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력 by 마사히꼬 쇼지 (2011.01)

By | 2011년 1월 20일







질문력 8점
마사히코 쇼지 지음, 황선종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젊은 시절에는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책을 보지 않으면 알 수 있는게 없었지만, 사회 생활을 하다보니 ‘짠밥’이라는게 있다는걸 느끼게 된다. 적당히, 눈치껏 피해갈 수 있는 개구멍이 많다고 해야하나? 굳이 새로운 것, 또는 잘 모르는 걸 더 잘 알아야겠다는 열정이 식어버리곤 한다. 그래도 별탈없이, 세월 흐르는데로 몸 맡겨 사는데는 지장이 없다. 어느 정도까지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비어가는 머리의 가벼움이 느껴지고, 어느 순간, 과거에 사로잡혀 새로운 것을 괄시하고 내가 아는, 경험한 사실만을 최고의 지식으로 치부하려는 위험한 일에 도전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딱 거기까지. 그 지점을 넘어서면 그 뒤로는 관성이 붙어서, 그렇게 세상 사는게 너무 익숙해져버린다. 그러나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충분히 다시 돌이킬 수 있다. 수많은 경험이 그걸 보장해준다. 해서, 다시 돌아섰다.

첫 걸음은 가볍게 시작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일본의 실용서를 골랐다. 책도 작고 얇은 것이 딱, 지하철 30분이면 읽을 수 있을 분량이었다.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상당한 내용을 유추할 수 있어서 더 읽기 편했던게 아닌가 싶다.

질문력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많다. 이 책은 일본의 한 변호사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질문 잘하는 법’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단답형으로 정답 맞추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탓에, 학창 시절 질문하는 법을 못 배워서 사회 나오면 가장 부족함을 느끼는 능력이 바로 ‘질문력’이다. 고기를 잡아주는게 아니라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는 말처럼, 우리내 학교에서는 정답을 가르쳐 주는게 아니라 ‘질문’하는 법을 가르쳐 줬어야 했다. 그것도 내가 아는 지식을 뽐내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질문’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질문’하는 법을 말이다.

역시, 변호사 저자라 그런지 법정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다. 그렇잖아도 요즘 ‘Good wife’라는 미국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법정 드라마다 보니 책에 등장하는 비슷한 사례들이 많이 등장했다. 변호사가 좀 생뚱맞아 보이는 질문들을 던지지만 결국 그 모든 질문이 마지막 결정적인 질문 하나를 통해서 촘촘하게 엮인 그물로 바뀌는 장면 같은 것 말이다.

덕분에 좀더 실감나게 책을 읽으면서 잠시 질문에 대해 생각을 해봤던 것 같다.

책을 읽을때도 질문이 중요한 것 같다. 책을 통해 저자와 질문/답변을 하는 건데, 내가 어떤 질문을 던지면서 책을 읽느냐에 따라 책을 읽고 나서 느끼는 점이나 배우는게 크게 달라지는 점이 실제 질문을 통해 배우는 것과 유사한 것 같다.

적어도 선천적으로 질문하는 능력을 타고 나지 않았다면, 좀더 깊이있게 생각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들이는게 배움의 시간과 노력을 절약해주는 좋은 도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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