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에 서다 (Back to the basics) by 사토 료 |
Back to the basic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 Best에 당당히 들어가는 말이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 무엇을 다 떠나서 보편 타당하게 적용 가능한 원칙이다. 이 책은 이 말을 제목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9점이상의 점수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
삼성전자에서 상당히 좋아라했던 책인 듯 하다. 그럴것 같다. 이 책은 주로 원가 절감 관련된 컨설팅을 하던 저자가 현장에서 느꼈던 점들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책의 글자 크기나 줄 간격을 보면서 거져먹기용 책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치만 책을 꼭 그런걸로 평가할일은 아니니..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사례만 언급한다. 뭔가 심오한 내용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책을 집어 던졌을테고, 회사 현장에서 ‘자원 낭비’에 대해 조금 생각을 해봤던 사람이라면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몇 개 건질 수 있는 책이다.
목차속에 담긴 주제 ..
하지만, 이 책의 진면목은 내용에 있지 않고 목차에 있다.
잊혀진 목적, 그릇된 목적, 필요없는 목적, 지나친 목적, 부족한 목적, 목적형 인간..
이 책의 주제는 이렇다.
“언젠가부터 목적이 잊혀지고 수단이나 겉으로 들어나는 현상이 더 대접을 받고 있는 어이없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이런 경우 대부분 그릇된, 잘못된 목적으로 새어버리거나 필요없는 목적을 추구하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그렇다고 필요이상의 지나친 목적을 추구할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쉬운 목적을 세우라는 것도 아니다. 이제 세상은 한정된 자원으로 가장 효율적이게 목적을 달성하는 목적형 인간을 원하는 만큼, 모든 일을 함에 있어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진정한 목적’을 추구하는 목적형 인간이 되기 바란다”
이 책의 저자가 아주 좋아할법한 예를 하나 들어본다.
우리 옛말에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이 부산에서 서울을 가려고 하는데, 가장 빠르게 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제껏 전임자들의 기록은 고속버스를 타고 4시간 20분에 주파한 것이 가장 빠른 기록이다. 이 기록을 깨기위해, 모든 휴게소는 지나치는 한편 각 도로에서 어느 차선이 더 유리한지 세세한 정보를 구해 계산을 마치고 자가용을 몰고 서울을 4시간 만에 도착했다고 하자. 이를 두고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런 경우, 원점에서 다시 서서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울을 가는 방법은 고속도로만 있는게 아니다 KTX를 타고 3시간만에 갈수도 있고,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만에 갈수도 있다. 목적은 서울을 빠르게 가는것이니 수단은 무엇이 되어도 갈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 되어도 상관없는 것이다.
쉬운 예 같지만 실제 회사생활을 해보면 참 어이없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 유드리 있어도 되는 부분에 필요이상으로 엄격하거나 좀더 집중해서 하면 될 것을 대충하는 바람에 실제 목적하던 바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삶의 목적을 원점에서 생각해보라 …
어디 회사 생활에서만 그렇겠는가? 어쩌면 우리 삶 자체가 그런지도 모른다. 삶을 살아가는 목적은 잊은채 그저 남들과 경쟁을 위해서 투지를 불사르는 사람들을 보자면.. 원점에 서서 삶을 살아가는 목적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이 사례/예화 투성이 였으니 서평도 사례/예화로 마무리 해본다.
한 유명 컨설팅회사의 컨설턴트가 어느 섬으로 휴가를 즐기러 갔다가 한 어부를 만났다. 이 어부가 파는 생선은 맛과 질에 있어서 최상이었지만 그는 하루에 단지 대여섯 마리의 물고기를 잡을 뿐이었다. 이 컨설턴트는 왜 더 잡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아침에는 늦잠을 자고 낮에는 아이들과 놀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와인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그럴 시간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이 컨설턴트는 지금 작은 배를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해서 좀더 큰배를 사고, 좀더 열심히 일해서 배를 몇 척 더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부가 그 다음에는 어쩌냐고 반문했다.
여러 척의 배로 선단을 만들고 원양어업을 하면서 공장도 세우고 좀더 회사를 키워서 자기가 도와줄테니 뉴욕 증시에 회사를 상장하라고, 그러면 백만장자가 될 수 있을거라고 말했다. 어부가 다시 물었다. 그 다음에는?
그 돈으로 은퇴해서 아름답고 한가로운 곳에서 남은 여생동안 늦잠도 자고 아이들과 놀거나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며 여유 있게 살면 된다고 컨설턴트가 대답을 했는데.. 어부가 이에 대해 반문했다.
“내가 지금하고 있는 생활과 다를바가 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