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월드(Smart World) by 리처드 오글 (2008.10)

By | 2008년 10월 17일







스마트 월드10점
리처드 오글 지음, 손정숙 옮김/리더스북

스몰월드(Small World, Small World by 던컨 와츠 (2008. 04.))에 이어 스마트월드(Smart World)라. 최근 복잡계, 네트워크 과학쪽 책을 많이 읽게 되는 것 같다. 블로그에 방문하셨던 분이 툭~ 던져주고 가신 책, 스마트월드.


직관과 통찰


어쩌면 내 블로그와 가장 잘 맞는 책인지도 모르겠다. 세상에서 벌어졌던 창조적 변혁을 추적을 해보면 치밀하고 논리적인 계획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서 시작된 것이 어느새 전체를 뒤집어 엎어버린 경우를 많이 본다.


그래서, 논리적 추론이나 검증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여러 사실들을 다양하게 접하고 그에 따른 새로운 법칙, 관점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이야기.


이 책 전반에 흐르는 이야기는 이게 중요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나름 8개? 9개? 7개? 몇개인지 정확히 모르겠으나 법칙으로 체계화도 시도했다. (이 체계화가 오히려 다른 책들 짜집기 한듯한 인상을 주기도 하나보다)


미래학과 네트워크 과학


이 책을 보면서 결국 미래학과 네트워크 과학이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니, 어쩌면 대다수 학문이나 방법론이 다 같은 곳을 바라보나보다.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앞으로 흐름은?


그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찾을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나 보다. 시나리오를 짜서 나름 대비를 하는 경우도 있고, 시대 흐름을 읽기 위해 미묘하게 흐르는 기류를 읽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아니다. 사실 둘다 별반 차이가 없다. 나름 직관과 통찰을 바탕으로 읽어낸 흐름을 시나리오로 나타내니깐. 그보다 통계학적인 방법을 동원해 미래를 전망하는 그런 부분이 과학적인 접근이겠지.


아무튼, 이 스마트월드, 네트워크 과학쪽에서 이야기하는 미래 통찰은 피터드러커나 존 나이스비트 같은 통찰력을 지녔다고 평가되는 인물들의 케이스를 이야기하고 있다.


(나중에 이거 엮어서 책 한번 써봤으면 좋겠다. 미래학과 네트워크 과학이라..)


해 아래 새것은 없다


전도서에 나오는 말씀이다. 일단 성경이라고 하면 거부감부터 드는 사람들에게 편견을 버리고 잠언과 전도서는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말 솔로몬의 지혜다.


사람들은 뭔가를 창조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창조가 아닌 발견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놀라운 창조적 작품은 이전에 없던 것이 아니라 존재하던 것들을 잘 엮어서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 이야기다. 사실 새롭다고 해도 근원부터 새로운 것은 없다. 뭔가 바탕이 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존 나이스비트도 그랬고, 역사적으로 시대 흐름을 보면 사실 역사는 반복된다는게 괜한 이야기가 아닌게다. 그러니, 이 책에서도 사업가는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들을 적절히 잘 섞고 연결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는게 아니겠는가?


우연, 자연발생..


이 책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다. 나타난 결론을 결국 이렇게 해석할 수 밖에 없었다는게 아쉽다. 이 책의 핵심 개념은 ‘아이디어 공간’이다. 알수없는 약한 관계들이 엮여서 우리가 원하는 논리적 사고가 아닌 이상한 사고 체계를 지나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그 곳을 ‘아이디어 공간’이라고 불렀다.


이 아이디어 공간 내에서 어떤 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모른다. 단지 그 아이디어 공간을 잘활용한 것으로 보였던 사람들이 주로 약한 네트워크로 관계 없어 보이는 것들, 주류가 보지못하는 것들을 연결시킬줄 아는 능력이 있다는 것 정도가 이 책이 밝혀낸 사실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아이디어 공간에서의 작용을 ‘우연’, 또는 ‘자연 발생’으로 정리해버렸다. 사람의 머리로 추적이 불가능한, 현재로써는 알수없는 질서체계이기에 따로 뭐라 할 수 가 없었던게다.


이 부분을 크리스챤들은 하나님의 영역으로 본다. 시작 지점을 ‘우연’이라고 보는 관점과 달리, 누군가 시작했고, 그것이 ‘하나님’이셨다는 이야기.


시작점을 떠올리면..


예를들면, 이 책에서는 헤겔의 변증법을 빌려 이야기를 풀고 있다. 전혀 상관없는 두개가 만나서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기존에 뭔가가 있어야만 새로운 것이 탄생할 수 있다. 직접적인 연관이 안되더라도 뭐라도 있어야 한다. 그 ‘무엇’조차 없는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시작될수가 없다.


저자는 그 시작이 ‘우연’한 것일 수 밖에 없다고 단정짓는다. 아니 사실 자기도 자신이 없었나보다. 누군가 이 부분에 대해 태클 걸 것을 감지하고, 태클을 거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거 말고 대안이 없잔아? 라고 외친다.


과거 우리 조상들도 진인사대천명이라고, 사람이 할 수 없는 영역이 있음을 인정했다. 그리고 그걸 우연이 아니라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르네상스 이후 인본주의가 퍼지면서 뭐든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하기에,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덮어버리는 것, 참 아쉽다.


결론 ..


모든 학문의 끝에 가면 철학, 그리고 그 넘어에 신학이 존재한다. 그러기에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질문들을 던지다보면 어느 부분이든 ‘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에 맞딱뜨리게 된다. 이 책 또한 네트워크 과학, 경영학에 대한 내용이었으나 사람들의 사고가 전개되는 과정을 근원적으로 다루려다보니 결국 ‘신의 영역’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을 수 가 없었다. 그에 대해 모르겠다고 결론 내리는게 아쉽다.


뭐, 어쨓든 그런 고민없이 이 책은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창의적인 생각, 창조적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미래학에 관심있어 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라.


결국 직관과 통찰력에 대해 생각하게 될테고, 주류 정보 뿐만 아니라 세상에 파다한 정보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핵심 네트워크가 아닌 약한 관계, 약한 네트워크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될터이다.


<참고>


목차에 나타난 창조성의 법칙


1. 티핑포인트 법칙
2. 적익부 & 적익적 법칙
3. 자연발생의 법칙
4. 길찾기의 법칙
5. 핫스팟의 법칙
6. 좁은 세상 네트워크의 법칙
7. 통합의 법칙
8. 최소 노력의 법칙


결론 부분에 나타난 리더들이 갖춰야할 능력?


1. 열을 지각하는 능력을 벼려라
2. 높은 접합도를 드러내며 창발하는 초창기의 얼라인먼트를 알아보는 법을 배워라
3. 멀리 떨어진 곳을 향한 긴 링크를 통해, 변화의 기회가 무르익은 차갑고 에너지가 낮은 공간을 찾아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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