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의 종결자, 시간

By | 2011년 3월 7일

한 다큐멘터리에 가수 비와 그를 프로듀싱한 박진영씨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 당시 가수 비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을 넘보던 시기였는데, 그를 둔 프로듀서의 평가가 참 인상적이었다. 지금 현재 톱을 달리고 있는 비는 쉽게 따라잡히지 않을꺼라고, 왜냐면 톱의 위치에 도달했음에도 하루 20시간 가까이 시간을 투입하며 연습하는 연습벌레라고. 그러니 뒤따라 오는 사람들이 더 열심히 한다고 한들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겠냐고.

만인에 평등한 시간

보통 경쟁력은 자신이 남들보다 많은 자원 또는 우수한 자원을 투입해서 만들어내는 진입장벽이다. 무한 경쟁시대에서 감히 남들이 넘볼 수 없는 넘사벽을 만드는 것인데, 반도체 산업처럼 아예 기계 설비를 갖추는데 조 단위의 돈이 투자된다든지, 아니면 애플처럼 스티븐 잡스라는 뛰어난 인물을 통해 발현되는 것이다. 고로 난공불락의 진입장벽은 아무도 더 많이 투입할 수 없는 자원을 활용해야한다.

그런 면에서 ‘시간’이라는 자원은 경쟁력의 강도를 무한대까지 끌어올려 줄만한 자원이다.

모두 알겠지만, 시간은 만인에 평등하다. 빌 게이츠라고 하루가 25시간이지 않고, 미국 뉴욕의 거지라고 해서 하루가 23시간이지는 않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의 갑부가 전재산의 다 투자한다해도 그의 삶을 단 1분도 늘릴 수 없는, 만인에 공평하게 주어진 자원이다. 따라서, 이 자원만 잘 활용한다면 그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을 쌓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스토리

시간이 무슨 경쟁력이 되려나 싶을지 모르니, 한 가지만 예를들어 본다.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기술이나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을 경쟁력으로 볼 수 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단순히 시간만 많이 투입하더라도 그 자체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바로, ‘스토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옷이 있지만, 연예인이 한번 걸쳤던 옷이라면 그 가치가 달라진다.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맛으로 보자면 별 맛있는지도 모르겠고 뭐가 특별한지 모르겠지만, 100년 역사를 가진 음식점이라면 그 자체만으로도 한 번쯤은 가봐야할 곳이라는 경쟁력을 가진다. 명품들을 눈여겨 본 사람이라면 알테다. 1950년대이후로 등장한 명품 브랜드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명품이라는 것 자체가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기에, 시간이 많이 투입될 수록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뿐이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50년, 100년을 투자하겠다는 마음으로 뭔가를 지금 시작한다면 먼 훗날에는 당대에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만한 경쟁력을 갖춘 무언가가 되어있지 않을까? 아니면 지금 많은 시간을 투자해오고 있는 자산들을 눈여겨 보는 건 어떨까 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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