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미라클’을 보고..

By | 2008년 2월 17일

“안녕하세요, 인기그룹 핫바입니다. 대표곡으로는 ‘식어버린 핫 초코’가 있구요,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3위까지 올랐었습니다. 혹시, 들어보셨나요?”
 … 희동이 대사 중에서

주말 대학로에서 재미있는 뮤지컬 하나를 보았다. 내가 돈주고 본건 아니고, 얹혀서 얻어보는 뮤지컬. 그랬기에 무슨 뮤지컬을 보는지도 몰랐고 그냥 공연 본다기에 무덤덤하게 갔었는데.. 내가 올해 볼(?) 뮤지컬 중 최고가 될 것 같다.

사랑과 영혼의 패러디에 등장인물들은 만화 주인공 이름을 따왔다. 유명한 인기 그룹(?) ‘핫바’의 김희동. 그러나 자동차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고 그가 입원한 미라클 병원에서 벌어지는 일을 배경으로 삼았다. 담당 간호사 2명과 담당 의사 1명, 옆방 환자까지 총 5 명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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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부터 오른쪽으로, 하늬, 희동, 길동, 미저리, 잘생긴 의사
희동은 컨셉이 연예인인 만큼.. 폼잡고 찍었다.

누구하나 빠지는 사람없이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자기 맡은 부분을 소화함에 있어서 전혀 부족함에 없어 보였다.

뮤지컬에서 보기 힘든 수준의 감정 몰입으로 진짜 눈에 보이는 만큼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하늬. 얼핏보면 연예인 누굴 닮은 듯한 주인공 희동. 처음에 등장할때, 눈빛이 이동건, 장동건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길동. 참 잘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변태 의사로 처절히 망가졌던 잘생긴 의사. 목소리 크고, 약간 모자란듯한 연기에 오버스러운 연기를 너무 자연스럽게 넘기면서 마치 주인공 같은 비중을 느끼게 해줬던 미저리.

미라클 미니홈피에 들러서 이 뮤지컬 제작자, 연출자의 글을 읽었다. 역시, 고민하는 것들이 뮤지컬에 그대로 반영이 되었는 것 같다. 연극의 감동을 훼손하지 않는 뮤지컬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더니.. 실제 관객에게도 그게 느껴졌다.

사실 TV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라서, 순간적인 감정 변화를 이어서 표현하는게 쉽지 않았을텐데.. 방금 전까지 웃고 떠들고 엽기적이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진지해지고,, 대성통곡을 하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장난기 많은 모습으로 변하는 .. 그런 연기덕에 뮤지컬에 완전 빠져버린 것 같다.

ㅎㅎ 난 이 뮤지컬에서 Best 를 뽑으라면, 뮤지컬 내내 궁금했던 인기곡 ‘식어버린 핫쵸코’ 라이브 실황을 꼽겠다. 뮤지컬 끝나고 인사마치고, 불이 꺼지길래 끝인 줄 알았더니 희동이가 선글라스끼고 음악프로그램 라이브 실황 같이 나왔다. 그리고는.. ‘식어버린 핫쵸코’ 열창을… 대박, 대박.. ^_^

뮤지컬을 보고 나와서 걸어가던 길에… 나도 모르게 길동의 ‘식어버린, 식어버린, 핫쵸코~ 휘릭~’을 따라하게 된다는.;;

혹시나 아직 이 뮤지컬을 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번에 대학로에서 봤으니 다음에는 강남가서 봐야겠다. 다른 캐스팅에서는 어떤 작품이 나올런지.. ^^

미라클 미니홈피 : http://www.cyworld.com/miraclemira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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