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플래닝 by 유정식 (2009.03)

By | 2009년 3월 31일







시나리오 플래닝10점
유정식 지음/지형(이루)


지혜는 한계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미 ‘미래학이란?‘ 글에서 밝혔듯이 사람들은 원초적으로 불확실한 미래를 알고 싶어한다. 그래서 거북이 등껍질로 미래를 읽어보려 하기도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우리는 은연중에 다 알고 있다.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고, 맞출수도 없다는 것을.


이 책, 시나리오 플래닝은 그런 한계를 인정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실, 필자가 이전에 몸담았던 회사에서 하던 일이, 이 책에서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는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었다. 특정한 시점에 특정한 상황 하나를 전망(?)하는 일이었다. 일을 하면서 가장 큰 고민거리가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컴퓨터가 똑똑해져도 미래를 맞출 수 없었기에, 도대체 우리 회사는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결론으로 미래학 또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꼽았다.


대안적 미래


이 책의 저자는 미래학이 추구하는 것과 시나리오 플래닝이 비슷한 듯 하지만 차이점을 가진다고 언급했지만, 필자의 이해 범위내에서는 두가지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한다. 미래학의 대부 제임스 데이터(Advancing Futures 다가오는 미래 by 제임스 데이터 (2008.02.))가 그랬듯이, 미래학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 충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램을 가지고 이 분야에 뛰어들었던 인물들이 결국 많은 시간이 흐른뒤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단지 미래학에서는 보다 현실 가능성이 높은 대안적 미래(Alternative Future)를 제시해서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미래학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점에서, 시나리오 플래닝이 주는 것 또한 대안적 미래가 아닌가 싶다. 미래에 특정한 일이 발생할지, 하지 않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여러가지 상황을 가정해 볼때 가장 발생 가능성이 높은 미래 상황을 몇 가지 정해놓고 그 개별적인 경우에 어떤 식으로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를 해둔다면, 훗날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때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해진다.


Just do it!


시나리오 플래닝에서 가장 중요한게 무엇일까? 필자의 생각에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 속담처럼 행동/실행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충분한 고민하고 고뇌속에서 시나리오를 작성했다고 치자.


문제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시나리오 플래닝 프로젝트를 진행한 주최측(?) 입장에서는 시나리오를 받아드는 시점이 진정한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되는 것이다.


작성된 시나리오 중 가장 현실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실제 행동에 옮기돼,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서 펼쳐지는 상황이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지, 아니면 다른 돌발변수나 예치기 못한 상황이 펼쳐지는지 예의 주시하면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준비했던 전략들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럴때, 시나리오 플래닝이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워크숍?


책을 넘기면서, 살짝 놀랐다. 일주일짜리 ‘시나리오 플래닝 워크샵’을 다녀온 기분이랄까? 마치 우리 회사에서 진행하는 시나리오 플래닝 프로젝트에 내가 팀원으로 차출되었고 사전 작업으로 시나리오 플래닝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그리고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 부분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옆에서 세세히 알려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자의 주업이 시나리오 플래닝 컨설팅일텐데, 이렇게 노하우를 만천하에 공개해도 괜찮을걸까? 라는 괜한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요즘 시대의 경쟁력은 쌓여있는 지식이 아닌 만큼 어쩌면 이를 통해 한단계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_^;


저자의 블로그 및 시나리오 플래닝 블로그


이것도 Freeconomics의 일환이 되는 걸까? 저자가 이 책을 발간하기전, 시나리오플래닝에 관한 블로그를 개설했었다. 그 블로그만해도 시나리오 플래닝에 관해서 깔끔하고도 간결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고, 실제 필자가 그 내용을 기반으로 회사 내부에서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서 PT를 하기도 했었다.


(여러가지 상황과 개인 사정으로 PT 이후 회사를 떠나게 되어 추가적인 일들을 벌려보지는 못했다. 참 아쉬운 부분이다.)


혹시 책의 내용이 대략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궁금하다거나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해 궁금하다면 한번 들려보라고 권하고 싶다.

저자 블로그 – http://www.infuture.kr/
시나리오 플래닝 – http://www.scenarioplanning.kr/


개인을 위한 ..


책을 보다보면, 전반부는 사례 이야기도 있고 해서 후다닥 책장이 넘어간다. 하지만 중반이후 부터는 실제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세세한 안내가 주를 이루는 만큼 회사에서 시나리오 플래닝 담당을 하거나 프로젝트에 관여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지루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이라는게 꼭 기업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누구나 자신을 이 책에서 예로든 한 ‘회사’로 생각하고 시나리오 플래닝을 해 볼 수 있다. 예를들어, 대학교을 다니는 학생들이라면 자신의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해볼 수 있다. (저자가 책 후반부에 짧게나마 예를들었었다.)


그저 남들이 가는 길, 또는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길을 그저 가기보다 자신의 핵심 역량 및 핵심 동인들을 파악하고 현실 가능한 시나리오 몇 가지를 준비해서 막연한 미래가 아닌 보다 구체적인 비전을 두고 한단계식 시나리오를 실현시켜 나갈 수 도 있지 않을까?


….


시나리오 플래닝은 기업 전략 부분에서 대세가 될 수 밖에 없다. 미래를 예측하는 부분에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상당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아리러니컬 하게도 미래를 예측하는 일을 했던 회사치고 장기 생존했던 기업은 없었다. 많이 맞췄다면 그 회사로 모든 사람들이 몰렸을텐데, 그런 회사, 사람은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보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시나리오 플래닝이 미래 예측의 대안으로 떠오를 것인 만큼, 이 책 꼭 한번 읽고 나중에 활용하기 바란다.



5 thoughts on “시나리오 플래닝 by 유정식 (2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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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n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 ^^a

      그나저나 이번에 쓰신 책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책에 실리지 못했다는 글들을 보면서, ‘이런 글들이 탈락할 정도면..’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게.. 대박나시지 않을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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