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같이 방을 쓰던 후배가, 몹시 심심해하던 나에게 일본 드라마 한번 보라고 권해준게 시작이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드라마와는 사뭇다른 모습에 홀딱 반해서 정말 미친듯이 봤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손에 꼽는 명작품 중 하나가 ‘중매결혼’이다.
개인적으로 일본 남자 배우 중 ‘유스케 산타마리아’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딱히 잘생긴 것도 아니고 잘나보이지도 않는.. 항상 약간 모자라면서도 착한 남자로 나오는 그의 모습이 친근해서 그런 것일 수 도 있고. 나 같아서 그런가? ㅡㅡa
아무튼, ‘중매결혼’에서 그의 어눌한 연기는 정말 일품이다. 특히, 명대사가 참 많았는데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 이 ‘행복론’이다. 결혼을 하기 위해 여자쪽 부모님을 뵙는 자리에서 남자들은 쉽게 ‘행복하게 해줄 자신 있습니다’ 또는 ‘행복하게 해주겠습니다’라는 말을 뱉어낸다. 하지만 이 대사처럼, 행복은 그렇게 준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게 아니다.
나중에 꼭 한번 이 대사는 써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혹시 아직 이 드라마 안 본사람은 꼭 챙겨보라고 권한다. 비록 아래 대사만 뽑아서 정리해두지만, 역시 직접 이 장면을 보지 않으면 그 감동을 느끼기는 힘들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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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 히로세(유스케 산타마리아, 남자)의 약혼자 세츠코(마츠 다카코, 여자)에게 옛 남자친구(?)가 이제 괜찮은 병원 의사가 되어 나타난다. 9 년만의 운명적인 재회. 세츠코의 중매결혼 소식을 접하고는 크게 놀란 옛 남친은 세츠코에게 자신과 사귀자고 이야기하는데..
결국 세츠코에게 대답을 듣지 못한 그는 히로세와 만나서 담판을 지으려한다. 그 자리에서 ‘당신, 세츠코와 결혼하면 행복하게 해줄수있냐?’는 질문에 히로세는 머멋거린다. 반면, 그 의사는 당당히 자신은 그럴수있다고 말한다. 우연찮게 이 이야기를 엿들은 세츠코는 그 일로 히로세와 심하게 다투게 된다.
그리고 지금(이 장면) 친구들과 자신의 방에 모여서 그 일을 두고 이야기한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행복하게 해줄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 못한 히로세를 몰아세우는데..
히로세 : (행복하게 해줄수있다는 것) 그게 왠지 굉장히 오만한것 같지 않아?
친구 : 무슨뜻이야?
히로세 : 그러니까 ,가령 .. 우리가 같이 생활하는 중에 문득 어떤 순간이, 둘에게 있어 ‘행복하구나’라고, 세츠코씨가 ‘마음 한구석으로 느껴주면 좋겠다’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니까. 예를 들면… 아침에 눈을 떳을때… 창문을 열고… 그 날이 아주 맑은 푸른 하늘이어서 ‘아~ 오늘은 하늘이 맑아서 예쁘구나~’ 라고 말하면 ‘정말이네~! 예쁘네~’ 라고 서로 말을 주고받는… 그런 느낌! 결혼의 행복이란 소위 그런 작은일이 쌓이고 쌓이는게 아닐까?
친구 : 작은일이…
히로세 : 응
친구 : (히로세) 코타로… 왜 거기까지 생각하면서…그 의사 녀석에게 화끈하게 말 안하거야?
히로세 : 하지만, 그런 잘난척하는 사람앞에서 이런말을 하는건 싫지 않아? 뭐랄까… 마음속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기분~
One thought on “[명대사] 중매결혼 중 유스케 산타마리아의 ‘행복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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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케 연기가 가장 독특했던건…..잠자는 숲에서 자살장면이였죠.
정말 눈물없이 볼 수 없는…..인간실격의 요조처럼
치명적인 매력을 담고 있는 인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