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영어 실력을 가지고 회사 내부에서 통역도 해봤고, 번역도 해봤다. 정말 낮 간지럽고, 부끄럽기 그지 없는 일이지만 막상 닥치니 어떻게 방법이 없었다. 그때마다, ‘영어 공부해야지’라는 굳은 결심을 해보지만, 역시 작심삼일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그 작심삼일에 도전한다.
언어라는건 삶이고, 문화다. 비법이나 공식이 존재할 수 없다. 그냥 타고 나서 잘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꾸준히 하는 수 밖에 없다. 이전에도 몇 번 포스팅 했었지만, 최대한 많이 듣고 말하고 쓰고 읽어보는 것 말고는 딱히 대안이 없는 정말 정직하기 그지없는 ‘도구’다. 대신, 한번 익혀두면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놀라운 ‘도구’이기도 하다. 이 시대 젊은이들이 열망하는 취업용 스펙으로서의 ‘도구’가 아닌 보다 다양하고도 포괄적인 정보나 기회들을 마주할 수 있는 ‘도구’다. 그러니, 귀차니즘을 극복하고서라도 도전해보는 수 밖에.
무식하게 영어공부하기
방법은 이렇다. 영어로 현재 이슈가 되는 사안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타깃으로 했기 때문에 신문이나 주간지를 골랐다. 동화나 다른 것들도 도움이 되겠지만, 실질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영어라는 입장에서 유용해 보였다. 여러가지 신문이나 잡지들 중, 내용이 길지 않고 (5~10분) 원어민이 읽어주는 mp3나 다른 음원이 필요하다. 물론 기사 또는 스크립트가 제공되어야 하고.
열심히 서핑한 끝에 2 가지 좋은 도구를 찾았다.
Economist
필자가 사랑하는 잡지다. 영국에서 발간되지만, 전세계 전문가들에게 읽히는 저명한 경제 주간지. 이 잡지의 시작하는 부분에 그 주간의 정치, 경제 이슈를 한 단락씩 기사로 만들어둔게 있다. mp3로 읽어주는데 정치 5분, 경제 5분. 최적의 분량이다. 특히, 영국식 영어라 발음이 아주 또렷하고 정직하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굳이 미국식 영어를 하려는지 모르겠다. 이렇든 저렇든 둘다 영어고, 말 통하면 됐지. 아시아 사람들이 하기에는 영국식 영어가 더 편한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여하튼, 기사는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통해서 볼 수 있는거고, mp3 는 구독자들에게만 제공된다는 점을 주의.
CNN
국내에서 영어 공부했던 사람들 중 CNN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여럿있었다. 책도 많이 나왔고, 스토리도 많이 들어봤다. 그래서 혹 CNN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해봤는데, 빙고! 마침 CNN에서 학생들을 위해 하루 20분 정도 분량의 뉴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매경에서 청소년용 뉴스라고 해야하나? 여하튼, 전체 스크립트와 뉴스를 모두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대신, 20분 분량에, 미국식 영어, 그것도 겁나 빠른 앵커의 발음으로 읽어준다. 좋게 생각하면, 이런 속도에 적응된다면 다른 정상 속도의 영어는 상당히 느리게 느껴지면서 영어 듣기가 편해질 수 있다.
미국 드라마
앞서 이야기했던데로 언어는 시대상을 반영하고 그 곳의 문화를 반영한다. 따라서, 단순 공부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 포괄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게 좋은데,, 그 경우 가장 유리한게 그 나라 드라마를 보는 것. 드라마라는 것 자체가 문화가 담기고 삶이 담기는 것이기에, 여기에 등장하는 표현들이나 용어들은 곧 실생활에서 쓰이게 된다. 우리도 드라마를 통해서 새로운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사회적인 영향들이 나타나지 않던가?
고로, 자기에게 맞는 드라마를 찾아서 열심히 보고 듣고 따라하면서 외우면 그게 곧 영어 공부다. 물론 쉽지 않다. 아무리 재미있는 드라마라도 10번 보고 20번 보면.. 지겨울 수 밖에 없다. (가만, 그러고보니 아이들이 언어를 빨리 배우는건 반복학습을 전혀 지겨워하지 않기 때문인건가?) 그걸 참고 넘기는게 관건.
개인적으로 그냥 재미와 함께 생활 영어(?)를 기대한다면 불후의 명작인 ‘프렌즈’를 .. 혹시, 정치적인 언어들을 기대한다면 ‘웨스트 윙’ .. 법률쪽은, 예전엔 ‘앨리맥빌’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후배가 ‘보스턴 리걸’이 더 좋다고… 기타 다양한 주제의 드라마들이 많으니깐 보고 맘에 드는걸로 골라잡으면 된다.
방법은 이렇게 간단하게 이야기 가능하고 설명 가능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실행!
모두에게 행운을 빈다. Good l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