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입은 자들의 특권 …

By | 2009년 3월 16일

가수 백지영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다. (매번 이런 상황에서 호칭을 어떻게 쓰는게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씨 라고 하기도 그렇고,. 하나의 브랜드처럼 독자적으로 불리는 것 같기도하니 호칭은 생략하는 걸로;;) 문득, 지나간 옛날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녀가 했던 말을 들으면서 오래전에 써놨던 칼럼 하나가 떠올랐다.

삶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에게 주어진 가장 큰 특권은 그 사람들만이 같은 고통을 격는 사람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마음이 따뜻하고 사랑으로 가득찬 사람이라 할지라도 같은 경험을 한 사람보다 더 마음에 와닿게 다가설 수 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상처입은 사람들의 특권이다 …

아래는 예전에 썼던 칼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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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4월 4일. ‘I have a dream’을 외치던 마틴 루터 목사가 한 백인에게 암살 당했다. 그날 그에 대한 추모식이 Indianapolis 에서 열렸었는데, 한 백인이 그 자리에 올라 짧고도 감동적인 추모사를 읊었다. 백인에 맞섰고, 백인에 의해서 죽었던 사람의 추모사를 백인이 하다니..  그러나 그 짧은 연설에 수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같은 백인에게 총격을 받아숨졌던 존 F. 캐네디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 F. 캐네디 상원의원이었다. (이후 그도 총격으로 암살당했다.)

물론 그의 뛰어난 말솜씨와 설득력이 있었기에 그런 연설이 가능했겠지만, 그에 앞서 그 또한 자기 가족을 ‘백인’의 총격으로 잃었던 아픔을 가졌던 사람이기에 그의 애도하는 연설이 더 설득력을 얻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위안을 주었었다.

내가 감히 왈가왈부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상처받은 사람들이 있다. 가족 중에 누군가가 일찍 죽었거나 감히 남들에게 말하기 힘든 상황에 쳐했다든지, 또는 가까운 사람들과 갈등을 통해 큰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은연중에 그런 경험을 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하게 될 것이다.

보통 우리는 그런 상황이 닥치면 우리의 상황을 한탄하거나 화를 내고 어떻게든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노력을 한다. 아니 그 상황을 저주하고 그로 인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으로 숨겨두고 싶어 한다.

맞다. 그 엄청난 고통을 감히 누가 지고 싶겠는가.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나에게 닥치는 그 어마어마한 일들을 왜 감당해야만 하는가. 그런 생각에 그만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간혹 보이곤 한다. 하지만, 우리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 보았으면 좋겠다.

상처받는 사람들은 그 상처 가진 사람들만이 치유할 수 있다..

1999년 아.우.성. 라는 모토로 한국을 떠들썩 하게 했던 성교육 전문가 구성애씨. ‘성’ 때문에 아품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그 구수한 말솜씨와 흥미로운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우렸겠지만, 그런 상처가 있었던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그 분의 말에 귀를 기우렸을 것이다. 그 분 또한 어린 시절 그런 아픔을 가졌었던 사람이었기에..

상처입은 사람에게 똑같이 위로의 말은 전해도 듣는 사람은 다르게 듣는다. 그런 상황을 겪어 본적도 없는 건내는 말은 아무리 위로의 말일지라도 사람이 뭘 안다고 이야기하냐고 화를 낼 수 도, 괜한 동정 말라고 그 걱정의 한마디를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 일을 겪었던 사람이 그저 아무말 없이 손만 잡아주고 이해할 수 있다는 표정 하나만으로도 상처받은 사람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위로를 줄 수 있다.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그런 위로의 은사를 가진 특권층이다. 내가 받았던 시련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 과정을 지나온 ‘나’만이 그런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위로를 안겨줄 수 있다.

우리 조금만 더 긍정적인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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