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빠로 거듭나다…

By | 2012년 12월 11일

한때 주변에서 구글빠로 인정받던 내가 드디어 애플 세상에 발을 내딛었다.

넥서스원

3년전, 모두가 아이폰에 열광할 때 혼자 조용히 넥서스원을 기다렸었다. 아이폰이 가진 여러 제약들이 답답해 보였었다.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진장 많은데, 아이폰은 나름 유저 입장에서 편한 방향으로 자기들이 많은 부분을 정해놔 버린 반면 구글은 모든 걸 열어놓고 하나씩 맞춰가던 입장이라 넥스서원이 더 끌렸었다. 가격도 더 저렴했고,,

시간이 흘러 이제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의 대세가 되었고 여기저기서 아이폰에 버금가는 폰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24개월 약정이 끝나고 고민했다. 이제는 OS 업그레이드 지원도 끊겼고 한정된 메모리로 계속 용량 부족을 외치는 넥서스원을 들고 다니기 버거워졌다. (전화비가 3만원 수준 나오는건 좋았는데.. ㅜㅜ) 교체 주기가 온 것이다.

아이폰5

여러가지로 고민을 많이했다. 교체해야할 시점쯤, 갤럭시S3 가 출시됐는데 주변 반응이 ‘괜찮다’ 였다. 게다가 17만원 대란까지 일면서 나름 유혹도 있었지만, 버텼다. 스마트폰을 들고 가장 많이 하는 일이 자료를 보는 일이다 보니, 잡스옹이 고집한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매리트가 상당히 컸다. 해외 앱들 같은 경우, 안드로이드보다 아이폰에 더 최적화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스마트폰을 고민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었다.

화면도 그렇다. 예~전에 썼다싶이 작은게 미학이던 시절에는 작은 화면, 얇은 두께가 핸드폰의 경쟁력이었지만 이제는 큰 화면이 대세다. 한 손에 잡기 버거울만큼 큰 화면의 폰들이 쏟아지면서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는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어차피 컴퓨터 화면처럼 볼 수 없는 환경이고, 요즘 컨텐츠들이 기기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하도록 나오는 상황이라 굳이 들고 다닐때 좀 불편한 큰 화면을 선택할 이유는 없었다.

가격도 그렇다. 넥서스원 살때만 해도 아이폰은 고가에 속했다. 물론 출고가 감안하면, 비싼건 아니었지만 이런 저런 명목으로 가격이 할인이되다보니 제 값주고 살 이유가 없었고 그게 상식이었다. 하지만 아이폰은 달랐다. 제조업계가 을이고 통신업계가 갑이던 업계 관행을 뒤집고, 제조사 할인없이 통신사가 자체적으로 쏘는 보조금만 주고 팔리는 고가폰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갤노트2나 다른 최신폰들 가격을 보노라면 입을 다물 수 없는 수준이다.

여러 커뮤니티를 돌아다녀보면, 아이폰을 사고 싶지는 않지만 응원한다는 글들을 보게 된다. 아이폰 붐이 일면 경쟁을 위해서 턱없이 높던 다른 폰들 가격을 제조업체나 통신사가 좀 낮춰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섞인 반응이 아닌가 싶다.

여하튼, 이런 저런 고민들 끝에 드디어 아이폰 유저가 되었다.

장점

역시 안드로이드에 비해 깔끔한 맛이 있다. 처음 아이폰이 등장했을때, 아이폰의 HW 자체가 겁나 뛰어났던건 아니다. 마치 PC CPU에서 듀얼 코어와 쿼드 코어가 엄청난 차이인 것 마냥 광고를 하지만, 단순 워드 작업과 웹서핑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잡스옹이 탁월했던 건 적정 수준까지 올라온 검증된 HW 성능에 최적화된 SW를 동원해 유저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다. 이번 아이폰 역시, HW 우세의 안드로이드가 상당 부분 따라왔지만 여전히 최적화 부분에서는 아이폰에게 좀더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소비자는 제품의 효용을 구매하는거지 신기술을 구매하려고 하는건 아니니깐.)

화질도 대만족이다. 화면이 너무 작지 않아요? 라는 질문을 계속 받게 되는데, 내 대답은 절대 작지않다라는 것. 특히,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가독성은 체험해보면 알 수 있다. 화면이 커져서 보기 편한 것도 있겠지만, 화면 사이즈는 작더라도 화소가 높다보니 글자가 선명하게 보여서 좋다. 넥서스원 시절에는 확대해서 보게되던 웹사이트를 그냥 볼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단점

아침에 트윗을 하나 날렸다. 어제 깜빡하고 회사에서 충전기를 안가져왔는데, 회사에서 오후 5시 이후부터 충전을 안하고 저녁에 통화도 하고 앱도 다운 받고 오락도 짬짬히 즐겼다. 그럼에도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탑승할때 배터리 잔량이 59%를 찍고 있었다. 아이폰 배터리가 작다더니, 별로 안 그렇다는 생각과 좋은 제품이 걸렸나? 라는 생각을 하며 트윗을 날렸는데..

9호선 열차를 탑승하고 딱 10분 달렸는데.. 배터리 잔량이 10% 날라갔다. ㅡㅡa 사람들이 많다보니 와이파이가 잘 안잡혀서 그거 찾느라고 계속 버벅거렸던게 이유인 것 같은데, 그렇더라도 배터리 줄어드는 속도를 보니 섬뜩했다. 만약, LTE 켰다면 어쩔뻔했나 싶었다. 이 부분은 적절히 잘 조절하면서 써야할꺼 같다.

또 한가지, 이건 언론에도 보도되고 여러 커뮤니티에서 의심 받고 있는 ‘와이파이 속도’ 문제. 접속은 되는데, 와이파이 다운로드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 3G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느린데, 처음에는 우리집 인터넷 망이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이패드나 다른 기기 돌려보니 초고속 다운로드가 되는게 아닌가!

결론은 아이폰 SW 상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아직 애플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데, 다음 iOS 업데이트를 기대하는 수 밖에. 특별히 아스팔트 같은 GB 단위의 앱 다운 받을꺼 아니면 크게 불편하지는 않는 사안이라 일단은 참고 넘어가지만, 나중에도 이 문제 해결 안되면 불만이 폭주할지도 모르겠다.

P.S. LTE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고도의 정책인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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