서 한 경우도 있었을테다. 유년시절, 해질무렵 동네를 돌아다니며 거동이 불펴하신 어르신들의 심부름을 대신해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겉으로 극성스럽게 들어나는 열정이 아니라, 옆에 있다보면 자연스럽게 전염되는 그런 열정을 가진 저자가 마냥 부러웠다.  

스토리텔링

주변에서 어떤 직업에 종사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하고 어떤 스펙을 갖춰야 하냐는 질문을 간간히 받곤 한다. 거기에 대한 나의 대답은 간단하다. ‘모든 경험은 유익하다. 끊임없이 경험하고 배우라.’라고 말이다. 저자가 맥킨지에 지원했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 부분에서 경영컨설팅 회사에 지원하려면 마치 경영학에 정통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되려 사회학을 전공하고도 입사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처럼, 무엇이 되려면 반드시 뭔가를 갖춰야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고작, 변호사가 되기위해 사법고시를 봐야하고 의사가 되려면 의사고시를 봐야하는 그런 면허가 필요한게 아니라면 모든 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 마음만 먹으면 세상 만사 모든 일들을 다 연관시켜 이야기할 수 있다. 결국 자신의 경험 속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만 있다면 되는 것이다. 뭔가 있어보이고 남들에게 설명하기 쉬운 경험들보다 설명하기 복잡하고 어렵고 왠지 나에게 마이너스가 될 것 같은 그런 경험들이 되려 엄청나게 큰 플러스가 될 수 있는 법이다.

예를들어, 필자같은 경우 학점이 그닥 좋지 않은 편이다. 그랬다. 학교 다닐때, 시험공부를 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하기 싫은 과목은 내일 시험이 있지만 저녁 8 시에 자버리는, 소위 선배들이 말하는 ‘무서운, 겁없는 후배’였다. 하지만 어디서도 이런 학점 때문에 손해본적은 없었다. 왜냐면, 그런 학점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자랑스런 이유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공부를 싫어해서, 배우는게 싫어서 그랬던 것도 아니고 (그건 꾸준히 읽어왔던 독서 습관으로 커버할 수 있고..) 호기심이 많았던 탓에 겁도없이 민법총칙이니, 운영체제이론, 물리학 같은 전공(지역학/경영학 전공)과 무관한 남에 전공들을 뺏어 들었다. 그래서 나에게 이런 부분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기도 하고 예상치 않았던 적성을 발견하기도  하는 동안 학점은 무시했다. 그리고 지금 이런 저런 것들을 배워서 이렇게까지 왔다는 장황한 대하스토리를 읊다보면 그런 내 선택을 공감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세상의 모든 경험은 유익하다. 그 경험속에서 내가 뭔가를 배웠다면 말이다. 물론 누구나 경험 속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지만, 정작 그 가치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그 차이는 이런 ‘스토리텔링’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고..

아는 척?

싸이월드나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를 애용(?)하다보면 종종 착각에 빠지곤 한다. 나와 직접적으로 아무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 두 다리 건너 미니홈피나 개인 블로그를 알게되고 자주 들르다보면 마치 나와 아주 오랜동안 알고 지내던 친구로 착각하는 것 말이다.

저자가 TV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이후, 한 두번 마주칠 기회가 있었다. 얼굴만 봤던터라 그냥 지나쳤지만, 이제 그의 젊은 시절 한 켠을 옆에서 지켜보았으니 다음 번 마주칠때는 나도 모르게 인사를 하고 말을 건낼지도 모르겠다. 마치 저자가 SES 유진에게 처음 말을 걸었던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