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뎅이 루마니아 어느 조각가의 실력을 보고 감탄해 자기 밑으로 오지 않겠냐고 제안했을때, 그 조각가가 한 말이란다.
“큰 나무(로뎅) 밑에서는 아무것도 자랄 수 없다.”
대가 밑에서 배우는 것이 한 분야에서 가장 빨리 자랄 수 있는 방법이지만, 그 대가 밑에만 있으면 결국 그 사람의 길만 답습할뿐 그 길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이야기. 뉴튼이나 아인슈타인 밑에서 걸출한 물리학자들이 나오지 못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
통상 큰 나무라 지칭되는 사람들은 세간의 이목을 한몸에 받는 사람들이다. 탁월한 통찰력과 직관력, 쌓인 지성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거나 타고나 재능으로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하지 싶다.
그런 사람 밑에서 사사 받으면 좋을 것 같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결국 누구 누구 제자, 또는 누구 누구 후배 밖에 되지 못한다. ‘제 2의 …’는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나 기업에게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계선을 그어 오히려 역효과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럼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난 누누히 대가를 모방하는 방법이 배움의 지름길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큰 나무 밑에서 배우면 좀더 확실하게 모방할 수 있을텐데, 위 이야기를 보자면 그것도 아닌거 같고..
아니다. 확실히 큰 나무 밑에서 배우는게 필요하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틀을 배우는 선에서 멈춰야 한다. 그 사람이 가진 생각하는 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우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 그 더이상의 것을 배우려고 한다면 아무것도 없을 수 없을 것이다.
한 과학자가 걸출한 노벨상 수상자 다수를 제자로 두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사람 제자가 되었기에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그 제자에게 물었다. 얼마나 스승이 훌륭하기에 노벨상 수상자가 그렇게 많이 나오냐고.
제자왈.. 솔직히 자기가 아는게 스승이 아는 것 보다 훨씬 많고 업데이트도 많이 되었다고 한다. 그가 스승에게 배운거라고는 실험을 어떻게 해야하고 어떻게 설계를 해야하는지, 어떤 것들을 중점적으로 보아야하는지 등 기본적인 틀만 배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기본적인 틀이 많은 제자들로 하여금 노벨상을 받게 만들었다.
큰 나무 밑에서 평생 살려고 하면 성장할 수 없다. 어느 정도 혼자 비바람을 견딜 수 있을만큼만 큰 나무 밑에 머물다 과감히 그 자리를 떠나 홀로 서야 한다. 큰 나무 아래서는 매서운 비바람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충분한 햇빛이나 양분을 얻을 수는 없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어딘가?
큰 나무 아래인가? 그럼 얼마나 머물렀나?
떠날 때가 되었다면.. 과감히 떠나자..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