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통찰 by 엘리자베스 하스 에더샤임 |
어느날, 갑자기. 내가 좋아하고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최고’로 불리는 사람에게 ‘나와 인터뷰 하면서 책 한번 써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 이번에 읽은 책 ‘마지막 통찰’은 피터드러커의 유작이다. 사실 그가 쓰지 않은 책이나 내용이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루어졌으니, 그가 쓴 책이라 해도 틀린말은 아닐테다.
이 책의 저자는 맥킨지 컨설팅에서 일하다 독립해 혼자서 컨설팅 회사를 꾸려가던 컨설턴트다. 어느날 뜬금없이 피터드러커로부터 전화가 한통오고, 책을 써보지 않겠냐는 제안에 그 많던 스케쥴을 뒤로하고 드러커와 인터뷰에 나섰다.
역시 드러커 아저씨..
역시, 드러커 책 답게 이제껏 읽어왔던 그의 책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책에서도 나오지만, 드러커는 절대 직접적인 이야기를 던지지 않는다. 핵심을 찌르는 이야기보다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들로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천천히 이끌어낸다.
처음에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늙은이 잔소리’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_^ 그도 알았을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의 중요함을 알았기에 먼저 생각의 바탕을 바꿀 수 있게 끈질기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고객, 혁시, 협력, 사람, 지식, 의사결정, 리더 등에 대한 드러커의 생각을 담고 있다.그가 썼던 39권의 책들에 나왔던 내용들이 반복되는게 많을테다. 만약 그가 이전에 했던 이야기가 틀린 이야기였다면 교정을 해야하겠지만 그가 했던 이야기는 다 맞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좋아했고, 역사의 흐름 속에서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했기에 굳이 업데이트가 필요하지도 않았다. 고작 관련된 사례를 추가하는 정도가 전부이지 않나 싶다.
경영…
이 책을 보면서, 경영을 넘어 삶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된다. 경영이란, 기업을 이끌어가는데 필요한 스킬이 아니다. 삶을 살아가는데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들을 나름 정리한 정도가 고작이다. 구체적인 행동 규범으로 가면 부질없는 반면 넓은 의미에서 테두리를 제공할 경우 상당히 유용하다.
혹시나 획기적인 마케팅 방법이나, 새로운 경영학 이론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대신 경영의 근본부터 살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전에 드러커가 썼던 책들을 보면서 감동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충분히 읽어볼만한 책이지 싶다.
P.S.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드러커 책은 원문으로 읽어보고 싶다. 번역된 문장을 보면서 간혹 너무 낯설게 번역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아서, 더더욱… 게다가 국내에 들어온 책도 몇 권 안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