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래뵈도 경상도 사람으로 태어나서 자란 곳이 삼천포, 진주, 부산, 김해 지역이다. 당연히 통영이 어디있는지도 알거니와 어린시절은 물론 철들기 직전이 고등학교 시절, 당시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세계화 정책에 따라 한국을 방문(?)하셨던 영어 원어민 선생님과 여름방학때 같이 놀러가기도 했던 곳이다.
그러나, 그렇게 잘 안다고 생각했던 통영으로 가는 길은 쉽지만은 않았다.
5월 1일 노동절을 끼고 5월 4일 휴가만 쓰면 5일간의 휴가를 얻을 수 있었던 탓에, 친구들과 짧은 여행 계획을 짰다. 사실 내가 여행계획에 참여한건 아니고, 난 어딜가나 ‘회비내고 따라가는’ 입장이었고 친구들이 알아서 여행지와 계획을 짰다. 소매물도의 등대섬이 예쁘다는 이야기에 통영이 목적지로 낙찰되고, 숙소와 렌트 및 기타 일정이 순조롭게 짜여졌다.
그리고 4월 30일, 심야버스를 타고 통영으로 향했다.
참고 – 통영까지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뚫려있어서 서울에서 약 4시간이면 갈 수 있다. 차비는 남부터미널에서가 면 2만 3천원 정도면 갔던 걸로 기억된다.
통영? 장승포?
다들 회사를 마치고 바로 온 탓에 좀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버스 출발한지 30여분도 되지않아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그렇게 잠자기를 3시간 정도? 심야버스의 묘미인 ‘주행 흐름 방해하지 않고 빨리가기’ 기술로 중간 기착지인 사천에 도착했다. 어린 시절 삼천포-진주를 오가던 버스가 사천 터미널에 정착했던 덕에 익숙한 풍경이었다.
그리고 곧 두번째 기착지인 ‘고성’에 도착한 듯 했다. 그런데, 고성치고는 사람들이 절반정도 내리는 것이 좀 많이 내리는 듯 했다. 뭐 그래도 그러려니 생각하고 잠에 빠졌다. 얼핏 듣기에 통영까지 4시간~4시간 30분정도 걸린다고 들었던 탓에 30분~1시간은 더 가야된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어느덧 버스가 종점에 도착했다. 다왔다는 이야기에 버스에 내리면서 버스 기사아저씨에게 한마디 툭 던졌다.
“여기가 통영인가요?”
“….. 장승폰데요. 내 이럴줄알았다. 아까 통영이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ㅜㅜ 그랬다. 아까 고성이라고 내렸던 그곳이 바로 통영이었다. 심야버스는 내리는 사람이 없으면 고성을 그냥 지나친다고 한다. 그랬던 탓에 사천-통영-장승포로 직행한 것이다. 아뿔사… 아직도 깜깜한 새벽인데, 서울서 내려온 도시 촌사람 4명이 버스 정류장에 우두커니선 모습이란…;;
원래 계획으로는 새벽에 통영에 도착하면 주변 찜질방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7시 소매물도 배를 탈려고 했는데, 장승포에서 통영까지 약 1시간 정도가 걸린다니.. 택시를 타고 가야하나 아니면 배를 포기해야 하나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내 머리는 그닥 복잡하진 않았으나 여행을 준비했던 친구들의 머리 속은 분명 복잡했을 것이다. 난 통영을 고성으로 알아들었던 내 귀탓만 하고 있었을 뿐이고…)
이리저리 고민하다 결국 주변 허름한 여관에서 1시간 정도 자고 장승포-통영 첫 버스를 타고 통영에 가서 곧바로 여객선 터미널로 이동하기로 했다.
여행 시작부터 왠 난리냐고 궁시렁 거리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사건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하고 있었다…
To be continue ..
2 thoughts on “통영 여행기 – #1 통영이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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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통영 여행가려고 생각중이 었는데 이런 살아있는 방문기가 큰 도움이 되네요.
2부에 이어 3,4,5 부 들도 기대됩니다! 🙂
감사합니다. 이미 2~3부까지 올려서 완결했습니다. ^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