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 7막 7장 그리고 그 후 by 홍정욱

By | 2008년 1월 5일








7막 7장 그리고 그 후10점
홍정욱 지음/위즈덤하우스

“그러나 투자와 경영은 별개의 사안이다. 시장성과 수익성을 검토하여 자금을 집행하는 일은 물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기업활동의 모든 책임을 감수하고, 주주와 임직원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면서 사회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경영자의 고충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귀족적인 엄부였다. 한마디로 내 젋음을 바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 홍정욱, 289p, ‘7막 7장 그리고 그 후’

초등학교 2 학년때 자신의 롤모델을 설정하고 중학교 2 학년때 자신이 가야할 길의 현실적인 방안을 찾았으며, 대학교 2 학년때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고민했던 홍정욱.

발간이후 100만부이상 판매되었던 엄청난 베스트셀러였음에도 나는 이제서야 읽어본다. 이 글의 시작을 열었던 저 구절은 한국에서 병역문제를 마친 뒤 홍정욱씨가 제법 큰 규모의 펀드 운용 제의를 받고 그 일을 하던 중, 자신이 가야할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다른 길을 찾으면서 했던 말이다.

나와 거의 동일한 생각. 그러나 저 사람은 그 현실을 몸으로 경험하면서 깨달았고 난 아직까지 그 환상에 갖혀있다는 것이 차이다. 경영학의 꽃으로 불리는 ‘투자’는 확실히 경영에 비해 귀족적인 업무다. 하지만 경영에 대한 기본이 없이는 감히 넘어설 수 없는 벽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난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자 고민을 했지만, 홍정욱씨는 한 번에 하나만을 고집하는 것 같다.

이 글을 읽으면서 다시금 나를 점검해보게 된다. 확실히 난 교만했고, 교만하다. 다른 사람들이 특별히 뛰어나다고 할 이유는 없지만, 나 또한 그렇게 잘났다고 배내밀처지는 확실히 아니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그 무수한 책들을 난 들어본적도 읽어본적도 없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을 이렇게 열심히 살지도 않았다. 5 과목 수업을 그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난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힘 뿐만아니라 허울에 그냥 보기 좋은 것을 선택하지 않고 철저하게 그 속을 뒤집어 보면서 판단하는 이 사람의 판단력에 난 나의 실력없음을 다시 한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다시 내가 가야할 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된다. 그저 이런 삶을 살아야한다는게 아니라 이렇게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았고 어떤 자세로 살았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내 모습을 추스려보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적어도 지금 당장 이 사람에게서 배우고 싶은 부분이라면 역시 언어와 엄청난 독서량, 그리고 도전하는 삶의 자세와 은은하게 풍기는 겸손과 품격 그리고 몸에 베인 예절이 아닐까 싶다.

홍정욱씨가 최근 국내 한 일간지와 인터뷰를 나눴었다. 극도로 언론에 노출되기를 꺼려하던 그 였지만, 이번엔 너그럽게 받아들인 모양이다. 다른 내용은 뭐 그가 인수한 기업이 예상을 깨고 잘 운영되고 있다는 평범(?)한 내용이었으나 그가 인터뷰 마지막에 던졌던 이야기가 정말 걸작이었다. 내 가슴 한켠을 파고들었던 그 겸손하고도 솔직했던 그 인터뷰를 살펴보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언젠가 정말 스펙터클한 실패를 한 번 해야 합니다. 이 기업은 아니고…. 그래야 저도 진정한 경영인이 되고 사람이 되고…. 사람들도 저를 리스크를 안은 도전자로 인정해줄 것이고…. 제 인생에 그런 경험이 필요해요.”

– 이코노미스트, 2006. 03. 06.

기사 전문 : http://magazine2.joins.com/magazine/article/ma_article_view_part/0%2C5360%2Caid%25252D247347%25252Dservcode%25252DA100100%2C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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