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일본드라마 한편을 봤다. 한동안 끊었었는데, 불현듯 생각이 나서 이리저리 뒤적거리다 ‘프로포즈 대작전’이라는 드라마를 선택해서 전편을 다 봤다. 총 11부작에 스패셜판까지해서 12~13부작 정도를 봤나보다.
프로포즈 대작전
드라마 내용은 뭐 초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알고내던 두 소곱친구가 서로 좋아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 고백을 하지 못하다가 결국 여자친구쪽이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이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남자친구쪽이 예전 사진 슬라이드를 보면서 그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자, 그 결혼식장의 요정이 나타나 사진을 찍던 시절로 주인공을 되돌려보내주고 하나씩 뒤틀린 스토리를 바로잡아간다는.. 그래서 결국 뭐 고백을 한다는 이야기.
일단, 두 남녀 주연배우가 상콤 그 자체여서 좋았다. 남자배우는 야마시타 토모히사. ‘쿠로사기’나 ‘노부타오 프로듀스’ 같은 다른 작품에서도 봤었고 도모토쿄다이(토크쇼)에 출연한 모습도 몇번 봤던터라 눈에 익은 인물. 이런 작품에 딱 어울리는 캐릭터다. 반면 여자 주인공, 나가사와 마사미는 처음보는 인물이었는데.. 약간 윤은혜를 닮은 듯한 얼굴이나 웃는 모습이 화사함, 그 자체다. 다케우치 유코와 함께 ‘웃음’ 하나로 모든 것을 무마해버릴 수 있을만한 캐릭터다.
늦었다고 생각할때 ..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때라는 말이 떠올랐다. (일본 드라마는 왠지 보고나면 새로운 영역에 대해서 배운다거나 어떤 교훈이 남는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 덤으로 일본어 공부도 되고.. ㅡㅡa)
남자주인공은 여자주인공이 자기와 결혼했으면 하는 마음에 과거의 사실들을 계속 고쳐보려고 노력한다. 혹시나 그때 이렇게 했다면, 저때 이렇게 했다면 지금 자신과 결혼식장에 함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말이다. 그러나 결국 지나간 과거보다 현재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착했나보다.
어쩌면 우리 삶이 그렇지 않나 싶다.
항상 우리는 지금 순간을 보면서 과거에 그러지 못했던 것을 탓한다. 그때 공부를 하지 않아서, 그때 미리 준비를 하지 않아서,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뭐 이런 후회 말이다. 그런 후회와 함께 지금 닥치는 일을 어쩔 수 없는 일로, 이미 늦어버린 일로 치부해버린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약간 과장해서 보여줬던 것처럼 지금도 늦지 않았다. 어쩌면 지금이 가장 적당한 시기일지도 모른다. 현재 내가 보고 있는 결과가 아니라 앞으로 나올 결과를 놓고 보자면 지금 이 순간도 미래에 돌이켜볼 한 시점의 과거다. 지금 후회하는 마음으로 현재를 잘 산다면 훗날 다시 이런 ‘후회의 시간’이 필요없지 않을까?
5년 전으로 ..
5년 전 내 모습을 잠시 떠올려봤다. 당시 5년 뒤의 모습은 먼 미래였다. 마치 그때면 내 인생은 한 번의 사이클을 끝내고 ‘퇴임이후의 삶’이 시작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봤었다. 그게 너무 길어보여서 3년 아니 1년 뒤에 상당한 수준의 계획 성취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꿈을 꾸기도 했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이켜보자면 이 5년이라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는 것과 이 5년의 삶 중간에 1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면서 이제 늦지 않았나? 라고 생각할 그때가 지금에서 돌이켜 보면 그리 늦지 않은 시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5년 후 ..
역시 다시 5년을 떠올리니, 그런 날이 다가올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몇 차례 경험을 통해서 내 기대보다 상당히 빨리 ‘그날’이 다가온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이 뭔가를 시작하기에 그리 늦지 않았다는 것 또한 배웠다.
이제 다시 5년 뒤를 그려본다. 그리고 뒤를 바라보던 몸을 180도 돌려 앞을 바라본다. 내 키만큼 높은 담장이 그 뒤에 뭐가 있는지 보여주지는 않지만, 저 멀리 흰눈이 쌓이 산 정상은 보인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같이 바라보는 높은 산이 아니다. 단지 내가 가야할 나만의 작은 언덕일 뿐이다.
현재 내 나이가 얼마고 내 상황이 어떤지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올라갈 언덕이 남들이 보기에 좋은지 나쁜지도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단지, 내가 가야할 곳이라면, 그리고 아직 그곳에 도착하지 못했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것과 이 순간이 중요하다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자, 가자..
나의 언덕을 향해..
그 정상을 향해..
지금 이 순간 ~
안녕하세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사실 현재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하기 위해선..
자신의 위치가 어디이고, 현재 어디로 가고 있으며, 왜 가려하는 지 아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겠지요
원론적으로 무엇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다면
절대 손쉽게 얻을 수 없는 질문이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매번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거 같습니다
네, 매번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것을 삶에서 실천해야 하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피할 수 없는 질문이 아닌가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