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 소프트뱅크 회장

By | 2012년 10월 17일

엇, 내가 블로그에서 이런 인물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었던가? 세상에나!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미국에 스티브 잡스가 있었다면 일본에는 손정의 회장이 있다. 엄청난 재력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그보다는 엄청난 도전 정신으로 더 유명해야 될 사람이다. 벤처를 하려면 먼저 이 사람에 대한 공부부터 해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전설적인 인물.

어린 시절 홀로 미국 유학을 떠났던 것도 그렇고, IT에 올인한 결단, 기막힌 타이밍에 과감한 배팅으로 고비, 고비를 넘겨운 행운아(그런데, 이런 행운이 반복되는 건 어쩌면 실력으로 보는게 맞는 걸지도..).

소프트뱅크를 설립하고, 야후 및 IT 기업들에 대규모 투자했던 것도 그렇고, 뜬금없이 브로드밴드(우리나라로 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하나로텔레콤?) 사업을 시작하질 않나, 그것도 모자라 휴대폰 통신사업(SKT, KT, LG U+..)에 뛰어들었다. 그것도 회사 사운을 걸고, 풀배팅을 해서.

최근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 발표후, 도쿄 증시에서 하루에 20% 가까운 주가 폭락이 일어났던 것도 과거 데자뷰 때문이다. 보다폰 재팬을 인수하고 실적이 돌아서기까지 사람들이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하던 탓에 ‘팔자’ 주문이 쏟아진게 아닌가 싶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의 손정의 회장님은 ‘자신 있습니다.’를 외치고 계신다. 쩝,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 관련된 PT 자료를 보노라면, 사실 믿고 싶게끔 끌려간다.

PT 자료에도 나오지만, 소프트뱅크의 체력은 예전과 다르다. 보다폰을 인수할 당시는 야후! 재팬을 제외하면 수익모델이 전무했던 탓에 과도한 부채를 갚을 수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먹혔던거고, 지금은 다르다. 지금의 소프트뱅크는 야후와 휴대폰 사업이라는 든든한 현금창출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EBITDA 라고, 이자나 회계상의 비용을 제외하지 않은 이익 기준으로 볼때 소프트뱅크는 지금 1년에 약 15조원의 돈을 벌고 있다. 이자 비용이라고 해봐야, 부채가 25조 정도 되긴하지만, 일본이니깐 저렴한 조달비용 덕분에 1조도 되지 않는다. 이런 저런 설비투자를 하더라도 연간 5~6조 현금이 쌓이는 구조. 더군다나, 적절한 포지셔닝으로 일본 통신업계에서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중이다. 이제까지처럼 가파른 이익 증가율을 유지하지는 못하겠지만, 절대 이익은 늘어난다고 보는게 맞을테다.

그렇게 보면,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 자금은 크게 부담되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엔화가 초강세 국면에라 환율 측면에서도 해외투자 하는건 나쁘지 않은…

인수하는 이유가 더 매력적이다. 사실 소프트뱅크가 일본에서 브로드밴드나 통신사업을 했던 이유는 자기들이 컨텐츠 사업을 하는데 기반 인프라가 너무 허접했던게 눈에 걸려서다. 일본에서도 직접 인프라를 깔면서 산업을 뒤집어 엎었고, 미국도 인프라가 너무 허접하다는게 손정의 회장의 주장.

IT 라는게 비효율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에서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아주 IT 사업가 다운 접근이다. 높은 ARPU 에 비해 느린 통신망은, 충분히 태클 걸어볼만한게 아닐까? 너무 설득을 당했나?

아무튼, 손정의 회장은 아직도 달리는 중이다. 마치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났다가 픽사로 화려하게 부활해서 다시 애플에 들어온 직후와 지금이 유사해 보인다고 할까나? 야후! 재팬으로 잘나가던 사업가가 뜬금없는 인프라 사업 투자로 실기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그 우려를 딛고 성공적인 통신사업 진출로 복귀했다. 그리고 이제껏 성공한 적이 없다는 일본 기업의 해외 대규모 인수합병건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만약 진정 미국의 통신업계를 접수한다면, 스티브잡스와 비견해도 되지않을까?

나로 하여금 이렇게 입에 침이 튀도록, 손정의 회장에 대한 열변을 토하도록 하는 가장 큰 개기는 지난 2010년, 소프트뱅크 창립 30주년 기념 향후 30년 비전에 대한 발표 때문. 그 전까지 소프트뱅크에 대해서 대충 알았었는데, 그 2시간 남짓의 자료를 보면서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이 사람은, 장사꾼이 아니라 사업가였다. 업에 명확한 정의와 철학이 있었고, 추구하는 가치 또한 뚜렷했다. 마치 그 사람이 꿈꾸는 30년이 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이미 자기 사후에도 이런 꿈이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후진도 열심히 양성 중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보고 느끼시라..

손정의 회장 30년 비전 발표회 영상(한글판)
http://yckim.wordpress.com/2010/06/29/next30year_1/

손정의 회장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합병 관련 PT 자료(한글판)
http://www.slideshare.net/nodrink81/20121015-01?ref=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89348

손정의 회장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합병 관련 PT 영상(영문판)
http://webcast.softbank.co.jp/en/press/20121015/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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