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유정식 |
책을 읽고나서, 머리 속에 여러 권의 책들이 떠올랐다. 제일 먼저 떠오른 책은 ‘통계의 미학‘. 두 책다 워낙 많은 사례들이 소개되다 보니 우연찮게 몇 개의 사례가 중복되었다. 최근에 두 권을 읽은터라 눈에 딱 띄는 것이.. (표절은 아니다. 거의 같은 시기에 출판된 책이라..)
또한 ‘이노베이터의 10가지 얼굴‘, ‘Good to great‘이 떠올랐다.
‘통섭’이라는 책을 읽지 않아서, 그 책보다는 ‘이노베이터의 10가지 얼굴‘ 아니면 ‘생각의 탄생‘이 먼저 떠올랐다. 다양한 시각에 대한 언급이다.
시대적인 풍조가 그렇다. 유식하게 포스터 모더니즘이라고 부르는 것 같던데. 모든 것에 절대적 기준보다는 상대적 관점에서 상대적인 평가를 내리는. 그러다보니 단면적인 관점에서 살피는게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사물/현상을 분석하는 것이 트랜드인 듯 싶다.
위에서 언급한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경영학을 다른 학문의 관점에서 봐야한다는 언급을 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동감.
‘Good to great‘ 그리고 톰 피터스의 ‘초우량 기업의 조건‘이 떠올랐던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책의 제목에 대비되는 경영은 과학이다라는 것에 대한 반대 입장에 섰기 때문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이고 뭔가 인과관계가 딱 떨어지는, 숫자로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하던 시절에 위 책들은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했다. 비전, 가치, 사람에 대해 보다 큰 관심을 보였기에 이 책들이 다른 경영학 서적들보다 큰 반향을 불러왔었다.
이 책도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경영에 ‘가치’를 투영하기 시작한다. 환경파괴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한 포괄적인 ‘가치 창출’에 무게를 둔 것이다.
그러나 ..
책을 덮은 지금,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아니 책에 너무 중독이 된 탓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뒤집기가 주 내용이다. 기존 상식, 통념을 뒤집고 있기에 마지막에는 이 책 내용도 뒤집어 봐야 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해줬다.
틀만 보여줬으면 참 좋았을 것을.. 너무 감정적인 비판이 실리면서 책 전반에 대한 객관성이 상실되는 느낌이었다. 특히, 공병호씨에 대한 비판은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전체적이고도 네트워크적인 시각을 배제한 특정 사안들에 대한, 또는 그가 속한 소속 집단에 대한 감정적 반발이 앞선 것이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었다.
차라리 이 책이 아닌 다른 책을 통해서, 필자의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그와 같은 비판이 있었다면 자연스러웠을 것을..
그 뿐 아니라 블루오션에 대한 언급도 굳이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필 후반부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나에게는 참 씁쓸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참고로 블루오션 전략은 마이클 포터 교수가 말하던 ‘틈새시장 전략’, 아니 그 이전의 사람들도 뭔가 다른 방식으로 부르던 개념을 현대판으로 풀어낸 것이다. 딱히, 이 개념에 대해서 누가 먼저 생각했다고 말하기 힘들다는 점 이야기하고 싶다.)
….
비록 후반부 들어서 힘이 빠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책 필히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너무 당연하게 익숙해져가던 이야기들에 대해 정신이 번쩍드는 다른 관점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다른 부분에서도 그런 관점을 가지고 새롭게 바라보라는 메세지를 날리고 있다는 점에서, 1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