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기업 발렌베리가의 신화 – 장승규 지음/새로운제안 |
발렌베리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는 순간 그 끓어오르는 호기심을 감당할 수 가 없었다. 국내에는 기사 몇 개로만 알려져 있을 뿐, 변변한 자료 조차없고, 영어 서적도 절판되어버린 상황이라 이 책만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받아든 순간부터 두 시간만에 다 읽었나보다. 흠, 처음 듣는 기업집단에 대한, 가문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럴까? 모든 것이 새롭고 재미있다. 주로 삼성 그룹이 가야할 길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발렌베리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난 그보다 그 가문, 그 그룹 자체에 더 관심이 많았다.
‘존재하지만 드러내지 않는다.’, ‘장기 투자전략’..
미국에 버크셔해서웨이가 있다면 유럽에는 발렌베리가 있나보다. 둘 사이에 묘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한다. 둘다 다양한 산업을 포트폴리오로 하고 있고, 투자하면 가급적 적극적으로 밀어주되 방만한 경영이나 부정직한 경영에는 강한 거부감을 나타낸다. 둘다 소속 국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이며 경영자들 또한 존경과 비난을 한꺼번에 받고 있다.
차이라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역사는 40년 남짓으로 1 세대 경영자에 의해 계속 운영되고 있고 발렌베리는 다양한 경영진그룹을 통해 세대를 넘겨가며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사회적인 책임에 대해서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주주의 가치에 모든 것을 집중하지만, 발렌베리가는 Investor 라는 지주회사를 통해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 하고, 그 지주회사의 최대 주주인 재단을 통해 그 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나 경영에 있어서 그 탁월함은 더 뛰어날지모르나 ‘가치’에 대한 고민과 행동력은 발렌베리가 더 탁월하다고 볼 수 있다.
이게 미국식 경영과 유럽식 경영의 차이인가?
인상적이다. 워렌버펫, 필립피셔 모두 경영자의 능력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고민했었지만, 발렌베리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후세대에게 그룹을 이끌어갈 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 사람을 키우는 작업부터 적은 인적자원의 결점을 보안하기 위해 뛰어난 인재들을 등용하고 다양한 기회를 통해 실력을 기르고 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의 활동만 보아도 발렌베리의 인재에 대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기업을 지배하는 방식도, 비록 투자한 자회사의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과 같은 큰 문제가 아니면 가급적 직접적인 간섭을 피하며 지주회사인 Investor 의 경영진이 자회사의 경영진이나 이사진에 합류하고 동시에 자회사의 경영진이나 이전에 그 자회사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인물들이 지주회사의 이사가 되어 상호감시는 물론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물론 역사적으로 지탄받을 일도 많았고, 항상 좋은 소리만 들었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장기간 동안 자신들이 생각하는 가치를 꾸준히 지켜낼 뿐아니라 보다 발전시켜온 점만큼은 분명 크게 평가해줄만 하다.
이제 나의 롤모델이 하나 더 늘어난다. 버크셔 해서웨이와 IDEO, 발렌베리. 후훗, 아직도 더 알아야 할 부분들이 많아보인다. 자료나 책, 웹사이트 등을 통해 발렌베리 까발리기 작업을 진행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