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에 선 통신사들 ..

By | 2010년 11월 25일

요즘 이슈가 되는 태블릿 PC. 한쪽에는 물건너온 아이패드, 다른 한켠에는 국내 지존 갤럭시탭이 버티고 있다. 스마트폰 경쟁에서는 애플이 우위에 있었는데, 태블릿PC에서는 예상을 깨고 삼성전자가 선전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이 와중에 문득, 자신의 무덤을 파고 있는 통신사들이 눈에 띄었다.


가격


최근 공개된 아이패드 구매 가격을 보면, 3G 모델은 약정 요금제해서 싸게 살 수 있다 그러고, 무선 인터넷만 되는 Wi-fi 모델은 그냥 노트북 사듯이 돈내고 사면 되는 걸로 나와서 언듯 보기에 비싼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의외로 Wi-fi 모델이 더 저렴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어떻게?


2G 요금제로 2년간 한달 27,500원을 내면 16GB 아이패드를 39만원에 살 수 있지만, 같은 용량에 Wi-fi 모델은 63.5만원이면 구매가 가능하다. 즉 3G통신망 모델은 100만원(2년간 매달 통신료 내고, 할부로 39만원 기기값 물면..) 가까이 줘야지 살 수 있는 반면, Wi-fi 모델은 40% 정도 할인된 가격(63.5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는 이야기.


대신, wi-fi는 무선 인터넷만 되니깐 인터넷 쓰기 불편하지 않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이에 대해서는 통신사들이 해결책을 이미 제시했다. 스마트폰 5.5만원 요금제면 3G 무제한 요금을 쓸 수 있다. 게다가 안드로이드폰들은 프로요 버젼부터 태더링이라는 멋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테더링은 스마트폰이 인터넷에 접속되면 이 스마트폰에 접속해서 인터넷을 같이 쓰는걸 이야기하는데, 만약 스마트폰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테더링해서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wi-fi 접속이 가능하다는 말씀.


사라지는 현금황소(CashCow)


통신사들이 자기 무덤을 열심히 파고 있는 모냥새다. 물론 의도적으로 그러는건 아니고, 단기적으로 시대 흐름을 쫓아가려다보니 자신들도 모르고 스스로의 비지니스 모델을 파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가고 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3G망 무제한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인터넷 전화 서비스도 허용하고 있다.


3G망 요금제가 무제한이고 인터넷 전화 서비스가 허용되버리면, 기본 요금만내고 통신사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 쓸 수 있다는 이야기. 더이상 무료 통화나 무료 용량을 다 썼다고 해서 추가 요금을 내는 일은 안 생기는거고, 특별히 앱을 다운 받는다든지, 굳이 받아야하는 부가 서비스 요금 정도가 고작. 결국 통신사들로써는 빠르게 늘어나는 데이터량으로 투자는 잔뜩해야하고 수익은 초장기간을 통해 회수가 가능할지 못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럼에도, 현재의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미래를 내다볼 여력은 없는 듯 하다.


노키아, 인텔


지금은 고생들 하고 있지만, 노키아와 인텔이 문득 떠오른다. 매출의 대부분이 목재나 다른 원자재였던 노키아는 당장의 매출이나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가치가 있을 통신 시장에 올인한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매출 감소를 겪었지만 그덕에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인텔도 그랬다. 메모리 반도체가 비록 경쟁이 심화되고 있었지만 돈을 못버는 수준은 아니었을텐데, 과감하게 접고 비메모리 반도체, CPU에만 집중한다. 그리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텔 인사이드’라는 광고를 통해서 일반인들을 알래야 알기 힘들던 CPU를 PC의 가격 결정 요인으로 올려놓는다. 물론 모두가 다 알다싶이, 적은(?) 매출 규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텔이 삼성전자보다 비싼 기업이다.


막다른 골목에 선 그들 ..


이젠 모든 디바이스가 통신이 가능할텐데, 전기차가 전화기 역할을 하고 우리집 냉장고가 전화기 역할을 하는 세상이 올텐데.. 통신사들로써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현재의 기반에서 내리는 결정은 시간이 갈수록 통신사들에게 더 큰 어려움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경쟁을 위해 좀더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다보면 결국 ‘공짜 경제학’과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럴바에야 과감하게 현재의 고객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서 먼저 끝장을 보든지, 아니라면 전혀 색다른 탈출구를 모색해봐야 하지 않을까?


2000년대 중반만해도 지금처럼 SNS가 활발해기전, 그들은 그 누구보다 광범위한 소셜 네트워크망을 확보하고 있었었다. 지금이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그 자리를 매워버리고, 이제 쇼셜커머스라는 이름의 네트워크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아쉽지만 한발 늦은 상황. 하지만 그렇다고 기회가 없을 것 같지는 않은데.. 아니면 지금 당장 돈이 되지는 않지만 무형에 쌓인 자원으로 눈을 돌린다면 또 다시 엄청난 기회가 오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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