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침체 by 타일러 코웬 (2012.07)

By | 2012년 7월 15일




오랜만에 책을 들었다. 물론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회사 업무상 필요해서 책을 나눠 읽는 중인데, 이 책에 나에게 할당되었다. 금융위기이후 잘살 것만 같았던 글로벌 경기가 훅~ 꺽인이후, 점차 사람들의 생각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 각 국 정부들이 나서면 좋아질 줄 알았는데, 그것도 반쪽 효과일뿐 여전히 안좋아지는 과정에 있다보니 자신감들을 상실하고 있다. 그 와중에 이제는 과거와 같은 경제 성장을 끝나고 저성장이 고착화 되는게 아니냐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려워졌다.

그런 시대 흐름을 틈타 고성장시대의 환상은 깨졌으니 저성장 시대를 준비하라는 이 책이 등장했다.

책을 덮은 지금,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굳이 읽어볼 필요가 있겠나 싶은 책이다. 미국에 대한 이야긴데 과거에는 공짜 땅도 있었고, 기술 혁신도 나왔고, 교육이 일반화 되면서 생산성도 좋아졌기에 미국 경제가 고성장을 했지만, 지금은 그런게 없으니 저성장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인터넷이 그나마 혁신 비스무리한거긴 하지만 이게 뭐 별거냐는 식인데…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 직원 숫자만 놓고, 인터넷이 고용창출해봐야 얼마나 하겠냐는 식이다.

내가 굳이 목에 핏대 세우지 않아도 여러 사람들이 욱~ 해줄꺼라 생각하기에.. 다른 이야기는 안하고 싶다.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인터넷 이전에 컴퓨터, PC의 등장은 혁신에서 왜 빠졌는지 궁금하다. 저자 주장대로면 1973년 이후부터 미국 평균소득 성장률이 꺽여서 사실상 저성장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PC가 그때쯤 일반화 되지 않았던가? PC 등장이 라디오 등장에 비해 별로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발상을 어찌 이해해야할지…

그래도 책을 읽으면 배울게 있는 법.

그렇잔아도 전세계적으로 기존 GDP 로 경제를 측정하는 점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진 이들이 많다. 질적인 경제는 반영이 안되는 탓에 GDP 체계를 바꿔야한다는 주장도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책에서도 몇 가지가 언급된다. 통상 GDP는 정부지출, 기업투자, 가계소비, 무역수지로 구분되는데 여기서 정부 지출이라는게 투입 비용 기준으로 산출되다보니 실제로 얼마나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됐는지와는 별게라는 점을 지적한다. 정부가 추곡수매를 통해 농민들에게 쌀을 사주는게 실제 투입된 비용대비 얼마나 효용을 창출했는지 알기 어렵다는 식이다. 어쩌면 적은 돈으로 농민들에게 큰 효용을 줬을수도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농업의 발전을 크게 저해한 걸로 평가할 수 도 있는 거니깐. 단순 정부지출 이외에 교육이나, 의료비 같은 경우도 대표적인 투입비용대비 효용 측정이 어려운 분야로 꼽고 있다. 이 부분은 좀더 생각해볼만한 것 같다.

다만, 이걸 통해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은 1970년대이후 GDP 성장이 그리 나빠 보이지 않았던 것 이런 GDP 오차(?) 때문이었고 그 과정에서 실제 벌고 있는 돈보다 더 많이 벌고 있다는 착각에서 과도하게 지출을 하는 바람에 경제가 이 모냥이 됐다고 한다. 그 부분은 글쎄..

마지막 결론 부분을 읽고도 저자의 의견에 크게 동감할 수 없었던, 안타까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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