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과 직관 – 중국과 미국의 환율이슈..

By | 2010년 12월 17일

중국과 미국의 미묘한 환율 전쟁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기사가 났다.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아시아 개발은행의 보고서를 인용해서, 아이폰으로 발생한 미국의 무역 적자 중 진정한 중국의 책임은 3% 내외에 불과하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재정적자 때문에 위안화 절상을 하라고 한다면, 그래서 했다손 치더라도 실제 가격에 반영되는 효과는 1% 미만으로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에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내용이었다.


근본에서부터..


상황을 판단할때는 정확한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번, 바닥부터, 가공이 되지 않은 raw data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매번 분석된 기사, 남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결론에 익숙하다보니 그런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기사 또한 그런 부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사건은 이렇다. 애플사의 아이폰은 중국에서 생산되어 미국으로 수출된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중국이 하는 역할은 한국, 일본, 대만, 미국, 독일 등지에서 아이폰 부품을 수입해다가 조립해서 미국에 납품하는 형국이다. 즉, 실제 중국이 일으키는 부가가치는 조립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건비 정도가 고작이고 나머지 부분은 한국, 일본, 대만, 미국, 독일 등의 회사들이 벌어가는데 왜 중국 탓을 하냐는 이야기.


한 회사의 이익을 논할때는 당연히 생산원가를 제외한 그 회사가 기여한 부가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해야지, 그 회사의 매출을 이익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않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무역수지를 따질때는 아이폰 원가인 약 $180 전체를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로 기록하고 이를 근거로 무역 불균형을 이야기하는건 옳지않다는 주장이다.


해결은 미국의 기업..


그래서, 이 보고서의 결론은 간단하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미국이 중국으로 인해 실업이 문제가 되고 무역에서 적자를 크게 본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애플에게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라 하도록 하면 된다는 것. 인건비가 10배 비싸더라도 전체 가격은 3% 내외의 변동이 있을 뿐이다. 이 정도는 애플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감내하게 하든지 아니면 일부 소비자들에게 전가 시킨다면 미국은 재정적자 문제는 물론 미국내 실업 문제도 상당부분 해소가 가능하다는 결론.


그러니 미국 정부는 중국을 보고 뭐라 그러지 말고 당신네 글로벌 기업들에게 한소리 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통찰과 직관


통찰과 직관은 같은 사실에 대해서 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말한다. 머리가 탁월하게 좋아서 그냥 어떤 사실에 대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게 가능한 사람도 있겠지만, 상당 부분은 이렇게 남들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 사소한 사실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살펴보고 이리저리 생각해보는 과정에서 ‘남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는게 아닌가 싶다.


P.S. 아시아 개발은행에서 발간한 보고서 원문이다.
http://www.adbi.org/files/2010.12.14.wp257.iphone.widens.us.trade.deficit.prc.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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