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함에 이르는 노트의 비밀 by 이재영 |
탁월함에 이르는 노트의 비밀.. 여자친구가 교수님의 친필 싸인이 든 책을 가져왔다. 학교에서 특강 부탁이 들어와 갔다가 인사드리러 갔더니 이번에 책한권 쓰셨다고 친히 싸인해서 한권 주셨단다. 그냥 서점에서 봤으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책이지만.. 이재영 교수님이 쓰셨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예사롭지 않은 책이 되어버렸다.
일전에 내 블로그에도 글(내 제자들에게 by Prof. 이재영)을 하나 올렸었다. 교수님 허락없이 올린 글이라 저작권에 걸릴지 모르겠으나..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면 저작권 문제라 생각하시길..;;) 아무튼 그 글에서도 밝혔지만 내가 살아가면서 만났던 사람들 중에 감히 ‘천재’라 칭할만한 분이시다.
물리를 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천재같이 보여서 그런가? 그건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 분의 ‘자연과학 입문’과 ‘물리학’ 강의는 최고였다. 문과 출신에 아는 것도 없는 나였지만 매수업시간 참 즐거웠던 것 같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바라보면서 E=MC2 라는 식만 눈에 익을 뿐 나머지는 뭔지 도통 모르겠지만 그 수식을 풀어 설명해주시는 내용만큼은 아주 인상적으로 뇌리에 남아있다.
노트 ..
시대가 변하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고들 말하지만, 실상 변하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해 아래 새것은 없다. 요즘 같은 시대에 무슨 노트냐고 핀잔을 줄지 모르지만, IT 혁명이 시작된 이후 종이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는 것과 프랭클린 다이어리가 전문가들의 시간 관리를 위한 필수 목록에 들어간다는 건 묘한 아이러니를 느끼게 해준다. 여전히 사람들은 읽고 들으면서 정보를 습득하고 쓰고 생각하면서 정보를 정리한다.
이 책에서는 과거 천재 또는 멋진 삶을 살면서 세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인물들의 노트에 대한 이야기가 잔뜩 담겨져 있다. 그와 함께 중간 중간 여러가지 참 좋은 아이디어들도 던져주고 있다.
사실 이 책을 보면서 노트를 하고 싶었다. 중간 중간 포스트잇이라도 붙여서 내 생각을 쓰고 그걸 정리해서 하나의 노트로 만들고 싶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던 찰라 그만 책을 다 읽어 버렸다..
보너스 아이디어 ..
책을 읽고 몇 가지 느꼈거나 삶의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있었다.
하나는 이기려 하지 말고 달라지자는 것. 무한 경쟁 시대를 맞이하야 모두들 ‘이기는 습관’으로 무장하고 무조건 이기려고 만한다. 마치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첫번째 인을 땠을때 등장하는 말을 탄자 같다. 남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평가를 하기 보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부단히 달려가는 자세가 진정 삶을 잘 사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두번째는 시간 관리.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책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2005.08.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by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리닌)가 이 책에서도 등장했다. 마치 기업이 재무제표를 기록하듯 시간을 기록하고 관리했던 사나이. 그런 엄청난 결과물들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꾸준하고 꼼꼼한 메모였다. 이건 직접 한번 실천을 해보고 싶어졌다.
세번째는 ‘실천’. 나의 아버지께서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읽고 그 뒤로 프랭클린이 만들었던 관리표를 직접 만들어 몇년 아니 몇십년동안 체크하고 관리해 오신 모습을 보아왔다. 이 책에서 평가하는 프랭클린의 모습이 그랬다. 그는 좋은 책이나 다른 것들을 통해 좋은 방법을 배우게 되면 실제 생활에 접목해 보는 부지런함을 보였다. 아무리 좋은 것을 안다한들 직접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생각들을 직접 실천해볼 생각이다.
네번째는 ‘내 사전’. 헤겔은 자기만의 사전을 만들었다고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오래전부터 이런 걸 만들고 싶었었다. 피터드러커는 매 3년 마다 전혀 다른 분야를 공부했다. 그냥 하고 마는게 아니라 항상 3년안에 그 분야를 자기 말로 풀어서 정리한다. 이게 쌓이면 엄청난 지식이 되는건데, 나 또한 그러고 싶어서 이 블로그 이전의 홈피에서 혼자만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으나 어느순간 업데이트가 중단되어 버렸다. 그래서 이번에 이 책을 보면서 Thesaurus 라는 메뉴를 블로그에 추가했다. (Thesaurus는 지식의 보고 또는 사전, 창고의 뜻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이 부분에 내 언어로 여러가지 개념, 지식들을 정리할 테다.)
다섯번째는 ‘병’은 꼭 ‘병’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이퍼그라피아’라고 어떻게 보면 일중독의 일종으로 보일만한 정신병이라는데, 사실 어떤 면에서 정신병이라기보다 하나의 재능으로 볼 수 도 있다는 이야기. 요즘 너무 사람들을 병자로 만들어가는 세상이 좀 맘에 안들었는데, 그런 면에서 이부분에 눈에 확 띄었다. (병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병이 있다 그러고 계속 병원에 입원시키면 진짜 환자가 된다..)
숨겨진 이야기들 ..
그것 외에도 이 책에는 옛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평상시 독서량이 풍부하신 만큼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판을 친다. 아인슈타인이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전혀 다른 분야에 몸담고 있는 친구들과 어울려 밤새도록 토론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한하고 생각을 키웠던 ‘올림피아드’라는 모임도 그렇고, 꼼꼼한 강의 노트를 준비했던 페르미 이야기 있다.
어쩌면 이 책을 읽노라면 처음 제목을 보고 뭔가 실천 목록을 기대했던 사람들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의 실용서적처럼 구체적인 방법이 아닌 옛사람들의 행적을 쫓아 이런게 있었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으니..
마지막에 가서도 어떤 식으로 써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_^
그러나 이것이 시작이다. 앞선 교수님의 글 ‘내 제자들에게..’에서도 보면 교수님은 구체적이고 세밀한 Micro 간섭에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으신다. 깨달을 줄 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시기에 은유를 통해, 예화를 통해 기본 컨셉만 전달할 뿐 이뤄가는 방법은 스스로에게 맡기고 계신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여기서 느꼈던 점들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일들을 잘 정리해서 교수님을 찾아뵙고 새로운 책을 써고 싶다. 마치 황농문 교수님의 ‘몰입’처럼 실제 사례를 덧붙여 업그레이드 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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