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지금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그냥 관심있는 몇 군데 웹사이트에 가입했을 뿐인데, 자고 일어나면 뉴스레터가 수십통, 각종 보고서와 책같은 볼거리에 다양한 미디어에서 쏟아지는 자료들, 그것도 모자라 강의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들리는 정보 등, 가히 하루 종일 정보의 바다에서 헤엄을 치면서, 아니 휩쓸려 다니면서 살고 있다. 이런 시대를 두고 Know-How 보다는 Know-where 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단순히 정보가 어디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넘어 어떤 정보가 가치있는지 골라낼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내포된 개념이다.
우리나라에 IMF 체제가 시작되기 전,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나왔었다. 괜찮다는 이야기부터 위험하다는 이야기까지. 그 중에 지금와서 읽어보면 참 탁월하고 시대를 예측하고 있던 정보들이 많았었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의 현금흐름경영에 관한 책의 경우 96년도 쓰여졌지만 이미 매출액 중심으로 현금에 별관심없이 몸집만 불리던 국내 기업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었고, 수많은 외신들이 아시아에 외환위기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 정보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주어졌음에도 그걸보고 달러화를 산다든지 자산을 해외로 옮기는 등 나름대로 대비책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정보를 그저 흘려듣고 그냥 주어진 삶만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도 있었다. 이 정보를 그저 흘려들었던 사람들은 그 이후 상상 못했던 인고의 세월을 지나야만 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최근 쏟아지는 환율과 유가의 급등이야기. 과연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하는 것일까? 환율은 이미 IMF 직후 급등했다가 2000년쯤부터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지난해 연말한때 900원이 무너지기도 했었다.)
다 알던 사실인데 왜 최근에서야 난리들일까? 유가 급등 또한 작년부터 급등했었고, 일각에서는 물가상승률을 가만하자면 역사적 저점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룹도 있다. 이 정보를 그저 넘기는 사람이 있을테고 주의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테다. 누가 옳은지 지금은 알길없지만 나중에는 알 수 있겠지?
과거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아지고 정보의 양. 그러나 그 정보들을 모두다 고려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오히려 바르지 못한, 비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 ( 관련 글 – 통찰과 직관 Intuition & Insight ) 그러기에 정보의 가치를 판단해서 분류하고 필요한 정보만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스킬이 필요하다.
자, 이런 정보의 홍수시대에 정보에 대한 분별력은 어떻게 길러야 할까?
첫째는, 언제 어디서나 하는 이야기,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서 기본적인 언어 능력과 배경지식, 그리고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해 그와 관련된 경험들이 필요하다. 정확한 정보의 이해가 정보를 분별하기전 가장 먼저 필요한 단계다. IMF시절의 예에서 보듯이 국내 정보만 보는 경우 생기는 편협한 정보를 언어능력을 통해 확장할 수 있으며, 경제에 대해 모르면서 경제 정보를 이해할 수 없듯이 미리 기반 지식을 쌓아 정보를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어야 한다.
둘째는, 나름대로 정보를 접할때마다 분별하려고 노력해봄과 동시에 시나리오를 만들어보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항상 못하라는 법은 없다. 분별하는데 필요한 감각은 끊임없는 훈련에서 길러진다. 그러기에 정보를 보고 부족한 만큼 분별을 해서 그 정보가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어보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셋째는, Open Mind. 자칫 자기가 가진 기준을 너무 강조하다가 그만 중요한 정보를 그냥 놓쳐버릴 수 도 있다. 똑같은 정보라 할지라도 주어지는 순간의 주변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는 법이다. 나만의 선글라스만 고집하다보면 지나가는 정보를 눈뜨고 흘려버릴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모든 정보는 열린마음으로 접하자.
이전에 HBR 에서 왔던 뉴스레터에 재미있는 책 소개가 있었다. 우리나라도 그랬지만 미국의 살벌한 인력 구조조정의 폐해에 대한 대책이 담긴 책이었다. 인력 구조조정은 보통 나이가 많으셔서 돈 많이 받으시는 분들을 퇴사시키고 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새로운 젊은 인력을 고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을 많이 택한다. 숫자 상으로 보면 참 맞는 이야기인데, 여기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단순히 생산성에서 젊은 사람이 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조직 개편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던 기업들이, 젊은 사람의 경험없음과 실전지식에 대한 부족함을 절대적으로 실감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구조조정이 옳다고 이야기할때, 생산성과 효율성의 대명사 ‘Toyota’는 그 길을 따라가지 않았다. 단순히 숫자로 표현되는 인력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한 정보의 가치를 다른 사람들보다 낮게 생각한게 아닐까나?
인터넷으로 인해 세상에는 온갖 정보들이 다 떠돌아다니고 있다. 자기가 필요한 자료를 찾는 것도 문제가 되겠지만, 어떤게 나에게 필요한 자료인지를 분별해내는 능력 또한 더없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앞으로 더 극심해질 정보의 홍수시대에 자칫 익사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미리 준비하자.
Pingback: 마키디어의 마케팅 블로그
Pingback: IT,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글로벌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