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찬란, 그러나 유쾌’.
토요일 이른(?) 아침. 조조로 다찌와마리를 봤다. (아침 10시;; 저에게는 이른 시간임다;;) 뭘 볼까 이리저리 고민하다 아침 일찍 보는 영화라 좀 재미있는거 웃을 수 있는 걸 보고 싶어서 나름 웃낀 영화를 골랐는데.. 참 잘 골랐다는 생각이다.
처음 영화가 시작되고, 흠짓 놀랐다. ‘이거 1970년대 영화도 아니고, 더빙한거 같네. 저 어색한 연기, 오버 연기는 뭐야…’ 등 온갖 잡생각이 머리에 들어차서 영화에 집중이 안되었다. 그러나 사람은 적응의 동물. 어느새 영화 흐름에 적응이 되면서 살짝 ‘다찌마와리’에 빠져버렸다.
우뢰매, 홍길동 ..
다찌마와리는 어린 시절 봤던 우뢰매, 홍길동 같은 영화를 떠올리게 해줬다. 영상이며 더빙한 것 같은 대사며.. 사실 요즘 그런 영화를 다시 본다면 높아진 눈높이 때문에 보고 있기 힘들텐데. 그러나 곳곳에 요즘 영화 같은 모습이 숨겨져 있어 그렇게 수준 낮아 보이지만도 않았다.
대표적인게 자막처리. 촬영 배경 때문에 일본어, 중국어가 등장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자막 처리가 불가피했는데, 중요한 것은 난 일본어나 중국어를 잘 못하는데도 대부분의 대화를 별 무리없이 이해할 수 있었다. ^^; 첨엔 뭔가 했는데, 자막과 비교해서 보다보니 어느새.. ‘아하… ㅋㅋ’.
특히,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듯한 느낌의 자막은 정말 최고였다. 이런게 영화는 오래되어 보여도 그래도 요즘 나온 영화라는걸 느끼게 해줬던 것 같다.
오버연기
오버연기도 거의 정말 최강이었다. 임원희라는 배우 자체가 그런건지, 아니면 역할이 그래서 그런건지. 어찌나 오버를 하던지. 중간에 ‘이물질’ 씬은 정말이지..;; 어쩌면 ‘그’였기에 커버 가능한 연기였는지도 모르겠다. 이 외에도 류승범, 공효진, 박시연 등 다른 배우들의 오버 연기도 한 몫했다.
007을 패러디 한듯한 장면들도 가능한한 많은 오버를 통해 차별화를 추구했다. 총의 용도 변경이라든지, 요즘 시대 등장하는 제품의 출현, 중간에 잠깐 등장한 애국가 안무도 나름 유쾌한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생각없이, 유쾌하게..
옆자리에 앉았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어찌나 많이 웃던지. 약간 민망한 장면(?)에서도 큰 소리로 웃는 바람에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어쨓든 이 영화는 그닥 고난위도의 이해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스토리도 전~혀 복잡하지 않다. 나름 반전을 집어넣기는 했지만, 뭐 스토리에 큰 기대를 걸고 보던 영화가 아니라서 그닥 충격으로 다가오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런만큼 이 영화는 생각없이, 유쾌하게 보기만 하면 되는 영화다. 무술 장면에서 정신없이 돌아가는 카메라를 즐기고, 말도 안되는 오버를 즐기면 된다. 유치한 몸개그며, 1970년대 수준의 유머도 영화에 즐거움을 덧붙이는 요소다.
식상함에 질려가는 사람들, 생각없이 보는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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