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Futurology). 미래학의 전문가도 아니요, 그렇다고 미래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면서, 미래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니 너무 건방진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미래학 또한 학문을 위한 학문이 아닌 실용학문(?)인 만큼 굳이 상아탑에서 뭔가가 정의되고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마음으로 편하게 이야기를 풀어본다.
미래학은 내가 관심있어 하는 3 가지 분야 중 하나다. 난 경영에 관심있고, 투자에 관심있고, 뭔가를 내다보는데, 꿰뚫어보는데 관심이 많다. 블로그의 타이틀인 Intuition & Insight 에서도 그 관심이 충분히 표현되었으리라 본다.
미래학, 연금술이 아니다
지금도 그랬지만, 옛날부터 사람들은 미래를 알고 싶어했다. 그래서 거북이 등껍질로 전쟁 승패를 예측한 것 부터.. 오만 잡다한 짓을 다해서 미래를 알려고 했다.
그러나, 역사상 아직까지 미래를 정확히 다 맞춘 사람은 없었다. 확률적으로 절반만 맞춰도 대단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동전을 던져서 앞뒷면이 나올 확률이 50%니.. 동전 던져서 예측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반문하고 싶다.
그보다 더 괜찮은 예로 연금술 이야기를 하고 싶다. 사람들은 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화학 기술 발달로 마법같은 솜씨를 부려서 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확신에 사로잡혔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왠지 해보면 될 것 같지 않은가?
그러나 그 결론이 어떠했던가? 아직까지 연금술을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금이 온스당 1천 달러까지 급등하겠는가?
마찬가지다. 컴퓨터의 발달로 수학, 통계적 기법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허다해졌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향후 미래를 이런 컴퓨터 발달과 우수한 기법을 활용해 정확히 맞출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하기 시작했다.
마치 연금술처럼 수많은 전문가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나름 논리적으로 미래 예측이 불가능한 이유를 풀어보자면,, 혹시 백투터퓨쳐라는 영화를 봤는가? 그 영화에서 보면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서 자기가 몇 가지 일을 뒤집어 놓는다. 그 바람에 미래로 돌아왔더니 세상이 달라져있었다.
즉, 지금 미래를 예측해서 그 미래를 알아버리는 순간, 이미 미래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리기에 미래란 예측해서 맞출 수 가 없다.
미래를 예측해 주는 일을 하는 사람/기업치고 잘 맞추기 때문에 살아남은 곳은 하나도 없다. 단지 사람들의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욕망이 끊이지 않기에 살아남은 것 뿐이다.
그럼 미래학은 뻘짓?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말도 안되는 것이 미래학 아닌가? 안되는 걸 알면서, 무슨 한계체험 하는 것도 아니고, 왜 미래학이 뜨고.. 미래학을 하려고 하는 걸까? 미래 예측이 안된다고 주장하는 필자조차 미래학에 관심이 많다는 건 어불성설이지 않나?
사실 미래학이라는게 단어 자체가 주는 의미 때문에 오해를 사는 것 같다. 미래학은 점성술처럼 미래를 찍어서 가르쳐주는게 목적이 아니다.
일전에 읽었던 ‘Advancing Futures‘라는 책에서 세계적인 미래학계 석학들이 내린 미래학에 대한 정의를 빌려오고 싶다. 그들 또한 컴퓨터 발달로 충분한 데이터와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수학, 통계 기법만 있으면 미래를 예측하리라는 기대감에 미래학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미래학을 하면서 그들이 내린 결론은 미래를 찍어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였다. 대신 미래학이 존재해야하는, 중요하게 여겨져야 하는 이유로..
‘대안적 미래(Alternative Futures)’를 제시했다. (한국이 세계 10대 강국이 될꺼라고 내다봤던 허만 칸이 1966년 ‘The Alternative World Futures Approach’ 라는 책? 논문?을 쓰면서 알려진 개념인 듯 하다.)
말이 좀 어려워보이지만, 쉽게 말해서 ‘시나리오 계획’이다. 어차피 미래라는 것은 정확하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떤 일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일들을 통해서 몇 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만들어 볼 수 있다.
경제가 좋아질만한 상황 하나, 현재와 같이 유지될 가능성 하나, 그리고 악화 일로를 달릴 가능성 하나. 이렇게 3 가지 경우로 나눠서 우리 나라 경제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를 작성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작성된 시나리오를 통해서 미래에 발생될 일에 대해 적어도 준비를 해 볼 수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대처를 하고, 뭘 준비해야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준비 없이 변화를 맞을 경우, 감정 기복으로 객관적이 판단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런 일도 가능하다라는 것을 알아두는 것이 향후 유연한 대처에도 도움이 된다.
미래학, 경계가 없는 학문
경영이 그렇지만, 미래학 또한 사실상 경계가 없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계획’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모든 분야에 대해서 미래학을 접목시킬 수 있다. 그런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가급적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서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는 툴이 미래학인 만큼, 경영이 되었건, 정치가 되었건, 도시/건축이 되었건 모든 부분이 다 미래학과 연관이 된다.
어쩌면 경제학에서 말하는 게임 이론도 미래학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최근들이 많은 학자들이 게임이론을 통해 노벨 경제학 상을 수상하는데, 게임 이론 또한 특정한 상황이 벌어졌을때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그 결과를 예측해보는게 게임이론이지 않나 싶다. (전공이 아닌 만큼 깊은 태클은 레드카드!)
…..
보면 볼수록 참 매력적이고 재미있어 보이고 나의 적성에 맞아보이는 분야이기는 한데.. 앞으로 어떻게 이 분야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야 할지 걱정이 된다. 피터 드러커처럼 이 분야를 완전 정리한 사람도 없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냥 제임스 데이터 아저씨 있으시다는 하와이 대학을 가봐하나? ㅡㅡa
4 thoughts on “미래학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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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저도 대학교에서 미래학을 공부하는 한 학생으로서
평소 의문점을 한가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왜 우리나라는 미래학 불모지로 꼽히며, 미래학자들은 적은 수로 기록되고있을까요..
전문성이 있어야 도전해 볼만한 학문이라서?
글쓴이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감히 여쭈어봅니다^^
글쎄요, 국내에서 미래학의 위치가 어느정도인지 잘모르는터라 뭐라 말씀드리기 애매하지만.. 짧은 소견으로는.. 미래학은 리스크 관리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분야일텐데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시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 해봅니다. 정확한 효용을 측정할줄 모르고 측정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고 할까요? ^^;
충분한 효용만 확인된다면 관련 분야에 대한 수요가 늘테고 그러면 수많은 사람들이 뛰어들겠죠. 단순히 전문성의 여부가 진입장벽이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1년이 지난 게시판에 글을 남기기는 처음이네요…미래학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있으신것 같아서 염치불구하고 글 남깁니다. 저는 휴스턴에서 현재 미래학 석사과정 공부중에 있습니다. 휴스턴대학은 현재 미국에서 유일하게 미래학 정규 석사학위를 주는 곳입니다. 하와이는 아시겠지만 정치학부 소속으로 단기연수과정과 박사과정만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아시아 미래인재연구소 소장이신 최윤식 소장이 휴스턴 미래학과를 졸업한 유일한 한국인 입니다. 제가 두번째고요..하외이 대학에서 미래연구를 공부하신 분들은 꽤 있습니다. 한국행정연구원 서용석 박사님, 동아일보 최준호 기자, 하와이에서 현재 공부중인 박성원 박사님….그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국내서적은 행정연구원에서 집필한 “미래한국의 모습과 정책과제” 입니다. (총 4권짜리고 쫌 비쌉니다.) 이 책에 세계주요국가들의 미래연구 트렌드와 예측방법론,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도 지금 지도교수와 몇몇 한국분들과 함께 한국에 출판할 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연락바랍니다.. (cyt1203@naver.com)
어이쿠, 답글이 늦었습니다. 요즘 개인적인 일로 정신이 없는터라, 제 블로그도 자주 못들렀습니다. ㅜㅜ 이메일로 연락주신 분도 계셨는데, 그 분께 답쓰는데도 제법 오래 걸렸고, 요즘들어 이래저래 주변분들에게 죄송한 일만 계속 생기는 것 같습니다.
미래학을 전공으로 하고 계신다니 부럽기도 하고, 또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어떤 내용들에 대해 공부하시고, 연구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준비중이시라는 책이 그 연구의 결과물이지 않을까 넘겨집어 봅니다. 제가 정식으로 미래학을 공부한게 아니라서 준비하시는 책에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신, 책 출간하시면 알려주십시오. 꼭 챙겨보겠습니다. ^^
P.S. 추천해주신 책, (비싸다고 하시니..) 꼭, 빌려서라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2 성함이, 제가 아침마다 받아보는 뉴스레터 ‘행복한 경영이야기’를 발간하시는 휴넷 대표님과 동명이시네요. 성함만보고 깜짝 놀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