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승자의 법칙 – ![]() 앤드류 그로브 지음, 유영수 옮김/한국경제신문 |
우리 나라에서 사용하던 컴퓨터의 90%이상이 이 마크를 달고 있었을텐데, 사실상 PC 라는 걸 만들어낸 IBM 보다 한 술 더떠 그 내부에 들어가는 부속품으로 몸체를 구분하게 만들어버렸던 탁월한 마케팅 캠패인을 보여주었던 인텔.
그 인텔을 공동 창업한 사람이 쓴 책이다. 내가 즐겨보는 뉴스레터의 저자들이 자주 이 책을 인용하기에 도대체 뭐가 있길래 저렇게들 즐겨보나 싶어서 이 참에 책을 들었다. (근데, 표지나 쬐금 촌스럽다.;;)
책을 덮으면서 기억이 나는 단어는 ‘변곡점’. 2 차 함수 이상의 그래프에서 꼭지점을 의미하는 말인가보다. 비지니스의 상황이 변해가는 것을 이에 비유를 했다. 다른점이 있다면 ‘점’으로 보지 않고 제법 ‘긴 기간’으로 보았다는 것.
자기 회사를 직접 예로 들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삼성전자가 메모리 시장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불과 20년 전만해도 인텔이 세계 최대 메모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기업들이 점점 값싼 노동력과 효율적인 생산방식으로 뒤를 추격해오자, 인텔은 메모리 시장을 포기하고 아직 불모지던 마이크로프로세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CPU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때 인텔이 메모리 시장을 포기한다는건 대단한 용기였다. 적어도 자기들이 선두주자임에는 변함이 없었는데, 레드오션이 되어가는 시장을 보면서 다른 블루오션을 찾아야한다는 본능적인 반응에서였을까? 어쨓든 저자는 이 변곡점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이야기하면서 기업들이 변곡점을 어떻게 찾고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내가 내린 결론은 ‘Sunk Cost 를 무시하라’는 것. 기존에 해오던 것들에 대한 감정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아직 수익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닌데, 아니면 다른 방법도 있을텐데, 기존에 쏟아부은게 얼마나 지금 여기까지 온걸 어떻게 포기하냐는 마음을 포기해야한다.
투자를 함에 있어서 가장 힘들면서도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 반드시 할 수 있어야 하는 부분이다. 무디스에서 나왔던 리스크 관련되는 책에서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투자의 단계를 설정하고 각 단계가 마칠때마다 평가를 하는데, 일단 그 단계를 지나고 나면 이전에 투자한 것은 완전히 무시한다. 그때부터는 앞으로의 일들만 두고 가장 옳은 판단을 찾아간다고 한다.
결국 가장 귀를 많이 닫고 산다는 CEO나 최고 의사 결정권자들이 (책 속에서 자신들이 메모리 시장을 포기했을때 인텔은 정말 힘든 결정이라고 했는데, 인텔의 고객들은 이제서야 결정했냐며 오히려 무덤덤하게 반응했다고 한다.) 변곡점이 과연 커다란 변화의 물결인지 귀와 마음을 활짝열고 판단을 해야하며, 그 결과에 대한 결정은 ‘Sunk Cost’를 완벽히 무시한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아이디어는 좋은데, 과연 난 이렇게 할 수 있을지 계속 다시 돌이켜보게 된다. 난 할 수 있을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