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 백범일지 by 김구

By | 2008년 1월 2일








백범일지10점
김구 지음, 도진순 주해/돌베개

난 도대체 중,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뭘 배웠단 말인가?

무수한 역사적 사실을 암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백범일지를 읽기 시작할때 내가 백범 선생에 대해 아는거라고는 독립운동가, 임시 정부 핵심인물.. 정도 밖에 없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면서 감탄의 연속이었다.

아, 이분이 동학운동도 하셨었구나, 아.. 안중근 의사 집안과는 아주 가까운 분이셨구나, 병법을 익힌 사람이고 조직 관리에 탁월함을 가졌던 분이셨구나… 등.. 놀람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내가 현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여실히 알려주는 중요한 순간이기도 했다.

백범 일지는 상,하 두권으로 나뉘어져있었다. 상권은 상해 임시정부 초기까지의 일들을 백범 김구선생의 두 아들에게 옛날 이야기들려주듯이 회상하면 쓴 부분이고 하권은 그 뒷 이야기들을 조금 짧게 기록해둔 책이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1947년 기록한 것으로 되어있는 ‘나의 소원’이라는 명문이 함께 실려있다.

전체적인 글의 내용은 참 솔직했다. 자신의 자랑스러웠던 부분도 부끄러웠던 부분도 별 꾸밈없이 잔잔하게 기록되어있었다. 20세도 안되는 어린나이에 제법 큰 규모의 군사(?)를 이끌고 전투를 벌렸던 경험도 있었고 2 번에 걸쳐 제법 힘든 감옥생활을 하면서 자신보다 더 뛰어난 기개를 가진 사람들도 만나셨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한가지 느낀점이 있다면, 큰 일을 한 사람 주변에는 언제나 인물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백범선생이 동학 운동에 열정을 가지고 뛰어들었으나 그 한계를 보고 그 활동을 접었을때 안중근 의사의 아버지께서 백범선생의 인물됨을 보시고 자기 집에 유하게 만들었다. 그때 부터 그가 만났던 사람들이 나중에 직, 간접적으로 일을 하는데 도움을 주었었다. 일은 절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 부분의 ‘나의 소원’은 참 인상적인 글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교과서를 통해서 읽어보았지 싶었었는데, 지금 읽는 그 기분은 사뭇달랐다. 뭐라 그럴까? 이미 시대의 흐름을 읽고 있었다고 할까?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대립이 첨예해져가던 그때 이미 사람들의 사상이 가지는 한계를 인식하고 있었다. 그뿐만아니라 문화의 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경제나 정치적인 것을 넘어 문화가 가질 엄청난 힘에 대해서 말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쓰여졌던 책들을 좀 읽어봐야할 것 같다. 역사를 모르고 공부를 하거나 다른 책을 읽는다는 건 책이 줄 수 있는 유익의 범위를 너무 좁게 만드는 것 같다. 역사책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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