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샬아츠 ‘점프’를 보다 ..

By | 2010년 2월 17일

아주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마살야츠 ‘점프’를 드디어 봤다. 어느 TV에서 ‘점프’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성공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었는데, 그때부터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그러나 매번 이런 저런 일로 미뤄오다 구정 명절이 시작되던 금요일날 보고야 말았다. ㅜㅜ


마샬 아츠(Martial Arts)


아는 사람들은 알텐데, 마샬 아츠(Martial Arts)라고 하면 전통 무예를 조금 변형해서 안무/무용같은 형식으로 재탄생시킨 한 예술 장르라고 보면 된다. 싸움의 기술에서 예술 기교로 변화했다는 것. 누구를 차기위해 날라차기를 하는게 아니라 화려한 동작을 보이기 위해 날라차기를 하고 고난위도 낙법을 선보이는 것이 마샬 아츠다.


점프는 무예를 익힌(?) 등장인문들의 몸짓에 의존한 하나의 퍼포먼스다. 연극이라고 할수도 없고, 뮤지컬이라고도 할 수 없는게 무언극이라고 할만큼 대사가 적고 배경음악이 깔리긴 하지만 뮤지컬이라고 하기엔 ‘춤’에 까깝다고나 할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점프를 보러 전용관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여기가 한국인지 상해인지 뉴욕 브로드웨이 어디인지 구분하기 힘들만큼 외국인들이 많았다. 단체 관람객으로 보이는 중국 사람들과 여기저기서 들리는 일본어, 그리고 한 눈에 튀는 미국이나 유럽계 관람객들까지.. 오히려 한국 사람들이 소수로 느껴질 지경이었다.


한국 사람들에 의해, 한국 전용관에서 하는 공연을 과연 외국인들이, 그것도 유치원생 정도 된 아이들부터 나이 지긋히 드신 어르신까지 함께 즐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뭐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어 진행을 한다치더라도 중국인 관람객들이 모두 알아들을 수 있을만한 영어는 상당히 국한되어 있을텐데 이 내용을 어찌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나 싶었는데..


지난친 기우였다. 그 옛날 찰리 채플린이 무성영화 하나로 전세계를 웃겼듯이, (그러고보니 최근엔 미스터 빈도 있었다..) ‘점프’도 배우들이 화려한 몸짓만으로 모든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다. 성룡의 열연했던 ‘취권’도 볼 수 있었고, 한국 전통무예인 ‘택견’도 보였다. 서커스에 가까운 리듬체조 같은 것도 보였고, 중간 중간 아이스 에이지의 다람쥐(?)를 떠올리게 하는 한 할아버지의 마임도 있었고, 아무튼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몸짓’들이 이어진 공연이었다.


리더


여러 배우들이 등장했지만 단연코 눈에 띄었던 인물은 집안의 최고 어른이자 고수였던 할아버지. 화려한 택견 솜씨를 뽐내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공연을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해 보였다.  중간 중간 상황을 설명해주는 ‘화자’ 역할을 하고 있었고, 관객이 참여하는 코너를 진행해야 되는 입장이었는데 자칫 싸늘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묘하게 잘 끌어갔다.


어쩌면 오랜 세월 세상을 겪으면서 얻은 지혜로 똘똘뭉친 우리내 할아버지 역할을 더없이 잘 표현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리더로써 남들을 앞에서 이끄는 것 뿐만 아니라 저렇게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조율하고 전체 공연의 흐름을 끌어가는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누가 서울에서 재미있는 공연 없냐고 내게 묻는다면, 망설임없이 이 ‘점프’를 추천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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