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에이전트의 시대 – 다니엘 핑크 지음, 석기용 옮김/에코리브르 |
드디어 읽었다. 절판되는 바람에 어디선가 빌려 읽을 수 밖에 없었는데(이상하다;; 분명 지난해에만해도 절판이었는데, 지금 찾아보니 판매중이다;;), 다행히 회사에서 최근 조성한 ‘사내 도서관’ 책꽂이에서 이 책을 발견할 수 있었다. ‘프리에이전트의 시대(Free Agent Nation)’
다니엘 핑크
경영학자나 미래학자쯤 되는 줄 알았었다. 물론 이 책을 읽고보면 충분히 미래학자라는 타이틀을 붙여줄만하지만, 실제 저자가 하던 일은 백악관에서 고위공직자들의 연설문을 작성해주던 연설문 작성자였다. 클린턴 대통령 당시 앨고어 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다가 갑작스레 회사(?)를 그만두고 1인기업, 프리랜서? 프린에이전트가 되었다.
프리에이전트
별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다. 쉬운말로 계약직. 사회의 약자층을 대변하는 단어같아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회 초고속득층을 대변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1 시간 강의에 몇 억씩 받는 거물들도 계약직으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프리에이전트는 조직형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삶을 영위하는 1인 기업, 개인 사업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미 아웃소싱이라는게 일반화 되면서 수많은 1인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로 책을 쓰고 강연을 하면서 지식/경험을 세일즈하는 1인 기업들이 부쩍 많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추세가 산업 전체로 확산되면서 더 다양한 1인기업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이전 칼럼 참조 : 계약직의 시대가 온다 …)
넘어야할 산..
물론 프리에이전트 시대가 되기위해서 넘어야할 산이 많다. 제일 중요한 일감문제. 제아무리 프리에이전트가 되고 싶다고 열망한다해도 할일이 없다면 생계문제 때문에 다시 직장으로, 조직으로 돌아갈수밖에 없다. 머니머니해도 생활 유지가 가능한 수입을 만들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 한 두사람이 이전 인맥을 통한 일감 수주가 되었든, 탁월한 기술/실력을 바탕으로한 일감 수주한 경우로는 부족하다. 다수의 프리에이전트들이 활약할 수 있는 ‘일정 크기 이상의 멍석’이 준비되어야 한다.
제도적인 부분에서의 도움도 반드시 필요하다. 세금이나 건강보험은 많이 민감한 이슈다. 나라마다 세제가 다르니 우리나라는 어떠한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의 내용으로는 개인사업자가 법인에 비해 이중과세되는 부분도 있거니와 복잡한 세금 보고 절차로 인해 개인사업자가 실수하거나 놓치는, 또는 추가적으로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것. (뭐, 상대적으로 국내는 인터넷상으로 나름 편하게 세금보고가 가능한 편이라 미국과 좀 차이가 나는 것 같기는 하다. )
건강보험이라든지, 기타 사회 안전망에 대한 부담도 문제가 된다고 하고.. 이런 부분은 실제로 프리에이전트 활동을 하시는 분들에게 좀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을 듯 싶다.
비지니스 기회..
책을 넘기면서, 흘러넘치는 사업 기회들을 보았다. 사람들의 불편함, 그것이 바로 사업 기회가 아니겠는가?
사업 매칭해주는 산업이 생겨날테다. 따로 포스팅을 한번 할 계획인데, 기업들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벌이는 R&D 관련 컨테스트나 뭐 아이디어 공모전 같은 것들 말이다. 과거 내부적으로 소화하던 일들을 경비 절감 및 보다 다양한 목소리 청취를 위해 공모전 방식으로 아웃소싱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이런 것들이 거래되는 채널이 되는 것도 훌륭한 비지니스 모델이 될터다.
1인 기업이 늘어나면 이들을 위한 부대서비스 수요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간이 오피스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늘어나는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킨코스(Kinkos)는 24시간 오피스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업체들이 진출해 있거니와 PC방이 일부 이런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하지만 좀더 전문적인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듯 싶다. 위에서 언급한 1인 기업을 위한 맞춤형 세금 및 보험, 자금 설계 같은 것도 틈새 시장이 되지 않을까나?
프리에이전트의 시대
2000년대 초반에 쓰여진 책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현상들을 실감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을만큼 잘 쓰여진 책이 아닌가 싶다. 예를들어, 미국의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이민을 늘릴 수 도 있겠지만, 퇴직한 인구들을 프리에이전트 형태로 다시 노동시장에 투입할 수 있다는 분석같이 말이다. 2010년대 중반쯤에나 일어날 일들이다보니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이고 실제로 수년내에 결과를 구경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필자도 이전에 칼럼을 통해 비슷한 주제의 글을 쓰긴 했었지만, 역시 아직 좀더 갈고 딱아야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자료도 좀 뒷받침하고, 그러다 보면 이런 장기적인 시각에서 시대 트랜드를 조망하는 글을 써볼 수 있지 않을까나?
세계화 속에서 거대기업들이 탄생하는 것도 피할 수 없어보이지만, 프리에이전트 또한 급속도로 늘어날 것 같은데.. 이에 관한 책을 쓰면서 프리에이전트로 전업을 시도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