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빌릴 줄 아는 지혜 ..

By | 2009년 9월 10일

똑똑한 사람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 다른 사람의 머리를 빌릴 줄 아는 사람이다. 학교 다닐때, 한 선배가 푸념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천재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확실히 범재들과는 구분되는 똑똑한 선배가 있었다. 괴팍한 성격탓에 주변에서는 무서워했지만, 동향(同鄕)인 덕에 나에게는 유독 관대했던 선배였다. 어느 날 이 선배가 같이 공부하던 후배보다 학점이 덜 나왔다면서 투덜 거리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야기인 즉슨, 시험을 앞두고 같이 스터디를 했는데 이 선배는 똑똑한 만큼 잘 준비를 해갔던 모냥이다. 스터디 모임내내 모든 팀원들을 압도하는 포스를 내보였고 결국 시험문제도 스터디에서 준비한 부분에서 나왔던 모냥이다. 그런데, 막상 시험에서 이 선배는 자신의 스토리를 풀어낸 반면 같이 스터디에 참여했던 후배(나에게 그래도 선배인..)는 스터디 모임에서 들었던 이야기와 주변에서 얻은 소스들을 융합(?)해 한 차원 더 높은 결과물 창조한 탓에 이 후배의 학점이 더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머리를 빌려야 ..


요즘은 ‘스스로 하는 것’이 시대트랜드다. 자기 중심적인 사고가 대세가 되다보니 나 잘난 맛에 그러기도 하고, 남들과 엮이기 싫은 무언가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 물론 스스로 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DIY 가구처럼 재미도 있고 비용도 절감되는 좋은 경우도 있지만, 효율성면에서 계산을 해봐야 한다. 내가 다 하는 경우, 현금이 들지는 않지만 시간이나 기타 육체적 노고가 비용으로 투자되어야 한다. 그런 비용을 감안했을때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면 스스로 하는 방향으로 가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이들로 하여금 하도록 하는게 더 나은 방법이다.


어쩌면 인터넷 발달로 모두가 마음만 먹으면 스스로 해볼 수 있는 환경탓에 괜한 ‘시간/자원 낭비’들을 많이 하는게 아닌가 싶다. 이럴때 일수록 지혜롭게 머리를 빌리는 것이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믿으라 ..


아, 더불어서 머리를 빌리려고 할때,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 아닌가 싶다. 머리를 빌리려면 정말 빌려야 할 상황인지, 그리고 이 사람의 머리를 빌리는 것이 맞는지 분별하고 판단해야 하는 능력도 필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덮어 놓고 믿어 줄 수 있는 능력’이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남자들 예만 들어서 그렇지만,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남자들은 나를 믿어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내거는 존재들이다. 별 가진능력없이, 그저 덮어놓고 믿어줄줄 아는 유비를 위해 그 수많은 호걸들이 목숨을 바쳤던 것은 괜한 소설 이야기가 아니다. 성공하게 되면 문제될게 없지만 실패했을 경우까지도 마지막까지 ‘믿음’을 줄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이 머리를 잘 빌리는 사람과 못 빌리는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이 될듯 싶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역시 머리를 빌리는게 최고라는 생각이..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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