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글쓰기의 기본 – 윌리엄 스트렁크 지음, 조서연.김지양 옮김, 곽중철 감수/인간희극 |
주말에 후배녀석이 집에 놀러왔다. 아주 건전한 선후배 관계로, 들오아자마자 책을 건내받았다. 다른 후배가 전달해주는 책과 선물겸 남아도는 책이라고 가져온 것, 그리고 최근 읽었던 책 중 가장 쇼킹했던 책을 한권 언급했다.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던가? 유명한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들을 소개하는 코너라는데 거기서 여러번 언급된 책이라고.. 유명한 영어 소설가 스티븐 킹이 쓴 ‘유혹하는 글쓰기’란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탓에, 주말 구민 도서관에 들러 책을 찾아봤다. 그러나 애나콩. 그 유명한 책이 우리 구 도서관에는 없었다. 대신 그 책에서 또 추천한, 그리고 수많은 영어권 사람들이 영어 글쓰기의 바이블로 삼는 또 다른 책이 있었으니, 그 책이 바로 이번에 읽은 ‘영어 글쓰기의 기본’이다.
리버스 북?
일단 책 내용에 앞서, 책 구성이 상당히 특이했다. 책은 앞에도 읽을 수 있고 뒤에서도 읽을 수 있게 되어있었다. 즉, 지금 책을 잡고 펼친 것과 반대로 책을 뒤집어서 뒤에서 부터 책을 펴도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리버스 북’이란다. 한쪽은 한글 번역본으로, 나머지 반대편은 영어 원문이 실렸다. (책 내용이 너무 짧아서 둘 다 싣은게 아닌가 싶은데..)
The Elements of Style
참 오랜동안 영어 공부를 했었지만, 정작 영어 글쓰기 공부는 미국에 머물렀던 몇 개월동안 한 것이 전부였고, 거기서 많은 것들을 배웠었다. 대표적으로 여러 개의 사물이나 뭔가를 나열할때, 계속 쉼표를 찍다가 마지막에 ‘and’를 쓴다든지, 접속사 남발하지 말라든지.. 뭐 그런.
이 책을 보면서 잠시 잊고 있었던 영어 글쓰기 방법들이 떠올랐다. 은근히 외국에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 보낼일이 많은데, 일처리는 전화가 빠르지만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것과 정확하게(?) 전달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메일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매번 내용은 정확하게 기록했지만 왠지 격이 떨어지는 문장들을 보면서 마음이 안 좋았었는데, 이 책에서 또 몇 가지 사실을 배우는 것 같다.
영어 뿐만 아니라 모든 글쓰기에 공통으로 적용 가능하지 싶은데. 역시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간결하는 써라는 것. 온갖 어려운 접속사며 중첩 문자을 끌어다가 문장을 만들면 영어 단어수는 늘어나겠지만 글의 수준이나 전달력을 오히려 떨어진다. 수동태로 어려운 문장을 만드는 것도 그렇고, 한 두 문장으로 표현 가능한 내용을 여러 접속사를 동원해 한 단락을 만드는 것도 그렇다.
좋은 참고서적
책을 덮으면서 이제껏 내가 보냈던 이메일들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렸다. 예기치 않게 이메일을 쓰다보면 ‘so’라는 단어를 아주 많이 쓰게 되는데, 역시나 이 단어는 그리 남발하지 않는 것이 좋단다. 대신 다른 표현이나 쓰지 않도록 문장을 적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그냥 한번 읽고 이해해서 넘길만한 책은 아닌듯 싶다. 비록 18가지 밖에(?) 안되는 짧은 Rule들이지만 계속 기억하기는 거의 불가능 할테고 필요할때마다 들춰봐야 하지 않나 싶다.
우리나라는 논술, 글쓰기에 대해서 등안시하는 면이 많지만 외국의 경우, 미국 같은 경우는 대학교 입시에서 논술, 에세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 왜 우리나라 옛말에도 신언서판 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사람을 평가하는데 글쓰기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는 글쓰기에 대해 너무 무시, 아니 너무 무신경하고 쉽게 생각하고 사는게 아닌가 싶다.
조만간 못 읽었던 유혹하는 글쓰기도 한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