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블로그 ‘적벽대전’ 시사회 리뷰 쓰고 ‘님은 먼곳에..’ 예매권을 받았다. (블로그를 하다보면, 이런 저런 수익모델들을 통해서 돈을 벌기도 하지만 이렇게 직접 현물(?)을 통한 이득을 누리기도 한다. 블로그 만쉐~)
그렇지 않아도 여자친구가 보고 싶어하던 영화라 둘이 시간을 맞춰 영화관에 들렀다~사실 영화를 보러가기전 관련 정보 검색은 피하는 편이다. 딱히 보고 싶은 영화가 없어 찾는 경우라면 모를까, 기본적으로 누가 만든 영화인지 짧게 예고편이라도 봤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생각이다. 호러나 심하게 잔인하거나, 예술성이 너무 강한 영화가 아니라는 것만 확인되면 그냥 보러 가는편인데..
이번 영화는 SERI CEO에서 이야기하는 걸 들어버렸다. 대략적인 줄거리와 흐름, 나름의 키포인트까지 알아버린터라 영화에 대한 신비감(?), 호기심은 덜했다.
한국의 마를린 먼로, ‘수애’
묘한 매력을 가진 여배우 ‘수애’. 약간은 허스키한 목소리에, 요즘은 평범한 복장일지 모르나 당시 배경으로는 파격적인 복장의 섹시함을 보여주면서 한켠에서 한국의 마를릴 먼로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뇌쇄적인 섹시함보다는 오히려 귀여운 세식함에 가까운듯해서 마를린 먼로와 비교하는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다. 아무튼, 써니는 ‘수애’에게 참 잘 어울리는 역이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 장면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 않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압권이었던 장면이라 언급을 안할 수 가 없다. (극적인 대 반전이 숨겨진 영화가 아닌 만큼 큰 문제는 없지 싶다;;; 그러나 영화관에서 직접 느끼고 싶다면 이 부분은 보지 않을 것을 권한다.)
[#M_ more.. | less.. |
힘든 시련을 넘어 결국 남편을 만나게 된 써니(수애 역). 둘이 마주한 순간, 과연 이 난감한 순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둘이 애틋하게 쳐다보다가 그저 달려가서 부퉁켜 안고 울었다면, 정말 영화에 큰 실망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마지막 장면이었다. 놀람 가운데 두 사람이 어느 정도 거리에 다가서고, 써니가 그렇게 힘들게 만난 남편의 뺨을 때리기 시작한다. 한 대, 두 대, 세 대…
처음에는 바람을 피고 속 썩이던 남편 때문에, 그 사람을 만나려고 온갖 죽을 고생 다해가며 왔던 것에 대한 한풀이처럼 보였으나 점차 두 사람 표정이 밝아지고 마치 뺨을 때리면서 서로가 살아서 다시 만났다는게 현실이라는 걸 각인 시키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그 힘든 여정 속에서 써니는 지아비 섬기는 것만 알았던 시골 아낙네에서 희생을 통해 사랑을 찾은 한 여인으로 거듭났고, 그 사랑에 대한 당당함이 남편의 뺨을 때리게 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영화는 그렇게 끝이난다. 그렇게 둘이 하염없이 우는 걸로 말이다.
_M#]눈물을 훔칠만큼의 슬픔은 없었다. 그렇다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감동도 없었다. 그저 그 장면을 보면서 왠지 빙긋이 웃는 두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느낌만 받았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약간 러닝타임이 길었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지루해보이는 가운데 흘러가는 영상들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혹시 20대 중반이후 나이로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한번쯤 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