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 이야기 중국사 by 조관희







한 권으로 정리한 이야기 중국사8점
조관희 지음/청아출판사

중국사를 거시적으로 한번 정리하고 싶었다. 어린 시절부터 만화로 된 세계사 책부터 제법 이런 저런 역사책을 읽었다고 자부하지만, 역시나 시험볼때 조금 도움되었던 것 이후로는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못하였던 것 같다. 아니 내 머리 어딘가에 저장이 되어있을텐데 아직 눈에 보이는 곳으로 나오지 못한 것 같다.

은 – 주 – 춘추전국 – 진 – 한 – 위진남북조 – 수 – 당 – 송 – 원 – 명 – 청 – 중화인민공화국

약 3천년 정도로 이야기되는 중국의 역사 속에 등장했던 나라 이름들이다. 많이 들어본 이야기들도 있었고, 생소하던 이야기들도 많았었는데.. 어쨓든 전반적으로 한번 읽었으니깐, 거시적인 시각에서 쓴 책 한 두권 더 보고 근대의 중국을 좀 살펴봐야겠다.

아,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는 현상을 보았다. 과거 중국을 지배했던 나라들은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시작했다. 이전 국가의 정치,사회,경제 시스템이 가졌던 맹점들을 보안하는 것을 중심으로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곤 했었는데, 그 새로운 체제 또한 어김없이 문제를 만들어내곤 했다. 결국 돌고 돌아 역사 속에 등장했던 제도들이 반복되기도 했었는데, 사람이 하는 일 치고 완벽한 일이 없다는 생각과 모든 상황에 정답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적어도 각 나라의 시스템들은 처음에는 그 상황에 잘 들어맞았지만, 상황이 변하면서 그 효력이 반감했었다. 이걸 보면서 기본 원칙, 기준, 가치관은 가지되 그에 대한 적용은 언제나 열린마음으로 운용해야한다는 교휸을 얻게 되는 것 같다.

자, 가자, 다음책으로~

2006.05. 10년 후, 세계 by 공병호








공병호의 10년 후, 세계
10점
공병호 지음/해냄(네오북)

젊은이들의 패기와 열정이라고 했던가? 좋게 이야기하면 그렇지만,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뭣도 모르기에 가능한 무모함이 아닐까 싶다.

공병호씨의 책을 보면 볼수록 한숨소리가 깊어져만 간다. 도대체 무엇하나 내가 더 나아보일만한게 없는데서 오는 막막함.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대부분을 이 분이 먼저 하셨다. 그것도 보다 넓은 관점에서. 아직 내가 신경쓰지도 못한 분야까지 언급하시면서 할 이야기를 다하셨다. 물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야 좀 다른 관점때문에 할 이야기가 생기겠지만, 큰 줄기만 놓고보면 확실히 내가 모자란다.

이미 신자유주의 관점에서 글을 쓴다고 밝혔고, 그런 연구소에서 일하시고 그런 재단도 만드셨던 분이기에 조금 부정적으로 불 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 없잔아 있었지만, 현실인 것을 어쩌겠는가?

원화가치절상, 원자재 가격의 단기적 폭등, 자산 버블 우려 등 어쩌면 예언같은 이야기들을 쓰신 것 같은데, 책이 출간된지 1 년 반만에 별 예언같지 않은 현실이 되고 있다. 물론 모든 것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전체의 흐름만큼은 확실히 그렇게 가고 있다.

참 행운이다. 이런 책들을 아무 부담없이 구해서 읽어볼 수 있다니. 비록 내가 아직은 이 분만큼의 경륜과 시야 및 분석, 판단력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내가 한동안 고민했어야할 문제를 간접적으로 흡수함으로써 이 위 수준을 넘어 한단계 더 높은 생각을 만들어낼 수 있는기회를 얻지 않았는가?

언어를 익히는 것과 정보를 접하는 것, 그리고 경험하는 일에 보다 매진해야겠다. 내가 가져야할 ‘경쟁력’이라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2006.05. 열정 by 존 템플턴






열정, 행복한 변화로 이끄는 내 삶의 기관차8점
존 템플턴 지음, 노먼 빈센트 필 서문, 남문희 옮김/거름
겨자씨. 국민 일보에서 짧은 사례들을 모아 출간했던 책이었었는데, 어린 시절 이야기 책을 읽듯이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 또한 그와 유사한 종류인듯 하다. 짧은 사례와 템플턴 자신의 생각을 섞어 삶에 대한 조언의 일종으로 책을 엮은 듯 하다.

보통의 명언집과는 다른 느낌이지만, ‘존 템플턴’이라는 사람을 느끼기에는 2% 부족해 보이는 책. 편한 마음으로 부담없이 한번 읽어봄직한 책이다.

2006.05. 존 템플턴의 영혼이 있는 투자 by 게리 무어






존 템플턴의 영혼이 있는 투자6점
게리 무어 지음, 박정태 옮김/굿모닝북스
속았다. ㅡㅡa

제목만 보고 당연히 존 템플턴 경이 썼으리라는 생각에 이 책을 들었는데, 다른 사람이 썼다. 존 템플턴 경에 관한 책 들 중 딱 2 권만 다른 사람이 썼던데, 그게 하필 이 책이라니..

이건 역자가 모 신문에 게재하던 칼럼 중 몇 개를 추려서 출판한 책이다. 항상 듣는 이야기고, 그런 내용이라 어쩌면 식상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크리스챤 비지니스 맨이라면 이 사람의 이름만으로도 식상한 내용을 그냥 받아넘기지는 못했으리라..

특이하게 이분은 투자에 대해서는 직접 책을 잘 안쓰셨다. 그것보다는 열정이나 행복론 같은 삶에 대한 이야기하기를 즐기셨던 분 같다. 뭐 아직 그 책들을 안봐서 모르기는 하지만..

이제부터 이 분의 책들도 슬슬 들춰봐야겠다..

아,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구절..

This time is different ..

동일한 실수를 하는 사람들이 매번 실수하기 전에 하는 말이란다.. 같은 실수 두 번 하지는 말자. 한번 실수하면 그 실수를 통해 배우고 다시 실수하지 않기를 노력하라..

2006.05. 피터 드러커 자서전 by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 자서전10점
피터 드러커 지음, 이동현 옮김/한국경제신문

심리학의 대가 프로이트ㆍ미디어의 예지자 마셜 맥루안ㆍ잡지왕 헨리 루스ㆍGM의 경영자 앨프레드 슬론.. 아니 이런 인물들 뿐만아니라 세계가 급격하게 변해가던 시기 바로 그 시대를 이끌어가던 역사의 현장에서 그 전체를 내려볼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 너무 도 부럽다.

피터 드러커. 역사와 법, 철학,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과 다양한 인물들을 만난다거나 직접 경험했던 엄청난 경험들이 그의 탁월한 통찰력을 가지게 해주었나보다. 모든 경영인들의 멘토이자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

드러커가 썼던 책들 중 몇 권은 읽어보았지만, 아직 전체를 다 체계적으로 읽어본적이 없기에 한번 읽어보려고 먼저 그 책을 쓴 저자를 이해하기 위해 자서전을 들었다. 다행히도 자기에 관한 이야기보다 주변 사람들, 자신에게 영향을 미쳤던 인물들에 대해 회상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 좀더 객관적으로 드러커를 이해할 수 가 있었다.

프로이트 같은 경우, 직접 만난 것은 식당에 가족끼리 밥 먹으러 갔다가 잠깐 마주친 것 뿐이었으나 어머니를 통해서 (그녀의 어머니가 의학 공부를 했었기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강의를 듣곤 했었다고 한다.) 들었던 내용들과 이후 책을 통해 만났던 그에 대해 회상하면서 글을 썼다. 그러기에 만나서 어떤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 책을 통해서 이야기를 통해서 만났던 인물임에도 아주 오랫동안 만났던 사람들과 대등한 분량의 글을 남김으로써 그가 드러커에게 미쳤던 영향이나 그에 대한 드러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뒤에도 등장하는 인물들, 자주 만나는 인물들도 있었으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집을 방문해 만나는 인물들도 있었다. 어쨓든 만난 기간에 없이 드러커가 존재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드러커가 이야기했던 인물들 중 2 명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한 명은 헨리 키신저의 멘토이자 그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외무장관이 되도록 지대한 공헌, 아니 사실상 그가 그 자리에 서도록 만든 인물이었다. 성이 뭐였는지 모르겠는데, 크레머 라고 무역회사 견습사원을 하면서 법학 공부를 하던 드러커와 함께 젊은 법학도 였었다. 말이 통해는 사이라서 제법 오랜동안 교제를 나눴던 것 같은데, 아무튼 이 사람에게는 2 가지 꿈이 있었다고 한다. 하나는 육군 참모총장의 자문이 되는 것과 유명한 외무장관의 멘토가 되는 일이었다. 젊은 날 크레머나 드러커 두 사람다 이 이야기를 허망한 꿈으로 생각하고 넘겼다고 한다. (자기 스스로 꿈을 허망하다고 봤다니.. 참..;;)

그러나 말도 안되게 크레머는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루고 만다. 나치를 지질이도 싫어하던 크레머가 미군에 들어가 급속 승진을 하다가 나중에 은퇴를 하고 앉았던 자리가 육군 참모총장의 유럽 정치 자문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이등병 시절 열변을 토하던 한 토론장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날리던 일등병을 눈여겨 보고 이후 그를 적극적으로 키워준다. 2 차 대전이 끝나고 뉴욕 시민대학(? 아무튼 수준 낮은 대학.;;)에 진학하려는 그를 하버드의 교수들에게 소개하고 결국 그들의 애제자가 되도록 주선해 그로 하여금 하버드의 교수가 될때까지 열심히 키웠고 결국 그는 외무장관이 되었다. 그랬다. 그가 키신저였다.

꿈 꾸는 자만이 꿈을 이룰 수 있다 그랬던가? 그 대표적인 예로 들기 좋아보이는 인물이라 인상적이었고, 두번째 인물은 드러커가 빈을 떠나 아무 연고없던 영국을 가서 만나게 된 인물이다.

아, 드러커가 영국에서 처음 잡았던 직장도 참 인상적이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투자자문사 정도 될래나? 무슨 일을 해야하나 고민하면서 영국에 갔는데, 그 다음날로 취직이 되었고 그 회사에서 증권 분석과 공동 대표들의 비서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3 년 정도 일했다는데 여기서의 경험, 그리고 만났던 사람들 또한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아무튼 그가 이 회사에 머물때, 네덜란드에서 오는 괴짜 사업가를 만나게 된다. 어쩌면 PB 나 PEF 펀드 매니저의 중간쯤 되는 인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네덜란드의 부호들의 재산을 대신 운용해주고 그 수수료를 받는 사람이었는데, 수익이 엄청났었다고 한다. 이름이 발렘 파르봄 이었던가?

아무튼 엉망이 되어가는 회사에게 탁월한 컨설팅과 투자를 병행해 높은 수익을 올렸던 사람이다. 사업 영역은 두 가지, ‘투자 사업’과 ‘투기 사업’. (책에는 다른 표현이었는데, 내가 받아들이기는 이런 표현이 더 정확해 보였다.)  투자 사업은 파르봄 자신의 실수만 없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한 안전한 사업으로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파르봄도 지는 영역이었고, 수익률은 대체로 100% 기준이었다고 한다. 투기 사업은 성공만 한다면 대박이지만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사업으로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투자자가 전적으로 지게 되어있었고, 성공시 수익률은 통상 500% 정도 였다고 한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책으로 써놨어도 괜찮았을 만큼 탁월한 투자자인 동시에 컨설턴트였던 것 같다. 잘 알지 못하는 기업도 기회가 되겠다 싶으면 집에 틀어박혀서 충분히 분석하고 전체 전략을 그려서 그 기업에 사업안을 제시하고 그 제안은 거의 영락없이 받아 들여졌었나 보다.

그런데, 그냥 이 정도에서 끝났으면 그도 탁월한 능력을 가진 투자자로만 내 기억에 남았을 텐데 그가 던졌던 이야기가 그로 하여금 내 마음 속에 깊이 각인되게 만들었다. 스웨덴 성냥왕 크뢰거의 사업이 거덜났을때, (발렌베리가의 대표기업 에릭슨 – 핀란드에 노키아가 있다면 스웨덴에는 에릭슨이 있다. 유명한 통신, 전화기 회사. – 의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뺏어 오는 등 무리한 확장으로 망하게 된다. 이때 발렌베리가가 그 난국에서 에릭슨의 경영권을 다시 찾아오게 된다. 과정이 좀 복잡하기는 했다. 어쨓든 워낙 큰 재벌이 망하는 바람에 유럽 전역에 눈치 빠른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던 것 같다.) 그의 채권을 인수하는 문제를 두고 그가 한마디를 날렸다. 실패할 위험이 거의 없는 정크 본드를 살 수 있는 기회였는데, 그 기회를 거부하면서..

“당신들이 그 채권을 사려는 이유는 단 하나, 확실한 이익을 얻기 위해서죠. 난 내가 그 회사를 위해 기여하고 뭔가 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면 투자하지 않소. 머리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은 오래전에 버렸지요..”

Win-Win 인가? 헤지 펀드니 투기 펀드니 하면서 투자 수익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툭 던지는 한 마디. 나만 수익을 얻어서는 그 가치가 절반으로 준다는, 함께 얻는게 있어야 제대로 가치를 발현하는 투자라는 이야기. 이 한 마디에 그가 내 마음 속으로 들어와버렸다. ^_^;

이런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드러커의 엄청난 독서량과 그런 환경이 많이 부러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할때즘 드러커는 그냥 학위를 따기위해 들어가는 대학에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부모님께서는 대학 진학을 원하셨고 드러커는 특별히 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대학을 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뭔가 할만한거리가 없을까 하여 당시 교수로 있던 삼촌에게 법학 분야에서의 난제가 뭔지를 물어보고 그에 대한 논문을 쓰려고 도서관에 틀어 박힌다. (당시 일반인의 도서관 접근이 힘들었지만 도서관 관장이 아버지 친구랑 방 하나까지 얻어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때 온갖 철학 서적이며 법학 서적을 두루 섭렵하고 논문들도 읽고는 자기는 공부를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는 무역회사 견습사원을 거쳐 ‘구경꾼’으로서 자신의 삶을 살게 된다.

부럽다. 나도 드러커가 정의한 ‘구경꾼’의 자질을 갖추었음에도 아직 그런 독서량과 사고력, 그리고 경험은 갖추지를 못했다. 그리고 드러커가 보여주었던 탁월한 판단력도. 그에게 여러 번의 달콤한 유혹이 찾아왔었다. 한번은 파르봄이 미국으로 가는 드러커에게 자신의 미국 지사가 되어달라는 조건으로 3 년동안 연간 2만 5천 파운드의 연봉을 제시했다. (느낌으로 지금으로 따지면 연봉 1억 이상이지 않을까 싶다.)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이 그냥 만약을 위해 그 역할만 맡아주면 되었지만, 그는 거절한다. 그 역할을 맡는 동안 다른 일은 하지 말아달라는 조건 때문에..

그 뒤에 타임지, 포춘을 만들었던 헨리 루스에게 아주 좋은 자리로 스카웃 제의를 받게 된다. 연봉이며 대우는 최고였는데, 그는 거절한다. 오히려 그 자리가 자기를 망가뜨릴 것 같다는 생각에. 맞았다. 이후 타임지에 근무했던 많은 사람들이 상당한 연봉과 복지를 누렸지만, 드러커는 그들을 실패자로 규명해버렸다. 그 자리의 안락함에 빠져 나태한 삶만을 사는 그들은 더이상 ‘발전’이 없는 실패자들이었다.

확실히 그는 ‘구경꾼’이었다. 뒷날 사람들이 경영학의 아버지나 경영인들의 멘토로 추앙했지만, 결국 그는 ‘구경꾼’으로써 자기가 본 이야기 들은 이야기들을 기준으로 글을 쓰거나 충고하는 것 이외에 직접적인 행동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피터 드러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만큼 재미있는 인물이다. 나도 이 만한 인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드러커 당시 세계의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움직였고 드러커는 그 중심에 항상 머물렀다. 이제 세계의 중심이 미국을 떠나 아시아로 오지 않는가? 아시아에서 중동 쪽으로 흘러갈 세계의 중심에 내가 있지 않는가? 나라고 못할게 무엇인가?  

훗날 내 자서전을 읽은 한 젊은이가 이런 마음을 가질 정도의 인물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해본다.. ^_^

2006.05. 존경받는 기업 발렌베리가의 신화 by 장승규






존경받는 기업 발렌베리가의 신화10점
장승규 지음/새로운제안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 가문 ..

발렌베리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는 순간 그 끓어오르는 호기심을 감당할 수 가 없었다. 국내에는 기사 몇 개로만 알려져 있을 뿐, 변변한 자료 조차없고, 영어 서적도 절판되어버린 상황이라 이 책만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받아든 순간부터 두 시간만에 다 읽었나보다. 흠, 처음 듣는 기업집단에 대한, 가문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럴까? 모든 것이 새롭고 재미있다. 주로 삼성 그룹이 가야할 길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발렌베리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난 그보다 그 가문, 그 그룹 자체에 더 관심이 많았다.

‘존재하지만 드러내지 않는다.’, ‘장기 투자전략’..

미국에 버크셔해서웨이가 있다면 유럽에는 발렌베리가 있나보다. 둘 사이에 묘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한다. 둘다 다양한 산업을 포트폴리오로 하고 있고, 투자하면 가급적 적극적으로 밀어주되 방만한 경영이나 부정직한 경영에는 강한 거부감을 나타낸다. 둘다 소속 국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이며 경영자들 또한 존경과 비난을 한꺼번에 받고 있다.

차이라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역사는 40년 남짓으로 1 세대 경영자에 의해 계속 운영되고 있고 발렌베리는 다양한 경영진그룹을 통해 세대를 넘겨가며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사회적인 책임에 대해서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주주의 가치에 모든 것을 집중하지만, 발렌베리가는 Investor 라는 지주회사를 통해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 하고, 그 지주회사의 최대 주주인 재단을 통해 그 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나 경영에 있어서 그 탁월함은 더 뛰어날지모르나 ‘가치’에 대한 고민과 행동력은 발렌베리가 더 탁월하다고 볼 수 있다.

이게 미국식 경영과 유럽식 경영의 차이인가?

인상적이다. 워렌버펫, 필립피셔 모두 경영자의 능력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고민했었지만, 발렌베리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후세대에게 그룹을 이끌어갈 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 사람을 키우는 작업부터 적은 인적자원의 결점을 보안하기 위해 뛰어난 인재들을 등용하고 다양한 기회를 통해 실력을 기르고 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의 활동만 보아도 발렌베리의 인재에 대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기업을 지배하는 방식도, 비록 투자한 자회사의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과 같은 큰 문제가 아니면 가급적 직접적인 간섭을 피하며 지주회사인 Investor 의 경영진이 자회사의 경영진이나 이사진에 합류하고 동시에 자회사의 경영진이나 이전에 그 자회사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인물들이 지주회사의 이사가 되어 상호감시는 물론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물론 역사적으로 지탄받을 일도 많았고, 항상 좋은 소리만 들었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장기간 동안 자신들이 생각하는 가치를 꾸준히 지켜낼 뿐아니라 보다 발전시켜온 점만큼은 분명 크게 평가해줄만 하다.

이제 나의 롤모델이 하나 더 늘어난다. 버크셔 해서웨이와 IDEO, 발렌베리. 후훗, 아직도 더 알아야 할 부분들이 많아보인다. 자료나 책, 웹사이트 등을 통해 발렌베리 까발리기 작업을 진행해봐야겠다~

2006.04. 빌 게이츠 @ 생각의 속도






빌 게이츠@생각의 속도10점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이규행 감역/청림출판
세계 부호 랭킹 부동의 1 위. 지금부터 그 재산 다 쓰려고해도 만만치 않을 만큼 돈을 많이 번 인물. 그러나 그 보다 그는 Microsoft 라는 회사를 창립하고 이제까지 키워왔던 인물로 더 유명한 것 같다. 컴퓨터를 좀 아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삼국지의 조조를 연상시키는 인물로, 경영 파트에서는 마케팅의 대가로 말이다.

처음 이 책이 출간되었을때 ‘뭐..’ 라고 생각했지만, 문득 그가 걸어왔던 삶을 보면서 궁금한 점들이 몇가지 생겨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엿볼려고 책을 들었다.

인터넷을 그렇게 무시하다가 큰코다치고 독과점 시비에도 불구하고 끼워팔기로 현재 OS 시장을 거의 장악해버린 그 모습. 그리고 책 속에서 Windows NT 가 처음에 완전 인기가 없었음에도 도전도 없이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여 MS 의 주요 수익원으로 만들어버렸던 판단력과 끈기. 그에 대한 세세한 이야기가 없어서 좀 섭섭하기는 했다. 대신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리기전에 얇은 그에 관한 전기를 먼저 읽었기에 그런데로 이 책만으로도 어느 정도 그 사람을 엿볼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디지털 신경망 비지니스’ 즉, 디지털, 인터넷을 비지니스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큰 아이디어와 MS 를 비롯한 그 적용 사례들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각 큰 주제 아래 소 주제로 나눠진 내용들이 마치 개별적인 칼럼처럼 읽히기도 하는데, 어쨓든 저자가 던졌던 핵심은 정확했다.

모든 응용프로그램의 기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였기에 역시나 다른 회사들과 달리 큰 그림 속에서 현재의 디지털 기술을, 특히 컴퓨터과 관련 기술(?), 기능들을 어떻게 현실의 비지니스에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한 흔적들이 보였다.

디지털로 DB 를 만들고 세분화하는 분석을 한다면 그만큼 낭비가 줄고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이야기. 너무 당연해보이지만 막상 현실속에서 아직 그렇게 많이 구현되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앞으로 세계화가 진행되면 정보의 오고가는 것이 보다 자유로와져야할테니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될테고, DB 만 있다면 가공하는거야 보는 사람이 마음이니 뭐.. 최근에 읽었던 일련의 책들과 연결이 되면서 참 필요한 부분이며, 앞으로는 ‘디지털 신경망’이 비지니스의 필수요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 그리고 빌 게이츠. 은근히 꼼꼼한 사람이다. 디지털이라는게 서로간의 의사소통 및 온라인을 통한 접촉을 쉽게 만들어준다는 특성이 있다. 그는 이 특성을 고스란히 살렸다. 회사의 큰 일만 뒤적거리고 간섭한게 아니라 있는 자료들 뒤져서 작은 프로젝트 팀의 일까지도 간섭하곤 했었나 보다. 뭐 권한을 뺏어왔다는 건 아니고 감사 역할이었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일이 잘 안되거나 좀 특별한 파트는 일일이 끼어들어 챙겼던 것 같다.

이제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또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온다. 컴퓨터, 정보 통신의 발달로 예전에는 도저히 혼자서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을 이제 인터넷에 접속된 컴퓨터와 주변기기만으로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동시에 함께 하지 않으면 제대로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시대 말이다.

기업 경영인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비용 절감이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을테고, 직장인이라면 앞으로 어떤 능력을 갖춰야 직장에서 살아남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 같다. 나는? 글쎄, 이미 필요성은 알았고, 현재로써는 내가 접하게 되는 정보들과 자료들을 어떻게 디지털화해서 DB 로 저장할지가 가장 큰 물음인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 빌 게이츠가 상세하게 답변해줄 수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_^;;

2006.04. 10년 후, 한국 by 공병호






10년 후, 한국10점
공병호 지음/해냄(네오북)
‘현실을 인정하라..’

이 책의 모토인 것 같다. 지금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그저 주어진데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눈 가리개를 풀고 현실을 즉시하라는 이야기 말이다. 마치 성경 속에서 이스라엘 왕 아합이 전쟁을 준비하면서 하나님께 전쟁을 할지에 대해 물었을때, 선지자 미가야는 진실을 고했으나 부정적인 그 이야기에 왕이 싫어라 하고 거짓 선지자 시드기야가 거짓으로 승리를 점치며 전쟁하라는 이야기를 했을때 그 말을 진실로 받아드리고 전쟁에 나갔다가 크게 패하는 모습처럼 말이다. 사람 욕심에 뻔한 현실을 보면서도 자기 마음에 끌리는데로 해석하려는 마음이 강한 것 같다.

이 책은 철저히 신자유주의라 불리는 가치관에 기반해서 세계를 바라본 책이다. 출판이후 제법 논란을 불러 일으켰을듯 해보일만큼 한 쪽으로 쏠려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불행히도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이다. 인정하기 싫은 마음 가득하지만, 감정적으로 굴복이 되지 않지만 현실이다.

세계화, 무한경쟁에 정말 반대하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는 참 안타까운 이야기이나 멀리 갈 것도없이 지난 10년 동안 한국이 겪어왔던 변화를 보자면 우리도 어쩔수없이 세계화와 무한경쟁으로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제법 개방적이라고 자부하던 나 조차도 이 책을 보면서 눈쌀이 조금 지푸려질만큼 단호하게 쓰여진 책이었다. 한국의 미래는 지극히 어둡고도 불안하다는 이야기. 지금 이 상태로 간다면 과연 이 무한 경쟁의 시대 그것도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있는 불쌍한 한 반도국가가 살아갈 수 있겠냐는 저자의 질문에 우리가 그렇게 못났나라는 반발심이 들기는 하지만, 이성적으로는 현실이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어진다.

우리는 아직 인정하기 싫어하지만, 세계는 평평해지고 있다. 별 신경 안쓰고 있었는데, 이제 표준화 되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단일화 되어가고 있다. 언젠가 한국에서만 통하전 전화가 외국에서도 쓸 수 있어지고, 내가 작성한 문서를 다른 나라 사람도 열어 볼 수 있는 시대가 와버렸다. 2001년 MCP (Microsoft Certificated Professional)를 준비하면서 windows 2000 server 에서 한 다국적 기업이 다양한 나라의 직원들이 입력한 메모장의 자료를 아무탈 없이 볼 수 있는 기능에 대한 설명이 있었었고, 장거리 여행을 가서도 자기가 사용하던 것과 거의 동일한 환경에서 작업이 가능한 것을 설명하던 기능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지나갔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세계에 또 하나의 표준이 생기는 중이었던 것 같다.

한글과 컴퓨터의 ‘한글’ 이라는 워드 프로세서가 민족적 감성주의(?)의 힘을 빌어 MS word 를 물리쳤다는 기사를 읽었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한글’을 사용하는 기업이나 단체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표준 경쟁에서 밀린 것 이다. 그나마 국가적으로 독점을 막기위해 우회적 지원과 강제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면서 명맥만 유지할 뿐이다.

컴퓨터 기술을 설명하고 싶은게 아니라, 이렇게 세계는 평평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커통신비용’이나 ‘이동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높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지역에 한정될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그 비용이 0 에 가까워지면서 철저하게 ‘이익’ 중심으로 움직여 가고 있다.

즉,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환경이나 상황은 바로 죄악이다. 감성적으로, 감정적으로 절대 인정할 수 없고 어떻게 사람들이 그렇게 비인간적일 수 있냐고 그렇게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면 행복할 수 있겠냐고 반박하겠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 조차도 이 대열에서 벗어나서는 살 수 없다.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산속으로 들어가 농사를 지으며 자기 혼자 삶을 챙겨서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적어도 이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이 대열에서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

반대로 가자는 이야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람이 만드는 제도이기에 이상적인 모습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보다는 사람의 원시적인 본능을 따르는 제도들이 사람들의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대세로 떠오르는 것이다. 그러기에 개인의 욕심이나 욕구를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신자유주의’가 대세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옳고 그른 것은 두 번째 문제다.

나 또한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잘 안다. 신자유주의, 무한경쟁, 세계화가 절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 것 또한 잘 안다. 그 폐해가 만만치 않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이것이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다 같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지만, 결국 사람의 욕심, 원시적인 본능들 때문에 실패했던 공산주의나 가장 이상적이라고들 말하는 초대 교회들 또한 현실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이상과 현실의 그 지독한 괴리.

언듯 보기에는 내가 그 시스템을 이루는 구성원으로써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것 같지만 자세히 살피면 결국 그 시스템이 나를 움직이고 마는 현실. 그러기에 높은 자리에 올라 시스템을 바꿔보겠다고들 말하지만 마치 그 자리는 결정권과 능력을 가진 것 같지만 막상 올라서면 자기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허무함을 느끼게 되는 현실.

나름대로 이것을 하나의 ‘툴’로 인식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보지만 그것조차도 내 능력밖의 일이지 싶다. 단지 어느 시대인지는 모르겠으나 악한 왕이 판치던 시대에 굳굳히 하나님은 섬기던 의인들을 동굴 속에 숨기고 먹여 살렸던 사람처럼, 2차 대전 당시 유대인들을 숨겨 살렸던 쉰 들러처럼 이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만 해볼 뿐이다.

암울한 책인 만큼 서평까지 암울해진다.
맘을 좀 추스리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내가 갈 길을 점검해봐야겠다..

2006.04. 7막 7장 그리고 그 후 by 홍정욱








7막 7장 그리고 그 후10점
홍정욱 지음/위즈덤하우스

“그러나 투자와 경영은 별개의 사안이다. 시장성과 수익성을 검토하여 자금을 집행하는 일은 물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기업활동의 모든 책임을 감수하고, 주주와 임직원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면서 사회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경영자의 고충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귀족적인 엄부였다. 한마디로 내 젋음을 바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 홍정욱, 289p, ‘7막 7장 그리고 그 후’

초등학교 2 학년때 자신의 롤모델을 설정하고 중학교 2 학년때 자신이 가야할 길의 현실적인 방안을 찾았으며, 대학교 2 학년때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고민했던 홍정욱.

발간이후 100만부이상 판매되었던 엄청난 베스트셀러였음에도 나는 이제서야 읽어본다. 이 글의 시작을 열었던 저 구절은 한국에서 병역문제를 마친 뒤 홍정욱씨가 제법 큰 규모의 펀드 운용 제의를 받고 그 일을 하던 중, 자신이 가야할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다른 길을 찾으면서 했던 말이다.

나와 거의 동일한 생각. 그러나 저 사람은 그 현실을 몸으로 경험하면서 깨달았고 난 아직까지 그 환상에 갖혀있다는 것이 차이다. 경영학의 꽃으로 불리는 ‘투자’는 확실히 경영에 비해 귀족적인 업무다. 하지만 경영에 대한 기본이 없이는 감히 넘어설 수 없는 벽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난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자 고민을 했지만, 홍정욱씨는 한 번에 하나만을 고집하는 것 같다.

이 글을 읽으면서 다시금 나를 점검해보게 된다. 확실히 난 교만했고, 교만하다. 다른 사람들이 특별히 뛰어나다고 할 이유는 없지만, 나 또한 그렇게 잘났다고 배내밀처지는 확실히 아니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그 무수한 책들을 난 들어본적도 읽어본적도 없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을 이렇게 열심히 살지도 않았다. 5 과목 수업을 그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난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힘 뿐만아니라 허울에 그냥 보기 좋은 것을 선택하지 않고 철저하게 그 속을 뒤집어 보면서 판단하는 이 사람의 판단력에 난 나의 실력없음을 다시 한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다시 내가 가야할 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된다. 그저 이런 삶을 살아야한다는게 아니라 이렇게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았고 어떤 자세로 살았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내 모습을 추스려보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적어도 지금 당장 이 사람에게서 배우고 싶은 부분이라면 역시 언어와 엄청난 독서량, 그리고 도전하는 삶의 자세와 은은하게 풍기는 겸손과 품격 그리고 몸에 베인 예절이 아닐까 싶다.

홍정욱씨가 최근 국내 한 일간지와 인터뷰를 나눴었다. 극도로 언론에 노출되기를 꺼려하던 그 였지만, 이번엔 너그럽게 받아들인 모양이다. 다른 내용은 뭐 그가 인수한 기업이 예상을 깨고 잘 운영되고 있다는 평범(?)한 내용이었으나 그가 인터뷰 마지막에 던졌던 이야기가 정말 걸작이었다. 내 가슴 한켠을 파고들었던 그 겸손하고도 솔직했던 그 인터뷰를 살펴보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언젠가 정말 스펙터클한 실패를 한 번 해야 합니다. 이 기업은 아니고…. 그래야 저도 진정한 경영인이 되고 사람이 되고…. 사람들도 저를 리스크를 안은 도전자로 인정해줄 것이고…. 제 인생에 그런 경험이 필요해요.”

– 이코노미스트, 2006. 03. 06.

기사 전문 : http://magazine2.joins.com/magazine/article/ma_article_view_part/0%2C5360%2Caid%25252D247347%25252Dservcode%25252DA100100%2C00.html

2006.04. 나만의 80/20법칙 만들기






나만의 80/20 법칙 만들기8점
리처드 코치 지음, 신동기 옮김, 공병호 해제/21세기북스(북이십일)
공병호 해제(解題, 책이나 작품의 저자·내용·체재 따위에 관하여 풀이함, 또는 그 글).

이 책은 이전에 읽었던 10년 법칙에 선물로 따라온 책이었다. 공병호씨가 쓴 책인가 하였으나, ‘해제’라고 적혀있었다. 아마 추천사 같은 걸 써주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아무튼, 파레토 법칙으로 유명한 ’80/20법칙’의 실천편이라는 설명을 하던데 책 시작부터 밝혔듯이 이 저자가 썼던 이전의 책이 기업이나 조직 중심이었던데 반해 이번에는 개인들에게 적용가능하도록 썼다고 한다.

뭐 나같이 잔머리 굴리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 없이 좋은 책인 것 같다. 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거의 속독하는 사람과 비슷할 정도라고 해야하나? ㅎㅎ 가급적 적게 일하고 많이 얻자는 모토가 딱~ 맞는다. 어떻게 하면 좀더 작게 좀더 작게 집중할 것인가 고민해야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너무 마음에 든다.

그러나, 여기서 이야기하는 잔머리가 결코 세상을 대충살자거나 무조건 편하게 살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잔머리를 굴려서 땡땡이치겠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럼 뭘까? 책을 좀 읽어보면 알겠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일반인들이 가진 고정관념을 거스르는 것과 포기하고 버리는 것에 대해서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일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것은 많은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더 큰 집, 많은 돈, 사회적 지위 등에 대한 욕심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해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아니 얻었다 할지라도 그것이 기대하는 것만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히려 자기만의 삶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한 삶’에 대한 정의 말이다. 공병호씨도 그랬었고,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닌 내가 생각하는 기준말이다. ‘컨설팅 프로페셔널’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자기가 먹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금액을 1 년 단위로 설정하고 그에 맞춰서 한달에 일하는 날짜를 맞췄다. 돈을 벌기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가치있고 즐거운 삶을 사는 것이 목표였기에 남는 시간 동안 가족하고 놀기도 하고 또 자원봉사 단체를 통해 무료로 컨설팅을 해주기도 했었다.

마찬가지다. 내가 잔머리를 굴리는 것은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시간으로 내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만족시키고 나머지 시간을 좀더 가치있는 부분에 쓰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 무조건 열심히 살기보다, 남들이 사는 삶의 기준에 맞춰서 살기보다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그저 내용만 읽고 넘겨서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 대신 중간 중간 던져지는 질문들에 대해서 스스로 답을 찾는 것이 이 책의 묘미다.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고, 대신 답해줄 수 없는 부분에 대한 답을 찾고, 그대로 실천하라는게 이 책이 주는 핵심이다. 여타 인간관계나 가족관계, 일,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긴 하지만 그것은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아, 그리고 삶을 좀더 단순하게 살라는 이야기와 책 마지막쯤에 나오는 자신의 단점을 그저 인정하고 강점에 집중하라 (직접적으로 이런 이야기는 안했지만, 내 생각에..;;)는 이야기는 마음에 담고 다시 되새겨볼만한 말인 것 같다.

혹시 아직도 80/20 법칙에 관한 책들을 한권도 안 읽어봤다면, 최소한 한 권은 읽어보자. 아무리 많이 듣고 빤한 내용이라도 직접 읽고 나서 이야기하는 것과 그저 추측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 법이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