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삶을 살아가신 선배분들 중 부러운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냥 블로그만 하고 지낼땐 좀 덜했는데, 트위터라는 녀석을 접하고 나서 좀더 가까이서 이 분들을 지켜보면, 이거 보통 부러운게 아니다. ㅡㅜ
허민 – 사업, 음악, 너클볼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위메프’라는게 있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새롭게 시작된 소셜네트워크 기반 사이트인데, 일종의 공동구매라고 보면 된다. 특정 제품을 다수의 사람들이 저렴하게 구매한다는 건데, 첫 상품이 에버랜드 자유 이용권. 올 연말가지 쓸 수 있는건데 60% 할인 된 가격에 팔았다. 약 10만장 판매 된 것 같던데, 한 장당 얼추 2만원 잡으면 대략 20억 정도 되나보다. 무슨 홈쇼핑도 아니고, 하루만에 이 정도의 판매량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이 사업을 주도하고 계신 분이 그 유명하신 허민 사장님이시다. 던전앤파이터의 제작사 네오플을 넥슨에 매각하면서 천억원대 부자 반열에 올랐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평상시 꿈이었던 음악이 하고 싶어서 버클리 음대를 지원하셨다. 오디션에서 탈락하고도 수십, 수백번 입시 담당자를 귀찮게 만들어서 결국 열정을 높게 평가받아 음악을 배웠고, 야구 선수에도 꿈이 있으셨나보다. 나이 들어도 던질 수 있다는 마구, 너클볼을 배우기 위해 메이저리그 너클볼의 전설을 찾아가 결국 전수를 받으셨단다.
그리고 지금, 마음 맞는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벌이셨다. 95학번 이시라는데, 불과 나와 4살 밖에 차이 안난다는. 그럼에도 이 엄청난 간극이라…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김광진 – 펀드매니저, 음악
더 클래식이라는 그룹 이름이 더 어울리시는 분인지도 모르겠다. 동부자산운용 본부장을 맡고 계신 김광진 매니저님. 긴 말이 필요없었다. 더클래식 진주찾기 펀드의 수익률과 마법의 성, 여우야, 편지를 들으면서 그냥 ‘아~’ 하면 된다;;
89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로 업계에 발을 들어놓으셨고, 91년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라는 곡을 작곡하시면서 활동을 시작하셨다. 그러고는 20년간 두 가지일 모두 꾸준히 해오시고 계신다. 펀드매니저로써 펀드 수익률로도 뒤쳐지지 않으면서도, 더클래식이라는 그룹도 그렇고, 작곡하셨던 곡들 또한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거 보면 그저 뒷감당 안될만큼 부러울 따름이다. 에혀..
양진석 – 건축가, 음악
‘방을 공개하겠습니다~’, ‘따랏따라~ 띠랏띠라~’.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대표 프로그램이었던 ‘러브 하우스’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양진석 교수님을 기억하실테다. 옆집 아저씨같은 편안한 인상에, 묵묵히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수줍게 설명하시던 모습 말이다. 다른 건 모르겠고, 리모델링 집을 그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따뜻해졌던, 문득 인터리어 디자이너나 건축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셨던 장본인이시다.
그런데, 이 분도 1988년 앨범을 발표하신 가수라는 사실. 몇 일전 콘서트도 여셨단다. 조연이긴 하지만 영화도 출연하셨다 그러고.. 다 같은 예술분야라면 딱히 할말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하나 하기도 힘든데, 여러가지를 동시에 즐기면서 하시는게 부러울 따름이다.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는 ..
여러가지를 동시에 한다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여러가지를 해본 사람들이 또 다른걸 더 배울때 더유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를 알것 같기도 하고, 여러가지 해본 것들이 다른 것들을 배울때 밑거름이 되어주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선입견으로 하나만 열심히해야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되려, 정신없어 보일지 몰라도 좀 연관없어 보이지만 내 스스로 재미있어하는 것들을 병행하다보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오는게 아닌가 싶다. 먼저 길을 가셨던 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 ^_^
이런 사람들은 보통 人才가 아니라, 人자 아래 王이 들어간 全才들이군요. 저도 왠지 부러우면서, 한번뿐인 삶을 다양한 재미로 꾸며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ps: 일례로 중국에도, 82년 상하이 출신의 한한(韓寒)이라는 유명 작가 겸 레이서가 있는데, 이 친구는 글짓기 외엔 공부에 전혀 소질이 없다가, 고등학교 진학 때 자기 성적으로 어림없다는 것을 알고 직접 그 명문고에 찾아가, 장거리 달리기에 소질있다는걸 직접 보여줘서 이례적으로 특기생으로 입학했고, 10대 후반에 이미 베스트셀러작가로 이름 날리면서 명문대에서 특채제안이 있었으나 과감히 거절하고, 그 후 레이서의 길도 병행해 전국 챔피언까지 먹었으며, 지금은 소신있는 지성인으로 정부와 사회에 쓴 소리 던지는 튀는 행동만 하고 있더랬죠…
이름은 어디서 들어본 듯 하다. 무슨 잡지사 창간했던 사람이라는 이야기 들었던거 같기도 하고. 암튼, 세상은 넓고 인재는 많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신혼 생활은 잘하고 있지? ^_^
P.s. 니가 몇 글자 한자로 남기는 바람에 구글 애드센스에 중국어 광고가 뜨네. 역쉬 구글은 글로벌이야.. ㅡㅡ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