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by 무하마드 유누스 |
다시 무하마드 유누스의 책을 집어 들었다. 그만큼 내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인물이었다. 무하마드 유누스. 앞서 읽은 책은 이 책의 후속편 성격이 강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그라민 은행 초창기 모습이나 자세한 자기 생각들을 배제한체 이제 점차 구체화 되어가는 그의 꿈들에 대한 증거(?)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에 반해 이 책은 그의 어린 시절과 삶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자신이 가진 경제 철학까지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한창 우리나라가 5개년 개발계획을 추진할 당이 해외에서 공부하던 인재들이 모든 부귀/영화를 뒤로하고 국가에 대한 사명감 하나로 이 땅에 돌아와 참 많은 일들을 했던 것처럼 유누스 또한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그 편한 세상에 머물기보다 방글라데시로 돌아와 국가 발전을 돕는 길을 선택했다.
이 선택으로 어쩌면 첫 부인과의 결혼이 실패로 돌아간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드는데..
어찌되었든, 돌아온 방글라데시에서 후학들을 기르며 교수로써 삶을 살던 그는 갑작스런 자연 재해로 수많은 사람들을 굵어 죽어가는 모습을 보게된다. 이때부터 그의 삶은 바뀐 것 같다. 교실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기 보다 실사구시의 실용 학문을 찾아 마을로 마을로 갔다. (그라민이라는 뜻이 방글라데시말로 ‘마을’ 이란다)
책에서도 잠깐 언급되었지만 수십년간 그라민 은행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부딛힌 일도 많고 기대했던 바와 다르게 일이 진행된 경우도 많았지만 끊임없이 변화하고 개발해서 새로운 모습들을 만들어 갔다. 그리고 방글라데시에서 점차 가난을 몰아내고 있다.
참 무하마드 유누스가 부럽다. 아직 경륜도 짧고 아는 것도 적어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는 나에게 그는 참 큰 사람으로 다가온다. 특히, 그가 가진 짧고 명쾌한 생각과 그걸 통해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능력이 부럽다.
가난을 몰아내자는 그 무수한 말들보다 오히려 그가 외치는 ‘가난을 박물관으로..’라는 표현이 더 가슴에 와닿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해야 하지만 그 ‘필요한 것’에 대해 편견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을 꼬집는 그의 말이 좋다.
나도 언젠가 이런 ‘지속 가능한 가치 사업’에 발을 디디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었을때 다시 이 책을 펴볼 것 같다. 아니 그 다음에 나온 더 많은 시행착오와 새롭게 찾아낸 가능성에 대한 책들이 나오겠지? 어쨓든 그가 시작한 이 이야기들을 통해서 내가 돌아갈 길을 더 줄여가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
한평생, 길어야 80, 100, 120? 머리를 쳐박고 남들 가는 뒤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세월은 다 지나간다. 삶을 살아가면서 한번쯤 ‘가치’에 대해서, 내가 사는 삶의 ‘가치’에 대해서, ‘가치 있는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며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