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 크리스 앤더슨 지음, 정준희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
롱테일 경제학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썼던 크리스 앤더슨의 신작이다. 제목에서 들어나듯이 ‘공짜 경제학’에 대해 다루고 잇는 책으로 실제 저자는 이 책을 인터넷 상에서 공짜로 배포했었다. 그러고도 제법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던게, ‘공짜 경제학’의 실제를 몸소 보여준 증거물이라고 소개하는게 맞을 듯 싶다.
공짜경제학
특별히 어렵다거나 색다른 개념은 아니다. 확장을 하자면 필자가 소개했던 ‘버팔로 이야기(우화로 알아보는 수익모델 : 버팔로 스토리 ..)’에서 처럼 내가 직접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는게 아니라 서비스를 받는 사람은 공짜로 받고 대신 누군가 비용을 부담해 주는, 그러면서도 그 사람은 무언가를 얻어가는 경제 시스템을 말한다.
가장 간단한 예로는 구글이 있다. 구글은 자사 서비스 대부분을 공짜로 제공한다. 구글의 오피스 프로그램들을 쓴다고 해서 돈을 내라고 하지 않는다. 지메일도 기본 서비스는 무료로 충분히 누릴 수 있다. 구글 어스를 이용해 지도를 살핀다고 해서 돈을 달라고 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우리내로 치면 ‘114’ 서비스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미국에서 천연덕스럽게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천문한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작년 한해에만 25조원 매출에 영업이익은 우리돈으로 약 10조. 우리나라를 먹여살린다는 삼성전자와 맞먹는 수준이다.
공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뼈빠지게 휴대폰이며 LCD TV 생산/판매한 삼성전자만큼 돈을 버는 구글. 돈을 버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인터넷 광고로 돈을 번다. 그 많은 서비스들을 잘 살펴보면 여기저기 구글 애드센스 광고가 박혀있다.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법한 내용의 광고를 보여주고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며 클릭한 횟수를 집계해 광고주로부터 광고비를 취하는 것이 구글의 수익 모델이다.
관심/신용
하지만 말이 공짜지 세상에 공짜란 없다. 내가 어떤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마땅한 무언가를 제공해야하는 법이다. 단지 예전에는 교환 수단으로 ‘화폐’가 필수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화폐’보다는 좀더 다양한 결제 방법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
위 구글의 예에서 처럼 구글이 우리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건 사실이지만 반대로 우리는 구글에게 우리의 관심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파워는 우리에게서 넘겨받은 ‘관심’을 한대 모았다는 것. (참고: 네트워크 마케팅) 아니면 체험 마케팅으로 불리는 블로그 마케팅의 경우에는 해당 블로그를 키워온 주인장의 신용을 기업이 제품과 맞교환 하는 것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공짜 경제학의 핵심은 ‘관심’과 ‘신용’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관심’과 ‘명성’을 언급했다.)
어떻게 가치를 측정할 것인가?
무조건 공짜로 만든다고 해서 다 ‘공짜 경제학’이고 ‘공짜 비지니스 모델’로 성공한다는 것은 아니다. 공짜로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의 가치와 그 대가 받게되는 ‘관심’, ‘신용’의 가치를 비교해서 적정한 타협점을 찾아야만 한다. 마치 제조 기업이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한다고 할때 판매 가격이라는 것이 원가 및 제반 비용, 그리고 기업의 이익까지 포함해야 하듯 이 교환에서도 취할 수 있는 가치가 있을때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관심’과 ‘신용’에 대한 가치 측정 능력이 결국 ‘공짜 경제학’ 기반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르게 될 것이다.
돌고도는 ..
이렇게 쓰고보니 대단한 발견이나 정의인 것 같아 보이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결국 공짜 경제학이라는 것도 과거에 있어왔던 일 뿐. 특별히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TV 광고만해도 (좀 쓸데없고 이상한 광고도 많지만..) 재미나 감동을 ‘공짜’로 선사하는 대신 우리의 ‘관심’을 대가로 받아가고 있지 않았던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에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다.
시대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한다. 강추! (잘 뒤지면 영어 원문은 ‘공짜’로 구할 수 있다!)
앞으로는 좋은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봉이 김선달처럼 비지니스 모델을 어떻게 짜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그래 왔던가?? ㅡㅡ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